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너일때 나도 나일수 있다.

여시녀2006.12.22
조회91

너무 오래간만에 글을 올립니다.

많은 격려 부탁드려요~~

 

--1--

사랑~~

그 흔하고 가치 없는 이름...

모든 이들이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끝까지 버티고 주장해보아도...

결국 뇌에서 나오는 도파민이라는 한 호르몬 물질에 의한 감정놀음이라는걸...

어느 한순간 지나고 나면 가슴 한켠이 쓰리고 따갑더라도...

알콜로 치료하고..시간으로 메꿔서 어느 순간부터는 괜찮아 지기 시작한다는걸...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결국은 도파민의 물결속에 잠겨버리고...

나는...

사람을 사랑한건지..

사랑을 사랑한건지...

알 수 없어...또 다시 휘말리고 헤맨다...

 

내가 혜민이를 처음 만난건...

후덥지근하여 모락모락 김을 피워올리던 아스팔트에...

첫 빗줄기가 하늘에서부터 내려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맨 바닥에 닿자마자 자기도 뜨거웠는지

다시한번 튕기고 또 튕기길 반복하다가...

다른 동지들의 응원에 힘입어 결국은 맨 바닥과의 조우에 성공하기 시작하는....

그렇게 더운날~~

한참 손님이 떼로 지나가고 난후...

에어컨 바람을 잠시 피하고자 찌는 듯 더운 문 밖으로...훅하고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잠시 세상속으로 발을 내딛을때...

세상에 내려온 첫 빗줄기를 만났을때처럼...

그렇게 혜민이를 만났다...

 

“지금...들어가면 안되나요?”

깔끔한 단발머리..앙증맞은 교복~

갑자기 내리는 빗줄기를 피하듯..뛰어온 그녀의 가지런한 다리와 새하얀 반팔 교복위로 그녀의 고운 팔이...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눈앞에서 흔들린다...

 

“저기요...지금 들어가면 안되냐고요..”

 

순간 정신을 차린 나는...

“아~ 괜찮아요..들어오세요..”

살짝 비켜주며 가게문을 열어주었다...

 

내 옆으로 상큼한 바람이...나를 스쳐갔다...빗줄기와 함께...

 

“저..이건 얼마에요?”

 

카운터에서 물건을 유심히 고르는 그녀를 나는 계속 훔쳐보았다...

 

그녀는..아주 신중하게..이것저것을 들여다보고는 다시 내려놓고...여기저기를 돌면서 물건을 고르는 듯했다.

 

나는 짧은 순간에..그녀가 누구 선물을 사는지..

지금 주머니엔 얼마나 들었을지를...생각해보았다...

 

“여기요...”

한참만에 그녀가 고른 건...앙증맞은 캐릭터가 들어있는 다이어리 였다...

 

“만이천원입니다.”

뚝뚝하게 한마디 내뱉자..그녀는 가방에서 천천히 자신을 닮은 깔끔한 지갑을 꺼내서는...

천천히..만원짜리 하나와 오천원짜리를 꺼내서는 얌전히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어디 학교에요?”

“네?”

나도 모르게...그 여학생의 학교가 궁금해졌다.

눈썰미가 없는 나로서는 교복만 보고선 어디 학생인지 알수가 없었다..

 

“아~네~저 위에 성명고등학교요...”

“네~~”

거스름돈 삼천원을 내 주면서...

또 뭘 물어볼까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 근처 살아요?”

“아뇨...집이 학교랑 좀 멀어요...버스 타야해요..저 거스름돈..주세요.”

“아...네~여기요.. 포장해드릴까요?”

“네~~”

밝게 웃는 고등학생의 미소가 너무 상큼하다..

뽀스락 뽀스락...비닐 포장용지의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하지만..그녀와 나 사이에 더 이상 대화는 오고가지 않았기에..

조용한 숨소리를 포장 용지소리로 살짝 감추고 있었다...

 

“여기요..”

“네~감사합니다. 이뿌네요..”

“저~누구 줄거에요?”

 

그 순간 환하게 웃는 그녀의 입꼬리가..너무나 사랑스럽다..

“오빠요..오늘 생일인데...철이 지나긴 했어도...다이어리가 좋을거 같아서요..오빤 메모하는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아~네~그래요...좋은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에어콘 바람이 시원한...내가 20살 때..아르바이트를 하는 그 가게에서...

한줄기 빗방울과도 같은 그녀가..내내 내 가슴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