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서 있는 소녀를 보았다. 인적이 드문 그곳에서 그녀는 고개를 깊이 떨구고 있었다. 가로등이 그녀를 비추고 있었고 그 가로등을 밤하늘 별들이 비추고 있었다. 첫사랑과 또 한번 이별을 감행한 뒤였을까. 너무나 어두워진 그녀는 새벽이 되도록 집으로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김하인의 '일곱송이 수선화' 중에서... 지석과 동욱은 그녀의 까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욱이 먼저 도착해 지석을 기다리고 있었고, 지석은 단번에 그를 알아 보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한지석이라고 합니다." 오똑 선 콧날에 착한 눈빛이 유독 시선을 끄는 남자가 동욱의 앞에 와서 인사를 했다. 순간, 동욱도 일어나 자신을 밝혔다. "예. 처음 뵙겠습니다. 심동욱이라고 합니다." 지석이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했을 때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동욱은 왠 지 불안했고, 그 느낌은 적중했다. 그의 모습을 보고나니 밀려드는 불안 은 더해만 가는 것 같다. 잔잔한 피아노 음악소리에 둘은 커피가 식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 조용 했다. 말을 먼저 꺼내기 시작한 건 지석이었다. "김유진이란 여자 참 고운 여자예요... 아까 잠든 유진씨 보면서 또한번 하늘에 감사드렸습니다. 이 고운 여자... 이 불쌍한 여자 저한테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또한번 하늘을 원망했죠. 이왕이면 나를 바라보게끔 보내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면서... 지나친 욕심을 비추고 말았습니다. 두 분의 사랑... 솔직히 말씀드리면 질투에 눈이 멀 만큼 부럽습니다. 김유진이란 여자.. 그 여자 먼저 알아보지 못한 내 자신을 탓했죠. 유진씨... 웃는 모습이 너무나 예쁜 사람이라 는 거 아시죠? 유진씨 많이 웃게 해 주세요. 첨엔 웃을 줄 모르는 사람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늘 뒤에 아픈 그리움이 있었더군요. 유진씨 첫사랑이란 사람을 만나면 꼭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석은 그제서야 식어있는 커피잔을 들었다. 가슴속에 담고 있던 유진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고 있는 듯 지석은 조용히 '그 여자 꼭 행복해져야 합 니다."라는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동욱은 지석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에게 아무말도 해 줄수 가 없었다. 똑같은 감정으로 한 여자를 가슴에 두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 애절함을 알기에 더더욱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전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유진씨 지금쯤 괜찮아졌을 겁니다. 가 보세요.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쯤 초췌한 모습으로 유진이 그의 앞을 가 로 막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지석씨! 가지마세요." 동욱과 지석은 당황스런 빛이 역력했고, 유진이 둘의 만남을 계속 지켜보 고 있었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유진아! 몸은 괜찮아진거니?." 동욱이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네. 이젠 괜찮아요. 동욱씨에게 할 얘기가 있어요. 지석씨도 가지 말 고 여기서 제 얘기 들어주세요." 그렇게 세 사람의 만남은 그 까페 한 구석 모퉁이에서 이루어졌고, 그 시 간은 세 사람 모두에게 있어 살아가면서 늘 가슴 깊은 곳에서 불끈 솟아 오를 것 같은 울음으로 남겨질 것이었다. "동욱씨! 3년전 우리가 헤어지던 날 내가 동욱씨에게 얘기했던 것처럼 난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난 이렇게 잘 살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거구... 난 어떻게든 살아낼거라구요. 동욱씨랑 나... 처음부터 잘못 됐다고 그 말을 하려고 왔어요. 그 오랜 시간 다 지울 순 없겠지만 변하 는 건 없어요. 세상엔 정말 변하지 않는 게 많은 거 같아요. 나... 이제 그거 알았구, 그래서 앞으로는 실패하지 않구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구... 그러니까... 이제 내 걱정 같은 건 하지 말구 정말 홀가분하게 떠나라고... 난 정말 괜찮으니까... 내 진심이니까 그래줬 음 좋겠어요." "유진아!..." 동욱은 유진이 결심한 듯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비 수를 꽂는 듯 저려왔다. "제 얘기 끝났어요. 지석씨! 저 집까지 데려다 주시겠어요?." 유진은 앉아있던 자리를 일어났고, 마지막 한 마디까지도 차갑게 느껴질 만큼 동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침내 지석과 유진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동욱은 홀로 남았다. 묵직한 무언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제서야 동욱은 알 수 있었다. 유진이 자신을 또 다시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그 슬픔을.. 그 안타까움을...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지만 동욱은 한참을 그 자리에 넋이 나간 듯 그렇게 앉아있어야만 했다. 울고 있는 듯, 떨고 있는 듯 또박또박 얘기하던 유진의 그 시선이 지워지 지 않아 또다시 가슴이 저며오기 시작했다. ---> 계속...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
세 여자 이야기 (12)
거리에 서 있는 소녀를 보았다.
