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대산그룹 이사실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단희. 들어오는 비서실장. 단희,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한다. 실장 사장님께 보고 드렸어. 내일부터 사장님실로 출근하면 돼. 단희 (기쁜) 감사합니다 실장님. 실장 미스 강이 감사할 일은 아니지. 업무는 미스 손한테 알아서 인계 받으면 될 거야. 단희 네, 실장님. 실장 이사님께는 미스 강이 따로 보고 드려. 단희 네. 실장 수고. 실장이 나가자 자리에 앉는 단희. 그때 인터폰 울린다. 단희 네, 비서실입니다. 손 나야. 얘기 들었지? 단희 방금요. 손 이따 퇴근 전에 잠깐 올라 와. 내일 오전에 당장 알아 둬야 할 메모들도 있고, 사장 님 스케줄 정도는 미리 알아두는 게 좋으니까. 단희 그럴게요. 손 (들뜬) 고마워, 단희씨. 나중에 봐. 웃으며 인터폰 내려놓는다. 눈빛이 날카롭다. S#18. 사장실 서류를 훑어보는 태준. 그 앞에 서 있는 상무. 태준 아무리 연구 목적이라 해도, 시험 공장 설비는 제대로 돼야 합니다. 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 태준 말레시아 쪽은 어때요? 부장 내일부터 본격적인 가동 착수에 들어갑니다. 태준 저번처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곤란합니다. 이번에, 명성에서 베트남 하노이 신도 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 들었죠? 부장 네, 사장님. 규모가 9억 달러라고 하는데, 명성을 중심으로 다섯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사업에 우리만 뺀 걸 보면, 저번 일로 박회장님께서 등 을 돌리신 것 같기도 하고. 태준 가동만 제대로 된다면야, 우리도 준비를 시작해야죠. 파이넥스와 함께 맞물려서 아 직은 시기가 아니니, 계속해서 말레시아쪽을 확실하게 잡아 놓으세요. 부장 네. 태준 다음 주쯤으로 출국 일정을 잡으세요. (결재서류 건네주고) 부장 (받으며)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간다) 태준 (인터폰 누르고) 차, 대기 시켜요.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꺼내 입고 나간다. S#19. 사장실 앞 나오는 태준. 일어나는 미스 손. 태준 (양복 단추 채우며) 내일 오전에 회의 있나? 손 내일은 없습니다, 사장님. 오전 9시에 정의원님과 약속 있으십니다. 태준 (깜박) 아, 그렇군. 알았어요. 시간 되면 퇴근해요. 손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사장님. 태준 ? 손 내일부터 다른 비서가. 태준 아, 그래요. 실장한테 들었어요. (손 내밀며) 그동안 수고했어요. 손 네, 사장님. (수줍게 악수하고) 돌아서 나가는 태준. 꾸벅 인사하는 미스 손의 표정이 환해진다. 손 아, 내 인생에도 이제 꽃 필 날만 남았구나. (좋아서 두 팔을 번쩍 올리는) S#20. 풀잎 문화센터 앞 표정을 구긴 채 나오는 숙자. 그 뒤를 따라 나오는 만수. 숙자 (손을 오므렸다 펴는) 아우, 손가락 아퍼. 생각보다 이것두 노동이네. (눈앞에 하얀 꽃이 불쑥 튀어 나와 놀라는) ? 만수 (받으라는 듯) 선물이오. 숙자 (기분 나쁜) 사양하겠어요. (비켜나서는) 만수 아니, 사람 성의를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요? (따라가는) 숙자 (비웃음) 성의 좋아하시네. 만수 이쁜 얼굴만큼이나 마음 씀씀이도 이쁘면 얼마나 좋을까. 숙자 (이쁘다는 말에 우쭐) 보는 눈은 또 있으시네. 만수 (숙자 팔 잡고, 종이꽃 내미는) 받어요. 일부러 만들었구먼. 숙자 (손 뿌리치려는) 놔요 이 손. 내 손이 버스 손잡이야? 심심하면 맘대로 덥석, 덥석 잡고 그래요? 내 손, 당신 전용 아니야. (강하게 뿌리치는) 만수 자꾸 그러니, 내가 무슨 치한 같잖아. 여자가, 왜 이렇게 고집이 세? 숙자 (흘겨보는) 만수 이팔청춘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날을 세우시나? 누가 당신한테 연애 걸었 어? 그저, 친구 하자는데 뭘 그렇게 자꾸 튕구나, 튕구길? 탁구공도 아니구 말야. (억지로 손에 종이꽃을 쥐어주는) 이게 보기엔 종이지만, 마음으로 보면 향기가 느 껴질 거요. 그럼 내일 봅시다. 앞서서 빠른 걸음으로 가는 만수. 숙자 (손에 든 꽃 내려다보며) 마음으로 뭘 보란 말야 대체? (맡아보는) 향기는 무슨, 종이 냄새만 나네. S#21. 단희 집 가는 골목.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단희. 긴 골목길에 가로등 불빛만 듬성 있다. 