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민아... 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거... 맞는 거냐?" 동민은 갑작스런 동석의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확실한 표현으로 질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 떤 의미로다가 던진 질문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민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딴청을 피워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어차피 동석은 매니저이고 이런 일에 있어선 알아야 할 사람이었으니깐 동민은 침묵으로서 긍정의 의미를 나타냈다. 동민의 뜻을 이해했는지 조 금 있으니 동석에 입에서 알 수 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훗.." 무엇을 뜻하는 웃음인지 동민으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매니저로서 한 마디 하기 전에 준비 운동이라도 된다는 것인지... 솔직히 동민은 긴장이 되었다. 동석은 친구이길 떠나서 자신의 매니저였다. 분명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예인에게 있어서 사랑이나 연애는 끝이 어떻게 되었던지 간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 또한 잘 알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특히나 지금처럼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자신에게는 더 하다는 것을... 동민은 동석이 무슨 말을 하던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입장에 서서 아무 말 없이 좋은 쪽으로 이 해하며 들어주기만 이라도 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자신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말이 동석의 입에서 나왔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다. 승희.. 생각했던 것 보다 괜찮은 것 같더라. 거짓도 없는 것 같 고... 잘 해봐." 왠지 모르게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한소리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긴장하 고 있었는데... "김 동석. 그게.. 다냐?" 동민은 의심스럽다는 듯 동석에게 물었다. "훗. 왜 이상하냐? 당연.. 이상할 거야.." 동석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는 다시 입을 닫았다. 그리고 잠시 뒤 아니나 다를까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신 차려 이 자식아.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사랑타령이야. 어?! 앞으 로 가야 할 길도 아직 멀고 험한데 아니?! 여기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 온 건데... 뭐?! 사 랑?! 사랑 같은 소리하고 있네. 정신 차려. 그딴 건 나중에 확실하게 자리 잡음 한 다음에 해 도 늦지 않아. 알았어!" 충격이 컸던지 갑자기 목소리에 힘을 주며 따따부따 혼자서 떠들어대는 동석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 인간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 리가 없지. 동민은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좋은 쪽 으로 이해하며 들어주어야 한다고 자신에게 설득은 했지만 한 순간 자신의 감정을 농락한 것 같은 동석의 행동에 그대로 참 아 낼 수가 없었다. 동민은 천천히 눈을 뜨고는 동석을 돌아보 았다. 섬뜩함을 느끼게 할 정도의 시선으로... 그런데 "라.. 고 말을 하면 천하의 고집불통 차 동민이 듣기나 하겠냐? 콧방귀나 안 뀌면 다행이지. 안 그래?" '띵...' 한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동민이었다. 그런 동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능청스럽게 계속해서 떠들어대는 동석이었다. "인마 넌 좋은 매니저 만난 걸 감사해야 돼. 세상천지 어떤 매니저가 배우에게 연애를 허락 하겠냐? 어?! 나중에.. 나중에 옷이나 한 벌 사라. 알았냐?" '으... 이 자식..!!' "아!!" 동민은 정신을 수습한 다음 바로 동석의 뒤통수를 한대 갈겨버렸다. "야! 어쭈.. 이제 만사형통이라고 막 나가냐? 너 뭔가를 잊고 있나본데. 난 지금 운전 중이 야. 자고로 내가 핸들을 살짝만 꺽어도 그냥 간다고." "어! 어! 야! 차 동민! 야! 인마!" 동민은 동석의 말에 자신이 핸들을 꺾어버렸다. "인마 네 녀석이 날 보내기 전에 내가 널 보내 주마." 이러저리 핸들을 꺾어대는 동민이었다.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들이 그리 많지가 않았다. "인마 알았어. 알았다고 그만해라." 동민은 동석을 한번 흘겨보고는 바로 앉았다. "아 자식. 성질 하고는.. 아!!" 다시금 동석에 머리를 강타하는 동민이었다. "왜 또 때리는데?" 못마땅하다는 듯 동석 또한 눈을 흘기며 동민을 노려보았다. "조금 전에건 날 데리고 논 것. 그리고 이번 건 내 목숨 가지고 장난 친 것. 그리고 한 대 더 남았어." 동민의 말에 어이없어 하는 동석. "마지막 한대는 뭐냐?" "밥줄도 모자라서 옷 까지 챙기려고 하는 괘씸죄." "우시.. 