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회사 때려치기!!

소탈허탈2003.04.11
조회1,112

전 짐 3년차 평범하구 소심한 직장인이구, 그냥... 비도 오고 해서 3년전 제가 3주 다녔던 회사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전에 동호회 게시판에 생각나서 올렸다가 남녀 차별이 어쩌구... 했는데, 그냥 전 우스갯 이야기루 했었었죠.

 

3년전, 대학 졸업하구 띵까띵까 놀던 저에게 학교서 연락이 완네요.

추천 했다고 면접보러 가래요.

 

서울의 모 건설회사 인사팀 여직원 모집이었습니다.

건설회사라구 하청이 아니고, 아파트도 많고, 티비에 씨에프도 하는 걷에서 보기에 번드르르 한 곳 인사팀 이었죠.

 

재벌기업이나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정말 기뻣구 백수탈출을 하는구나 싶어 성심성의껏 면접을 봤고 제가 채용 되었네요.

 

출근을 했죠.

왜 첨 출근하믄 할일 엄짜나여.  인수 인계 받고, 그것도 다이렉트로 쭉 받는게 아니고, 전임자 인수인계 오전에만 해주고, 오후엔 퇴근하고, 전 오후내내 인수인계 받은거 들여다 보고...

 

그리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그 회산 여직원 차 접대가 많네요.

 

차 심부름요?  짐 우리팀 서무보는 여직원도 합니다.

허나 그 직원은 팀장에게 중요한 손님이 왔을때 회의실로 차를 가져다 줘요.

팀장하고 외부 손님하고의 미팅때 차 주는거... 그정돈 이해 해요.  물론 팀장이 직접 줄수도 있겠지만, 여튼 그런 차심부름이 아니고요, 팀장, 과장, 대리 혹은 발랑 까진 남사원...

"미쓰 00 커피즘" 이럽니다.

 

그때가 70년대도 아니고, 60년대도 아니고 2000년 이었어요.

 

전 놀랬지만 사회 생활이 첨이다 보니까 다 그렁갑다... 했드랬죠.

 

저두 많이 했습니다, 인사팀 옆에 비상계획팀(?) - 3년전이고 관심이 엄써서 정확히 기억이 안나요 - 이던가? 여튼 직장 민방위 관리하는, 그래서 평소엔 할일 없어 신문만 보는, 군인출신 국채로들어온 부장 한분 계셨죠.

 

그분이 유독 저만 커피를 시키는거에요.

인사팀일... 무지 바쁩니다. --;; 얼마나 짜증 나겠어요.

 

일주일쯤 되었나? 퇴근 하는데 비가 옵디다.

 

쟈철역까지 뛰어가려는데 그 부장이 우산을 씌워주시네요.

감사함다 하구 같이 쓰고 가는데,

 

"00씨 학교가 어댜?"  

"**대 나왔습니다"  

"전공은?"  

"무용입니다"  

"어~~ 무용?? 어쩐지 몸매가 죽인다 했어~ 무용했으니 잘 놀겠구만??"

 

승질이 나더라구요...

솔직히 저 어렸을때 부터 취미루 무용했다가, 무용이 너무 좋아 부모님 졸라 고교때부턴 입시준비 해서 무용과 갔습니다.

 

대학가니까 날고 기는애 많아서 무용단(국립이나, 경기도립이나...) 이런덴 꿈도 못꾸겠고, 걍 열심히 학점관리 하다가, 결국 졸업 앞두고 1년동안 영어회화다, 컴터관련 자격증이다 따면서 취업 준비한 성실한 학생이어씀돠 ^^v

 

근데 머 무용과 나왔다고 잘 논다뇨??  국문과 나와도 잘놀고, 영문과 나와도 잘 놀고, 대학 안나와도 잘 놀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그냥 선입견이겠거니 할수 있는데, 솜털 보송 보송한 어린 여사원에게 "몸매 죽인다??" 역겹더군요.(솔직히 무용 때려치고 살쪄서 뱃살이 죽였는데...)

 

그때부터 왜 있자나여...

꺼려지구 싫은거...  저두 뇌가 있는 인간이니 그 느끼한 눈빛을 피하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허권날 하루에 댓번씩 "미쓰0 커피즘" 이럽니다.

 

미쓰가 뭡니까?

제가 미혼이니 미쓰가 맞긴 한데, 그들이 그만큼 외국문화를 알아서 미혼여성에게 호칭으로 붙이는것두 아니고, 이건 커피시키믄서 그러니 완죤 다방아가씨 취급입니다.

 

가뜩이나 일 많아서 맨날 야근하는데 탕비실에서 커피타타 바치는 시간에 일하나 더하지 싶어서

 

"부장님.. 손님이 오셔서 하는 차 접대는 제가 기쁘게 할수 있겠지만, 근무시간에 빈번히 시키시는 차 심부름은 이제 좀 지양해 주셨으면 하는 부탁입니다" 라구 말해쬬.

