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흐로고 흘러..때는 바야흐로 2000년..여름.. 밀레니엄이다 뭐다 떠들썩한 한 해 였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에야 채팅도 거의 사라지고 화상채팅도 물 건너간지 오래지만 당시 화상채팅의 열기는 오늘 날 네이트나 싸이를 울리고도 남음이었다.. 그 무렵 화상채팅에 얽힌 나의 소중했던(?) 두 가지 추억을 조심스레 꺼내 본다.. 그때 난 학교 앞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충무로에 위치한) 우리 사장은 딴에는 머리를 쓴다고 피씨방과 비디오 방을 접목시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어중간한 운영은결국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놓치게끔 만들었다.. 파씨방엔 늘 파리만 날렸고..비디오방만이 간간이 운영 되는 정도였다.. 그 날은 방학을 하는 날이었다..당시 난 21살로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충무로에 위치한) 난 그간 제출하지 못한 레포트를 어떻게든 제출해 볼 요량으로 알바 중에도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자판을 두들겨 대고 있었다.. 밤 열 시쯤 되었을까? 한 여인네가 피씨방 문을 열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휘잉~~~~ 어디선가 바람이 일었다..찌는 무더위..바람 한 점 없는 나날이 계속되던 때였지만.. 난 분명 그렇게 느꼈다..그 여자를 본 첫인상은 이랬다.. <하늘공주--> 머 그 여인네가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 같았다기 보다는 단지 그 여인네가 온 몸을 하늘색으로 휘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하늘색 챙이 큰 모자에 하늘색 원피스..하늘색 옆으로 매는 코딱지만 한 가방에..하늘색 구두.. 두둥--뭘까 이 여자의 정체는.. 여자는 카운터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오더니 내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저..여기..화상채팅 되나여?> <에..다당연히 되죠> 우리 피씨방은 넓지도 않은 공간에 두 아이템을 접목해 놓은 터라 컴터는 14대.. 비디오방은 5갠가..정도 밖에 되질 않았다..화상채팅이 되는 컴은 달랑 1대.. 휙 둘러보니 꼬마 녀석 하나가 그 화상채팅이 되는 컴에서 스타크를 하고 있었다.. <이바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찾는다..부디 집으로 돌아가 새나라의 새일꾼이 되어 주렴> 나는 냉큼 아이를 내쫓고 여인을 컴터로 안내했다.. 여인은 익숙한 솜씨로 마우스를 클릭클릭 하더니 이내 화상채팅을 시작했다.. 나도 곧 알바를 교대하고 그 여인네의 옆옆 자리에 앉아 레포트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두 시쯤 되었을까..어느덧 피씨방 손님은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고 가게 안에는 그 여자와 나 단 둘이 남게 되었다..몇 시간을 연신 화면만 들여다 보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던 터라 잠시 기지개를 펴며 휴식을 취하려 했다.. 사건은..이때 일어났다.. 여지껏 귀에 들어오지 않던 화상채팅의 말 소리가 귓가에 내리 꽂히기 시작한다.. 상대방남1: 하하하!! 진짜가? 그럼 함 보여줘바라! (경상도 남자였다) 하늘공주: 깔깔깔...타닥타닥(우리 티씨방엔 마이크가 없어 여인은 자판을 두들겨야 했다) 무슨 소리일까 궁금해졌다..뭐가 진짜고 뭘 보여 달라는 걸까.. 순간 얼마전 보았던 뉴스가 생각났다.. 채팅 음란화!! 채팅 음란화!! 원조교제!! 화상채팅서 서로 몸을 보여주며 음란한 대화..등등,, <서..설마..지금 그게 혹시?> 감겨 오던 두 눈은 번쩍 뜨였고 귀는 쫑긋쫑긋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의 모든 관심이 그 쪽으로 집중 되었다..정말 무서운 집중력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갑자기 여자가 스윽 일어선다..나는 생각했다.. <아..여자가 기분이 나쁘니까..이제 집에 가려나 보다..> 아..하지만 나는 얼마나 순진했던가..