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彼岸2003.04.14
조회107

 가난한 낚시꾼 ............................

 

 

한동안
그곳에 가지 않은 것은
애착을 잃었기 때문이다.


물 맑고 공기좋은 그곳은
좋은 고기가 많을것 같은 기분이 들어
여러번 낚시대를 담가보곤 했지만
나는 아직 구경도 못해봤다.

근방에 있는 유료 낚시터에선
좋은 고기들을 많이 낚았노라는 얘기가 심심챦게 들려왔다.
종자 확실하고, 토실토실하고, 이쁜 고기들이 바글거린다고 그랬던가?
낚시대를 들고 다니는 선수치고 한마리 낚고 싶지 않는 이가 없어
기웃거려 봤는데..

제일 먼제 보이는게 매표소다.
-입장료 8만원-

입쁜 고기를 염원하는 선수에게 8만원이란
아주 비싼 금액은 아니지만 적지 않는 선수들이 돌아선 까닭이란
삐까디리한 자가용을 타고 입장하는 선수들에게 주눅 든 까닭이 아니었나 싶다.
또는 100% 자연산의 파닥이는 순수를 낚고 싶은 선수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가난한 낚시꾼인고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근처에 낚시대를 드리며 시간만 죽이다 돌아섰을 뿐이다.


가난한 낚시꾼이란
고기가 얼른 낚아지지 않는다고 성내지 않으며..
한마리도 못 낚았을지라도 낙심하지 않으며
물었던 고기가 떨어져 나갔을때도 비관하지 않으며
그져 운명에 순응하는 것이 덕목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빈 낚시대를 걷을 때 명심한다.
걍..팔자려니...


그런데 말이다....
왠 고기가 <저를 만날 기회를 드릴테니 낚시터에 오세요>
라고 메일을 보냈다면
나는 저것의 진의를 믿을수가 없어서 몇 일을 전전긍긍할 것이다.
저 속에 마음이라는게 있긴 있는걸까?
그러나 혹시라도 있다면 얼마나 큰 결례인가 싶어 한번쯤은 낚시터에 들러
눈알을 대록대록 굴려보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철망으로 담이 쳐져 언듯언듯 들여다 볼수 있었던 그 낚시터가
이제는 콘크리트 담벽으로 둘러 있다.거기에다
주변에 기웃거리는 이들에게 신원미상의 수상쩍은 인물들로 시근쩍한 눈빛들을 던진다.....
담벼락엔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 붙어있다.

<미인증이란 표시가 있는 분들은 신원확인이 안된 지체들이니
  믿지 마세요>
<준회원에게는 회원정보와, 사진을 볼수 있는 권한이 제한되었습니다>

그 담벼락 밑에는 어떤 선수가 멋진 필체로 다음과 같은 문구를 곁들여 놨다.
<뜻이 있는 진정한 선수란 낚시터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를 통해 알수있다>


늘...월척을 꿈꿔왔지..
그러나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들은
낚시대가 부러지며 그 놈이 떨어져 나가던 그날..
눈을 감으면 퍼덕이던 은빛 비늘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살아나곤 했다.

언제쯤이나 잊혀질까?

늘 가난한 나는
꿈결처럼 찰라에 스치던 그 한번의 짜릿함이
부실한 삶의 한자리에 각인되어
더 쓸쓸하게 하는 것인지
쓸쓸하지 않게 하는 것인지 도대체 분간이 가지 않는 것이다.

그때 부러져버린 낚시대를 아직도 들고있는 나는
여전히 유료 낚시터에는 가지 않는다.

비싼 고기는 비싼 물에서 놀고
가난한 낚시꾼은 어디 어스름한 저녁속으로 낚시대를 드리워
한 날을 죽이다 빈 낚시대 거두어 집에 가면 그만이다.
각자가 낚고 싶은 것들을 낚는거지..



彼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