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라지 했더니..영화너무 많이 봤다더군요...

저예요2007.01.15
조회334

대학때 만난 남자친구입니다..

너무 챙피하고 열이 뻗쳐서 어디서 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면

만난지 일년만에 사랑한다 눈물 펑펑 흘리며 유학가더군요

보냈습니다

남자가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자르게 해줘야지 하는 심정으로 보냈습니다

한번 헤어졌었던 지라 제가 혹여 기다리지 않을까 눈치보며...가더군요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던 그 친구

자기 인생이 니 인생이라며 자기가 잘되는게.....암튼 빠이빠이 하고 가더군요

 

밤낮이 뒤바뀐 친구와 전화로 네이트로 연애하려니 죽을맛이었습니다

뭐좀 얘기하려고 하면 그 친구는 아침이라..아침부터 안좋은 얘기하자니 미안하고

그 친구 밤되길 기다리니 전 출근길에 눈물 펑펑 짤 수 없어

참고 또 참고 또 참았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유학생활이란게 아껴야 잘살고 한다지만

술마실 돈은 있고 후시딘 살 돈은 아껴야 한답디까

또 열받네.. 후시딘 그깟거 3000원이지만 항공요금 이래저래 15000원 들어갑니다

겨우 20000만원에 그러냐 하실수도 있지만

한두번이 아니다 보니 차라리 돈을 보내는게 낫겠다 싶더군요

 

하지만 타지에서 공부하는 사람..

내가 지켜야지..내가 아님 누가 하나..라는 맘으로 달래고 또 달랬습니다

또..사랑한다는 말에...또 참고...바보처럼 아무일도 없단 듯이..실실~웃게 되더군요

 

어느덧 공부를 중단하고 취직을 했습니다

물론 알바지만 힘들게 자기 인생개척하려 애 쓰는 그 친구가 안쓰럽기도 하고

어떤 부분으로 도움을 줄까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습니다

 

보고싶다더군요

유럽여행간다더군요

만나고 싶다더군요

오라고 하더군요

어쩜 그리도 이기적일까..너라는 인간 변하려면 멀었다...

그렇게 헤어져놓고서 다시 만나달라고 애걸복걸하던 니가

 이젠 니 여자된것 같으니 이런식으로 변해가는구나

 

갔습니다.

내가 가서 니 얼굴 보고 끝장을 내리라..

이돈들여서 내 평생을 너라는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리라 ..

앞뒤 안보고 휴가내서 있는돈 다 털어서 유럽으로 날아가서 만났습니다

막상 만나니 그 동안 열받아서 지구를 폭발시켜 버리고 싶은 제 맘이 눈녹듯...다 녹더군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맛있는것을 먹고 좋았습니다

프랑스...좋긴 좋더군요...

 

그래..

쫌만 참자...이런 변덕스런 맘때문에 여자들이란....이란 소릴 듣는거야

상대만 단점이 있나..?나도 마찬가지지...

되려 제 자신을 질책하고 갑자기..그 친구를 미워했던 지난날이 너무 미안하고 그렇더군요

 

그래서 전 과감히 결심했습니다

내가 가자..그곳으로 날아가 같이 고생하며 못마친 공부를 하게 해주자..

(전 이미 유학을 했고 3개국어도 하고 대학도 졸업한지라 취업 조건이 유리한 편입니다)

공부하다 일하는 그 친구가 너무 측은하여 제 인생....

 이제 그 친구와 우리가 꾸리게 될 가족에 대해 꿈을 꾸며 준비를 했습니다

 

좋아하더군요

그 친구도 그 친구의 부모님도 모두들 여자 잘 얻었다며 쾌재를 부르더군요

 

그런데...

저희 집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론 경제적 문제가 생긴거죠

당장 1000만원이 없어서 길거리에 나 앉게 되었습니다

기간은 2주일인데..12월 1일 엄동설한에 저희 집은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볼때마다 할 말을 잃어

눈물로 살았습니다

아빠도 갑자기 술로 살게 되고 엄마는 5일금식에 들어갔습니다

언니는 앓아누워서 음식도 제대로 못먹고 동생을 더이상 여자친구에게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것이

미안하다며 헤어지기까지 했습니다

 

1000만원 있는 사람에겐 쉬울수 있겠으나

저와 언니는 지유근로 소득자로 대출이 어렵고 동생은 학생이고

아빠와 엄만 하루벌어 하루 살며 저희 공부시키며 사시는 분들입니다

 

살다살다 이렇게 벼랑끝에 서 있는 하루하루는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친구들이 그 일을 알게 됐고

그 동안 모은 적금이며 카드며 모아모아서 극적으로 15일날 마련을 했습니다

집주인에겐 24일날 이사하겠다고 사정을 하고

저흰 그렇게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토일월 이사를 하고 정리를 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그 친구...기도할께..잘될꺼야 에이 내가 있음 도와주고 싶다라는 말로 때우더군요...

 

전 단돈 10만원이 급했던 상황이었고..

그 친구는 주급으로 돈을 받는 상황이라 현금이 있는걸 서로 알고있는 상황이었습니다

 

3월에 한국에 잠깐 나온다더군요

비행기값을 모아야 한다더군요

그때라도 자기가 가서 힘이 되어 주고 싶다더군요

 

참나...3월이면 저 이런고민 없습니다...

 

이젠 꼴보기도 싫습니다

 

막말로 지금 당장 여기로 와라..내가 너 하나 못먹여살리겠냐..내 여잔데...라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습니까..?

 

멀쩡한 직장 놔두고 그 친구 하나 믿고 그 친구와의 미래를 꿈꾸며 뒷바라지 하겠다는 것도

알고 있는 그 친구가 그럴줄은 몰랐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모르는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고 모르는 빚이 있어 돈 쓸 곳이 있었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습니다

 

그 친구가 자기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준다고 해도 전 거절했을겁니다

주변사람들한테 알아본다고 해도 전 그러지 말라고 했을겁니다

차라리 없다..도와줄수가 없다..사정이 있다 이유가 있다라고 말이라도 했음

시험이나 안하고 바라지나 않았을 겁니다

물론 남자 자존심에 다 말할수 없었겠지만 사랑에 자존심을 따지자면

이제 쫑을 내야죠...

때론 용기가 자존심을 넘어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저의 이런 어려운 상황에 말 한마디라도 뭐 해줄께...라고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덜미가 될 것 같아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니 열이 뻗쳐 돌아가실 지경입니다

 

정초가 되니...

맘약한 저...그 친구 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렸습니다

하면서도...하는 제가 너무 비참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제 할 도리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했습니다

 

3월이면 한국에 옵니다

만나서 이젠 너와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하렵니다

 

지난 날에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좋아서 한 일들이니까요

 

하지만 요즘...하루하루 맘이 좋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