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대구 고속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

수아로킨200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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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월요일.

겨울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서울서 회포를 풀고 월요일 오후 쯤 대구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3시 40분 [서울 <-> 동대구] 고속버스 표를 끊고 버스에 올랐는데 맨 앞자리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시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할머니를 지나쳐 제 좌석에 앉아 있는데 조금 지나니 청년이 표검사를 한다고 외치곤 맨 끝자리서 부터 표를 거두기 시작 했습니다. 대구서 서울 올라갈때 버스와 달리 그날은 버스에 사람이 별로 없었고 제 반대편 좌석도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참 - 사람이 없네'

생각하던 찰나 앞쪽에서 들려오는 할머님의 목소리

"아이고.. 죄송합니다.. 돈이 모자라서 표를 못 끊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앞쪽에서 뒷머리를 긁적이는 표 검사하는 청년의 모습과 사정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제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청년은

"표가 없으면 버스에서 내리셔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며 "잠시만 계세요"

하더니 버스 밖에서 짐칸을 정리하고 계시던 운전 기사분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습니다. 곧이어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들어오시더니 할머니께

"표가 없으시다구요??" 라고 크게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선

"죄송합니다.. 돈이 모자라서.. 너무 버스비가 비싸서.. 밥도 한끼도 못먹고 죄송합니다.."

"아이구 - 밥도 못드시고잉?? 밥은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도 없고..

할머니!! 그래도 집엔 가셔야죠?? 그죠?? 그럼 부탁하나만 드릴게 - 맨 앞자리는 위험하니까 저어기 중간쯤 자리로 옮겨가시는거야- 할머니 그건 해주실 수 있죠??"

그리곤 기사 아저씨께선 할머니를 부축해 텅 빈 제 반대편 좌석까지 모셔드리곤 안전벨트까지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차가 출발했죠

제 건너편 좌석에 앉으신 할머니, 갑자기 지난해 돌아가신 저희 외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는 겁니다. 서울&lt;-&gt;동대구 고속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  저희 외할머니도 저 할머님 처럼 귀가 잘 안들리시고 몸이 불편하셨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제 수중에 있는건 시큼한 음료랑 6000원. 편의점에서 음료대신 두유를 사올껄 하는 후회를 했습니다. 빵이라도 가방안에 넣어둘껄 하는 후회만 들었습니다. 

할머니께선 돈을 찾으시는 듯 허리춤과 바지 안에 넣어두신 비닐 봉지를 뒤적이시며 두리번두리번 거리셨습니다.

제 마음은 온통 얼른 휴게소에 들리기만을 바라고 바랬습니다. ㅠㅠ 

그렇게 2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문경휴게소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빨리 두유와 빵을 사와야지 - 생각하며 잽싸게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종종걸음으로 편의점에 들어가 따뜻한 두유와 먹을거릴 사고 재빨리 버스로 돌아갔지요. 그런데 헉... 서울&lt;-&gt;동대구 고속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  할머니께서 사라지신 겁니다.!!

화장실에 가셨나 싶어 버스 안에서 화장실 쪽을 계속 쳐다보았습니다.

'혹시, 이러다 할머니 버스 놓치시는거 아냐?? 기사 아저씨가 먼저 오면 어떻게 하지'

하며 혼자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_-;;;;;;;;;;;

그렇게 시간이 15분이 흐르고.. 기사분도 안오시고 할머니께서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30분 정도 되었으려나??

저 앞에서 할머니가 제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버스쪽으로 걸어오시는 기사아저씨도 제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 혹시..."

할머님과 기사아저씨가 버스에 올라타시자 할머니께서 기사분께 계속 감사하단 말을 하셨습니다.

 

"아이고..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버스도 그냥 태워주시고 늙은이 밥도 사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기사아저씨께선 멋쩍은 미소를 지으시며 할머님을 자리까지 모셔드리곤 안전하게 벨트까지 매 주셨습니다. 왜 그렇게 가슴이 울컥하고 찡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한없이 아름답게만 보였습니다.

' 요즘 세상은 삭막하다 ' 라는 말을 항상 서두에 쓰곤 했던 저에겐 정말 감동적인 모습이였습니다.

 

"승객 여러분, 할머니께서 식사를 못하셔서 잠시 식당에 들렸다 오는 길이라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버스는 다시 출발하였고 버스안에는 훈훈한 온기가 넘쳤습니다.

 

그 후, 할머니께선 기사님의 부축을 받고 안전하게 서대구에서 내려 사위분을 만나셨습니다.

 

 

 

에고.. 수업 가야 하는데 늦어버렸네요 ㅠㅠ

너무 두서없이 쓴 글이라.. 윽.. 그래도 양해해 주세요 ^^

가끔 시내버스를 탈때 짐을 많이 들고 버스정류장에 계신 할머님 할아버님께서 버스를 잡으려고 하면 버스가 쌩~~ 하니 가버리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가끔요 ^^;; 그럴때마다 혼자 속으로 열내고 속상해 하기 일쑤였는데..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살만한 곳인가 봅니다. ^^

 

2월 5일 서울<->동대구 3시 40분 고속버스 기사님, 기사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다시 한번 기사님이 운전하시는 따뜻한 버스를 타고싶네요 ^^  

그리고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따님분 집에서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으히히.. 모두 - 행복한 하루 되세요 서울&lt;-&gt;동대구 고속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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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톡이 되어버렸네요 ^^;;;

저의 모자란 글이였지만 기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그 날 그 자리에 제가 있었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정말 행운이였던 것 같구요 ^^

아직도 할머니께서 배부르시다면서 기사님께 감사하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하셨던 모습이 생생하네요

아.. 그리고 제가 그날 내릴때 '꼭 버스번호랑 기사님 성함을 꼭 알고 내려야지!!' 몇번이나 거듭 생각했었는데 기사님께 너무 신나게 인사하는 바람에 깜박했답니다. ㅠㅠ 인터넷을 뒤져서야 알게 되었지요..ㅠㅠ 왜이리 칠칠 맞은지...

휴 - 무튼 오늘도 좋은하루 되시구요 ~~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몇몇분들께서 빵과 두유의 행방을 궁금해 하시던데서울&lt;-&gt;동대구 고속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

그 빵과 두유는 할머님의 따뜻한 두 손에 꼬옥 건네드렸답니다. 서울&lt;-&gt;동대구 고속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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