가파른 길을 오르며 중얼중얼 혼자 노래를 부르는 단희. 단희 (낮게 부르는)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이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람 이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S#22. 단희 집 앞 고개를 들면, 석주가 대문 앞에 서 있다. 굳어지는 단희의 표정. 말없이 석주를 무시하고 대문을 연다. 석주 (단희 팔 잡고) 얘기 좀 해. 단희 (보지 않고) 니네 엄마한테 전화해? 석주 (말 못하는) 단희 엄마한테 허락 받구 와. 석주 (괴로운) 그러지 마. 잠깐만 얘기 해. 단희 (돌아보고) 엄마한테 혼날 텐데? 석주 단희야. 단희 여기서 해 그럼. 석주 (망설이는) 단희 그냥 가든지. (돌아서는데) 석주 (재빨리) 나, 결혼해. 단희 (피식) 축하라도 받고 싶어? 석주 그런 뜻 아냐. 내가 원하는 결혼이 아니라는 거, 너도 알잖아. 단희 그래서? 어쩌라구? 석주 그냥…….(망설이다) 우리, 도망이라도. 단희 (말 끊고, 매정하게) 도망? 엄마라고 하면 벌벌 떠는 니가? 그럴 수 있어? 도망가는 것도 허락 받고 와 그럼. 석주 (눈물 그렁해지고)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니 속은 시원하니? 단희 내 속이 시원해지려면, 이 정도 가지곤 어림없어. 니네 부모님이 나한테 준 모욕이 어떤 건지 몰라? 비교도 안 되지. (고개 돌리고) 가. 니네 엄마가 하라는 결혼해서, 잘 살어. 이제와 니네 엄마가 나, 허락한다 그래두 이젠 내가 싫어. 석주 (손잡고) 단희야. 제발 그러지 마라. 단희 니가 그렇게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다면 난 너랑 시작도 안 했어. 앞 으론 나 찾아오지 마. 너 볼 때마다 나, 그 끔찍한 니네 엄마 얼굴이 자꾸 떠올라 서 욕지기가 치밀어. (대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린다) 문 앞에 서서 기어이 눈물을 쏟아내는 석주. 한동안 그렇게 서 있다가 힘없이 돌아선다. S#23. 방배동 안방 들어오자마자 가방만 던져놓고 침대 위에 바로 뻗는 영희. 영희 (기운 없는) 이 짓도 못해 먹겠네. 아우, 기운 없어. 노크소리. 진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영희 (힐끔 보고) 오늘도 일찍 왔네? 진 (옆에 와서 같이 눕는) 응. 엄만 왜 그렇게 기운이 빠졌어? 영희 (돌아보며) 희망원 갔다 왔거든. 진 (보며) 또? 영희 (웃으며) 다음엔 진이두 같이 갈래? (손으로 진이 머리를 쓸어 올리며) 진 수능 끝나면. 근데, 엄만 거기 왜 자꾸 가? 영희 (다정하게) 서로 돕고 사는 것만큼 보람되는 일이 어딨어? 안됐잖아 애들이. 진 (안기며) 우리 엄만, 천사라니까. 아, 냄새도 좋다. (가슴에 얼굴을 깊이 묻고) 우리 엄마 같은 사람한테 표창장 줘야 돼. 아빤 복 받은 사람이야. 영희 (웃으며 안는) 엄마두 복 받은 사람이지. 이렇게 이쁜 딸도 있구. 그러다 문득 단희를 떠올린다. (E)단희 적어도 설명은 해줘야 하지 않아요? 왜 우릴 버렸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 이라도 해야 되는 거잖아. 당신은, 끝까지 당신 생각 밖에 안 해. 위선자. 그 얼굴 로 우아한 척, 고상한 척 잘도 속이고 살았겠지. 그런 당신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았던 내 아버지가, 미워 죽겠어. 눈을 감는 영희. 그리곤 더 힘껏 진이를 안는다. (E)영희 그래, 미워해. 그렇게라도 날 원망하면서 살아. 지금 내 가정을 깨느니, 차라리 너 에게 평생 나쁜 년으로 사는 게 나아. S#24. 단희 집/다음날 아침.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말끔하게 묶는다. 다른 날과 달리 신경 써서 화장을 하고, 가방을 들고 일어나 거울 속의 자신을 다시 확인한다. 방에서 나가는 단희. S#25. 방배동 집/안방 기운 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영희. 방문 열고 들어오는 태준. 태준 (영희의 이마를 짚어 보며) 열이 좀 있는데? 괜찮겠어? 영희 하루만 푹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태준 그러게 왜, 무리를 해? 너무 욕심 내지 말고, 적당히 해. 자기 건강도 제대로 못 챙기 는 사람이, 누굴 돕겠다고. 영희 (웃으며) 나, 걱정해주는 거예요 당신? 태준 내가 언제 당신 걱정 안 한 적 있었어? 영희 (피식) 요즘 바빠서 도통 얼굴도 잘 보여주지 않았잖아요. 태준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 쓸어 올려주며, 다정하게) 이번에 말레시아 갈 때, 같이 나갈 까 그럼? 