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난 덜 컸나 부당

정계숙2003.04.11
조회1,642

엊그제 아니 정확히 4월 7일 동생이 군에서 전역를 했어요.

2년 2개월전  "나 갔다 올께"  하며 너털 웃음을 웃고는 집을 나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세월이 참 빠르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 했어요.

 

퇴소후 잠깐의 면회가 있어 가족 모두가 갔는데 까맣게 탄 얼굴과 부은 발이

어찌나 맘에 걸리던지 많이 울었어요.

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 참 왜 우냐?"  라고 하더라고요.

 

사실은 동생이 발과 종아리가 연결되는 부분에 연골이 없다는

아주 특이한 체형 이었거든요.

 

군대 가기 3일전인가 갑자기 발목이 아프다고 얘기해

급히 병원을 찾았는데 각종 기계촬영결과 그런 진단이 나왔어요.

 

성한 몸으로 가도 걱정되는게 군대인데 그래서 맘이 더 아팠어요.

가족 들에게는 괜찮아 라고 얘기 했지만 많이 아팠을 거예요.

 훈련소에서 쓴 일기를 읽어 보는데 발목이 너무 아프다는 얘기가 쓰여있었어요.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일기에 혼자말을 한것 같았어요.

어찌나 맘이 아프던지 정말 한참을 울었어요.

동생은 전경에 착출이 되었어요.

구보가 많이 없어 다행이겠구나 생각 했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사람들 보단 힘들거란 생각에 2년 2개월 내내 걱정 이었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생은 군생활에 적응이 되는듯 웃음도 많고 군입대전 활기차고

장난끼 있는 모습으로 변해 가더라고요.

근데 너무 신기한것은

휴가 나와서는 잠을 자다가도 누군가 부르면 벌떡 일어 나는 거예요.

옛날엔 이불을 끌어 안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했거든요.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좀.......

 

 

그런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전역을 했어요.

복학이 9월이라 작은 아르바이트나 하며 복학 준비 하라고 했더니

"싫어, 나 돈 벌꺼야"

하더라고요.

"그래, 과외 같은거 하면서 용돈 이나 벌어 써"

"아니야 나 가락동 시장에서 경매 배워 볼려구"

깜짝 놀라 물었지요 공부 해야지 그게 무슨 짖이냐구요,

"젊을때 힘든일도 해보고 앉아서 하는일 말고 몸으로 하는일 해 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화도 나고 그래도 남자가 대학은 나와야지하는 생각에  잔소리를 늘어 놓자

전역전 휴가때 면접을 보고 합격 했다고 하더라고요.

새벽2시에 나가 오후 2시쯤 집에 돌아 오는데

오면 바로 잠이 들어 버려요. 새벽1시쯤에나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요

그일을 시작한 이후로는 둘이 이야기 할 시간 도 없었어요.

내가 출근할때는 집에 없고 퇴근때는 늘자고 있었거든요.

 

우선은 오렌지나 수입과일들을 나르는 일을 한다는데 별로 춥지 않은 날씨에도 귀와 얼굴에 동상이 걸렸어요.

냉동창고에 물건을 옮기는 과정에 그럼것 같더군요.

붉어진 얼굴로 잠에 취해 있는 모습이 너무 가여우면서도

편한것만 추구하고 부모에게 기대려는 아이들보단 훨씬 낫다는 생각에 동생이 자랑 스러웠어요.

극구 반대 했던 내 생각이 짧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24살이 넘어서도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는 사람은 정서장애라고 했던 대학때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 납니다.

크면서 둘이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했지만 늘 날 도와줬던

사랑스런 내동생

열심히 해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