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질주(4화-1)

까미유2006.12.27
조회411

 제 4 부



S#1. 사장실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단희. 겉옷을 벗고 옷걸이에 걸던 태준이 돌아본다.


단희  (차 내려놓고) 오늘부터 사장님을 모실 강 단희라고 합니다.

태준  우리, 전에 혹시 만난 적이 있나?

단희  아닙니다.

태준  (끄덕이며) 앞으로 잘 부탁합시다.

단희  (인사하며) 네.


나가는 단희를 바라보는 태준. 그러다 무심히 고개를 돌린다.



 

S#2. 방배동 집 전경

(E)아줌마   사모님, 전화 받으세요.




S#3. 집 안/안방

화장을 하던 영희. 수화기를 든다.

(E)모  (다급한) 영애가 아주 사라졌어.

영희   무슨 말이에요?

(E)모  내가, 엊그제 진수를 시켜서 전화를 넣었더니 짐을 뺐다는구나. (울먹이며) 다른 곳        

         도 아니고, 먼 이국땅에서 걔가 갈 곳이 어딨다고. 좀 전에야 편지가 한 통 왔는데,        

         저 찾지 말라는 말만 있어.

영희   (한숨) 그럼 찾지 말아요.

(E)모  어떻게 그러니? 남자도 아니고, 여자 몸으루.

영희   (짜증나는) 평생 애물단지야 걔. 나두 걔, 없다 생각할래요. 그러니까 엄마두 더 이        

          상 영애, 찾지 마. 입 하나 덜었는데, 다행이지 뭘 그래요? 앞으로 영애, 얘기라면         

          나한테 더 이상 꺼내지도 말아요. 잘났으니, 어디서든 못 살까?

(E)모  영주가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다.

영희   (버럭) 걔두 영애처럼 나가라 그래 그럼. 다들 왜 그래요? 나 피 말려 죽일 셈이야?        

          어쩌란 말야 나더러.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화가 치민 영희는 거울 속의 자신을 노려본다.


(E)영애  이렇게 사니까 좋아? 독하게 자식 팔아서 산 인생이니, 좋아야지. (경멸) 내가 모          

            를 줄 알았어? 언니한테 애가 하나 있다는 거, 난 다 알고 있었어. 철없던 시절에          

            불장난이었다고 말하지 마. 불장난이래두, 책임은 있어. 책임지지도 못 할 자식,          

            세상에 왜 내 놔? 걔가 무슨 잘못이야? 어린 핏덩이를 버리고, 저 살겠다고 혼자          

            도망 나온 언니, 사람들이 알면 뭐라 그럴까? 누가 언니더러, 우리 호의호식 시켜         

            달래? 우리 가난하지만, 인간이 해야 할 짓과 하지 말아야 할 짓은 알고 살았어.          

            짐승만도 못한 짓은 안 하고 살어. 부모님, 지금껏 정직하게 사신 분들이야. 언니한         

            테 돈 달라 안 했구, 밥 달라 안 했어. 왜, 언니 범죄에 우리까지 가담하게 만들어?         

            이제 막 눈 뜬 핏덩이 같은 자식을 팔아서 산 인생인데, 고작 푼돈 가지고 우리한         

            테 생색내는 거야? 당장은 로또 대박 맞은 기분이겠지만, 좀 더 살아봐. 그게 천         

            국인지, 지옥인지 똑똑히 알게 될 거니까. 앞으로 그 더러운 돈 가지고, 나한테는          

            생색 내지마. 두고 볼 거야. 언니가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 있는 지, 내가 두고 볼         

             거라구.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는 영희.





S#4. 풀잎 문화센터

강사가 숙자 옆에서 설명을 하고 있고, 만수는 그런 숙자를 힐끔힐끔 돌아본다.


강사  종이가 너무 얇으면, 조각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머매이드지를 사용하죠.

        (송곳을 들고) 잎의 모양을 입체적으로 묘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에요. 잎의       

         줄기를 묘사하면 되거든요. 이렇게. (송곳으로 종이를 긋는)

숙자  (시큰둥) 별루 어렵지 않네.

강사  (웃으며) 어렵지 않아요. 잎을 다 모아서 붙일 때만 좀 신경을 쓰시면 되거든요.

숙자  그런데, 이걸 해서 어떻게 불우 이웃을 돕는다는 거예요?

강사  잘 만들어서 팔죠. 그 수익금으로 도우는 거예요. 그리고, 회원님들 수강료도 포함이       

         되구요.

숙자  이런 걸 누가 사긴 하나.

강사  (웃으며) 이제 한 번 해보세요. (돌아서 가는)

만수  생화는 시들지만, 그건 평생 시들지 않아요. 우리 며느리는 내가 만들어다 주면 그렇       

         게 좋아합디다. 만들어서 며느리한테 점수 좀 따 봐요.

