정확히 십일년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살이 되던해 백화점 지하매장 제과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백화점 지하식품 매장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바쁜 코너입니다. 일 시작한지 며칠 안되었을때..아침일찍나와 옷을 갈아입고 바쁘게 빵정리를 하고 있는데.. 한 아홉살정도 되 보이는 남자아이가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꼬마 "누나...."(말똥말똥...) 나 "어?" (속으로 바뻐 죽겠는데...머야...) 꼬마 "히히히" 그렇게 절 부르고 대답을 해줬더니 혼자 히죽되면서 저리로 가더군요.. 알고보니..그 꼬마는 자페증에 걸린 아이였고, 거의 매일 어깨에 책가방을 메고 이 백화점 식품매장으로 등교를 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와 처음 대면을 한 후로..부쩍 제가 일하는 빵집에 자주 오더군요... 머가 그리 좋은지 항상 입이 귀에 걸려서는 함박웃음을 짓고 다녔던 아이... 나 - " 집이 어디야? 꼬마 - "구리" 나 -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혼자 올수 있어?" 꼬마 - "어.." 나 - "이름이 뭐야?" 꼬마 - "철이" 그 꼬마와는 긴대화가 힘들었습니다. 항상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짧은 대화만이 오고갔죠... 그렇게 일주일 한달이 지나고, 그 아이와 제법 친해졌습니다. 저를 항상 이쁜누나라고 부르며 잘 따랐고 빵을 몰래 주면 항상 고마워 하며 자기 연필이나 지우개를 꺼내 주려고 했습니다. "누나는 이런거 많으니까, 안줘도 되.. 철이 다 가져..." 그렇게 얘기하고 돌려주면... 입을 쭈욱 내밀던 그 아이... 언제는 저에게 매장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더군요.. 이 아이가 전화를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하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전화해서, 이쁜누나 바꿔주세요...? 그렇게 해야 되? ㅋㅋ" 그리고 전화번호를 메모해서 전해줬습니다. 그리고 빵 파느라... 정신없이 바쁠때쯤... 같이 일하는 동생이 "언니.... 이쁜누나 바꿔달래? ㅋㅋ 빨리와서 전화 받아봐?" 그러는것이였습니다. 잠시 철이에게 전화번호 준걸 잊고...'머래....'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서 정말 철이가 전화를 했을꺼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채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 "여보세요?" 꼬마 - "이쁜누나...." (뚝......띠띠띠띠...) 그 한마디 하고 전화를 끊더군요...ㅋㅋ 이러니...제가 철이에게 빵을 안줄수 있었겠습니까...ㅋㅋ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븟날이였습니다. 손님과 약간의 싸움이 벌어져서... 냉장고 뒤에서 서글피 울고 있었습니다. (지금같으면 절대 안울었겠지만...나이 스무살때는 참 울일도 많더군요...) 크리스마스 이브면 제과점이 가장 바쁜날이였기에.. 동생도 점장님도..누구하나 저에게 말한마디 건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갑자기 냉장고뒤로 누군가가 쓰윽 얼굴을 내밀더군요... " 이쁜누나..." "이쁜누나... 울지 마요...." 항상 저에게 반말을 하였는데... 그때 갑자기 존댓말을 하면서 절 위로해 주는것이였습니다. "그래...철이가 위로해 줘서 이제 안울어...." 그랬더니... 그냥 홀연히 나가줬던거 같습니다. 증말 그때 절 위로해 주던 철이에 모습은 제가 할머니가 되어도 잊지 못할 일이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정신 없었습니다. 몇백개의 케익을 포장하고....휴우.... 잠깐 짬을 내어 쉬고 있을때... 저쪽에 철이가 저희 매장으로 들어오고 있더군요... 역시나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이쁜누나..." ㅋㅋ 그리고 수줍게 내밀던 크리스마스카드.... 카드안에는 메리크리스마스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십일년전 일이지만 제게는 모든게 생생하기만 하네요... 평생가도 그런 카드는 받을수 없을뿐더러 평생가도 저에게 이쁜누나라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을겁니다. 저에게 너무나 많은 선물을 주고 간 철이... 그 백화점을 그만두면서 더 이상 철이의 얼굴과 소식은 접할수 없었지만... 참 희안하게도 다른건 다 잊혀져도 철이의 모습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벌써 스무살이 되었을 나이인데... 