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2006.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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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을 보면, 참 많은 분들이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아파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젊은 날을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이라 아직 사랑에 대해 정의내리기는 힘들지만

그리고 제가 아파할 때 역시 선배들의 조언이 귀에 먹히지 않았지만

잠도 안오는 밤, 처음 사랑을 겪는 후배들에게 이야기 하나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ㅋ

 

첫사랑.. 누구나 비슷한 시기에 겪는 것 같습니다, 열정과.. 순수함으로 무장되어 막 세상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그때 즈음..

내 사랑의 순수함을 그 어느때보다도 확신하게 되는 때이죠, 그리고 사랑에 대한 환상과 기대역시..

 

저역시 그 순수함을 확신했던 터라, 소위 밀고 당기기, 튕기기 따위의 기술들을 경멸했었죠

기술따윌 부려야만 얻을 수 있는 사랑이라면, 차라리 평생 유죄로 남겠다- 고 싯구의 말도 인용

해 가면서 나름 문학적인 의지도 갖고 있었던..

 

그땐 지금보다 많이 어렸었죠, 그래서 그렇게 내 감정에 솔직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할 땐 아낌없이 사랑했고.. 모든 우선순위를 그친구에게 두었었죠..

내 사랑에 비해 그친구의 그것은 적은 것 같아 아파하기도 하면서, 그래도 또 내 진심어린 사랑의

힘을 믿어서.. 더 사랑하려 하고, 더 잘해주려 했었죠

헤어지고서도 내 감정은 아직 남아서, 정말 많이 매달렸습니다

나는 내 사랑에 충실하기로 했는데, 아직 사랑하는데 이렇게 포기하는건 비겁한 것 같아서..

그렇게 죽도록 일년반여를 매달렸어요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하게 사랑을 했던 기억..

 

어쩜 그토록 사랑했을 때에는, 상대의 감정은 이미 중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는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감정을 상대에게 너무나 강요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내 모든 행동 뒤에는, 내 진실한 사랑이라는 이유가 있었고,

그래서 그 사랑을 몰라주는 이유를 그친구에게 원망했었죠, 그리고 밀어붙였죠..

 

이젠 나이가 먹고.. 이런 저런 경험들 겪으면서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되니

그때보다 무뎌진 나를 느낍니다.. 잡고 싶어도, 사랑을 주고 싶어도 좀더 조심스러워지고

자제하게 되고..

나이가 든다는 건 이런건가봅니다, 좀 더 소심해지고 나약해진다는 거.. ㅋ

이제는 사랑을 해도 그때와 같지는 않지요.. 덩달아 자존심도 세지고 잔꾀가 늘어서 본의아닌 기술도

보이게 되고.. 서로의 감정이 중요했던 때보다, 서로 오해의 소지도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져서

싸울 일도.. 헤어질 이유도.. 더, 많아지죠

 

그치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사랑이 아닌건 아닌 것 같습니다..

첫사랑 할때는 죽어도 이사람과의 이 사랑일것만 같던 그 열정이..

좀 더 깊어진 대화.. 그리고 사람을 보는 안목과 그에 따른 신뢰감.. 이해.. 편안함..

무엇이 나를 진정 행복하게 하고, 어떤 것이 내게 어울리는가(조건을 말하는게 아닌)에 대한

기준이 생겨서겠죠..

그런 것들 뒤에 잔잔하게 따르는 웃음, 즐거움..

열정이 조금 흐려진 부분을 이런 것들이 덧칠해주게 되는 것 같거든요

 

그치만 이런 사랑을 깨닫게 하는 것은 역시.. 그토록 열정적이었던 첫사랑의 선물 같습니다..

그렇게 나 아닌 상대를 위해도 보고, 그로인해 상처도 받고 힘들어하면서..

그 힘든 시간동안,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기준을 잡게 되고..

배려라는 것도 알게 되구요.. 내가 100% 확신하는 순수한 사랑도 상대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생각하게 된다는 거지요..

 

아마 그때 그렇게 끝까지 가보지 않았다면.. 깨닫지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주위 선배들이 힘들어하던 내게, 시간이 약이라는 조언을 참 많이 했는데

글쎄요, 지금도 시간이 약이다, 라고 저는 말하고 싶지 않구요..

내가 내 감정의 밑바닥까지 가보았을 때..

매달렸던 참담한 기억도.. 후회와 자괴감도.. 모두 담담하게 받아들일 만큼 성숙된다 생각합니다..

그런 상처와 그에 대한 극복..이 사람을 진정 인간답게, 꽃보다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는거죠

 

잔기술과.. 잔꾀.. 포기.. 체념..

그런것들은 나이들면서 어쩔수 없이 따라오게 되거든요.. 비단 사랑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서요

소심해지고 나약해지고 생각 많아지는 거..

좀 더 그럴 용기가 있을 때.. 한번쯤 내 감정에(역시 비단 사랑뿐만 아니라..) 끝까지 충실해보는 것..

저로서는 그걸 얘기하고 싶군요..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요즘은 참.. 빠른게 미덕인듯한 사회라 그런지.. 참 어린 분들도 일찍부터 육체적인 관계를 갖더군요

어린 나이에, 물론 그때는 사랑한다고 생각해서겠지만..

충분히 자신에 대해서도, 그리고 사람과 사회에 대해서도 어떤 관념이 없을 때 갖는 육체관계는

무엇보다 본인(제가 여자기때문에 여성들..)에게 가장 큰 후회와 상처로 남는거거든요

내가 관계를 갖고서도 그에 따른 후회나 상처, 씁쓸함 따위의 감정마저도 책임 질 수 있을때

충분히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에 대해 확신했을 때 갖는것이 맞는것 같은데..

 

사랑에 나이가 뭐 중요하겠습니까만은- 사랑은 일면 또 인간관계거든요

인간관계에 따르는 배려, 책임, 신뢰가 기본적으로 포함된다는거죠.. 인간관계가 사회를 만들죠..

그것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어린 분들이.. 아니 나에 대한 충분한 고찰도 없는 상태에서

쉽게 만나고 쉽게 몸을 나누는.. 그런 것이 참 안타깝네요

 

몸으로 하는 대화.. 라는 말이 있지요..

충분히 정신적으로 교감하고 공감했을때 채워질 수 있는 것.. 그게 진정한 몸으로 하는 대화

아닐런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