야 그건.. 그건 농담이야. 아 자식 진짜 속 좁게 노네. 어! 어! 야! 농담이라고 그랬 잖아. 인마 위험해." "이 자식아 위험하긴 뭐가 위험해 너만 똑바로 운전대 잡고 있으면 되는데." "치사한 놈. 끝까지 때려 먹냐?" 이리저리 피하다 끝내는 마지막 한대까지 맞은 동석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장난스런 실 랑이를 벌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금 침묵을 지켰다. 이번에도 침묵을 깨고 동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승희도 알고 있냐?" "아니.. 아직." 아직 이라는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또 다시 침묵으로 들어갔다. 감정표현에 있어서는 쉽게 내비치지 못하는 성격에 동민이라는 것을 동석은 잘 알고 있었 다 그래서인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동석으로서도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그런 동석의 마음을 읽었는지 침묵을 깨고 동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냥.. 그냥 시간을 좀더 두고 싶어. 아직은 나 조차도 지금에 이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어. 한 순간의 감정인지 아니면... 만일 정말 이 감정이 한 순간이라면 괜히.. 상처주 고 상처 받게 되는 거잖아... 왠지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 조금 더 내 감정이 확실하다 싶었 을 때 그때 정식으로 손 내밀어 보고 싶어." 동민의 말을 듣고도 동석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자신만이 아직 확신을 못할 뿐이지 듣 고 있던 동석은 동민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훗 자식. 누가 배우 아니랄까봐서 감성적으로 놀기는... 너 그러다 놓친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그냥 마음 가는대로 행동해. 이거다 싶을 땐 아니 이 사람이다 싶을 땐 그냥 잡고 보는 거야. 정말 아닌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느낌도 오지 않아." 동민은 더 이상에 말없이 창 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처음부터 그런 느낌도 오지 않아..' 동민 은 마음속으로 조금 전 동석이 했던 말을 되뇌어 보았다. 처음부터... 동민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띄워졌다. 처음 승희에게 호감을 느꼈을 때... 처음이었다. 얼굴도 이름도 몰랐던 처음. 한 사이트에서 날아왔던 그녀의 쪽지를 보고... 왠지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 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처음부터.. 아니었다면 동석이 네 말대로 그런 느낌도 오지 않았을 거야." 동민은 동석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친구이길 떠나서 그는 매니저인데 이 일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인데 그런 건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자신의 감정만 을 생각해 주며 배려해 주는 동석의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동민은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마 음속으로 친구인 동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맙다.. 친구야...' 동민은 모르고 있었다. 그 순간 동석 또한 마음속으로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동민아 넌 모를 거다. 지금의 네 모습이 얼마나 나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지... 나 승희에게 너무 고맙다. 널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주어서.. 너에게 있었던 어두움을 사라지 게 해 주어서... 무엇하나 자유롭게 네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너. 그래서 인지 항상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 보이던 너. 난 말이야. 그런 너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무엇 때문인지 알면서도 도와 줄 수가 없었서... 그런데 그걸 승희가 해 주었어. 나 지금 승희에게 무지 고 맙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마음을 속으로만 얘기하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숙소로 향했다. "오케이! 자 수고들 했어요. 다음 신은 조금 쉬었다가 들어갑시다." 몇 시간째 이어지던 촬영이었다. 그로 인해 지쳐있던 배우들과 스텝들은 잠시 쉬었다하자는 감독의 말이 반가운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제각기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동석과 동민 승희. 언제나 그렇듯 세 사람은 한 곳으로 모였다. 동민이 앉아서 쉬는 동안 승희는 동민의 메이크 업과 머리를 손보았다. 