숙자  (앙칼지게) 며느리 없어요.

만수  그럼, 자식들한테라도 선물로 줘요.

숙자  (쏘아보며) 누구 놀려요? 자식 있다구, 자랑이야 뭐야. 말, 시키지 마요. 정신이 하나       

         두 없네. (고개 숙여 종이를 오려내는)

만수  ?




S#5. 안산공장

시험공장 설비 공사를 둘러보며 현장 감독과 말을 주고받는 태민.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화 하다가 손목시계를 힐끔 보는 태민. 그리곤 손을 들어 보이다, 감독의 어깨를 툭 치며 현장에서 나오는 태민.


팀장   (다가와) 이번 주 안에 끝날 것 같은데요.

태민   다음 주부터 바로 시작 들어가야 합니다.

팀장   준비는 완료된 상태입니다.

태민   서팀장이, 수고 좀 합시다.

팀장   네, 이사님.


나가는 태민. 돌아서 안으로 들어가는 팀장.




S#6. 주차장

차 문을 열고 오르는 태민. 시동을 거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태민      네, 이태민입니다. (기어 넣고)

(E)승주  나야.

태민      (굳어진)?

(E)승주  예식장에 왔었다구?

태민      갔었어.

(E)승주  나, 잘 살 거야. 걱정 안 해두 돼.

태민      (차창을 내리며) 누가 걱정을 해?

(E)승주  내가 널 몰라? 걱정해주는 건, 고마워. 근데 앞으론 그러지 마. 동창모임에 나가두          

             티 내지 말구. 좋은 동창으루 만나자구.

태민      누가 뭐래?

(E)승주  우리 둘이 묶여서, 애들 입에 오르내리는 거 싫어. 조심하자구.

태민      (버럭) 알았다구 글쎄.

(E)승주  태민아. 좋은 여자 만나. 너랑 어울리는 여자. 너랑 비슷한 환경에, 비슷한 조건을          

             가진 여자 만나라구.

태민      (피식) 그럼, 후처 자식이라도 만나야겠네.

(E)승주  그런 뜻 아닌 거 알잖아.

태민      상관 마. 내 여자 문제까지 니가 상관할 일은 아니잖아. (언짢은) 잘 살아. 잘 살           

             아보고 싶다는데, 잘 살아야지. 누가 그런 걱정한대? 나, 바뻐. 이만 끊어.


끊어버리는 태민. 생각할수록 자신이 비참한 기분이 들고, 승주의 태도에 화가 난다.

핸들 잡고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태민.





S#7. 대산그룹 사장실

문을 열고 파일을 든 단희가 들어간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태준이 돌아본다.


단희  (책상 앞에 내려놓는) 내일 아침 회의 때, 보실 차트입니다.

태준  그래요. 수고했어요.

단희  (목례하고 돌아서는)

태준  참, 미스 강.

단희  (돌아보고) 네, 사장님.

태준  내일 저녁, 예약을 좀 해줘요. 호텔 식당 말고, 다른 곳으로.

단희  함께 동행 하시는 분이?

태준  아들 녀석이오. 낼모레 입대라서, 저녁을 둘이서 함께 했으면 하는데. 어디 좋은 데라도       

        있어요? 요즘 애들 취향을 알 수가 없어서.

단희  (웃으며) 격식 갖추는 곳 보다는,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곳이 좋을 것 같은데요. 이왕       

         이면 영화 한 편 보시구, 근처에서 식사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태준  영화?

단희  네, 사장님. 영화는 제가 알아서 예약을 해도 괜찮겠어요?

태준  (끄덕이며) 그렇게 해요 그럼.

단희  (목례하고) 알겠습니다.


나가는 단희를 돌아보다 옷을 꺼내 입고 서류를 챙겨 나가는 태준.





S#8. 서초동 집 전경/저녁

(E)아줌마  회장님 들어오세요, 사모님.




S#9. 집 안

안방에서 미적대며 나오는 숙자. 거실로 들어오는 동섭.


아줌마  저녁 준비할까요?

동섭     네.


아줌마, 주방으로 들어가고. 기운 없이 동섭 바라보는 숙자.


동섭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던 거야? (안방으로 들어가는)

숙자   (뒤따라 들어간다)



 

S#10. 안방

윗옷 벗는 동섭의 옷을 받아 드는 숙자.


동섭  (어쩐 일)?

숙자  (무료한 표정으로 옷장문 여는)

동섭  무슨 일 있었어?

숙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음 좋겠네.

동섭  (넥타이 풀며) 또 심심하다고 투정이야? 몸이 근질거려?

숙자  (진지한) 당신, 왜 지금까지 한 번도 입양하자는 소리 안 해요?

동섭  그게 문제야 이번엔?

숙자  그런 자식이라도 있었음, 우리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지도 모르잖아요.

