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이혼했습니다

이젠웃기만할래2006.12.06
조회4,243

저는 5년전 이혼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반....

그때만난 남편은....저의 첫사랑이였습니다...

4년의 연애 끝에 12살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을 하였지요.

저보다 나이가 많았다는 것만 빼고는...

저에겐 너무나도 과분했던 사람이였습니다.

효자 였으며....

정이 많았구....

아이들과 싸우는 장난꾸러기였구...

작지만 사업을 하며 열심히 살던 사람이였습니다.

하지만........IMF.... 모든것을 잃었습니다.

그사람 나이 겨우 35살이였는데....

모든것을 포기한채 그렇게 살더군요.

부모님께 의지하며 살기를 5년.....

점점 더 효자가 되어가는 사람....

돈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형제들의 한심어린 눈총도 무시한채...

그렇게 부모님의 입속의 혀처럼...살더군요.

생활비라고 주는 70만원....

그것도 시부모님께서 아이랑 저랑 굶어죽을까 주었던 것이였지요....

고생하면 정신 좀 차릴까 싶어...

거짓 이혼도 해봤구...

시부모님께 돈을 주지 말라고 사정도 했습니다.

우리같이 고생할 각오로

길거리에서 붕어빵이라도 팔아보자고 했지만.....

항상 큰거 아니면 쳐다도 보질 않던 사람....

마지막으로 형회사에 취직이라도 하라했지만...

형이 사장자리 주면 할께...라고 말하던 그....

12시까지 자구 일어나

TV보거나~ 컴터를  켜는 그....

남들 퇴근할때면 슬슬 나갈 준비를 하고...

술이 떡이 되어서 새벽에나 들어오던 그....

 

저에 소원은....

그저................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상을 차려주는 것이였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와 피곤하다고 투정 부리는 남편의

어깨를 꾹꾹 주물러 주는 것이였습니다.

제게도 휴일같은 휴일이 있기만을....

그저.....그것만을 바랬지만.....

평범하게 사는게 왜 제겐 그리도 힘든일이였는지...

 

점점 남편은 저와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혼하고 혼자살던 여자동창...

정이 많은 그였기에...

도와주는것 뿐이라고 믿었는데....

여자의 느낌이라는 것이 소름끼치게 맞더군요....

대화가 통했답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 가슴이 시원했답니다.

저랑은 결코 넘지 못할 벽이 보인답니다.

 

제가 이혼을 요구 했습니다.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는 말....

믿습니다....아니 믿겠습니다....

하지만...그건 이미 중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땅도.....

집도.....

차도.....

부모님께 증여받은 것이라....

제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6년을 애낳고 살던 저에겐...

두개의 옷가방과

현금 500 ........

기가막히니깐......

웃음만 나오더군요....

 

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고졸에....

경력도 없고.....

돈도 없고.....

그보단 두고온 딸이 보고파서

삼개월을 부모님 모르게

밤마다 숨죽여 울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잠결에 부모님 우시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속이 상하고 문들진다...

첫정이 잔뜩 들어버린 손녀딸 보고싶어 죽겠는데...

저년....속상해 할까봐~~

내가 그러면 저년....울까봐~~~

참았는데....

오늘은 도저히 못견디겠어 술을 마셨는데....

왜 내 딸이 저 거지꼴로 쫓겨나와 저러구 있는거냐구요....

 

그날 몸속에 남은 눈물을 다 쏟아 냈지요...

다신 울지 않도록....

 

좀 떨어진 곳에 방을 얻어 나왔습니다.

보증금 500에 월 25만원짜리

누구의 도움도 바라지 않았기에...

1년동안 쉬지않고...놀지않고....

일을 했습니다.

낮엔 생수대리점에서 경리로(점심해결)

저녁엔 찜질방 매점에서 (저녁해결)

주말엔 웨딩도우미...(부페에서 영양보충^^)

그렇게 1년이 되니깐 통장에 500만원이 모아졌습니다.

 

운이 좋아선지

저를 잘보신 아시는 분의 소개로

지금 다니는 회사에 들어올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한참어린 선배....

갖은 면박을 받으면서....

경리실무를 익혔고....

 

어느정도 일이 손에 익을때쯤

사장님과 직원들의 배려로 

야간 전문대를 들어가 졸업도 했답니다. 

지금은 4년차 주임이 되었습니다.

 

5년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혼한 딸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혼한 동생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혼한 칭구가 부끄럽지 않도록.....

그리고...

나중에 찾아올 울딸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곧 회사를 그만 둘 예정입니다.

월급도 많고 일도 편한 이곳이 천국이나....

여기서 안주하기엔....

제 욕심이 너무 많아서요...

3월 편입하기로 결정했거든요...

이젠 모아둔 돈으로 등록금 내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비 쓰고....

하지만 겁이 하나두 안나요....

바보같던 제가 이만큼두 해냈잖아요...

 

짠돌이 짓만 하는 딸이 밉다며...

슬쩍 눈흘기는 엄마....

그러면서두....

때마다 한약을 지어놓으시죠...

 

딸은 재혼한 아이아빠가 잘 키운답니다.

워낙 딸아이를 이뻐하던 사람이였기에....

마음의 짐을 당분간 놓아두려 하네요...

딸은 엄마를 꼭 찾는 다는 말은 믿으며...

그때를 기약하며....

열심히 사는길 밖에 없군요....

 

아픔을 잊는 방법은요...

몸을 고단하게 만드는 거에요...

집에오면 잡생각 할 겨를도 없이

잠자기 바쁘거든요...

아주 잠시의 틈을 두지말고...

운동하고...

공부하고....

사람들하고 어울리세요....

그럼 아픔이 점점 옅어지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