ㅠㅠ 자리에서 일어난 여인은 나를 한 번 스윽 보더니 컴퓨터 위에 놓인 캠쪽으로 몸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카메라에 대고 원피스 앞섬을 스윽..내리는 것이 아닌가..!! 콰과광 <허거거거거걱!!!!> 잘 하면 눈알 튀어 나올 뻔 했다.. 여인은 한참을 그러더니 다시 옷을 여미고 자리에 앉았다.. <경상도남1: 아따! 진짜네? 가스나 화끈하네!!> <하늘공주: 깔깔깔..타닥타닥> 쿵쾅거리는 가슴을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다시 레포트를 써보려 했지만 손가락이 후달거려 도무지 자판이 눌러지질 않았다..--*당시 난 21살의 순진한 남자였다..에헴.. 채팅은 계속 되었다.. <경상도남!: 함 더 보이바라..더 화끈하게!! 응?> 여인의 반응을 지켜봤다..이 번엔 어떻게 나올까 어떻게 나올까.. 여인은 다시 스윽 일어섰다.. <허걱..서설마 또?> 여인이 내 얼굴을 쳐다 본다..얼굴이 화끈거려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다시금 카메라 앞에 선 여인은 이 번엔 정말 그 남자의 바람대로,, (어쩌면 내 바람이었기도 한..) 더 과감하고 화끈하게..원피스 끈을 내렸다..그때 알았다.. 아..정말..노브라 맞구나..ㅠㅠ 입을 떡 하니 벌린 채 여인을 쳐다봤다..이번에도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황급히 고개를 숙이자 여인은 날 보며 박장대소를 했다..-.-; <하늘공주: 깔깔깔!! 아우 재밌어 아하하하하!!> 뭐..뭐야 저 여자는 대체..ㅠㅠ 정말로 레포트를 쓰느라 고생하는 나를 위해 하늘이 내려주신 공주님이신가.. 아님 순진한 나를 놀리기 위한 악마의 유혹인가.. 머리 속은 온갖 망상으로 그득했다.. 그때 아까완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경상도남2: 아따 가스나 완전 걸X네..야 이XX야!! 니가 어쩌고저쩌고 욕욕욕욕욕> <경상도남1: 금마 거 지도 볼거 다 보고 와 지랄이고!!> 경상도남1의 반격이 이어졌다..결국 그때까지 흥미진진했던 화상채팅은 시시하고 시시한 남자들이 싸움으로 이어졌다..여인은 곧 따분함을 느꼈는지.. 채팅창을 닫고 잠이 들었다..-_- 어떻게 잠이 들 수 있을까..신기할 따름이었다..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저 여인을 깨워서..같이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할까..--; 하지만 주머니를 뒤지니 3000원 밖에 없었다..그냥 같이 놀자라고도 할까.. 하지만..레포트를 써야 한다..이제 휴학하고 군대도 가야는데..최소한의 학점은 따야지 않는가.. 크흑..난 볼펜으로 허벅지를 꾸욱꾸욱 눌러가며 간신히 맘을 다잡고 자판을 토닥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운 정신력이 아닌가 싶다..> 하긴 그땐 여자친구도 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그랬다면 정말 쳐죽일 놈이지..암.. 그렇게 나는 잠자는 하늘공주를 옆에 두고 내가 아는 온갖 잠언과 불경..찬송가와 찬불가를 암송하며 레포트를 완성해 나갔다..눈물이 다 났다.. 아침이 되고 다시금 손님이 하나 둘 피씨방을 찾기 시작했다..손님들의 북적이는 소리에 잠이 깬 여인은 졸린 눈을 부비며..화상채팅을 시작했다..-- 하지만 머 아침이고 접속자도 많지 않다보니 흥미를 잃은 여인은 이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여인이 문을 열고 나설때 다시금 휙 하니 바람이 불었다.. 순진했던 21살의 여름, 내 가슴에 그렇게 휑한 바람을 남기고 떠난 하늘 공주.. 한동안 나는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했고 급기야 나도 한 번 화상채팅을 해볼까 하는 맘까지 먹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게임을 하다 지친 나는 오늘 한 번 화상채팅을 해보자..는 맘으로 화상채팅 싸이트에 접속을 한다..두근 거리는 맘으로 기다리는데 누군가 일대일 대화 신청을 해 왔다.. 마다할 리가 있겠는가? 당장 승낙을 하고 입장을 했다.. 그런데..상대방의 얼굴이 있어야 할 화면엔 그저 검은 천이 드리워져 있을 따름이었다.. 그냥 첨이라 쑥쓰러운가 보다 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 말도 통하고 재밌는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상대방의 얼굴이 궁금해 졌다.. <나: 그 쪽도 얼굴 좀 보여 주세요..