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SCREEN

영혼의복길이200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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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말

지친 일상에서 머리가 텅 비는 것 같아. 서투른 글로 옮기어 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지만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을 소재로 하여 본인이 실제로 느낀 그 감정 그대로

옮기는 일이라 하하^^;; 쉼쉼풀이 땅콩으로 보아 주셔요.  

 

07-01-24 새벽 2시


BLUE SCREEN



TV를 보며 넋을 잃고 있는 소년이 한명 있었다. 그 소년의 이름은 강희수, 희수의 마음 속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에서 짙은 두려움의 깊은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얼어 붙어 버린 아이의 두눈은 깜박임 조차 없었고 두 주먹을 꼭 쥔채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그 방송에서는 유명탤런트 석도열의 교통사고 사망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1987년 3월


마흔하고도 너 대섯명의 코흘리게 들이 깊게 파인 나무책상과 어른이 앉는다면 엉덩이 반짝이나 들어갈만한 삐걱거리는 낡은 의자에 앉아 세상에서 처음으로 책을 통한 배움을 주려는 선생님을 보고 있었다. 모두들 처음 부모를 떠나 불과 몇 달 전 까지 몸 담고 있었던 유치원때와 사뭇 다른 딱딱한 분위기의 차가운 교실공기에 한껏 긴장되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아이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아이, 아직 자기가 어디에 왔는지 자각도 못한 아이들, 벌써 친구를 사귀었는지 키득대며 장난을 치는 아이들.... 그런 소란 스러움 뒤에는  천금같은 자식의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딪는 모습을 보기위해 부모님들은 교실 뒷 편 초록 게시판을 배경삼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탁탁탁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선생님은 여유있는 미소와 함께 칠판을 두드리며 아이들의 주목을 모았다. 소란스럽던 분위기는 금새 정리가 되었고 초롱 초롱 빚나는 순수한 눈들은 순식간에 선생님의 손 끝을 보기 시작했다.


그 시선이 모아지는 것이 무섭게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어디에 왔지요?”


“국민학교요”


“이야,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똑똑한 것 같네요. 그럼 저는 누구죠?”


“선생님이요”


짖굿었는지 아니면 아직 잘 모르는 지 어느 아이는 “아줌마요” 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는 이미 알고 있는 듯 힘차게 대답했다. 이어 선생님의 긴 입학인사가 이어졌고.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그런 초롱 초롱한 눈망울들 사이로 선생님의 말씀이 끝날 무렵까지 선생님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아이가 한명 있었으니, 여느 동급생과 다를 바 없이 까무잡잡 하고 인중에는 콧물자국이 성글 성글 맺힌 그 한아이는 아이는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그 아이의 가슴팍에는 1학년 3반 강희수라는 명찰이 달려 있었다.


교탁 앞에서 이야기하게 되면 모든 아이들의 모습이 다 보인다. 물론 사각지대도 있지만 덩치가 작은 초등학교 1학년생의 여건에선 대부분이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볼 수 있다. 그런 자리에서 고개를 떨군 한 아이의 모습은 유난히 그 자리가 커보이며,  놓칠 리 없었던 선생님은 부모님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신 후, 조용히 그 아이의 옆으로 이동해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희수야. 고개좀 들어볼래?”


“.....” 


슬며시 고개를 든 한 없이 장난끼 많아 보이는 희수의 큰 두 눈에서 선생님은 희수가 느끼는 알수 없는 깊은 어떠한 감정이 있음을 직감했다.


“희수야?  오늘 학교 처음 나와서 무섭니?”


절레 절래 고개를 흔드는 희수, 그리곤 선생님 눈을 살짝 보더니 금새 다시 고개를 숙여 버렸다.


“그럼 희수는 왜 선생님 얼굴도 안보고 고개를 파묻고 있어?”


“.....” 희수는 대답이 없었다.


“희수야, 선생님이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지. 어서 고개 들어봐.”


다시 살며시 고개를 든 희수의 모습을 보니 나쁜 학생도 머리가 나쁘지도 않아 보이는 학생이었다. 똘망하고 장난끼 넘치는 여느 아이들 못지않은 어여쁜 어린이. 선생님은 다시 미소 지으며 이번엔 자그마하게 희수에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말하기 챙피 하면 선생님 귀에 대고 살짝만 말해봐, 어떤 말이든 선생님이 다 이해해줄게”


한참을 망설이는 희수, 그렇게 선생님이 몇 번을 속삭이자.


자그마한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을 이었다.


“무..무..서워서요”


“그래? 누가 우리 희수를 무섭게 하지? 선생님이 혼내줄게.”


“.....”

슬슬 답답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억지 미소와  진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 희수를 누가 괴롭혀? 선생님이 혼내줄게. 선생님은 희수가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였으면 좋겠는데, 무슨 일이던지 나한테 말해줄래?”


계속되는 다그침이 무서웠는지 희수는 선생님의 귀에대고 속삭였다.


“선생님, 선생님은 하나도 안 무서운데 선생님이 무서워요”


뒤죽박죽 정리가 안 된 아이의 말에 당황스러운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희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곤 희수에게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선생님은 희수가 친구들이랑 사이좋고 건강하게 공부열심히 하면 하나도 안무서워^^”


싱긋 웃는 선생님을 보며 희수는 그제서야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2주일 후, 그 50대 여성은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결국 2개월 후 치료도중 사망하였다.





- 다음에 계속 (쓸까 말까 ㅡ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