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홈 쇼핑

약장수2003.04.11
조회2,753

어느날 우연히 홈쇼핑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게 상당히 재밌습니다.

돈한푼 없어도 구경하는 재미만으로 쏠쏠하더군요.

그런데,

이 홈쇼핑에도 NG 비스무리한게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생방이 대부분이다 보니,(가끔 재방송도 한답니다.)

그런가 봅니다.

제가 본 두가지 이상한 NG 들려드리겠습니다.








한달전쯤? 아니 한달도 안됐나? 여튼 지나간 한달안에 방송됐던

홈쇼핑입니다.

꽤 유명한 홈쇼핑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엘쥐, 씨줴이, 횬대 이 셋중에

하나 아닌가 싶네요.

요새 홈쇼핑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라텍스매트니 메모리폼이니

많이 팔죠? 그거 였습니다.

뭐 맨날 하듯이, 와인글래스에 와인 부어놓고 옆에서 볼링공 떨어뜨리기,

계란집어넣고 툭툭 몇번 치고 생계란임을 확인시키기 위해 옆에 놓인

컵에 자랑스레 계란을 깨어 생 노른자 보여주기 등등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홈쇼핑

좀 이상합니다.


"자 여러분 여기 달걀이 보이시죠?"

여기까진 똑같았습니다.

"자 여기 메모리폼에 이 계란을 집어넣고!!"

여기까지도 똑같았습니다.

"제가 주먹으로 쳐보겠습니다!"

아니 주먹으로 친다니..

뭐 툭툭치겠지 싶었더랬습니다.


"자. 보십시요!!"


하지만 이건 툭툭 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정권으로 메모리폼말이를 격파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 홈쇼핑에서 주먹이라면 한주먹하는데 말입니다!!"


라는 소리까지 하고 헐떡대며 3번에서 4번정도를

탁자가 쿵소리 나게 치고 또쳤습니다.

너무도 자신감 넘치는 쇼호스트의 행동에 별 관심조차 없던

메모리폼을 빚을 내서라도 사볼까 하는 욕심까지 생겨 전화기를 들까말까

고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 여기를 보시죠! 짜잔~"




하지만 그곳엔 계란이란건 없었습니다.

계란은 박살을 넘어 다 터져 메모리폼에 일부 흡수되고 껍질조차

유실, 희미한 노란색만이 그안에 계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대체 이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것인가!!

저 쇼호스트는 뭐라고 할것인가!!

이미 옆에 서있던 여자 쇼호스트는 할말을 잊고 버벅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남자 쇼호스트의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가 옛날에 쫌 놀았거든요.............




장면은 바로 넘어가고 여자 쇼호스트는 특유의 말빨리 하기로 그 순간을

모면하려 했고, 남자 쇼호스트의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쇼호스트는 어떻게 됐는지, 참 궁금하군요.






바로 두번째 이어가겠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바로 엊그제쯤 일어난 일입니다.

이건 NG가 아니라, 필사의 노력끝에 피어난 웃지못할 사건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자 오늘 상품은 장어!입니다!! 추운 가을날, 몸보신을 위한 장어!!

좋은 가격으로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뭐 이러면서 흥겨운 댄스음악에 장어를 굽고 끓이고 볶고

장어를 어떻게든 맛있게 보여 하나라도 더 팔려는 혼신의 노력이

다해지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여자 쇼호스트 세명과 저기 저 옆에

탁상에 앉아 단란하게 장어를 구워먹고 있는 가짜 가족들에게

앵글을 들이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장어를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게 워낙 고칼로리라 그다지 지방이 더이상 필요치-_-;

않은 저로서는 참 그림의 떡같은 홈쇼핑 이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자세히,

내가 저것을 먹고 있다라는 환상을 느끼기 위해

눈을 장어에 박고

장어를 먹고 있는 출연자와 쇼호스트들의 입을 주시하며

내입과 동일시하고자 노력중이었습니다.



카메라 앵글만 들이대면 1초정도 시무룩 하다가 생긋 웃으며

미친듯이 장어를 먹는 가짜가족을 넘어,

카메라는 쇼호스트들을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쇼호스트들또한 매우 밝은 표정으로 장어를 구워먹고 있었습니다.

세명의 쇼호스트들중,

두명의 쇼호스트가 클로즈업 됐습니다.

두명중 한명의 쇼호스트가 좀더 가까이 서있는 약간 옆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형상이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한명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너무나 맛있게 장어를 먹고있는동안,

옆에서 웃고 있던 다른 쇼호스트가 장어를 냉큼 집어먹었습니다.

근데 그게 너무 뜨거웠나봅니다.

먹고 나서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어쨋든 카메라에 잡혔으니

뱉을수도 없고, 그러자니 안웃을수도 없고,

얼마나 뜨거운걸 참느라 고통스러웠겠습니까.

어쨌든 메인으로 잡힌 쇼호스트 보다 그 쇼호스트가 하도 불쌍해보여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금방 환하게 다시 웃는겁니다.

삼켰나봅니다.

지금쯤 목구멍을 타고 식도로 내려가 위장까지 뜨거움에 몸부림 칠텐데..

싶은 생각이 들어 더 불쌍해질 무렵,


메인으로 잡힌 쇼호스트가 갑자기 장어를 큼직하게 가위로 잘라 젓가락으로

집었습니다.

그것은 방금전까지 기름이 자글자글 오르고 있었던, 잘 식혀먹으면

매우 맛있는 상태로 갈수 있는 장어의 모습이었습니다만,

저상태로 먹으면 혀를대고 입천장을 익혀버릴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그냥 먹으려고 합니다.

저애도 죽겠구나 싶을 무렵,

이 쇼호스트가

좀전에 사경을 해매다 살아난 그 쇼호스트의 입속에

쏙 넣어주려고 하는 겁니다.


카메라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까 그 위치 그대로였기 때문에

사양하고 먹지 않아도 될수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그 쇼호스트를 향해 진격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안먹을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쩔수 없이 입에 넣습니다.

카메라는 더더욱 진격, 아에 그 쇼호스트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화면 가득 띄웁니다.

웃어야 합니다.

쇼호스트 뜨거움을 참고, 살살 씹으며 화면을 보고 활짝!

웃습니다!!

정말 잘 참습니다!!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하지만 2초후




그 쇼호스트의 오른쪽눈이 반쯤 감기고 벌벌벌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웃으면 뭐하겠습니까.

육체란건 솔직한것인데.





화면은 바로 아까 그 가짜가족에게로 돌아가고, 1초정도 어물쩡거리며

어색해하던 가짜가족은 어느새 행복함에 도취되어 또 장어를

신나게 먹고 있었습니다.


그 방송이 끝나고, 입천장 홀랑까졌을 그쇼호스트 자신의 입에 장어를

밀어넣은 쇼호스트에게 주먹이나 날리지 않았을까 걱정되었습니다.

참 직업의식한번 투철하구나 싶더군요.



그리고 바로 다음

이번엔 갈비.



정말 웃기게도


아까 그 가짜가족 옷도 안바꿔입고(할머님만 바꿔입음) 그대로 그자리에 앉아

갈비를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까 그쇼호스트,

또 활짝 웃으며 서있습니다.


"갈비라면 빼놓을수 없겠죠? 자 갈비를 아주 저렴한 가격........"



홈쇼핑

가끔 재밌습니다.



- 1차적 end. 재밌는거 보이면 바로 컴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