(자판)> <상대방: 아..저 그게 좀..지금은 좀 그래요..> <나: 에이 뭐 어때요? 그냥 보여 줘요..> <상대방: 지금은 좀 그런데..그런데요 그 쪽 정말 제 마음에 들거든요..얼굴도 맘에 들고.. 말씀도 재밌게 잘 하시고..저랑 만나서 놀지 않을래요?> <나: 에..그래도 만날람 저도 얼굴도 보고 그래야 하지 않나요?^^> <상대방:제가 사정이 있어 그래요..아마 이해하기 힘드실 거에여..그냥 만나요..> <나: 저..무슨 사정이 있으시길래..머 혹시 남자세요? (이때는 농담) 하하하> <상대방: 네..사실..저 남자에여..> 두둥..... <나: 에....> <상대방: 역시 이해하기 힘드시죠? 죄송해요 속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ㅠㅠ..아..아닙니다..뭐 이해는 해요..그럴 수 있죠..용기 가지세요..> <상대방: 고마워요..우리 만나요..돈은 제가 다 댈게요..연락처 가르쳐 주실래요?> <나:-_-;..저 제가 지금 수업이 있어가지고요..죄송합니다..만나는 건 좀 그렇네요..그럼 힘내세요..> 후다닥.. 난 눈물을 흘리며 채팅창을 닫고야 말았다..흑흑..어케 걸려도 이런 게 걸리냐.. 아직 하늘공주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런 메가톤급 충격이 또 다시 나를 후려치다니..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래야 차릴 수가 없었다.. 난 <여자친구를 두고 나쁜 생각해 해 그런가 보다>..하고 후회를 하곤 그 뒤로 다시는 채팅을 하지 않았다.. 이미 오랜 기억 속에 묻어 둔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이따금 꺼내볼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곤 한다.. 하늘공주는 잘 살고 있을까..검은천의 남자는 좋은 남자 만나 잘 살고 있을까..--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길..
화상채팅의 충격..!!-_-
밀레니엄이다 뭐다 떠들썩한 한 해 였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에야 채팅도 거의 사라지고 화상채팅도 물 건너간지 오래지만
당시 화상채팅의 열기는 오늘 날 네이트나 싸이를 울리고도 남음이었다..
그 무렵 화상채팅에 얽힌 나의 소중했던(?) 두 가지 추억을 조심스레 꺼내 본다..
그때 난 학교 앞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충무로에 위치한)
우리 사장은 딴에는 머리를 쓴다고
피씨방과 비디오 방을 접목시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어중간한 운영은결국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놓치게끔 만들었다..
파씨방엔 늘 파리만 날렸고..비디오방만이 간간이 운영 되는 정도였다..
그 날은 방학을 하는 날이었다..당시 난 21살로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충무로에 위치한)
난 그간 제출하지 못한 레포트를 어떻게든 제출해 볼 요량으로 알바 중에도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자판을 두들겨 대고 있었다..
밤 열 시쯤 되었을까? 한 여인네가 피씨방 문을 열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휘잉~~~~
어디선가 바람이 일었다..찌는 무더위..바람 한 점 없는 나날이 계속되던 때였지만..
난 분명 그렇게 느꼈다..그 여자를 본 첫인상은 이랬다..
<하늘공주-->
머 그 여인네가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 같았다기 보다는 단지 그 여인네가 온 몸을 하늘색으로
휘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하늘색 챙이 큰 모자에 하늘색 원피스..하늘색 옆으로 매는 코딱지만 한 가방에..하늘색 구두..
두둥--뭘까 이 여자의 정체는..
여자는 카운터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오더니 내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저..여기..화상채팅 되나여?>
<에..다당연히 되죠>
우리 피씨방은 넓지도 않은 공간에 두 아이템을 접목해 놓은 터라 컴터는 14대..
비디오방은 5갠가..정도 밖에 되질 않았다..화상채팅이 되는 컴은 달랑 1대..
휙 둘러보니 꼬마 녀석 하나가 그 화상채팅이 되는 컴에서 스타크를 하고 있었다..