동섭  지금이라도 아쉬우면, 입양을 하든지. 당신 좋을 대로 해.

숙자  (뒤틀리는) 내가 지금 물건 사자구 해? 남의 일처럼, 어쩜 그렇게 정 떨어지게 할까  몰라.

동섭  ?

숙자  (짜증나는) 어유, 징그러. 삼십 년을 같이 산, 내가 징그러, 정말. (문 열고 나간다)




S#11. 대산그룹 일층 로비

출구로 걸어가는 단희. 뒤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손.


손     단희씨.

단희  (멈추고 돌아보는)

손     (옆에 와서 서며) 퇴근이 늦었네?

단희  언니두요.

손     혹시나 이사님 올까 기다렸더니, 연락이 없네.

단희  (웃으며) 네.

손     이사실로 간지가 며칠인데, 얼굴 딱 한 번 봤다 얘. (실망) 독수공방이 따로 없네.

단희  (웃으며 나란히 걷는) 이번에 큰 일, 하나 맡으셨다 그러시더라구요.

손     그러게. 내일 아침에 회의 있지?

단희  네.

손     내일은 얼굴을 보겠구나. 우리 저녁이나 먹고 들어갈까? 약속 있어?

단희  아뇨.

손     (단희 팔짱 끼며) 가자. 죽도록 매운 게, 땡긴다 오늘은.




S#12. 일식집/방안

정의원과 태준이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정의원   이번에 큰 일 하나 준비 한다구요?

태준     그새, 거기까지 퍼졌습니까?

정의원  (웃으며) 요즘 대산이 인기 많습디다. 주목 받고 있다는 건, 좋은 일 아니겠습니            

            까? 이번에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쪽에 건설 협력이 체결되면서부터 국내 기업          

            의 움직임이 빨라졌지요. 명성은 베트남 쪽으로 기울었고, 정상은 올해 백오십억           

            달러의 기록을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 않소. 그러니 대산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요.

태준     아직은 시험 단계 수준입니다.

정의원  명성에서 아주 독을 품은 것 같습니다. 박회장이 긴장하고 있어요. 허허허(통쾌한)

            받으세요. (태준에게 술을 따라 준다)

태준     (받으며) 저야, 뭐 회장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라.

정의원  이거 왜 이러십니까? 최회장은 어차피 물러날 사람 아닙니까? 곧 이사장이 그 자리         

            를 맡아야지요. 고인 물은 썩는 법이지요. 물은 제 갈 길을 알고 흘러야 썩지 않습         

            니다. 몸이 늙으면, 마음도 늙고, 생각도 늙는 법이오. 그래서 나 같은 늙은 정치인         

            들이 젊은이들에게 진부한 보수주의로 취급 되는 게 아니겠소? 나도, 이제 정계를         

            떠날 때가 된 것 같아요. 때가 되면, 모든 걸 버릴 줄 알아야 하는데, 꼭 안고 있으         

            니 위정자들이 욕을 먹지. 기업의 경영자나, 정치인들은 물러날 때, 그 뒤가 아름다         

            워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안 되는 일인가 봅니다. 항상 뒷모습이 추하지 않습니까?

태준     (아무 말 없이 그저 듣는)

정의원  이거, 내가 너무 떠들었네. 이런 고리타분한 대화는 그만 둡시다. 사람이 늙으면 말         

            이 많아지는 것 같애. 그래서 잔소리가 되지. 이사장, 동생이 있다고 들었소. 이번         

            일을 맡아서 한다고?

태준     그렇습니다, 의원님.

정의원  공부한답시고, 결혼에 관심을 두지 않는 내 여식이 있소. 내가 그 녀석 때문에 요         

            즘 잠을 못 자요. 이사장도 알다시피, 내가 딸만 셋이지 않소. 첫 째 보내고, 이제         

            둘째를 보내야 하는데, 그 녀석이 도통 말을 안 들어요. 막내가 먼저 가겠다고 설         

            치니, 어서 둘째를 치러야 할 것 같아 말인데. (헛기침) 인연이 된다면야, 사돈 한         

            번 맺어보는 게 어떻겠소?

태준     그렇지 않아도 안사람한테서 얘긴 들었습니다.

정의원  그래요?

태준     그렇게 해보겠습니다만, 요즘 젊은 사람들 연애 방식이 저희 때하고는 달라서.

정의원  그거야 뭐, 젊은 사람들이 알아서 할 문제고. 우리는 자리만 만들어주면 되는 거지요.

태준     (별로 맘에 안 드는, 그러나 내색 못하고)




S#13. Y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어가는 태민. 현관 앞에 서 있는 건우.


건우  전화는 왜 꺼놨어?

태민  니가 어쩐 일이냐?

건우  (양손에 든 쇼핑 봉투를 들어 보이며) 한 잔 하려구.