피곤함을 느끼는지 눈을 감고 있는 동민이었다. 승희는 그런 동민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우면서도 더 부드러운 손길로 그의 머리와 메이크업을 손 보아 주었다. 승희는 모르고 있었다. 지금 동민이 어떠한 기분으로 자신의 손길을 느끼고 있 는지... 동민은 피곤함에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눈을 감고 느끼는 그녀의 손길은 어 떠한지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동민은 영화에서나 책속에서 보고 읽었던 이 순간 시간이 멈춰 주었으면 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지금 몸소 느끼고 있었다. "햐.. 오늘 내일 촬영만 끝나면 바다에서의 촬영이구나.. 아 얼마 만에 가보는 바다냐.." 지금 동민이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의 막바지 촬영이 남아있는데 그 촬영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라 모레부터 한 이 삼일 동안은 동해에서 촬영이 있었다. 그 일로 싱글벙글 웃으 며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며 얘기하고 있는 동석이었다. 눈을 감고 있던 동민은 왠지 그런 동석을 놀려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석아 넌 안 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동민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동석이 말했다. "그건 무슨 소리냐? 매니저인 내가 왜 안가?" 동민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동석의 표정이 어떠할지 알 것 같았다. 동민은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매니저가 거기 가서 뭐한다고.. 넌 그냥 여기 서울에 남아서 스케줄이나 잡아 놔라." 동민의 말에 황당함을 느낀 동석이었다. 매니저가 거기 가서 뭐하다니... 당연 배우인 동민이 가는 곳이면 매니저인 자신도 가야 하는 것인데... 동석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도 들고 화 도 났다. 그러다 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동민의 표정을 보았고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훗.. 차 동민.. 너 나한테 그러면 안 될텐데...?! 어 그 뭐냐.. 어.. 승희야... 내가 있지?!" 오히려 역습을 당한 동민은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며 동석에게 말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당연 매니저인 네가 가야지. 누가 가겠냐... 헤.." "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자식.. 난 매니저야.." 동민의 반응에 이겼다는 식으로 우쭐해 하는 동석이었다. '치사한 놈.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저 자식한테 말은 해 가지고.. 그냥 조용히 있다가 승희랑 같이 뒤통수나 칠걸... 으.. 치사한 놈.' 승희는 동민과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민의 표정으로 장난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 었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는지 되려 동민이 당하는 쪽이었고 조금 있으니 두 사람의 상황은 바뀌어 있었다. 이겼다는 듯 우쭐해 하고 있는 동석과 씩씩거리며 뭐가 그 리 못마땅한지 인상을 구기고 있는 동민이었다. 그 둘의 모습은 꼭 철부지 아이들 같았다. 그 래서 인지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이 인간들은 언제나 철들이 들까.. 훗' 승희는 동석과 동민이 보이지 않게 얼굴을 약간 돌리곤 살며시 웃었다. 잠시 뒤 세 사람은 모 두 웃고 있었다. 승희는 동석과 동민으로 웃고 있었고 동민은 그런 승희의 모습을 보며 웃었 고 동석은 승희의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 동민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섹시하다기 보단 섬뜩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의 붉은 색 손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만큼 감아진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아픔이라는 표정보단 증오의 가까운 표정으로 미진은 세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 에효.. 송꾸락 손가락 빠지는 줄 알았슴다. 늦은 죄로다가 오늘은 좀 많은 양의 글을 올렸더니 에구... ^^그 동안 안녕하셨지요? 사실은 한 동안 글이 막혀서리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도 머리 쥐어짜며 이어서 올린 글인데... 항상 드리는 말씀 ㅎㅎ그냥 웃으면서 봐 주세요... 그럼 전 또 이만 물러갑니다. 언제나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
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 (65)
"동민아... 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거... 맞는 거냐?"
