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기사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거시기아빠2006.12.21
조회214

네이트에 글 첨 써봅니다. 들어오는 길에 버스를 탔는데 오우`~~ 쉣~ 얼마전 기사로 나왔던 산타기사아저씨의 버스에 탔습니다. 근데 집에오다 보니 약간 안타(깝다고 해야하나?)까워서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

 

노량진에 있는 내동생을 보기위해서 퇴근하자 마자 의정부에서 전철타고 노량진까지 갔었습니다. 올때도 전철을 탈까 하다가 피곤하기도 해서 앉아서 가려는 얍쌉한 생각에 노량진에서 전철을 타서 설역에 내렸습니다. 버스정류장에 오자마자 150번 도봉산행 버스가 바로 오더군요. 바로 탔습니다. 타고 카드를 찍으려고 하는데 버스안이 좀 이상했었습니다. 먼가 번쩍 번쩍 하고 하늘거리는 장식물이 달려있고 '어서오세요~~' 라고 말하는 버스기사 아저씨를 보고 아~~ 했습니다. 산타기사 아저씨였습니다.

 

버스카드를 찍고 맨뒷자리에 자리가 났길래 앉았습니다. 그리고 뭐 버스안을 신기해서 막 둘러보았습니다. 뭐 사실 그렇게 신기할것도 없었는데 걍 둘러보았죠^^ 아시다시피 중앙차로가 있는 종로까지 오기까지는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근데 나름 연말분위기 나는 거리를 보고 있으니 그렇게 지겨운지는 모르겠더군요.

 

버스는 막히는 도로를 잘 뚫고(?) 가면서 일단 달리고 있었습니다. 산타기사 아저씨는 헤드셋(을 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버스 정류장에 설때마다 '여기는 어디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타는 손님께)어서오세요..'라고 한번도 빼먹지 않고 말씀 하시더군요.. 심지어는 '여기는 어디입니다. 어디로 가시는 분은 하차하셔서 00번이나 지하철로 환승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지하철성 멘트까지 날려주시는 센스를 발휘하시더군요^^ 상당 유쾌했습니다.

 

저희집은 방학동입니다. 설역에서 버스타고 오려면 한시간은 넘게 걸리죠.. 도봉소방서(제가 내리는 정류장명)에 가까이 올수록 한가지 깨달아 지는게 있었습니다. 산타기사 아저씨는 열심히 누가 대꾸하거나 말거나 인사를 계속하시고 위에 말한 멘트까지 열심히 말씀하시는데 제가 내릴때까지 단 한분도 내리실때 산타기사아저씨께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씀하는분이 없더군요... -_- (탈때 인사하는 분들은 종종 있으십니다.) 머 압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인사하기에 정말 머하죠... 그리고 내리시는 분들중 인사하고 싶은분도 머 거시기한 분위기에 휩쓸려서 못하셨을겁니다.

 

어떻게 보면 인사 별거 아닌데요... 산타복장을 한 기사아저씨가 인사를 할때 타시는 분들중에는 정말 그 유쾌한 웃음을 짓는 분도 계시고 '어 산타가 운전하시네..' 하신 아저씨도 계셨고... 해서 다들 기분좋게 버스를 타신거 같은데..... 내릴때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라고 한마디 하는게 진짜 별거 아닌데

참 어렵습니다. 어쩔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거시기한 분위기겠죠..

 

내가 내릴때가 가까이오자 버스안이 한산해졌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결심했죠. '내가 내릴때 아저씨가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하시면 내가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라고 말하리..'라고요.. 여태 내릴때 인사해본건 딱 한번 있었습니다. 그것도 도봉산역에서 방학사거리까지오는 밤 11시 59분쯤... 버스안에 사람 2명인가 있을때요..- _ -.. 그래도 기사아저씨께 꼭 고마움을 함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버스가 방학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릴때 카드를 끄내고 멘트를 되내었습니다.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드뎌 신호가 바뀌고 차가 출발했습니다. 나는 제빠르게 일어나서 카드를 찍고 벨을 눌렀는데 ... 이런 쉣~~ 나말고 두명이나 더 내리네요 ㅠ ㅠ 버스가 서고 문이 열리고 산타기사 아저씨가 '안녕히 가세요' 라고 했는데 난 역시나 그 거시기한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만 내리고 말았습니다. 오우~~~ 평생후회할거 같은 기분이 드는데 문득 앞문을 보니 아무도 안타는 거였습니다. 졸라 뛰어갔습니다. 아저씨는 막 문을 닫으려고 하고 있었고 문이 닫히기 전에 나는 허리를 꾸벅 숙이며 외쳤(?)습니다.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앞을 보고 있던 산타기사 아저씨는 약간 놀라면서 역시나 웃음으로 살짝 목례해주셨고 그것을 본 나는 한번 쪽팔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쓰다보니 길게 썼네요.... 여러분 모두 행복한 성탄절과 연말 되세요... 인사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