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어렸을 적, 지금은, 그 때가 유치원 생이었는지도 국민학생 이었는지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던 그 오래된 시절. 기다란 잠자리 채를 고사리 손에 붙잡고 팔랑 팔랑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 잡아 보겠다고 그렇게 난리 쳤었다. 잠자리는 너무나 쉽게 잘도 잡히는데 그 흔하디 흔했던 노란 나비는 아쉽게도 매일 잡지 못했다. 그저 잡고 싶었다. 그 예쁜 날개를 , 잠자리 날개처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고서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던 순수한 호기심. 아니면, 아이다운 호기심을 가장한 자유에의 박탈 위에 서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리 위에 서 있다. 안동 시골 집에 어린 나를 혼자 내 버려두고 시내에 간 아빠와 언니를 조금은 원망하며 심심한 마음에 마중 한번 나가 보겠다며, 할머니와 엄마에겐 아무런 말도 않은 채 몰래 빠져나와 짧은 다리에게는 너무도 먼 거리의 길을 걸었다. 이제 저 다리만 건너 조금만 더 걸어가면 큰 길가가 나온다. 그 길가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조금은 아빠와 언니가 내게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 다리를 건너지 못해, 겨우 일 미터 남짓한 그 다리를 건너지 못해 서성인다. 저기- , 팔랑 거리는 나비 한 마리와 위잉 날아 다니는 벌 한마리 때문에. 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데 저 나비 한 마리는 아예 다리 길목 위에 살포시 앉아 우아한 날개를 아름답게 움직인다. 나는. 그 나비가 무서웠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교실 한 복판에서 다음 수업은 무엇인지 그 담당 선생님은 어떤 사람인지 하염없이 수다를 떨고 있다. 학생이면서도 이성에 눈을 뜬 터라 , 엷게 펴 바른 파우더에 립글로즈로 반짝이는 입술로 열심히 조잘조잘 거린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잠시 창가 쪽으로 날아 왔다 간 노란색 나비 한 마리를. 꽃집을 지나쳤다. 혼자하는 자취 생활. 원룸의 싸아함-. 집으로 돌아가도 반기는 것은 쓸쓸한 방 한칸 그리고 거울. 생기가 없는 네모난 방. 빨간 장미가 나를 유혹한다. 자신을 데리고 가 달라고. 그리고 자신의 그 정열적인 색깔로써 너의 그 무료한 인생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겠다고. 그 어이없고 귀여운 발상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어떤 생각에 잠시 피식 웃었다. 그 때의 그 방 안엔, 조그마한 꽃병 안에 빨간색 장미가 꽂혀 있다. 날 웃게 만들었던 그 맹랑한 노란 나비 한 마리의 추억과 함께. 힘들다. 외롭고 춥고.. 힘들다. 도와줄 수 있는 이 하나 없다. 그저 무너져 내리는 나 자신을 공허한 눈으로 쳐다 볼 수 밖에 없다. 하릴없이 흘러내리는 눈물.한탄.후회.자책. 자괴감. 자괴감이 내 안을 광풍같이, 폭풍우처럼 몰아 쳐 내린다. 학대. 학대. 끊임없는 학대. 벗어날 수 없는 지옥. 미친듯이 탈출구를 찾아 헤매이던 내 눈은 그 때, 검은 나비를 발견한다. 그리고 , .. 그 때 함께 했다. 공허함. 하지만 행복함. 할 일이 무척이나 많다. 하고도 하고도 또 쌓여 있던 수많은 일들. 하지만 괴롭다는 심정. 하기 싫다는 심정. 전혀 들지 않는다. 얼른 해야지. 이것 하나 하고 그 다음엔 이걸 끝마치고. 하루가 너무 모자라 시간을 아껴 가며 한다. 이제는 일부가 되어버린. 없어지면 너무나 심하게 들 것 같은 외로움. 나에겐 그 검은 나비가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그 사람이 내 친구가 싫다고 한다. 나의 그 검은 나비가 내 소유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알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이 원한다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이 온다 하더라도, 붉은 피가 장미빛 처럼 퍼져 흐른다고 해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나, 진정 그 사람을 사랑한게 아니니깐. 이젠 내 소중한 일부가 된, 내 모든 아픈 추억을 환하게 바꿔준 그 나비를 버리고서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나의 그 검은 나비는 나의 한 평생을 외롭지 않게 해 줄 존재인데, 그것을 버릴 수 있다는 의미는 그 사람조차도 버릴 수 있다는 것 이니깐. 버리고 싶지 않다. 그저 기억 속에 추억이라는 낱말 하나를 빌려와 잠을 재우고 싶다. 묻었다. 사랑이라는 낱말 하나도 가져와 함께 묻었다. 그 사람. 그와의 추억. 그리고 이제는 하지 않을 사랑이라는 낱말들을 남극에 묻어 꽁꽁 얼렸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아무도 녹이지 못하게. 나는 여전히 검은 나비와 함께.. 이다. 그리고 난 . 이제는 완전히 행복하다.
