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나 아줌마2007.01.11
조회3,857

(2탄을 기대 하신 분들을 위하여 이 글을 씁니다.)

이 게시판 *4114번에 있는 1편에 비해 재미없더라도 기분 좋게 읽어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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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이었습니다.

제가 택시 일을 시작한 지 약 한달이 된 시점 같구요.

그날은 새벽반이었을때였는데 그 여자 손님을 만난 건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정문앞이었더랬습니다.

겨울이었기에 4~5시 무렵인데도 캄캄했었지요.

아가씨로 보였는데, 알고 보니 젊은 새댁.

 

그런데 바로 타지는 않고 서서 "저기요..."그럽니다. 

"왜 그러시죠? "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저기요, 일산 병원까진 얼마나 나올까요?"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허걱~ "

그때까지 일산 손님은 딱 한 번 밖에 태워 본 적이 없어서 일산 병원은 자유로로 나가서 어느 톨게이트로 나가야하는지를 몰랐던 겁니다.

물론 새댁도 딱히 길을 모르겠다고 하니 더욱 난감해졌습니다.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그러나 예전에 태웠던 일산 (롯데가시는)손님에게 3만원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일산은 강남에서 3만원쯤 나올거 같은데요."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하~아! 좀 비싼데...요(난감한 표정) 조금만 깎아 주심 안될까요?"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나)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일산 깊숙이 가는 거 아니고요,  제 기억에 일산 초입이라서 더 적게 나올거 같은데요..좀 깎아주심 안될까요?"

"그럼 2만 5천원에 갑시다."

"죄송한데 조금만 더 깎아주시면...좋겠는데.."

"그럼 나도 잘 모르는 길이니 2만원에 갑시다."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아무래도 목적지까지 자신있게 갈수가 없어서 한남대교 건너자마자 외진 곳에 안전하게 차를 세워놓고 문을 잠근뒤에(여자손님과 외진곳 갈땐 필히 제가 문잠그고 갑니다 만일을 위해서죠.) 손님에게 양해를 구한 뒤에 회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동료기사분께  일산병원 가는 정확한 방법을 문의하기 위해서였죠. 곁들여 여기 압구정인데 얼마 받아야 하는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동료 기사분께서는 일산은 3만원 받으면 된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러나 이미 새댁 손님과는 2만원에 약속을 해 놓은것을 어쩌겠습니까..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게다가 메타기는 전화를 끊은 시점(그러니까 한남대교 북단)에서  켜고 그렇게 이 초보 (택시)운전자는 강변북로로 접어 들었습니다.

 

얼마쯤 달렸을까요? 

흘끔 룸미러로 손님을 보니 새벽이라서 그런 지 편안하게 잠들어 계시네요.. 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잠들기전에 손님은 병원에서 누가 수술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여자끼리니까  아무래도 더 편안하게 눈을 잠깐 붙이신듯 했습니다.

저는 좀 전에 동료기사분이 설명해 주신 톨게이트로 나왔는데...

그래서일까 생각보다 쉽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신 새댁 손님..사실 톨게이트쯤에서 깨워드리고 싶었지만

"새벽부터 병간호 하려면 피곤할텐데...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도록 병원 문 앞에서 깨우자."

이렇게 생각한 끝에 병원 문앞에서 잠갔던 록을 해제한 다음, 조심스럽게 손님을 깨웠습니다.

 

"손님, 여기 맞죠. 다 왔습니다."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그런데 그 손님은 생각보다 깊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손님 다 왔구요. 요금 2만원 주시면 되겠습니다."

눈을 번쩍 뜨신 손님은 자다가 깼으니까 정말 경황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일까, 잠이 약간은 덜 깬 얼굴로 지갑에서 황급히 돈을 꺼내서 제게 건네 주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1만원권 3장이었습니다.

순간, 제 생각엔 약간의 혼동이 왔습니다.

"이거, 목적지까지 잘 왔다고 1만원을 더 얹어준 건가?"

그런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코멘트(설명)도 없이

1만원을 더 건넨 것은 새댁이 잠결이었던지라 한 장이 더 묻어간 걸 감지하지 못한 탓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님, 1만원 더 주셨는데요."하면서 1만원을 다시 새댁에게 돌려 주었습니다.

그 소리에 새댁은 잠에서 활짝 깨어났구요.

"3만원이 제 일주일치 용돈인데...."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고맙단 뜻이었겠죠...

"병간호 잘하시구, 환자분의 빠른 쾌유를 빌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택시비 1만원이나 더 내셨던 여자손님 이야기

새댁은 그렇게 제 택시에서 내려 총총히 병원 안으로 사라져갔습니다.

 

비록 2만원의 일산행이었지만,

1만원에 양심을 팔지 않고 떳떳하게 잘 지킬수 있어서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