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이러는지....

무명씨200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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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어디서건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나는 주부다.....

사람 좋아하고, 술자리 좋아하고, 옳고 그른거 따지기 좋아하고, 영화보는거 좋아하고.....

게다가 하늘같은  동갑내기남편 끔찍하게 사랑하고 좋아하는 문제없는 가정주부인 내게......

어느날, 남자친구란게 생겨버렸다.....

새삼스러울 존재는 아니건만, 다른것이 있다면 나를 아주아주 끔찍하게 이뻐해주는 유부남이란거다.

흔한스토리처럼  ' 아내와의 무미건조한 생활 어쩌구....애정없는 결혼생활...어쩌구...'

내게 그런 그의 상황이 귀에 들어올리 없었다......   기냥 그런가비다......정도.

다만, 언제 어디서건 조건없이 나를 좋아해주고 아껴주고 배려하는  많은 모습들이 싫을린 없었다....

내가 어려운 일이 생길때면 언제나 수호천사처럼 득달같이 달려와서 내일처럼 챙겨줬다...

그런일들이 반복될수록 난 그 이상의 감정이 생겼고,

어느새 나역시 그런 그에게 약간은 의지하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나는 남편을 너무나 목숨처럼 사랑하는 여자다...내마음이 바뀔 가능성은 제로다....라는 사실을 입버릇처럼 주지시켜왔고...그역시 그이상은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내 언저리에서 지켜보기만 할뿐이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더이상  무엇도 바라지 않은채 그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곤 했다....

어느샌가 나역시 그런 그가 당연하게 느껴졌고.....

내가 친구들과 술이라도 마실라치면 늘 말없이 있다가 파할무렵이면 찾아와 날 집까지 고이 데려다주곤한다.

그도 가정이 있는 사람인데....하며 처음엔 미안했는데...미안함도 익숙함에서는 무력해지나보다....

어느새 나는 그의 그런 배려를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나는 내남편을  너무나  사랑한다....

솔직히 말하면, 내마음에선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없다...단연코!

목숨만큼 귀한 없으면 못살것 같은 애뜻한 사람은 누가뭐래도 내남편뿐이다.....

(결혼 9년차임에도...참, 이상도 하지)

 

이런경우들....

차에 막 시동을 켰는데, 갑자기 시동이 안걸리고 낯선불이 들어왔다.

차에 대해선 깡통인 나, 낯선곳에서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남편한테 전화를 한다.....

울남편 " 야, 내가 카센타냐? 그럼 얼른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봐...나 바쁘다......딸칵~~~ "

황당한 기분으로 범벅이된채 할수없이 그에게 전화를 건다. 그저 물어볼 요량으로....

그 " 그래? 놀랐겠다...우선 무슨 불 들어왔나....봐바. " 이것저것 자상히 물어보다가 안되겠는지 자기가 이리로 온단다....난 됐다고 그냥 보험회사로 전화 해본다고...그런다.

결국은, 그가 달려오고 아주 사소한 작동미숙으로 판정된다.....

이러니 자기가 이런 덜렁이 땜에 맘놓을수 없다는 애정어린 질타와 함께.....

이런 사소한 일에 나는 감동먹고, 그에게 더 의지하게 된다.

 

한번은 서울을 가야했다.

남편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피곤하단다. 얼른 혼자 갔다 오란다....

나도 피곤했지만, 꼭 가야할일이라 집을 나섰다. 막 집앞에서 시동 켜고 가려는데.....전화온다.

보고싶다고...혼자 설 간댔더니, 좋아라 달려온다.

결국은 내 차는 한켠에 두고, 무보수 기사도 자처해준다.

서류만 달랑 주고 사인 받아오는데,10분밖엔 안걸린다.

그래도 함께 있을수 있어서, 대신 차안에서 잠깐이라도 내가 눈붙일수 있어 자긴 좋단다....

 

내가 묻는다.....

도데체 나한테 왜이렇게 잘 하느냐구....

나는 그만큼 해줄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인데.....

나한테 아무리 그래도, 울남편 아무리 나한테 얄밉게 해도 난 세상에서 울남편밖엔 없다구.....

그래서 내가 더 좋단다....

그냥 떠나지만 말란다....

곁에 있을수 있는것만으로 자긴 행복하단다.....

미안해하지도 죄책감감같은거도 가지지 말란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거니까 부담도 갖지 말란다.....

 

무슨 영화속의 이야기도 아니구.....

내가 그런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만한 사람도 아니구.....

내가 그의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도 되는것일까.....?

나의 존재가 그에게 어떤 의미기에....?

혼란스럽다.....

 

만나지말아야지...라는 마음과,

내가 왜? 죄진것두 없는데...?   ...이런 맘 두가지였다.

 

그는 이제 울남편, 울아이들, 울집안 이야기까지....시시콜콜 다 알고 있다....

때로는 큰오빠처럼 든든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내인생의 카운셀러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물론, 그역시 마찬가지다....

나도, 그가 식구, 아이, 아내 이야길 할때면 어떻게든  가정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여행을 권하기도, 아내를 위한 깜짝이벤트를 추천하기도 한다....정말 사심없는 나의 생각이다....

질투같은 느낌은 정말로 눈꼽만치 없다.....

그러나, 그는  때론 질투한다....

울남편이랑 통화할때  내가 너무 애교부리는거 듣기싫단다.

남편보다 더 나를 간섭할때도 있다.

치마가 짧다, 머리좀 길러라, 그건 안어울린다.....

 

어느새 나도 이중적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그와함께 있을때면 난 영락없는 그의 앤 아닌 앤이 되어버린다....

집으로 돌아오면, 난 또 울남편의 끔찍한 추종자가 되어버린다.....

솔직히 울남편보다 내가 울남편을 더 많이 좋아한다....

나는 애교덩어리라 하고, 울 남편은 내가 그러는거 튕기는 재미를 더 즐기는것 같다.

 

이럴때도 있다.

그가 내게 전화해서 넘 보고싶다고 칭얼(?)거릴때가 있다.....

(아직도 난 그가 나한테 그러는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그만하라고, 닭살 돋는다고 얄미울만큼 톡 쏘면서 전화를 끊으면서 나는 바로 울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훗..그럼 난 그와 비슷한 톤으로 닭살대화를 전개한다......

여~보옹, 오늘 일찍 왕~보고시포 죽겠당....보고보고 또 봐도 당신은 어째 맨날 보고싶냐.....모 이런 대화를......

 

내가 생각해도 요즘의 난 비정상이고 엽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나,울남편,그....모두 특이한 사람들이다.

 

평범했는데....생활에 찌들어 그냥 이렇게 살수도 있는데.....

그...라는 존재로 내생활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되는것일까?

 

내가 걱정되는건....두사람 모두에게 못할짓인것 같아서....다.

내 남편에 대한 내진심이 가식적인게 될까봐 걱정이구.....

아무리 아니라지만, 내곁에서 맹목적으로 늘 맴도는 그가 부담스럽기두 하구.....

(참고로, 그를 알게된지 이제 1년반이 되어간다....)

 

시간이 해결해줄거라고 믿는게 최선일지........

나....벌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어떻해야...그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될려는지....

너무너무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