태민  술 마실 기분 아닌데.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건우  내가 마시고 싶다.


삐릭. 문이 열리자 건우가 먼저 들어간다.




S#14. 단희집 골목

어두운 골목을 올라가는 단희. 대문 앞까지 거의 다 오는데, 뒤에서 경애가 헉헉 거리며 뛰어 올라

온다.


경애  야, 강 단희.

단희  (돌아보는) ?

경애  (숨차고) 그렇게 불렀는데, 어떻게 한 번도 안 돌아보냐?

단희  못 들었어. 근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경애  (단희 팔 잡고) 밥 있니? 나, 배고파.

단희  저녁도 못 먹었어?

경애  그렇게 됐어. 재수 없는 왕싸가지한테 걸렸거든.

단희  (대문 열고) 무슨 소리야?

경애  일단 들어 가. 들어가서 얘기 해.




S#15. 오피스텔 안

바 앞에 앉아 있는 태민과 건우


건우  (맥주 마시고) 생긴 대로 논다는 말 있지? 나이 어린 것 말고는 하나 볼 거 없는 맹숭       

         한 여자. 생긴 건, 맹한데 성격은 또 있더라구.

태민  (아무 말 없이 맥주만 마시는)

건우  나이 스물일곱에 맞선이 뭐냐? 지지리도 궁상맞게. 고 기집애가 뭐라는 줄 아냐? 나       

         더러 도둑놈이랜다.


(E)경애  그게 도둑놈이지.




S#16. 단희 집/방안

작은 상 앞에서 이것저것 막 섞어 비빈 밥을 먹으며 격분하는 경애.


경애  서른셋이 적은 나이니? 앞에 사람 앉혀 놓고, 관심 없다는 듯이 딴청만 피우는데 그         

        걸 가만히 볼 수가 있어야지. 누가 나와 달라고 사정했니? 그 나이 되도록 결혼도         

         못해, 한 번 해보겠단 심산으로 나온 거잖아. 인간이 예의라는 게 눈곱만큼도 없어.         

         (크게 한 술 떠서 입안에 집어넣는) 사람을 위 아래로 훑어보는데, 성질 같아선         

         따귀라도 한 대 갈겨 주고 싶었다. (성난) 생각할수록 왕재수야. 그래서 나두 뭐,          

         대충 시간만 때우자 그러고 앉아 있었지. 그랬더니 그 싸가지가, 나더러 자기한테         

         뭐 삐진 거 있냐구 그러더라.

단희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어 고개만 절레절레 흔든다)


(E)건우  난, 사람 봐 가면서 삐져요. 댁한테 내가 삐질 이유가 뭐 있겠어요?




S#17. 오피스텔

표정 없이 건우의 말을 귀로 흘려듣는 태민.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


건우  (잔을 탁 내려놓고) 완전 사람 무시하는데, 이건 차도 같이 마실 수가 있어야지. 대       

         체 뭘 믿고 그렇게 까부는지, 거울도 안 보고 사나? 내가 지금까지 맞선 본 여자 중       

         에 가장 최악이었어. 결혼은 무슨. 꼴값 떠는 거지. 그냥 혼자 사는 게 세상 남자들        

         도와주는 거야. (태민이 반응 없자) 야, 내 말 듣고 있어?

태민  (퍼뜩) 어?

건우  (한숨) 너, 지금까지 내가 한 말 다 씹어 먹었냐?

태민  미안하다.

건우  일은 내가 아니라 너한테 있는 것 같다?


대답 없이 술만 마시는 태민.


건우  혹시 승주 때문에 그러냐?

태민  (가만있는)

건우  며칠 전에 애들한테 아주 독하게 못을 박았다 그러더라구. 한 번만 더 심심풀이 땅콩       

        으로 너나 승주 씹어대면, 그땐 가만히 안 있을 거라 했다던데. 당분간 동창회도 얼       

         굴 안 내밀 모양이더라.

태민  (침울한)

건우  홧김에 서방질 한다는 말 있잖냐. 너도 이참에 그냥 선이나 한 번 봐라.


여전히 말없이 술만 마시는 태민.




S#18. 단희집 대문 앞

가방 들고 나오는 경애. 그 뒤에 단희가 서 있다.


경애  (투덜)재워 달라니까, 내쫓냐?

단희  너, 재워주고 싶은데 어머니 봐서 그럼 안 될 것 같어. 잠은 집에 가서 자. 아무데서       

        나 자는 거, 나쁜 버릇이야.

경애  하여튼, 애늙은이. 울 엄마두 너만큼 잔소리는 안 한다.

단희  (웃으며) 조심해서 가.

경애  문단속 잘 하구, 자.

단희  그래.

경애  나, 간다. (내려가는)


어둠속에서 경애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사라지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