갔다가 민서방한테도 들렀다 올 건데. 여행 삼아 같이 가지. 영희 진이는 어쩌구요? 수능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진이 수능만 끝나면, 그때 나 데리고 여행 좀 가요. 태준 그래, 그러지. 오늘은 움직이지 말고, 푹 쉬어. 이따 저녁에 일찍 들어올게. 영희 한 번씩 아픈 것도 괜찮네. 응석도 다 받아주구. 태준 그렇다고 습관처럼 드러누우면 곤란해. (일어나고) 나오지 마. 다녀오리다. 태준 나가자, 행복한 표정을 짓는 영희. S#26. 대산그룹/이사실 아침부터 화장을 고치고 있는 손. 자리에서 일어나 이사실 문을 열고 빼꼼 들여다 보다 씨익 웃으며 자리에 앉는다. 그때 태민이 들어온다. 손 (일어나 밝게) 안녕하세요 이사님. 태민 (?) 누구? 손 오늘부터 이사님을 모시게 된 미스 손입니다. 태민 미스 손? (언짢은) 강 단희씨는 그만 둔 거요? 손 아닙니다. 인사발령이 있었습니다 이사님. 태민 인사발령? 손 오늘부터 강단희씨는 사장님실로 출근하게 됐습니다. 태민 (기분 나쁜) 나한테는 한 마디도 없이? 손 (당황) 저, 어제 미스 강이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태민 (굳어진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손 (안절부절) 뭐야 말 안 했나? S#27. 대산그룹/사장실 붉은 장미를 들고 들어가 화병에 꽂는 단희. 화병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위치를 확인한다. 그리곤 흡족한 듯 나가는 단희. 나오는데, 인터폰 울린다. 단희 네, 비서실입니다. 손 어제 이사님께 말씀 안 드렸어? 단희 네? 아, 네. 어제 들어오시지 않으셨어요. 손 전화라도 해서 말씀 드리지 그랬어? 단희 전화로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그렇지 않아도 오늘 점심쯤에 뵈려구 했는데. 손 기분 상하신 것 같어. 단희 나중에……. 손 (다급하게 말 끊고) 나오신다. 이따 얘기 해. 끊어진 인터폰. 후회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다. 사장의 스케줄 표를 검토하는 단희. S#28. 엘리베이터 앞 문이 열리고, 태민이 내린다. 성큼성큼 사장실로 걸어간다. S#29. 사장실 태민 보고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단희. 단희 (목례) 안녕. 태민 (대뜸 말 끊어 버리고) 사람, 무시하는 거야? 단희 (놀란)? 태민 내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서, 당신이 자리 바꿔 달라고 했어? 단희 (황당) 아…….아니, 그게 아니구. 태민 (화난) 하루를 했든, 한 달을 했든 적어도 나한테는 미리 말했어야 하지 않아? 단희 말씀 드리려구 했는데.. 태민 (무시하고) 강 단희씨,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스럽군. 앞으로 볼 일도 없겠지만, 마주 치더라도 아는 체 하지 마. (돌아서는데) 단희 (굳은 표정) 이사님. 태민 (돌아보며) 뭐, 할 말 있어? 단희 (또박또박) 이사님, 하고 싶으신 말씀 다 하셨으면, 제 말도 들어 보고 가셔야죠. 태민 (무표정) 그래서? 단희 어제 말씀 드리려구 했어요. 안산공장에 계신다고 해서, 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업 무가 바쁘신 것 같아, 전화를 드리려고 했지만, 그냥 간단하게 끝낼 인사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사님께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려고 했어요. 태민 (아무 말 않고, 똑바로 보는) 단희 그리구, 개인적으로 이사님께 불만이 있어서 바꾼 건 아닙니다. 태민 할 말 끝났어? 단희 (?) 네. 태민 강 단희씨는 성격만 있는 게 아니라, 말도 아주 잘하는군 그래. 정식적으로 인사를 한다고 했으니, 그럼 점심이나 사든지. 단희 (황당) 네? 태민 나중에 보자구. (사라지는) 단희 (긴 한숨) 뭘 기대하니 강 단희. (고개 절레절레 흔드는) S#30. 웨딩샵 일층엔 남, 녀 손님이 앉아 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여자 손님. 옆에서 칭찬하는 여직원.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숙자. 여직원 (인사) 어서 오세요. 숙자 위에 계시지? 여직원 (웃음) 네. 이층으로 올라가는 숙자. S#31. 웨딩샵/이층 사무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숙자. 전화기 들고 울고 있던 숙희, 놀라서 눈물 재빠르게 훔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숙희를 보며 자리에 앉는 숙자. 