동민은 갑작스런 동석의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확실한 표현으로 질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
떤 의미로다가 던진 질문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민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딴청을 피워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어차피 동석은 매니저이고 이런 일에 있어선 알아야
할 사람이었으니깐 동민은 침묵으로서 긍정의 의미를 나타냈다. 동민의 뜻을 이해했는지 조
금 있으니 동석에 입에서 알 수 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훗.."
무엇을 뜻하는 웃음인지 동민으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매니저로서 한 마디 하기 전에 준비
운동이라도 된다는 것인지... 솔직히 동민은 긴장이 되었다. 동석은 친구이길 떠나서 자신의
매니저였다. 분명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예인에게 있어서
사랑이나 연애는 끝이 어떻게 되었던지 간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 또한 잘 알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특히나 지금처럼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자신에게는 더 하다는 것을... 동민은
동석이 무슨 말을 하던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입장에 서서 아무 말 없이 좋은 쪽으로 이
해하며 들어주기만 이라도 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자신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말이 동석의 입에서 나왔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다. 승희.. 생각했던 것 보다 괜찮은 것 같더라. 거짓도 없는 것 같
고... 잘 해봐."
왠지 모르게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한소리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긴장하
고 있었는데...
"김 동석. 그게.. 다냐?"
동민은 의심스럽다는 듯 동석에게 물었다.
"훗. 왜 이상하냐? 당연.. 이상할 거야.."
동석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는 다시 입을 닫았다. 그리고 잠시 뒤 아니나 다를까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신 차려 이 자식아.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사랑타령이야. 어?! 앞으
로 가야 할 길도 아직 멀고 험한데 아니?! 여기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 온 건데... 뭐?! 사
랑?! 사랑 같은 소리하고 있네. 정신 차려. 그딴 건 나중에 확실하게 자리 잡음 한 다음에 해
도 늦지 않아. 알았어!"
충격이 컸던지 갑자기 목소리에 힘을 주며 따따부따 혼자서 떠들어대는 동석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 인간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 리가 없지. 동민은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좋은 쪽
으로 이해하며 들어주어야 한다고 자신에게 설득은 했지만 한 순간 자신의 감정을 농락한 것
같은 동석의 행동에 그대로 참 아 낼 수가 없었다. 동민은 천천히 눈을 뜨고는 동석을 돌아보
았다. 섬뜩함을 느끼게 할 정도의 시선으로... 그런데
"라.. 고 말을 하면 천하의 고집불통 차 동민이 듣기나 하겠냐? 콧방귀나 안 뀌면 다행이지.
안 그래?"
'띵...'
한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동민이었다. 그런 동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능청스럽게 계속해서
떠들어대는 동석이었다.
"인마 넌 좋은 매니저 만난 걸 감사해야 돼. 세상천지 어떤 매니저가 배우에게 연애를 허락
하겠냐? 어?! 나중에.. 나중에 옷이나 한 벌 사라. 알았냐?"
'으... 이 자식..!!'
"아!!"
동민은 정신을 수습한 다음 바로 동석의 뒤통수를 한대 갈겨버렸다.
"야! 어쭈.. 이제 만사형통이라고 막 나가냐? 너 뭔가를 잊고 있나본데. 난 지금 운전 중이
야. 자고로 내가 핸들을 살짝만 꺽어도 그냥 간다고."
"어! 어! 야! 차 동민! 야! 인마!"
동민은 동석의 말에 자신이 핸들을 꺾어버렸다.
"인마 네 녀석이 날 보내기 전에 내가 널 보내 주마."
이러저리 핸들을 꺾어대는 동민이었다.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들이 그리
많지가 않았다.
"인마 알았어. 알았다고 그만해라."
동민은 동석을 한번 흘겨보고는 바로 앉았다.
"아 자식. 성질 하고는.. 아!!"