제게는 아직도 아홉살 그때 그 모습의 철이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멋있게..잘 컸겠지? 난 철이에게 빵몇개 준게 전부였지만 철이는 나에게 두번다시 받을수 없는 사랑을 주어서 받기만한 누나는 너무나 행복했단다... 사랑한다...그리고 보고싶다.... 이뿐누나가 다시 십일년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는 철이에게 꼭 얘기할거야... "철이야...사랑해....." ------------------------------------------- 톡이 되어 기분이 좋으면서도 좀 민망하네요.. 리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잘 읽었습니다. 리플중에 자페증이 뭔지도 모르고 글을 쓴거 같다는 내용이 있는데 십일년동안 저는 자페증이라는 말이 나오거나 마라톤 영화를 보면서도 철이를 생각했습니다. 자페증이 아닐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자페증도 저럴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거죠... 사람들의 말을 타고 들은 걸...너무 굳게 믿고 있었던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서 제가 그 아이는 분명 자페아였다..그렇게 우기면 철이에게 미안한거겠죠... 철이는 그냥 같은 또래보다 성장이 느린 아이일수도 있는데... 여하튼.. 십일년전 철이를 봤을때 스무살의 꽃다운 나이로 돌아가고 싶은 오늘입니다.... 철이는 벌써 저란 존재를 까맣게 잊었겠지만... 철이를 기억하는 저에게 철이는 그립고 보고싶은 존재인거만은 확실합니다. 여러분들도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에게 소중한 존재로 기억되고 있을겁니다. 철이처럼... ---------------------------------------------- 괜히 싸움붙힌거 같은데.. 이글을 아래 리플쓰신분들이 다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해서 밝힙니다...^^ 백화점은 지금은 없어진걸로 알고 있는 고덕동의 해태백화점입니다. 철이는 분명 구리에서 왔다고 했구요... 생각보다 멀리왔기에..놀라면서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제가 일한곳은 역시 지금은 없어진 해태델리입니다. ^^ 아래 백화점땜에 리플다신분들...이글 꼭 읽으셨음 좋겠네요.. 제글 읽어주신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 1
자페증을 가진 아이에게 배운 사랑...
정확히 십일년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살이 되던해 백화점 지하매장 제과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백화점 지하식품 매장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바쁜 코너입니다.
일 시작한지 며칠 안되었을때..아침일찍나와 옷을 갈아입고 바쁘게 빵정리를 하고 있는데..
한 아홉살정도 되 보이는 남자아이가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꼬마 "누나...."(말똥말똥...)
나 "어?" (속으로 바뻐 죽겠는데...머야...)
꼬마 "히히히"
그렇게 절 부르고 대답을 해줬더니 혼자 히죽되면서 저리로 가더군요..
알고보니..그 꼬마는 자페증에 걸린 아이였고, 거의 매일 어깨에 책가방을 메고 이 백화점 식품매장으로 등교를 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와 처음 대면을 한 후로..부쩍 제가 일하는 빵집에 자주 오더군요...
머가 그리 좋은지 항상 입이 귀에 걸려서는 함박웃음을 짓고 다녔던 아이...
나 - " 집이 어디야?
꼬마 - "구리"
나 -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혼자 올수 있어?"
꼬마 - "어.."
나 - "이름이 뭐야?"
꼬마 - "철이"
그 꼬마와는 긴대화가 힘들었습니다.
항상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짧은 대화만이 오고갔죠...
그렇게 일주일 한달이 지나고,
그 아이와 제법 친해졌습니다.
저를 항상 이쁜누나라고 부르며 잘 따랐고
빵을 몰래 주면 항상 고마워 하며 자기 연필이나 지우개를 꺼내 주려고 했습니다.
"누나는 이런거 많으니까, 안줘도 되.. 철이 다 가져..."
그렇게 얘기하고 돌려주면...
입을 쭈욱 내밀던 그 아이...
언제는 저에게 매장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더군요..
이 아이가 전화를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하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전화해서, 이쁜누나 바꿔주세요...? 그렇게 해야 되? ㅋㅋ"
그리고 전화번호를 메모해서 전해줬습니다.
그리고 빵 파느라... 정신없이 바쁠때쯤...
같이 일하는 동생이 "언니.... 이쁜누나 바꿔달래? ㅋㅋ 빨리와서 전화 받아봐?"