숙희 (울먹이는) 그래, 알았어. 아빠 말 잘 듣구, 편식하지 말구. (사이) 엄마 걱정은 하지 말래두. (사이) 아빠, 넘 미워하지 말구. 응? (사이) 착한 우리 딸. 출발 하는 날, 전화 해. (사이) 응. (수화기 내려놓고 긴 한숨) 숙자 아침부터 땅 꺼지게 웬 한숨이야? 눈물 바람은 또 뭐구? 숙희 (휴지로 코를 팽 푼다) 그래두 나, 딸 낳길 잘했어. 우리 하나가 엄마를 얼마나 끔찍 하게도 생각하는지. 쟤, 다 컸어. 숙자 무슨 일인데? 숙희 (진정하고) 지 아빠, 여자 생겼대. 숙자 (놀란) 응? 숙희 거기 대사관에 있는 여자래. 나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어. 며칠 전에 전활 했 더니 여자가 받더라구. 숙자 하나 있는데, 여잘 집으로 데리고 온단 말야? 숙희 그건 아닌 것 같구. 가끔 집에 늦게 들어오나 봐. 어제 그이가 하나한테 말했대. 여자 생겼다구. 숙자 (한숨) 민서방, 여자 생겼다고 해도 할 말 없는 입장이잖어. 이혼서류에 도장 찍은 게 언젠데. 잉크도 다 말랐지. (한심) 그래서? 그래서 운거야? 숙희 아니. 우리 하나 (울컥 한다) 하나 땜에 그러지. 그 여자랑 살 거면, 나는 엄마랑 살래 요 그랬대. (눈물 나고) 애가 무슨 죄야. 짐짝처럼 미국서 살다, 한국서 살다. 부모 잘 못 만나서 하나만 고생하는 거야. 숙자 그거 몰라 이혼했어? 그러게 다들 말리는 이혼을 왜 했어? 그리구, 이혼했음 깨끗하 게 등 돌리고 살 것이지, 이건 부분지 남인지. 숙희 (버럭) 내가 왜 이혼했게? (속상한) 남의 속도 모르구. 숙자 (놀란) 다른 이유라도 있었단 말이야? 그럼 성격차이라는 말, 거짓말이었어? 숙희 그이한테 여자 생겼더랬어. 그래서 헤어졌어. 숙자 (경악) 어머 어머. 그걸 왜 이제 얘기하니? 세상에, 세상에. 그래서 그렇게 싹싹 빌었 구나. 절대로 이혼 못하겠다고 버티기까지 하는 게 이상하다 했어. 숙희 (한숨) 이번엔 몇 달짜리 여잘까 몰라. 숙자 몇 달? 숙희 그이 원래 싫증 금방 내. 한 여자하고 오래 못 가. 길어봐야 일 년이야. 숙자 너는 어쩌자구 하나를 그런 놈한테 맡겨? 숙희 하나는 아무 것도 몰라 언니. 일 때문에, 그리고 성격 때문에 이혼한 줄 알어. 그러니 까 하나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마. 숙자 내가 말 안 한다고 모를까. 저도 아빠랑 이 년 동안 같이 있어 봤으니, 알겠지. 이혼 하겠다는 나는, 정작 이혼도 안 하고 살고 있건만. (한숨) S#32. 대산그룹 이사실 단희 (조심스럽게 들어오며) 언니. 손 (일어나며) 어, 안 그래도 인터폰 칠려구 그랬는데. 단희 이사님 계세요? 손 아니, 안산공장에 가셨어. 바로 퇴근하신다구. 단희 그래요? 손 왜? 단희 아뇨. 점심 먹으러 가요. 손 (단희 팔짱을 끼며) 아, 배고파. 뭐 먹을까? 단희 구내식당에서 먹어요 그냥. S#33. 구내식당 식판 들고 줄 서는 단희와 손. 주위를 보다 태준과 동섭이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을 본다. 단희 (유심히 보며) 회장님과 사장님께서두 여기서 식사하세요? 손 응. 한 달에 두어 번 그래. 단희 (고개를 끄덕이며 보는) 차례가 되어 식판에 음식을 받고 자리를 찾는 두 사람. 일부러 단희는 태준의 눈에 띠게 가까운 곳으로 자리 잡는다. 태준과 시선이 마주치는 단희. 단희와 손이 가볍게 목례를 하자, 태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손 젠틀 하시지? 단희 (그저 웃는) 손 아랫사람이라구 말 놓고 그러시지 않잖아. 매너는 아주 좋은 분이야. 단희 (수저를 들다 태준을 힐끔 보는) 손 인간적으로 봤을 땐, 사모님도 좋으신 분이시구. 두 분이 아주 잘 어울려. 금실도 아 주 좋으시구. 무엇보다 사모님이 좋은 일을 많이 하시니까. 이 바닥에선 소문이 자자 하잖어. 그리구, 매년 연말이면 사모님이 손수 직원들 선물 챙기시잖어. 임원들 빼고, 말단 직원들 선물만 그렇게 챙기셔. (낮게) 사모님이 워낙 없이 사셨던 분이시라, 우 리 같은 직원들 맘을 잘 아시는 것 같어. 생일도 기억해서 선물 보내 주시곤 했었어. 그러니 돌아가신 회장님 눈에 얼마나 이뻤겠니? 회장님께서 그렇게 이뻐하셨다잖어. 손의 말에 단희는 경멸함을 느낀다. 수저를 들다 태준을 바라보는 단희. (O.L) --------------------------------------------------------------------------------- 성탄절은 잘 보내셨어요? 저도 나름 잘 보냈답니다. 이브날은 결혼식에 가느라 정신없었구요, 성탄절은 나름 공연도 하나 보구....맛있는 것도 배불리 먹었습니다.^^;; 출근하는 오늘 아침이 너무 귀찮게 느껴지던데요. ㅋ 남은 12월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모두들 홧팅!!
