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혼자 소설 씁니다...

고민남2006.12.29
조회1,009

전 25살의 남자이고 여자친구는 24살입니다.

교제는 1년 됬구요.

 

전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이구 (집이 부산인데 서울에서 하숙중)

잘난건 없지만, 학교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있는편이구요.

여자친구들도 많고 문자도 많이오는 편이라 여자친구가 힘들어 하긴했죠

(그렇다고 여자친구 없다고 하고 다니는 바람둥이는 아닙니다.)

 

여자친구는 요즘 길에 보이는 날씬한 아가씨들같은 스타일은 아니구요

조금 통통하기두 하고 스타일도 학생같지만 웃는게 예쁜아이입니다.

나름대로 외모 컴플렉스가 좀 심한것 같더군요. 하지만 전 그냥 다 이쁘다고 해줍니다.

 

언젠가부터 여자친구 싸이에 비회원으로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가는 남자가 있는데,

말투 완전 닭살에 내용도 작업성입니다.

 

ㅡ 이쁜 XX양 맨날 아파서 어떻게 하니? 아프지마

 

ㅡ 오빠 회사에서 파티가 있는데 파트너가 없네, XX가 같이 가주면 예쁘니까 인기짱일텐데

 

ㅡ 왜 전화를 안받아, 오빠가 오늘 너희 학교근처에 갈일이 있었는데 이왕간김에 수업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가려고 했는데...거기 근처에 ooo라는 레스토랑 있지? 거기서 오빠랑 저녁먹고 집에 갔으면 좋았을걸...

(여기서 ooo레스토랑은 여자친구 학교 근처에 코스로 나오는 고급 레스토랑입니다.) 

 

ㅡ 이렇게 비가 오는날은 XX랑 영화보고 바에서 술한잔 마시고 싶다.

 

뭐 맨날 이딴식으로 글을 남기길래 처음엔 좀 충격을 받았지만

어짜피 여자친구 싸이에는 제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기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글을 남기고 가길래

(비회원으로 로그인 안하고 글남기고 가는거라, 싸이를 쫒아 들어갈수도 없는거구,

그렇다고 쪽지를 보낼수도 없더군요)

한번은 너무 짜증나서 화를 냈습니다.

뭐하는 놈인데 남의 여친싸이와서 저러냐고

 

그랬더니 여친말이 더 웃깁니다.

저를 만나기 전에 사귀자고 따라다니던 오빠인데,

연락이 끊켰다가 이번에 다시 연락이 됬다나?

27살이고 외국인회사 다닌다는 뭐 얼굴도 잘생기고 게다가 키도크고 몸짱이라나?

집은 원래 압구정인데 그남자는 혼자 나와서 강남 어디 조그만 아파트에 살구요  

차는 외제차 한대 그랜져 한대 번갈아가면서 끌고다닌다더군요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은데 마음에 담고 있는 여자는 따로 있다면서 여자친구를 안사귄데요.

(그여자가 제 여친인듯)

나 남친있는거 그오빠도 알아~ 이런말을 하길래 걍 넘어갔습니다.

 

아무튼 그남자의 프로필을 듣고 충격먹고 여자친구한테 그뒤로 엄청 잘해줬습니다.

평소 좀 제가 무뚝뚝하고 무관심하기는 했더군요. 그간 못해준게 미안해지기도 하더군요

여자친구 싸이에도 자주 가서 글남기고, 전화 문자도 자주하고, 사진도 찍자면 곱게 찍어주고

어디가자면 가고 아무튼 평소와는 다르게 노력을 많이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남자 은근슬쩍 사라지더군요.

전 제가 그간 너무 무심해서 다른놈이 달라붙었나 보다 이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여친이랑 어쩌다 사소한걸로 싸우게 되어서 화딱지나서 한 2-3일 연락을 안했습니다.

여친이 아프다고 문자도 보내고 했는데 싸우거나 자기가 불리할때마다

맨날 아프다고 하는게 짜증나서 그냥 다 씹어버렸습니다.

 

몇일후 화해를 하고 심심해서 여친 싸이를 가보니 그 남자가 또 방명록에 글을 남겼더군요.

날짜를 보니 우리가 싸우고 연락안하던 날에 남긴 글이더군요...

 

ㅡ 이쁜 XX 많이 아파? 왜 오빠 전화 피하니? 아프다고 소식들어서 전화했는데 일부로 피하는거 맞지?

오빠가 내일 약사갈까? 이거 보면 전화좀해

 

전 이걸보는 순간 눈치 챘습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걸요.

그놈의 아이피 주소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는데,

몇군대는 여자친구 학교주소가 뜨더군요....................

여자친구는 여지껏 자작극을 하고있었던 겁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전 처음에 그글을 보고 남자놈이 왜 저렇게 닭살일까

서울남자는 다 저러나? 이런생각도 해봤구요. 여자들이 뭘 원하는지 아는 바람둥이같다는

생각도 해봤구요.  돈많고 잘났다는 놈이 뭐가 아쉬워서 애인있는 여자한테 저러나,

미친놈 아닌가? 내여자친구가 이쁜건가? (솔직히 제가 봐도 미인은 아닙니다.)

여자친구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저리 잘알까? 저놈이랑 천생연분인가?

이런생각까지 해봤습니다. 알고보니 본인이 쓴거라 여자맘을 잘아는 거였더군요...

웃겨서 막 웃었습니다. 무슨 만화책 소설책도 아니고 코메디 같아서 막 웃었습니다.

 

하지만 화가 나는군요.

다 알고있다고 대놓고 말은 못하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민망하고 낮뜨거워 지는데

사실을 다 들켜버리면 본인은 얼마나 민망하겠습니까?

다른 친구들은 니가 너무 무뚝뚝하고 무관심해서 관심받고 싶어서 저런거다

그냥 모른척하고 잘해줘라 이러긴 하는데, 자꾸만 화가 나서 잘해주는것도 힘겹습니다.

 

사실 헤어지고 싶은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맹랑한 생각을 할까 유치하다, 한심하다,

이런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저렇게 거짓말을 대놓고 하는게 무섭기도 합니다.

 

저 무뚝뚝하고 세심하게 챙겨주지는 못했지만, 딱히 속썩인 일은 없는데

데이트할때 비싼건 못사줘도 제가 대부분 내구요.

선물같은거 비싼건 못사줘도

길가다 노점에서 저인형 예쁘다~ 이러면 눈치채고 사줄 정도 주변은 됩니다.

 

뭘 더 바라는건지,

차로 매일 데리러 가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아프다면 바로 약들고 달려가고

 매일 사랑한다는 말에...뭐 그러길 바라는건진 모르겠지만

정말 짜증이 나는군요.

여자친구가 절 많이 좋아하는건 알겠는데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ㅡㅡ

애정결핍같은 증상이 있는건 알고있었는데 24살이면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10들이 하는 거짓말을 유치하게 하고 다닐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다 말하고 헤어질까요? 아니면 그냥 참고 더 잘해줄까요?

잘해주면 이제 저런거짓말 안하고 정신차릴까요? 아님 더 신나서 다른 거짓말 하는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