그러는것이였습니다.
잠시 철이에게 전화번호 준걸 잊고...'머래....'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서 정말 철이가 전화를 했을꺼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채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 "여보세요?"
꼬마 - "이쁜누나...." (뚝......띠띠띠띠...)
그 한마디 하고 전화를 끊더군요...ㅋㅋ
이러니...제가 철이에게 빵을 안줄수 있었겠습니까...ㅋㅋ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븟날이였습니다.
손님과 약간의 싸움이 벌어져서... 냉장고 뒤에서 서글피 울고 있었습니다.
(지금같으면 절대 안울었겠지만...나이 스무살때는 참 울일도 많더군요...)
크리스마스 이브면 제과점이 가장 바쁜날이였기에.. 동생도 점장님도..누구하나 저에게 말한마디 건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갑자기 냉장고뒤로 누군가가 쓰윽 얼굴을 내밀더군요...
" 이쁜누나..."
"이쁜누나... 울지 마요...."
항상 저에게 반말을 하였는데... 그때 갑자기 존댓말을 하면서 절 위로해 주는것이였습니다.
"그래...철이가 위로해 줘서 이제 안울어...."
그랬더니...
그냥 홀연히 나가줬던거 같습니다.
증말 그때 절 위로해 주던 철이에 모습은 제가 할머니가 되어도 잊지 못할 일이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정신 없었습니다.
몇백개의 케익을 포장하고....휴우....
잠깐 짬을 내어 쉬고 있을때...
저쪽에 철이가 저희 매장으로 들어오고 있더군요...
역시나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이쁜누나..." ㅋㅋ
그리고 수줍게 내밀던 크리스마스카드....
카드안에는 메리크리스마스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십일년전 일이지만 제게는 모든게 생생하기만 하네요...
평생가도 그런 카드는 받을수 없을뿐더러
평생가도 저에게 이쁜누나라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을겁니다.
저에게 너무나 많은 선물을 주고 간 철이...
그 백화점을 그만두면서 더 이상 철이의 얼굴과 소식은 접할수 없었지만...
참 희안하게도
다른건 다 잊혀져도 철이의 모습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벌써 스무살이 되었을 나이인데...
제게는 아직도 아홉살 그때 그 모습의 철이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멋있게..잘 컸겠지?
난 철이에게 빵몇개 준게 전부였지만
철이는 나에게 두번다시 받을수 없는 사랑을 주어서
받기만한 누나는 너무나 행복했단다...
사랑한다...그리고 보고싶다....
이뿐누나가 다시 십일년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는 철이에게 꼭 얘기할거야...
"철이야...사랑해....."
-------------------------------------------
톡이 되어 기분이 좋으면서도 좀 민망하네요..
리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잘 읽었습니다.
리플중에 자페증이 뭔지도 모르고 글을 쓴거 같다는 내용이 있는데
십일년동안 저는 자페증이라는 말이 나오거나 마라톤 영화를 보면서도 철이를 생각했습니다.
자페증이 아닐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자페증도 저럴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거죠...
사람들의 말을 타고 들은 걸...너무 굳게 믿고 있었던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서 제가 그 아이는 분명 자페아였다..그렇게 우기면 철이에게 미안한거겠죠...
철이는 그냥 같은 또래보다 성장이 느린 아이일수도 있는데...
여하튼..
십일년전 철이를 봤을때 스무살의 꽃다운 나이로 돌아가고 싶은 오늘입니다....
철이는 벌써 저란 존재를 까맣게 잊었겠지만...
철이를 기억하는 저에게 철이는 그립고 보고싶은 존재인거만은 확실합니다.
여러분들도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에게 소중한 존재로 기억되고 있을겁니다.
철이처럼...
----------------------------------------------
괜히 싸움붙힌거 같은데..
이글을 아래 리플쓰신분들이 다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해서 밝힙니다...^^
백화점은 지금은 없어진걸로 알고 있는 고덕동의 해태백화점입니다.
철이는 분명 구리에서 왔다고 했구요... 생각보다 멀리왔기에..놀라면서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제가 일한곳은 역시 지금은 없어진 해태델리입니다. ^^
아래 백화점땜에 리플다신분들...이글 꼭 읽으셨음 좋겠네요..
제글 읽어주신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