 

실업계 나와 직장 저보다 더 많이 다닌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요새 누가 커피심부름 시키냐죠.

다방이냐고?? 회의실에 나르는 커피도 짜증나는데 일일히 부장이며 과장이며 대리에 사원까지 미친거 아니냐고 하더이다.

 

생각해 보니 그게 맞는거 같아서 저도 얘길 했죠.

 

그래떠니 계집애가 싸가지가 없다는둥, 무용과 나와서 몸띵이 굴린계집애들이 이런다는둥...

저인간 왜 계속 무용과 타령인지...

 

나 지조있고, 의식있는 평범한 여인넨데...

 

소리를 버럭 버럭 질러대며, 여자가 회사와서 커피타는거 전화받는거 말구 할일이 뭐 있느냐며 지랄을 하더이다.

어린 저... 입사 일줄만에 놀라 눈물 글썽 글썽...

"부장님 그래도 저는 업무량도 많고, 이 방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화나셨다면 본의 아니게 실례를..." 이러는데도 고래 고래...

ㅡㅡ;;

 

울 팀에 대학 한학번 선배언니가 이써서 절 데리구 나가서 "그인간 정상 아냐 자기가 참어" 이러는데 눈물이 쥘쥘쥘...

 

퇴근후 인사팀 과장이 선배랑 저를 보잽디다.

 

과장 : 야... 니네들 **여대 나왔지??

우리 : 네...

과장 : 그대학 애들은 글케 싸가지가 엄냐?

우리 : !!!!!

과장 : %%(선배)너는 녹차 타오라니깐 대답만 네 하구 안타오기가 일쑤고 00(저) 너는 차심부름 시키라고 뎀벼야?

우리 : 과장님 그건.....

 

화가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전 2000년도에 커피를 타야했습니다.

 

그 담날.  그 부장 또 커피 심부름을 시키데요?

커피를 줬습니다.  맘같아선 머리다 붙고 싶었지만 얌전히 책상에 내려 놓는데.....

이 아자씨가 제 손을 잡습니다.

 

그... 만화에서 머리 삐쭉 스는 머털도사처럼 제 머리칼이 스더이다.

손을 스친게 아니고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저 눈 땡그래져서 자리서 얼어 있었더니 손 조물락 조물락 거리구 있다가 놓더이다.

 

멍... 하니 서있다가 수습하구 자리에 앉아서 숨을 가다듬었습니다.

제 옆에 맘 좋은 다른 남자 대리...  "00씨 왜그래? 아파?? 아님 또 머라구 그러니?"  전 "아니에요.." 하면서 화장실 가서 질질 짜기.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출근 보름이 다 되어 가는날, 전 정말 이누므 성희롱과(말로는 얼마나 더 했겠습니까??) 여직원을 하찬하게 보는 이 분위기에서 일 할수 없었습니다.

 

또 어느날 열라 급여작업 하는데 "00씨 커피한잔만" 이라고 사무실이 떠나가라 커피심부름 시킴다.

 

저.... 그렇게 착한 애 아닙니다.  한미르 닷컴 들어가서 서울시 @@구 @@동의 다방 검색했습니다.

전화해서 몇층 어디루 커피 심부름 시켰습니다.

한참 후... 화장 찐해서 피부 누렇구, 앞머리에 뽕 잔뜩 넣은 아줌마가 쫄바지 같은거에 통굽 슬리퍼 같은거 신구 차 배달 왔습니다.

 

생각해 보십쇼.

그 으리 으리한 건물에 다방 아줌마가 커퓌배달 보자기 들고 오는 모습을.

 

저는 층 앞에서 두리번 거리는 아줌마를 부장님 자리로 인도했고, 커피 비용은 부서 전도금으로 현금처리 샤샤샥~!

 

아줌마 간 담에 저와 선배한테 지랄한 과장에게 사표를 멋지게 날렸고, 그 옆팀 부장은 얼었죠. ^^V

 

그 후 인수인계후 저는 퇴사했고 더 좋은 회사에 입사했답니다.

그 담부터....  그 회사 여직원에게 빈번히 커피 심부름 안시켰다죠??

 

팁 하나...  제가 그냥 곱게 퇴사 못하겠어서 그 4가지 없으신 부장님의 컴터를 포맷 시킬라고 했습니다.

일단 윈도 98들어가서 띡 보니...

ㅡㅡ;; 아무리 하는일 없다지만, 어째 일할때 쓰는 문서 같은게 하나도 없노?? 정말 노나 봅니다.

컴터 날려도 하등의 문제가 없을거 같더이다.

 

그래도 컴터 싹 날리구 와쬬. ^^V

 

그때 생각하면, 기왕에 때려칠 회사, 여성 단체에 신고라도 하고 나올걸 싶습니다.

저도 참 어렸지만, 생각할수록 가슴 벌렁 벌렁한 성희롱에 대한 아픈 기억이에요.

 

이제 더이상...  이런 회사도, 이런 취급을 받으시는 우리 여성분들도 없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