다시금 동석에 머리를 강타하는 동민이었다.
"왜 또 때리는데?"
못마땅하다는 듯 동석 또한 눈을 흘기며 동민을 노려보았다.
"조금 전에건 날 데리고 논 것. 그리고 이번 건 내 목숨 가지고 장난 친 것. 그리고 한 대
더 남았어."
동민의 말에 어이없어 하는 동석.
"마지막 한대는 뭐냐?"
"밥줄도 모자라서 옷 까지 챙기려고 하는 괘씸죄."
"우시.. 야 그건.. 그건 농담이야. 아 자식 진짜 속 좁게 노네. 어! 어! 야! 농담이라고 그랬
잖아. 인마 위험해."
"이 자식아 위험하긴 뭐가 위험해 너만 똑바로 운전대 잡고 있으면 되는데."
"치사한 놈. 끝까지 때려 먹냐?"
이리저리 피하다 끝내는 마지막 한대까지 맞은 동석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장난스런 실
랑이를 벌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금 침묵을 지켰다. 이번에도 침묵을 깨고 동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승희도 알고 있냐?"
"아니.. 아직."
아직 이라는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또 다시 침묵으로 들어갔다.
감정표현에 있어서는 쉽게 내비치지 못하는 성격에 동민이라는 것을 동석은 잘 알고 있었
다 그래서인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동석으로서도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그런 동석의
마음을 읽었는지 침묵을 깨고 동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냥.. 그냥 시간을 좀더 두고 싶어. 아직은 나 조차도 지금에 이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어. 한 순간의 감정인지 아니면... 만일 정말 이 감정이 한 순간이라면 괜히.. 상처주
고 상처 받게 되는 거잖아... 왠지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 조금 더 내 감정이 확실하다 싶었
을 때 그때 정식으로 손 내밀어 보고 싶어."
동민의 말을 듣고도 동석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자신만이 아직 확신을 못할 뿐이지 듣
고 있던 동석은 동민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훗 자식. 누가 배우 아니랄까봐서 감성적으로 놀기는... 너 그러다 놓친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그냥 마음 가는대로 행동해. 이거다 싶을 땐 아니 이 사람이다 싶을 땐 그냥 잡고 보는
거야. 정말 아닌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느낌도 오지 않아."
동민은 더 이상에 말없이 창 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처음부터 그런 느낌도 오지 않아..' 동민
은 마음속으로 조금 전 동석이 했던 말을 되뇌어 보았다. 처음부터... 동민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띄워졌다. 처음 승희에게 호감을 느꼈을 때... 처음이었다. 얼굴도 이름도 몰랐던 처음.
한 사이트에서 날아왔던 그녀의 쪽지를 보고... 왠지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
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처음부터.. 아니었다면 동석이 네 말대로 그런 느낌도 오지 않았을 거야."
동민은 동석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친구이길 떠나서 그는 매니저인데 이 일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인데 그런 건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자신의 감정만
을 생각해 주며 배려해 주는 동석의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동민은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마
음속으로 친구인 동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맙다.. 친구야...'
동민은 모르고 있었다. 그 순간 동석 또한 마음속으로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동민아 넌 모를 거다. 지금의 네 모습이 얼마나 나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지...
나 승희에게 너무 고맙다. 널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주어서.. 너에게 있었던 어두움을 사라지
게 해 주어서... 무엇하나 자유롭게 네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너. 그래서 인지 항상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 보이던 너. 난 말이야. 그런 너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무엇 때문인지
알면서도 도와 줄 수가 없었서... 그런데 그걸 승희가 해 주었어. 나 지금 승희에게 무지 고
맙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마음을 속으로만 얘기하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숙소로 향했다.
"오케이! 자 수고들 했어요. 다음 신은 조금 쉬었다가 들어갑시다."