위험한 질주(3화-2)
S#17. 대산그룹 이사실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단희. 들어오는 비서실장. 단희,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한다.
실장 사장님께 보고 드렸어. 내일부터 사장님실로 출근하면 돼.
단희 (기쁜) 감사합니다 실장님.
실장 미스 강이 감사할 일은 아니지. 업무는 미스 손한테 알아서 인계 받으면 될 거야.
단희 네, 실장님.
실장 이사님께는 미스 강이 따로 보고 드려.
단희 네.
실장 수고.
실장이 나가자 자리에 앉는 단희. 그때 인터폰 울린다.
단희 네, 비서실입니다.
손 나야. 얘기 들었지?
단희 방금요.
손 이따 퇴근 전에 잠깐 올라 와. 내일 오전에 당장 알아 둬야 할 메모들도 있고, 사장
님 스케줄 정도는 미리 알아두는 게 좋으니까.
단희 그럴게요.
손 (들뜬) 고마워, 단희씨. 나중에 봐.
웃으며 인터폰 내려놓는다. 눈빛이 날카롭다.
S#18. 사장실
서류를 훑어보는 태준. 그 앞에 서 있는 상무.
태준 아무리 연구 목적이라 해도, 시험 공장 설비는 제대로 돼야 합니다.
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
태준 말레시아 쪽은 어때요?
부장 내일부터 본격적인 가동 착수에 들어갑니다.
태준 저번처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곤란합니다. 이번에, 명성에서 베트남 하노이 신도
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 들었죠?
부장 네, 사장님. 규모가 9억 달러라고 하는데, 명성을 중심으로 다섯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사업에 우리만 뺀 걸 보면, 저번 일로 박회장님께서 등
을 돌리신 것 같기도 하고.
태준 가동만 제대로 된다면야, 우리도 준비를 시작해야죠. 파이넥스와 함께 맞물려서 아
직은 시기가 아니니, 계속해서 말레시아쪽을 확실하게 잡아 놓으세요.
부장 네.
태준 다음 주쯤으로 출국 일정을 잡으세요. (결재서류 건네주고)
부장 (받으며)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간다)
태준 (인터폰 누르고) 차, 대기 시켜요.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꺼내 입고 나간다.
S#19. 사장실 앞
나오는 태준. 일어나는 미스 손.
태준 (양복 단추 채우며) 내일 오전에 회의 있나?
손 내일은 없습니다, 사장님. 오전 9시에 정의원님과 약속 있으십니다.
태준 (깜박) 아, 그렇군. 알았어요. 시간 되면 퇴근해요.
손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사장님.
태준 ?
손 내일부터 다른 비서가.
태준 아, 그래요. 실장한테 들었어요. (손 내밀며) 그동안 수고했어요.
손 네, 사장님. (수줍게 악수하고)
돌아서 나가는 태준. 꾸벅 인사하는 미스 손의 표정이 환해진다.
손 아, 내 인생에도 이제 꽃 필 날만 남았구나. (좋아서 두 팔을 번쩍 올리는)
S#20. 풀잎 문화센터 앞
표정을 구긴 채 나오는 숙자. 그 뒤를 따라 나오는 만수.
숙자 (손을 오므렸다 펴는) 아우, 손가락 아퍼. 생각보다 이것두 노동이네. (눈앞에 하얀
꽃이 불쑥 튀어 나와 놀라는) ?
만수 (받으라는 듯) 선물이오.
숙자 (기분 나쁜) 사양하겠어요. (비켜나서는)
만수 아니, 사람 성의를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요? (따라가는)
숙자 (비웃음) 성의 좋아하시네.
만수 이쁜 얼굴만큼이나 마음 씀씀이도 이쁘면 얼마나 좋을까.
숙자 (이쁘다는 말에 우쭐) 보는 눈은 또 있으시네.
만수 (숙자 팔 잡고, 종이꽃 내미는) 받어요. 일부러 만들었구먼.
숙자 (손 뿌리치려는) 놔요 이 손. 내 손이 버스 손잡이야? 심심하면 맘대로 덥석, 덥석
잡고 그래요? 내 손, 당신 전용 아니야. (강하게 뿌리치는)
만수 자꾸 그러니, 내가 무슨 치한 같잖아. 여자가, 왜 이렇게 고집이 세?
숙자 (흘겨보는)
만수 이팔청춘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날을 세우시나? 누가 당신한테 연애 걸었
어? 그저, 친구 하자는데 뭘 그렇게 자꾸 튕구나, 튕구길? 탁구공도 아니구 말야.
(억지로 손에 종이꽃을 쥐어주는) 이게 보기엔 종이지만, 마음으로 보면 향기가 느
껴질 거요. 그럼 내일 봅시다.
앞서서 빠른 걸음으로 가는 만수.
숙자 (손에 든 꽃 내려다보며) 마음으로 뭘 보란 말야 대체? (맡아보는) 향기는 무슨, 종이
냄새만 나네.
S#21. 단희 집 가는 골목.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단희. 긴 골목길에 가로등 불빛만 듬성 있다. 가파른 길을 오르며 중얼중얼
혼자 노래를 부르는 단희.