<이바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찾는다..부디 집으로 돌아가 새나라의 새일꾼이 되어 주렴>
나는 냉큼 아이를 내쫓고 여인을 컴터로 안내했다..
여인은 익숙한 솜씨로 마우스를 클릭클릭 하더니 이내 화상채팅을 시작했다..
나도 곧 알바를 교대하고 그 여인네의 옆옆 자리에 앉아 레포트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두 시쯤 되었을까..어느덧 피씨방 손님은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고 가게 안에는 그 여자와 나
단 둘이 남게 되었다..몇 시간을 연신 화면만 들여다 보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던 터라
잠시 기지개를 펴며 휴식을 취하려 했다..
사건은..이때 일어났다..
여지껏 귀에 들어오지 않던 화상채팅의 말 소리가 귓가에 내리 꽂히기 시작한다..
상대방남1: 하하하!! 진짜가? 그럼 함 보여줘바라! (경상도 남자였다)
하늘공주: 깔깔깔...타닥타닥(우리 티씨방엔 마이크가 없어 여인은 자판을 두들겨야 했다)
무슨 소리일까 궁금해졌다..뭐가 진짜고 뭘 보여 달라는 걸까..
순간 얼마전 보았던 뉴스가 생각났다..
채팅 음란화!! 채팅 음란화!! 원조교제!! 화상채팅서 서로 몸을 보여주며 음란한 대화..등등,,
<서..설마..지금 그게 혹시?>
감겨 오던 두 눈은 번쩍 뜨였고 귀는 쫑긋쫑긋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의 모든 관심이 그 쪽으로 집중 되었다..정말 무서운 집중력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갑자기 여자가 스윽 일어선다..나는 생각했다..
<아..여자가 기분이 나쁘니까..이제 집에 가려나 보다..>
아..하지만 나는 얼마나 순진했던가..ㅠㅠ
자리에서 일어난 여인은 나를 한 번 스윽 보더니 컴퓨터 위에 놓인 캠쪽으로 몸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카메라에 대고 원피스 앞섬을 스윽..내리는 것이 아닌가..!!
콰과광
<허거거거거걱!!!!>
잘 하면 눈알 튀어 나올 뻔 했다..
여인은 한참을 그러더니 다시 옷을 여미고 자리에 앉았다..
<경상도남1: 아따! 진짜네? 가스나 화끈하네!!>
<하늘공주: 깔깔깔..타닥타닥>
쿵쾅거리는 가슴을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다시 레포트를 써보려 했지만
손가락이 후달거려 도무지 자판이 눌러지질 않았다..--*당시 난 21살의 순진한 남자였다..에헴..
채팅은 계속 되었다..
<경상도남!: 함 더 보이바라..더 화끈하게!! 응?>
여인의 반응을 지켜봤다..이 번엔 어떻게 나올까 어떻게 나올까..
여인은 다시 스윽 일어섰다..
<허걱..서설마 또?>
여인이 내 얼굴을 쳐다 본다..얼굴이 화끈거려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다시금 카메라 앞에 선 여인은 이 번엔 정말 그 남자의 바람대로,,
(어쩌면 내 바람이었기도 한..)
더 과감하고 화끈하게..원피스 끈을 내렸다..그때 알았다..
아..정말..노브라 맞구나..ㅠㅠ
입을 떡 하니 벌린 채 여인을 쳐다봤다..이번에도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황급히 고개를 숙이자 여인은 날 보며 박장대소를 했다..-.-;
<하늘공주: 깔깔깔!! 아우 재밌어 아하하하하!!>
뭐..뭐야 저 여자는 대체..ㅠㅠ
정말로 레포트를 쓰느라 고생하는 나를 위해 하늘이 내려주신 공주님이신가..
아님 순진한 나를 놀리기 위한 악마의 유혹인가..
머리 속은 온갖 망상으로 그득했다..
그때 아까완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경상도남2: 아따 가스나 완전 걸X네..야 이XX야!! 니가 어쩌고저쩌고 욕욕욕욕욕>
<경상도남1: 금마 거 지도 볼거 다 보고 와 지랄이고!!>
경상도남1의 반격이 이어졌다..결국 그때까지 흥미진진했던 화상채팅은
시시하고 시시한 남자들이 싸움으로 이어졌다..여인은 곧 따분함을 느꼈는지..
