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이등병시절 암울했던 휴지사건...ㅠㅠ

좌약먹어봤다2007.02.03
조회7,284

 

아........갑자기 생각나네요....참 암울했던 시절...ㅠㅠ

 

이야기의 시작은 제가 군생활을 하던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원도의 모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 설레는 마음으로 생활한지 어언 두달쯤...

이제 적응좀 되는가 하던 그 시기에... 부대에는 제가 아직 알지 못하였던 비밀이 있었으니..

뭐 그닥 신기한건 아니지만;;  보급품이 가끔 안나올때도 있었다는거;;;;;;

제가 근무하던곳이 독립포대라(포병이었음;) 대대에서 보급품이 길면 한달정도까지 늦게 오더라구요..

첨에는 아~ 그런가 보다.. 뭐 아껴쓰면 되겠네 라고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러고 나서 계속 생활을 하는데.......문제는 여기서 부터 발생되었다는 겁니다...ㅠㅠ

다른 보급품은 모르겠는데....휴지가 금방 떨어진다는거.....ㅠㅠ

 

(px에서 사면된다 하지만 px도 멀고 타부대랑 같이쓰기때문에 감히 이등병은 못갔답니다...

게다가 그땐 월급도 다 써가던 때라 돈두 없었구요..ㅠㅠ)

 

제가 원래 장이 안좋아서 화장실을 자주 가거든요..ㅡ,.ㅡ;  그래서 아껴쓰고 있었답니다..

저야 아껴쓴다고 조금씩 쓰지만...현실이 그게 되나요?

고참들이 와서 휴지좀 빌려달라 내놔라 하는데..... 당시 이등병이었던 저로서는....ㅠㅠ

그냥 눈물을 머금고 순순히 빌려드릴수 밖에요...

또 휴지는 왜이렇게들 많이 끊어가시는지들...휴지 롤이 얇아질 때마사 저의 마음은 찢어질 듯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두둥~)

 

화장실이 고장나서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야외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을 쓰게 되었답니다...

자주 있는 일이었죠;;;  화장실이 맨날 막혀서 공사를 자주 했었거든요.....

암튼.. 그건 그렇고... 가만히...앉아서 주특기 공부를 하고있었는데.....

아랫배에서 신호가 오는거에요....

 

'나 지금 나가도 돼??'

 

물똥의 기운이 지금 나온다는 신호를 인지한 순간 전 반사적으로 관물대 안에있는 휴지를 찾았죠.....

헙~!~! 그런데 이럴수가......

 

휴지가 없다~!  휴지가 없다~!  휴지가 없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제 고참중에 한분이 가져가셨다는..ㅡ,.ㅡ;)

 

이런 젠장..물똥친구는 계속 나온다고 대문을 밀치는데 포대 막내인 저로선 누구에게 휴지를 빌릴수도 없는 노릇이고...ㅠㅠ  (모두가 휴지가 없어서 감히 말도 못꺼냈답니다..ㅠㅠ)

 

아~ 얼굴은 노래져서 우선 가야겠다는 생각에 분대장에게 보고를 하고 화장실로 냅다 뛰었습니다...

우선 살고보자라는 마음에 화장실 문을 열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물똥친구들을 밖으로 쏟아버렸죠~

그렇게 몇초가 흘렀을까......시원함의 기쁨도 잠시..........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걸 뭐로 닦나.....ㅠㅠ  물똥이라 묻어나오는것도 많을텐데.....

이대로 바지올리고 나가면 당연 욕먹을테고...

그렇다고 고참불러서 휴지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ㅠㅠ

휴지통에 버려져 있는 다른이가 사용한 휴지라도 써야겠다 생각했지만....

이미 이곳은 야외화장실...ㅠ.ㅠ   휴지통이 없다는거....~

한참을 고민한 끝에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손~!  수~!  건~!

 

군인은 원래 손수건을 항상 바지 뒷주머니에 가지고 다녀야 하거든요..ㅎㅎ

그래서 이등병때는 혼나지 않기 위하여 항상 챙겨다녔구요...ㅋㄷ

 

암튼;;   아~ 나는 진짜 천재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날아갈듯 했답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밀려드는 생각들....

 

손수건을 사용 했음에도 다 닦이지 않는다면?????

또 나중에 행정관님이 손수건 검사해서 손수건이 없으면....난...........??

(저희부대에서는 행보관을 행정관이라 하였답니다;)

 

손수건 하나를 한번에 다 쓰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컸죠....

가만히 고민끝에 이리저리 주머니를 뒤지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답니다...

짜잔~!!! 그것은 바로 바느질 도구 셋트에 들어있는 미니 가위~!

ㅎㅎㅎ  조금전 단추를 달고나서 무심결에 상의 주머니에 넣어놨던 그 전설의 도구~!

이제 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전 쪼그려 앉아서 작업을 시작했답니다..

손수건 모서리부분을 손바닥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로 가위로 자르고 조심스레 닦고, 한번쓰기 아까우니 또 접어서 닦고....지금생각해보면...참.....ㅠㅠ

그래도 그때는 긴박한 상황이라 하게 되더라고요..ㅡ,.ㅡ;;;

그렇게 손바닥보다 작은 손수건조각 2개로 일처리 끝~!!!!

물론 흔적을 감추기 위해 사용했던 손수건조각은 푸세식 변기 저 먼곳으로 던져버리고....

당당하게 내무실로 들어왔습니다...ㅋㄷ

제가 화장실에 오래있었는지;;  점호시간이 다 되었더라구요...

그때 때마침 손수건 검사를 하시는 행정관님......

전 당당하게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보내드렸답니다...

물론 펴지는 않고 가지고 있는것만 확인...

그렇게 그날 저녁은 무사히 넘어갔답니다...^^

그날 밤 자면서 얼마나 뿌듯했던지....ㅎㅎ

 

이 방법은 또 그런일이 발생할 때마다 자주 애용했죠...ㅎㅎ

행정관님께서 이 사실을 아셨다면...아마 전 보급품 훼손으로 엄청난 갈굼을 당했을지도...ㅋ

 

행정관님 죄송해요~ㅠㅠ

 

그때 느꼈습니다..역시 군인은 어디에서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살아남는구나...

역시 군인은 군인이야~ㅋ

 

지금은 이런 일들이 거의 없겠지만...그래도 군대에 있다는 자체가 힘든거잖아요;;;

군생활 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여러분들은 화장실에서 당황했던 적 없으신가요? ㅎㅎㅎㅎㅎ

 

이상 좌약이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