단희 (낮게 부르는)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이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람
이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S#22. 단희 집 앞
고개를 들면, 석주가 대문 앞에 서 있다. 굳어지는 단희의 표정. 말없이 석주를 무시하고 대문을 연다.
석주 (단희 팔 잡고) 얘기 좀 해.
단희 (보지 않고) 니네 엄마한테 전화해?
석주 (말 못하는)
단희 엄마한테 허락 받구 와.
석주 (괴로운) 그러지 마. 잠깐만 얘기 해.
단희 (돌아보고) 엄마한테 혼날 텐데?
석주 단희야.
단희 여기서 해 그럼.
석주 (망설이는)
단희 그냥 가든지. (돌아서는데)
석주 (재빨리) 나, 결혼해.
단희 (피식) 축하라도 받고 싶어?
석주 그런 뜻 아냐. 내가 원하는 결혼이 아니라는 거, 너도 알잖아.
단희 그래서? 어쩌라구?
석주 그냥…….(망설이다) 우리, 도망이라도.
단희 (말 끊고, 매정하게) 도망? 엄마라고 하면 벌벌 떠는 니가? 그럴 수 있어? 도망가는
것도 허락 받고 와 그럼.
석주 (눈물 그렁해지고)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니 속은 시원하니?
단희 내 속이 시원해지려면, 이 정도 가지곤 어림없어. 니네 부모님이 나한테 준 모욕이
어떤 건지 몰라? 비교도 안 되지. (고개 돌리고) 가. 니네 엄마가 하라는 결혼해서,
잘 살어. 이제와 니네 엄마가 나, 허락한다 그래두 이젠 내가 싫어.
석주 (손잡고) 단희야. 제발 그러지 마라.
단희 니가 그렇게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다면 난 너랑 시작도 안 했어. 앞
으론 나 찾아오지 마. 너 볼 때마다 나, 그 끔찍한 니네 엄마 얼굴이 자꾸 떠올라
서 욕지기가 치밀어. (대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린다)
문 앞에 서서 기어이 눈물을 쏟아내는 석주. 한동안 그렇게 서 있다가 힘없이 돌아선다.
S#23. 방배동 안방
들어오자마자 가방만 던져놓고 침대 위에 바로 뻗는 영희.
영희 (기운 없는) 이 짓도 못해 먹겠네. 아우, 기운 없어.
노크소리. 진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영희 (힐끔 보고) 오늘도 일찍 왔네?
진 (옆에 와서 같이 눕는) 응. 엄만 왜 그렇게 기운이 빠졌어?
영희 (돌아보며) 희망원 갔다 왔거든.
진 (보며) 또?
영희 (웃으며) 다음엔 진이두 같이 갈래? (손으로 진이 머리를 쓸어 올리며)
진 수능 끝나면. 근데, 엄만 거기 왜 자꾸 가?
영희 (다정하게) 서로 돕고 사는 것만큼 보람되는 일이 어딨어? 안됐잖아 애들이.
진 (안기며) 우리 엄만, 천사라니까. 아, 냄새도 좋다. (가슴에 얼굴을 깊이 묻고) 우리
엄마 같은 사람한테 표창장 줘야 돼. 아빤 복 받은 사람이야.
영희 (웃으며 안는) 엄마두 복 받은 사람이지. 이렇게 이쁜 딸도 있구.
그러다 문득 단희를 떠올린다.
(E)단희 적어도 설명은 해줘야 하지 않아요? 왜 우릴 버렸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
이라도 해야 되는 거잖아. 당신은, 끝까지 당신 생각 밖에 안 해. 위선자. 그 얼굴
로 우아한 척, 고상한 척 잘도 속이고 살았겠지. 그런 당신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았던 내 아버지가, 미워 죽겠어.
눈을 감는 영희. 그리곤 더 힘껏 진이를 안는다.
(E)영희 그래, 미워해. 그렇게라도 날 원망하면서 살아. 지금 내 가정을 깨느니, 차라리 너
에게 평생 나쁜 년으로 사는 게 나아.
S#24. 단희 집/다음날 아침.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말끔하게 묶는다. 다른 날과 달리 신경 써서 화장을 하고, 가방을 들고
일어나 거울 속의 자신을 다시 확인한다. 방에서 나가는 단희.
S#25. 방배동 집/안방
기운 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영희. 방문 열고 들어오는 태준.
태준 (영희의 이마를 짚어 보며) 열이 좀 있는데? 괜찮겠어?
영희 하루만 푹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태준 그러게 왜, 무리를 해? 너무 욕심 내지 말고, 적당히 해. 자기 건강도 제대로 못 챙기
는 사람이, 누굴 돕겠다고.
영희 (웃으며) 나, 걱정해주는 거예요 당신?
태준 내가 언제 당신 걱정 안 한 적 있었어?
영희 (피식) 요즘 바빠서 도통 얼굴도 잘 보여주지 않았잖아요.
태준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 쓸어 올려주며, 다정하게) 이번에 말레시아 갈 때, 같이 나갈
까 그럼? 갔다가 민서방한테도 들렀다 올 건데. 여행 삼아 같이 가지.
