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설악의 아름다운 산장을 예찬하고자 시작한 글이었는데 예상을 빗나가 여기까지에 이르렀네요 그러나 빗나간 길이라도 목적지가 있기에 인적드문 산길로 발길 다시 떼어봅니다 산장에서의 아침을 맞이 했지요 어젯밤 축제의 화려한 순간들은 가고 몇은 가야동 계곡으로 더러는 오세암으로 해서 마등령고개를 오르고 봉정암을 지나 대청봉으로 향하는 나 한사람 짧은 만남과 짧은 이별이 이 깊은 산중에도 있더이다 산장을 뒤로하고 산을 오르기 한 시간 반여 올려다 본 하늘이 갑자기 쟂빛으로 물들어 가더니 사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더군요 "눈이오려나...아직은 이른 계절인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려지고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얼마를 더 걸어 올라 갔을까요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눈송이의 크기가 어젯밤 별만큼이나... 해발 천삼백미터고지에서 맞이한 설악의 첫눈 처음엔 한 두송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잠시후엔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집니다 이럴 수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홀로 나선 산행길에 동행자는 붙여 주시지 못하시더라도 이 깊디 깊은 산중에 눈이라니요 잠시 멈추어 서 봅니다 내림이 아닌 마구 퍼붓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지요 앙상한 나뭇가지가 금새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이대로 서 있다간 산채로 눈사람이 될 지경입니다 하산을 해야 하나...아님 오기로 올라가야 하나... 갈길은 아득한데 이를 어쩌지요 길은 눈에 가려지고 안내 리본까지 눈에 덮히고 나면 오늘밤 아홉시 뉴스에 드디어... 상의할 동지하나 없는 깊은 산중에서 그저 발만 동동 굴릴 수 밖에요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천하의 산악인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누군가의 시 한귀절 인용하면서 목숨을 건 산행이 이어집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과 사투를 벌이면서 그 와중에도 낭만파 아니랄까봐 끊임없이 감탄하면서 저 만치 소청산장이 보입니다 인간승리의 순간이 따로 없습디다 비록 대청은 오르지 못했지만 소청산장에서의 낭만이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정미산장<6>
단지 설악의 아름다운 산장을 예찬하고자 시작한 글이었는데
예상을 빗나가 여기까지에 이르렀네요
그러나 빗나간 길이라도 목적지가 있기에
인적드문 산길로 발길 다시 떼어봅니다
산장에서의 아침을 맞이 했지요
어젯밤 축제의 화려한 순간들은 가고
몇은 가야동 계곡으로
더러는 오세암으로 해서 마등령고개를 오르고
봉정암을 지나 대청봉으로 향하는 나 한사람
짧은 만남과 짧은 이별이 이 깊은 산중에도 있더이다
산장을 뒤로하고 산을 오르기 한 시간 반여
올려다 본 하늘이 갑자기 쟂빛으로 물들어 가더니
사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더군요
"눈이오려나...아직은 이른 계절인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려지고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얼마를 더 걸어 올라 갔을까요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눈송이의 크기가 어젯밤 별만큼이나...
해발 천삼백미터고지에서 맞이한 설악의 첫눈
처음엔 한 두송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잠시후엔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집니다
이럴 수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홀로 나선 산행길에 동행자는 붙여 주시지 못하시더라도
이 깊디 깊은 산중에 눈이라니요
잠시 멈추어 서 봅니다
내림이 아닌 마구 퍼붓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지요
앙상한 나뭇가지가 금새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이대로 서 있다간 산채로 눈사람이 될 지경입니다
하산을 해야 하나...아님 오기로 올라가야 하나...
갈길은 아득한데 이를 어쩌지요
길은 눈에 가려지고 안내 리본까지 눈에 덮히고 나면
오늘밤 아홉시 뉴스에 드디어...
상의할 동지하나 없는 깊은 산중에서
그저 발만 동동 굴릴 수 밖에요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천하의 산악인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누군가의 시 한귀절 인용하면서
목숨을 건 산행이 이어집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과 사투를 벌이면서
그 와중에도 낭만파 아니랄까봐 끊임없이 감탄하면서
저 만치 소청산장이 보입니다
인간승리의 순간이 따로 없습디다
비록 대청은 오르지 못했지만
소청산장에서의 낭만이 다음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