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학점 위해’ 반칙 판치는 대학캠퍼스

Muse200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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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학점 위해’ 반칙 판치는 대학캠퍼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 첨단 장비를 동원한 지능적 부정행위는 기본이고, 교수에게 ‘얼굴도장’을 찍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젊은이들의 도덕불감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취업 경쟁에 내몰린 대학생들의 절박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진화하는 부정행위=서울 ㅇ대의 이모 강사는 지난 기말고사에서 부정행위를 하던 학생 7명을 적발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투명필름(OHP)에 글자를 빼곡히 적은 후 다시 축소복사해 시험시간에 들고 온 학생, 고해상 축소복사기를 이용해 노트를 복사한 후 필통에 살짝 끼워 온 학생 등 ‘지능형’ 부정행위족들이다. 이강사는 “전에는 절대평가여서 애교로 봐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상대평가라 눈감아 주면 다른 학생들이 곧바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ㅅ대 이모 교수는 난처한 경험을 했다. 한 학생이 방을 찾아와 시험감독을 잘 할 것을 당부했기 때문. 휴대폰이나 PDA를 이용한 신종 수법까지 얘기해 주었다. 이교수는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학생들이 완전히 ‘학점 중독증’에 걸린 것 같다”며 황당해했다.

◇1점이라도 더=서울 ㅇ대 김모씨(22·여)은 리포트를 제출할 때 일부러 하루 정도 늦게 교수에게 개별 제출한다. 연구실을 찾아가 “리포트 방향에 대해 조언을 부탁한다”며 상의하면 교수와 친해질 수 있고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서울 ㅈ대 민모씨(23)도 “특정 교수의 수업을 매학기 들어 교수에게 얼굴을 익히거나, 수업시간에 발표를 열심히 해 교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친구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ㅇ대 ㅊ씨(24)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해 교수에게 ‘강의가 감명깊었다’는 e메일을 보내거나, 문제를 빼내기 위해 조교를 은밀히 접대하는 경우도 있다”며 “죄의식도 없는 것 같아 더욱 부끄럽다”고 말했다.

◇분쟁 속출=서울 ㅅ대의 경우 최근 성적 발표 후 이의신청 사례가 부쩍 늘었다. 교수들도 “B+를 받은 학생까지 항의를 하고 심지어 어머니까지 찾아와 학점 수정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젊은이들이 죄의식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타깝고 소모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이미나 교수는 “학생들의 학점 경쟁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경쟁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