채팅창을 닫고 잠이 들었다..-_-
어떻게 잠이 들 수 있을까..신기할 따름이었다..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저 여인을 깨워서..같이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할까..--;
하지만 주머니를 뒤지니 3000원 밖에 없었다..그냥 같이 놀자라고도 할까..
하지만..레포트를 써야 한다..이제 휴학하고 군대도 가야는데..최소한의 학점은 따야지 않는가..
크흑..난 볼펜으로 허벅지를 꾸욱꾸욱 눌러가며 간신히 맘을 다잡고 자판을 토닥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운 정신력이 아닌가 싶다..>
하긴 그땐 여자친구도 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그랬다면 정말 쳐죽일 놈이지..암..
그렇게 나는 잠자는 하늘공주를 옆에 두고 내가 아는 온갖 잠언과 불경..찬송가와 찬불가를 암송하며
레포트를 완성해 나갔다..눈물이 다 났다..
아침이 되고 다시금 손님이 하나 둘 피씨방을 찾기 시작했다..손님들의 북적이는 소리에
잠이 깬 여인은 졸린 눈을 부비며..화상채팅을 시작했다..--
하지만 머 아침이고 접속자도 많지 않다보니 흥미를 잃은 여인은 이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여인이 문을 열고 나설때 다시금 휙 하니 바람이 불었다..
순진했던 21살의 여름, 내 가슴에 그렇게 휑한 바람을 남기고 떠난 하늘 공주..
한동안 나는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했고 급기야
나도 한 번 화상채팅을 해볼까 하는 맘까지 먹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게임을 하다 지친 나는 오늘 한 번 화상채팅을 해보자..는 맘으로
화상채팅 싸이트에 접속을 한다..두근 거리는 맘으로 기다리는데 누군가 일대일 대화 신청을 해 왔다..
마다할 리가 있겠는가? 당장 승낙을 하고 입장을 했다..
그런데..상대방의 얼굴이 있어야 할 화면엔 그저 검은 천이 드리워져 있을 따름이었다..
그냥 첨이라 쑥쓰러운가 보다 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 말도 통하고 재밌는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상대방의 얼굴이 궁금해 졌다..
<나: 그 쪽도 얼굴 좀 보여 주세요..(자판)>
<상대방: 아..저 그게 좀..지금은 좀 그래요..>
<나: 에이 뭐 어때요? 그냥 보여 줘요..>
<상대방: 지금은 좀 그런데..그런데요 그 쪽 정말 제 마음에 들거든요..얼굴도 맘에 들고..
말씀도 재밌게 잘 하시고..저랑 만나서 놀지 않을래요?>
<나: 에..그래도 만날람 저도 얼굴도 보고 그래야 하지 않나요?^^>
<상대방:제가 사정이 있어 그래요..아마 이해하기 힘드실 거에여..그냥 만나요..>
<나: 저..무슨 사정이 있으시길래..머 혹시 남자세요? (이때는 농담) 하하하>
<상대방: 네..사실..저 남자에여..>
두둥.....
<나: 에....>
<상대방: 역시 이해하기 힘드시죠? 죄송해요 속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ㅠㅠ..아..아닙니다..뭐 이해는 해요..그럴 수 있죠..용기 가지세요..>
<상대방: 고마워요..우리 만나요..돈은 제가 다 댈게요..연락처 가르쳐 주실래요?>
<나:-_-;..저 제가 지금 수업이 있어가지고요..죄송합니다..만나는 건 좀 그렇네요..그럼 힘내세요..>
후다닥..
난 눈물을 흘리며 채팅창을 닫고야 말았다..흑흑..어케 걸려도 이런 게 걸리냐..
아직 하늘공주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런 메가톤급 충격이 또 다시 나를 후려치다니..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래야 차릴 수가 없었다..
난 <여자친구를 두고 나쁜 생각해 해 그런가 보다>..하고 후회를 하곤
그 뒤로 다시는 채팅을 하지 않았다..
이미 오랜 기억 속에 묻어 둔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이따금 꺼내볼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곤 한다..
하늘공주는 잘 살고 있을까..검은천의 남자는 좋은 남자 만나 잘 살고 있을까..--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