영희 진이는 어쩌구요? 수능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진이 수능만 끝나면, 그때 나 데리고
여행 좀 가요.
태준 그래, 그러지. 오늘은 움직이지 말고, 푹 쉬어. 이따 저녁에 일찍 들어올게.
영희 한 번씩 아픈 것도 괜찮네. 응석도 다 받아주구.
태준 그렇다고 습관처럼 드러누우면 곤란해. (일어나고) 나오지 마. 다녀오리다.
태준 나가자, 행복한 표정을 짓는 영희.
S#26. 대산그룹/이사실
아침부터 화장을 고치고 있는 손. 자리에서 일어나 이사실 문을 열고 빼꼼 들여다 보다 씨익 웃으며
자리에 앉는다. 그때 태민이 들어온다.
손 (일어나 밝게) 안녕하세요 이사님.
태민 (?) 누구?
손 오늘부터 이사님을 모시게 된 미스 손입니다.
태민 미스 손? (언짢은) 강 단희씨는 그만 둔 거요?
손 아닙니다. 인사발령이 있었습니다 이사님.
태민 인사발령?
손 오늘부터 강단희씨는 사장님실로 출근하게 됐습니다.
태민 (기분 나쁜) 나한테는 한 마디도 없이?
손 (당황) 저, 어제 미스 강이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태민 (굳어진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손 (안절부절) 뭐야 말 안 했나?
S#27. 대산그룹/사장실
붉은 장미를 들고 들어가 화병에 꽂는 단희. 화병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위치를 확인한다. 그리곤
흡족한 듯 나가는 단희. 나오는데, 인터폰 울린다.
단희 네, 비서실입니다.
손 어제 이사님께 말씀 안 드렸어?
단희 네? 아, 네. 어제 들어오시지 않으셨어요.
손 전화라도 해서 말씀 드리지 그랬어?
단희 전화로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그렇지 않아도 오늘 점심쯤에 뵈려구 했는데.
손 기분 상하신 것 같어.
단희 나중에…….
손 (다급하게 말 끊고) 나오신다. 이따 얘기 해.
끊어진 인터폰. 후회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다. 사장의 스케줄 표를 검토하는 단희.
S#28. 엘리베이터 앞
문이 열리고, 태민이 내린다. 성큼성큼 사장실로 걸어간다.
S#29. 사장실
태민 보고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단희.
단희 (목례) 안녕.
태민 (대뜸 말 끊어 버리고) 사람, 무시하는 거야?
단희 (놀란)?
태민 내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서, 당신이 자리 바꿔 달라고 했어?
단희 (황당) 아…….아니, 그게 아니구.
태민 (화난) 하루를 했든, 한 달을 했든 적어도 나한테는 미리 말했어야 하지 않아?
단희 말씀 드리려구 했는데..
태민 (무시하고) 강 단희씨,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스럽군. 앞으로 볼 일도 없겠지만, 마주
치더라도 아는 체 하지 마. (돌아서는데)
단희 (굳은 표정) 이사님.
태민 (돌아보며) 뭐, 할 말 있어?
단희 (또박또박) 이사님, 하고 싶으신 말씀 다 하셨으면, 제 말도 들어 보고 가셔야죠.
태민 (무표정) 그래서?
단희 어제 말씀 드리려구 했어요. 안산공장에 계신다고 해서, 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업
무가 바쁘신 것 같아, 전화를 드리려고 했지만, 그냥 간단하게 끝낼 인사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사님께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려고 했어요.
태민 (아무 말 않고, 똑바로 보는)
단희 그리구, 개인적으로 이사님께 불만이 있어서 바꾼 건 아닙니다.
태민 할 말 끝났어?
단희 (?) 네.
태민 강 단희씨는 성격만 있는 게 아니라, 말도 아주 잘하는군 그래. 정식적으로 인사를
한다고 했으니, 그럼 점심이나 사든지.
단희 (황당) 네?
태민 나중에 보자구. (사라지는)
단희 (긴 한숨) 뭘 기대하니 강 단희. (고개 절레절레 흔드는)
S#30. 웨딩샵
일층엔 남, 녀 손님이 앉아 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여자 손님. 옆에서 칭찬하는 여직원.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숙자.
여직원 (인사) 어서 오세요.
숙자 위에 계시지?
여직원 (웃음) 네.
이층으로 올라가는 숙자.
S#31. 웨딩샵/이층 사무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숙자. 전화기 들고 울고 있던 숙희, 놀라서 눈물 재빠르게 훔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숙희를 보며 자리에 앉는 숙자.
숙희 (울먹이는) 그래, 알았어. 아빠 말 잘 듣구, 편식하지 말구. (사이) 엄마 걱정은 하지
말래두. (사이) 아빠, 넘 미워하지 말구. 응? (사이) 착한 우리 딸. 출발 하는 날, 전화
해. (사이) 응. (수화기 내려놓고 긴 한숨)
숙자 아침부터 땅 꺼지게 웬 한숨이야? 눈물 바람은 또 뭐구?
숙희 (휴지로 코를 팽 푼다) 그래두 나, 딸 낳길 잘했어. 우리 하나가 엄마를 얼마나 끔찍
하게도 생각하는지. 쟤, 다 컸어.