나에게 문신은 이런 존재 입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지금은, 그 때가 유치원 생이었는지도 국민학생 이었는지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던
그 오래된 시절.
기다란 잠자리 채를 고사리 손에 붙잡고
팔랑 팔랑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 잡아 보겠다고
그렇게 난리 쳤었다.
잠자리는 너무나 쉽게 잘도 잡히는데
그 흔하디 흔했던 노란 나비는 아쉽게도 매일 잡지 못했다.
그저 잡고 싶었다.
그 예쁜 날개를 , 잠자리 날개처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고서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던 순수한 호기심.
아니면,
아이다운 호기심을 가장한 자유에의 박탈 위에 서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리 위에 서 있다.
안동 시골 집에 어린 나를 혼자 내 버려두고 시내에 간
아빠와 언니를 조금은 원망하며 심심한 마음에 마중 한번 나가 보겠다며, 할머니와 엄마에겐 아무런 말도 않은 채 몰래 빠져나와 짧은 다리에게는 너무도 먼 거리의 길을 걸었다.
이제 저 다리만 건너 조금만 더 걸어가면 큰 길가가 나온다.
그 길가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조금은 아빠와 언니가 내게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 다리를 건너지 못해, 겨우 일 미터 남짓한 그 다리를 건너지 못해 서성인다.
저기- , 팔랑 거리는 나비 한 마리와 위잉 날아 다니는 벌 한마리 때문에.
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데
저 나비 한 마리는 아예 다리 길목 위에 살포시 앉아
우아한 날개를 아름답게 움직인다.
나는.
그 나비가 무서웠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교실 한 복판에서 다음 수업은 무엇인지
그 담당 선생님은 어떤 사람인지 하염없이 수다를 떨고 있다.
학생이면서도 이성에 눈을 뜬 터라 , 엷게 펴 바른 파우더에 립글로즈로 반짝이는 입술로
열심히 조잘조잘 거린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잠시 창가 쪽으로 날아 왔다 간 노란색 나비 한 마리를.
꽃집을 지나쳤다.
혼자하는 자취 생활. 원룸의 싸아함-.
집으로 돌아가도 반기는 것은 쓸쓸한 방 한칸 그리고 거울.
생기가 없는 네모난 방.
빨간 장미가 나를 유혹한다. 자신을 데리고 가 달라고.
그리고 자신의 그 정열적인 색깔로써 너의 그 무료한 인생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겠다고.
그 어이없고 귀여운 발상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어떤 생각에 잠시 피식 웃었다.
그 때의 그 방 안엔,
조그마한 꽃병 안에 빨간색 장미가 꽂혀 있다.
날 웃게 만들었던 그 맹랑한 노란 나비 한 마리의 추억과 함께.
힘들다.
외롭고 춥고.. 힘들다.
도와줄 수 있는 이 하나 없다.
그저 무너져 내리는 나 자신을 공허한 눈으로 쳐다 볼 수 밖에 없다.
하릴없이 흘러내리는 눈물.한탄.후회.자책.
자괴감.
자괴감이 내 안을 광풍같이, 폭풍우처럼 몰아 쳐 내린다.
학대. 학대. 끊임없는 학대.
벗어날 수 없는 지옥.
미친듯이 탈출구를 찾아 헤매이던 내 눈은 그 때,
검은 나비를 발견한다.
그리고 , .. 그 때 함께 했다.
공허함. 하지만 행복함.
할 일이 무척이나 많다.
하고도 하고도 또 쌓여 있던 수많은 일들.
하지만 괴롭다는 심정. 하기 싫다는 심정. 전혀 들지 않는다.
얼른 해야지. 이것 하나 하고 그 다음엔 이걸 끝마치고.
하루가 너무 모자라 시간을 아껴 가며 한다.
이제는 일부가 되어버린. 없어지면 너무나 심하게 들 것 같은 외로움.
나에겐
그 검은 나비가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그 사람이
내 친구가 싫다고 한다.
나의 그 검은 나비가 내 소유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알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이 원한다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이 온다 하더라도,
붉은 피가 장미빛 처럼 퍼져 흐른다고 해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나, 진정 그 사람을 사랑한게 아니니깐.
이젠 내 소중한 일부가 된,
내 모든 아픈 추억을 환하게 바꿔준 그 나비를 버리고서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나의 그 검은 나비는
나의 한 평생을 외롭지 않게 해 줄 존재인데,
그것을 버릴 수 있다는 의미는 그 사람조차도 버릴 수 있다는 것 이니깐.
버리고 싶지 않다.
그저 기억 속에 추억이라는 낱말 하나를 빌려와 잠을 재우고 싶다.
묻었다.
사랑이라는 낱말 하나도 가져와 함께 묻었다.
그 사람. 그와의 추억.
그리고 이제는 하지 않을 사랑이라는 낱말들을 남극에 묻어 꽁꽁 얼렸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아무도 녹이지 못하게.
나는 여전히 검은 나비와 함께.. 이다.
그리고
난 .
이제는 완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