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의 그녀...

호경2006.12.31
조회1,369

에휴... 어디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고 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내년이면 27살이 되는 청년입니다.

 

군대 갔다와서 대학 졸업한 후에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60억원 상당의 신축 건설현장에서 공무분야 대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건축, 토목 부분의 공사를 맡았고 전기, 통신, 소방을 각각 다른 업체에서 진행하는데요.

 

업무의 특성상 유난히 접대를 하거나 받는 일이 많아요.

 

얼마 전에도 거래처의 어느 분이 술을 한 잔 하자고 하시길래 나갔습니다.

 

건대입구 근처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서는데 이분께서...

 

좋은 곳으로 2차 가자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따라 간 곳이 어느 룸살롱입니다.

 

제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일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된 터라 그런 곳엔 처음 갔는데...

 

그 분은 자주 가셨는지 웨이터며 아가씨들이며 매우 친근하게 대화를 하시더라고요.

 

술 기운에, 분위기에 끌려 어찌 어찌 2시간 가량을 보냈는데...

 

끝날 즈음에 갑자기 아가씨들이 저와 같이 간 분을 눕히고는 바지를 벗으라는 거에요.

 

저는 당황해서 왜 이러냐고 했더니 원래 그런 거라면서 같이 간 분은 자연스레 행동 하시더라고요.

 

그리고는 입으로 성기를 애무하기 시작하는데... -_-;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서 이러지 말라고 하곤 밀쳐내고, 바지 주섬주섬 입고...

 

벗고있는 아가씨도 옷을 입혀주고 어색하게 앉아있었죠.

 

다른 한 쪽에선 계속 일 치루는 중... -_-;

 

그리고 시간 좀 지나서 나가는 찰나에 이 아가씨가 제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번호를 적어주네요.

 

제 폰으로 자기 폰에 전화해서 번호도 남기고...

 

그 후에 계속 연락이 왔습니다.

 

저도 문자 오면 답장해주고, 간간히 통화도 하고요.

 

제가 룸살롱에 앉아있는 동안 뻘줌하기도 하고 마땅히 할 말도 없어서 술만 마시고 앉아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녀는 자기한테 막 대하지 않고, 수줍게 (?) 앉아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대요.

 

그녀는 23살이고, 고등학교 졸업한 후에 이일 저일 하다가 룸살롱 일을 하게 됐다고 하네요.

 

그런데 겪는 남자들이나 손님들 마다 다들 술집 아가씨라며 거칠게 대하고, 못 되게 굴고...

 

많이 힘들었었답니다.

 

애인을 사귀어도 술집에서 일하는 것 때문에 들킬까 조마조마 하다가 결국 안 좋게 헤어지고...

 

그래서 제가 일을 그만 두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가족도 없고, 지낼 곳도 없고, 마땅히 배운 것도 없어서 그런지 어렵답니다.

 

저는 그런 거 다 핑계라고... 그런 거 생각하기 전에 우선 일부터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녀 하는 말, 자기도 정말 자기 아껴주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 두겠답니다.

 

그리고는 저보고 자기가 저를 좋아하면 안 되냐며, 그렇게 해주면 일도 그만 두고 잘 살아보겠다고 하네요.

 

딱한 마음도 들고, 안타까운 생각에 일만 그만 두면 뭔들 못 하겠냐고 했더니...

 

지난 주에 정말 일을 그만 뒀습니다.

 

그리고는 제 거주지 근처에 자취방을 하나 얻었네요.

 

제가 일하는 현장이 잠실의 모 아파트 건설현장인데 현장소장하고 둘이서 살거든요.

 

그 근처에 원룸을 하나 얻어선 바로 다음 날 부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그 후로는 일 끝나고 저녁에 만나면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영화도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보통의 다른 아가씨들 처럼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편하긴 합니다.

 

전직이 술집 아가씨란 것만 빼면 그다지 꺼려지거나 싫은 것도 아니고요.

 

지금처럼만 잘 지내준다면 정말이지 잘 해줄 자신이 있는데...

 

혹시나 언젠가 또 돈이 궁해지거나, 이 생활에 못 이겨 술집에 다시 나갈까 걱정되네요.

 

지금이야 되도록 편한 마음으로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나중에 시간 많이 지나서 정들게 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요.

 

보통 그런 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조금만 형편이 어려워져도 다시 찾아간단 말을 많이 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 말 한마디만 철썩 같이 믿고 일을 그만둬버린 그녀에 대한 책임감도 상당히 무겁네요.

 

조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