숙자 무슨 일인데?
숙희 (진정하고) 지 아빠, 여자 생겼대.
숙자 (놀란) 응?
숙희 거기 대사관에 있는 여자래. 나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어. 며칠 전에 전활 했
더니 여자가 받더라구.
숙자 하나 있는데, 여잘 집으로 데리고 온단 말야?
숙희 그건 아닌 것 같구. 가끔 집에 늦게 들어오나 봐. 어제 그이가 하나한테 말했대. 여자
생겼다구.
숙자 (한숨) 민서방, 여자 생겼다고 해도 할 말 없는 입장이잖어. 이혼서류에 도장 찍은 게
언젠데. 잉크도 다 말랐지. (한심) 그래서? 그래서 운거야?
숙희 아니. 우리 하나 (울컥 한다) 하나 땜에 그러지. 그 여자랑 살 거면, 나는 엄마랑 살래
요 그랬대. (눈물 나고) 애가 무슨 죄야. 짐짝처럼 미국서 살다, 한국서 살다. 부모 잘
못 만나서 하나만 고생하는 거야.
숙자 그거 몰라 이혼했어? 그러게 다들 말리는 이혼을 왜 했어? 그리구, 이혼했음 깨끗하
게 등 돌리고 살 것이지, 이건 부분지 남인지.
숙희 (버럭) 내가 왜 이혼했게? (속상한) 남의 속도 모르구.
숙자 (놀란) 다른 이유라도 있었단 말이야? 그럼 성격차이라는 말, 거짓말이었어?
숙희 그이한테 여자 생겼더랬어. 그래서 헤어졌어.
숙자 (경악) 어머 어머. 그걸 왜 이제 얘기하니? 세상에, 세상에. 그래서 그렇게 싹싹 빌었
구나. 절대로 이혼 못하겠다고 버티기까지 하는 게 이상하다 했어.
숙희 (한숨) 이번엔 몇 달짜리 여잘까 몰라.
숙자 몇 달?
숙희 그이 원래 싫증 금방 내. 한 여자하고 오래 못 가. 길어봐야 일 년이야.
숙자 너는 어쩌자구 하나를 그런 놈한테 맡겨?
숙희 하나는 아무 것도 몰라 언니. 일 때문에, 그리고 성격 때문에 이혼한 줄 알어. 그러니
까 하나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마.
숙자 내가 말 안 한다고 모를까. 저도 아빠랑 이 년 동안 같이 있어 봤으니, 알겠지. 이혼
하겠다는 나는, 정작 이혼도 안 하고 살고 있건만. (한숨)
S#32. 대산그룹 이사실
단희 (조심스럽게 들어오며) 언니.
손 (일어나며) 어, 안 그래도 인터폰 칠려구 그랬는데.
단희 이사님 계세요?
손 아니, 안산공장에 가셨어. 바로 퇴근하신다구.
단희 그래요?
손 왜?
단희 아뇨. 점심 먹으러 가요.
손 (단희 팔짱을 끼며) 아, 배고파. 뭐 먹을까?
단희 구내식당에서 먹어요 그냥.
S#33. 구내식당
식판 들고 줄 서는 단희와 손. 주위를 보다 태준과 동섭이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을 본다.
단희 (유심히 보며) 회장님과 사장님께서두 여기서 식사하세요?
손 응. 한 달에 두어 번 그래.
단희 (고개를 끄덕이며 보는)
차례가 되어 식판에 음식을 받고 자리를 찾는 두 사람. 일부러 단희는 태준의 눈에 띠게 가까운 곳으로 자리 잡는다. 태준과 시선이 마주치는 단희. 단희와 손이 가볍게 목례를 하자, 태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손 젠틀 하시지?
단희 (그저 웃는)
손 아랫사람이라구 말 놓고 그러시지 않잖아. 매너는 아주 좋은 분이야.
단희 (수저를 들다 태준을 힐끔 보는)
손 인간적으로 봤을 땐, 사모님도 좋으신 분이시구. 두 분이 아주 잘 어울려. 금실도 아
주 좋으시구. 무엇보다 사모님이 좋은 일을 많이 하시니까. 이 바닥에선 소문이 자자
하잖어. 그리구, 매년 연말이면 사모님이 손수 직원들 선물 챙기시잖어. 임원들 빼고,
말단 직원들 선물만 그렇게 챙기셔. (낮게) 사모님이 워낙 없이 사셨던 분이시라, 우
리 같은 직원들 맘을 잘 아시는 것 같어. 생일도 기억해서 선물 보내 주시곤 했었어.
그러니 돌아가신 회장님 눈에 얼마나 이뻤겠니? 회장님께서 그렇게 이뻐하셨다잖어.
손의 말에 단희는 경멸함을 느낀다. 수저를 들다 태준을 바라보는 단희. (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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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잘 보내셨어요?
저도 나름 잘 보냈답니다. 이브날은 결혼식에 가느라 정신없었구요, 성탄절은 나름
공연도 하나 보구....맛있는 것도 배불리 먹었습니다.^^;;
출근하는 오늘 아침이 너무 귀찮게 느껴지던데요. ㅋ
남은 12월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모두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