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긋고 만나는 친구.

79792006.12.06
조회315

선 긋고 만나는 친구. 안녕하세요. 저는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면서

내년 3월 복학을 준비하고 있는 휴학생입니다.

 

미국 어학연수 마치고 돌아와 집에서 쉬고 있는 휴학생이랍니다.

(이렇게 안 적으면 이 힘든 시기에 왜 휴학했냐면 욕하는 분들이 계셔서-ㅋ)

 

 

저는 오늘 제 친구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 녀석을 알고 지낸지는 5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처음에 알고 지냈을때는 별로 인사도 안하고

그 상황에 어울렸던 문자도 별로 안 주고 받는 사이였습니다.

(아!- 저와 제 친구는 둘다 여자입니다.)

 

둘다 새내기 시절이었던지라 연락도 잘 안하고

서로 자기 학교 생활에 충실했답니다.

 

그러던 2004년 여름쯤인가요.

제 친구와 친구네 언니가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한국을 뜨더군요.

솔직히 좀 그랬습니다. 그래도 얼굴 보면 인사하고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하는

그런 사이였는데 말도 없이 한국을 떠버려서 완전 섭섭했습니다.

 

중간에 교회 친구를 통해 이 친구의 호주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이나 친구나 친구 언니 생일날 전화를 해주었더니

참 좋아하더라구요.

 

시간은 흘러 흘러

2005년 5월이 되었는데.

제가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중에 들은 소식은.

그 친구가 8월달에 들어온다는 소식이었죠.

 

그래서 저는.. 아. 우리는 친구로 지낼 운명이 안되나보다. 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솔직히 어학연수 보다는 미국에 눌러 앉아서 살라고 했거든요-ㅋ

지금은 한국에 있지만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미국으로 친구는 한국으로.

엇갈렸습니다.

 

 

 

어학연수 생활이 순탄치 많은 않아서 자꾸 전화기에 손이 가고.

의지할 사람들은 모두 한국에 있어서 밤이면 밤마다 한국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설마 그 친구가 같은 번호를 사용할까 하는 생각에 무심코 전화를 눌렀는데.

그 친구가 받더라구요. 그래서 그 때부터 우리들의 수다는 시작되었고.

한국으로 잠깐 들어왔을때랑 완전히 컴백했을때도 제일 먼저 만나고 전화했습니다.

 

 

 

근데. 이 친구를 만나서 수다 떨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혼자 생각해보면.

그냥 뒤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나는 이 친구가 좋아서 정말 속에 있는 말도 다하고.

정말로 힘들고 지치면 울면서 전화합니다.

그러면 위로도 해주고 따듯한 말도 해줘서 정말 내 심장 같은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얘는 도통 속 얘기를 안합니다.

요즘 힘드냐? 괜찮냐?

일은 편하냐? 이러면.

완전 그냥 웃기만 합니다.

그리고 괜찮다는 말로 항상 마무리합니다.

 

 

나는 목터져지게 얘기하고 지는 그냥 괜찮아. 라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사람 속 터집니다.

 

 

얘가 나를 못 믿나라는 생각도 하고.

얘가 나를 싫어하나라는 생각도 하고.

 

 

완전 사람 미치게 합니다.

 

 

 

 

가끔 밤에 일부러 전화합니다.

 

그래서 자꾸 대화를 유도하는데. 절대 말 안합니다.

 

문자도. 내가 보내면. 지가 판단해서 안 보내도 되는거면 답장 안 보냅니다.

10시에 만나자 이러면. 그래 10시에 보자. 이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답문 안 보냅니다. 내가 왜 안 보냈냐고 하면.

10시에 나갈꺼니깐 어차피 볼꺼니깐 하면서 얼버무립니다.

 

 

 

저는 이 친구가 저한테 정말 소중합니다.

그냥 힘들때 불러 내서 얘기 나누며 그렇게 지내고 싶은데.

 

이 친구 선을 긋고 만난다는 생각이 더 크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