몇 시간째 이어지던 촬영이었다. 그로 인해 지쳐있던 배우들과 스텝들은 잠시 쉬었다하자는
감독의 말이 반가운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제각기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동석과 동민 승희.
언제나 그렇듯 세 사람은 한 곳으로 모였다. 동민이 앉아서 쉬는 동안 승희는 동민의 메이크
업과 머리를 손보았다. 피곤함을 느끼는지 눈을 감고 있는 동민이었다. 승희는 그런 동민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우면서도 더 부드러운 손길로 그의 머리와 메이크업을 손
보아 주었다. 승희는 모르고 있었다. 지금 동민이 어떠한 기분으로 자신의 손길을 느끼고 있
는지... 동민은 피곤함에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눈을 감고 느끼는 그녀의 손길은 어
떠한지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동민은 영화에서나 책속에서 보고 읽었던 이 순간 시간이 멈춰
주었으면 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지금 몸소 느끼고 있었다.
"햐.. 오늘 내일 촬영만 끝나면 바다에서의 촬영이구나.. 아 얼마 만에 가보는 바다냐.."
지금 동민이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의 막바지 촬영이 남아있는데 그 촬영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라 모레부터 한 이 삼일 동안은 동해에서 촬영이 있었다. 그 일로 싱글벙글 웃으
며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며 얘기하고 있는 동석이었다.
눈을 감고 있던 동민은 왠지 그런 동석을 놀려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석아 넌 안 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동민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동석이 말했다.
"그건 무슨 소리냐? 매니저인 내가 왜 안가?"
동민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동석의 표정이 어떠할지 알 것 같았다. 동민은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매니저가 거기 가서 뭐한다고.. 넌 그냥 여기 서울에 남아서 스케줄이나 잡아 놔라."
동민의 말에 황당함을 느낀 동석이었다. 매니저가 거기 가서 뭐하다니... 당연 배우인 동민이
가는 곳이면 매니저인 자신도 가야 하는 것인데... 동석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도 들고 화
도 났다. 그러다 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동민의 표정을 보았고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훗.. 차 동민.. 너 나한테 그러면 안 될텐데...?! 어 그 뭐냐.. 어.. 승희야... 내가 있지?!"
오히려 역습을 당한 동민은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며 동석에게 말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당연 매니저인 네가 가야지. 누가 가겠냐... 헤.."
"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자식.. 난 매니저야.."
동민의 반응에 이겼다는 식으로 우쭐해 하는 동석이었다.
'치사한 놈.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저 자식한테 말은 해 가지고.. 그냥 조용히 있다가 승희랑
같이 뒤통수나 칠걸... 으.. 치사한 놈.'
승희는 동민과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민의 표정으로 장난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
었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는지 되려 동민이 당하는 쪽이었고 조금 있으니
두 사람의 상황은 바뀌어 있었다. 이겼다는 듯 우쭐해 하고 있는 동석과 씩씩거리며 뭐가 그
리 못마땅한지 인상을 구기고 있는 동민이었다. 그 둘의 모습은 꼭 철부지 아이들 같았다. 그
래서 인지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이 인간들은 언제나 철들이 들까.. 훗'
승희는 동석과 동민이 보이지 않게 얼굴을 약간 돌리곤 살며시 웃었다. 잠시 뒤 세 사람은 모
두 웃고 있었다. 승희는 동석과 동민으로 웃고 있었고 동민은 그런 승희의 모습을 보며 웃었
고 동석은 승희의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 동민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섹시하다기 보단 섬뜩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의 붉은 색 손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만큼
감아진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아픔이라는 표정보단 증오의 가까운 표정으로 미진은 세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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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양의 글을 올렸더니 에구... ^^그 동안 안녕하셨지요? 사실은 한 동안
글이 막혀서리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도 머리 쥐어짜며 이어서
올린 글인데... 항상 드리는 말씀 ㅎㅎ그냥 웃으면서 봐 주세요...
그럼 전 또 이만 물러갑니다. 언제나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