인적이 드문 그곳에서 그녀는 고개를 깊이 떨구고 있었다.
가로등이 그녀를 비추고 있었고 그 가로등을 밤하늘 별들이 비추고
있었다. 첫사랑과 또 한번 이별을 감행한 뒤였을까.
너무나 어두워진 그녀는 새벽이 되도록 집으로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김하인의 '일곱송이 수선화' 중에서...
지석과 동욱은 그녀의 까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욱이 먼저 도착해 지석을 기다리고 있었고, 지석은 단번에 그를 알아
보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한지석이라고 합니다."
오똑 선 콧날에 착한 눈빛이 유독 시선을 끄는 남자가 동욱의 앞에 와서
인사를 했다. 순간, 동욱도 일어나 자신을 밝혔다.
"예. 처음 뵙겠습니다. 심동욱이라고 합니다."
지석이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했을 때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동욱은 왠
지 불안했고, 그 느낌은 적중했다. 그의 모습을 보고나니 밀려드는 불안
은 더해만 가는 것 같다.
잔잔한 피아노 음악소리에 둘은 커피가 식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 조용
했다. 말을 먼저 꺼내기 시작한 건 지석이었다.
"김유진이란 여자 참 고운 여자예요... 아까 잠든 유진씨 보면서 또한번
하늘에 감사드렸습니다. 이 고운 여자... 이 불쌍한 여자 저한테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또한번 하늘을 원망했죠.
이왕이면 나를 바라보게끔 보내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면서... 지나친
욕심을 비추고 말았습니다. 두 분의 사랑... 솔직히 말씀드리면 질투에
눈이 멀 만큼 부럽습니다. 김유진이란 여자.. 그 여자 먼저 알아보지
못한 내 자신을 탓했죠. 유진씨... 웃는 모습이 너무나 예쁜 사람이라
는 거 아시죠? 유진씨 많이 웃게 해 주세요. 첨엔 웃을 줄 모르는 사람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늘 뒤에 아픈 그리움이 있었더군요.
유진씨 첫사랑이란 사람을 만나면 꼭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석은 그제서야 식어있는 커피잔을 들었다. 가슴속에 담고 있던 유진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고 있는 듯 지석은 조용히 '그 여자 꼭 행복해져야 합
니다."라는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동욱은 지석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에게 아무말도 해 줄수
가 없었다. 똑같은 감정으로 한 여자를 가슴에 두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 애절함을 알기에 더더욱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전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유진씨 지금쯤 괜찮아졌을 겁니다.
가 보세요.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쯤 초췌한 모습으로 유진이 그의 앞을 가
로 막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지석씨! 가지마세요."
동욱과 지석은 당황스런 빛이 역력했고, 유진이 둘의 만남을 계속 지켜보
고 있었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유진아! 몸은 괜찮아진거니?." 동욱이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네. 이젠 괜찮아요. 동욱씨에게 할 얘기가 있어요. 지석씨도 가지 말
고 여기서 제 얘기 들어주세요."
그렇게 세 사람의 만남은 그 까페 한 구석 모퉁이에서 이루어졌고, 그 시
간은 세 사람 모두에게 있어 살아가면서 늘 가슴 깊은 곳에서 불끈 솟아
오를 것 같은 울음으로 남겨질 것이었다.
"동욱씨! 3년전 우리가 헤어지던 날 내가 동욱씨에게 얘기했던 것처럼
난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난 이렇게 잘 살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거구... 난 어떻게든 살아낼거라구요. 동욱씨랑 나... 처음부터 잘못
됐다고 그 말을 하려고 왔어요. 그 오랜 시간 다 지울 순 없겠지만 변하
는 건 없어요. 세상엔 정말 변하지 않는 게 많은 거 같아요.
나... 이제 그거 알았구, 그래서 앞으로는 실패하지 않구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구... 그러니까... 이제 내 걱정 같은 건 하지 말구 정말
홀가분하게 떠나라고... 난 정말 괜찮으니까... 내 진심이니까 그래줬
음 좋겠어요."
"유진아!..." 동욱은 유진이 결심한 듯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비
수를 꽂는 듯 저려왔다.
"제 얘기 끝났어요. 지석씨! 저 집까지 데려다 주시겠어요?."
유진은 앉아있던 자리를 일어났고, 마지막 한 마디까지도 차갑게 느껴질
만큼 동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침내 지석과 유진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동욱은 홀로 남았다.
묵직한 무언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제서야 동욱은 알 수 있었다.
유진이 자신을 또 다시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그 슬픔을.. 그 안타까움을...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지만 동욱은 한참을 그 자리에 넋이 나간 듯
그렇게 앉아있어야만 했다.
울고 있는 듯, 떨고 있는 듯 또박또박 얘기하던 유진의 그 시선이 지워지
지 않아 또다시 가슴이 저며오기 시작했다.
---> 계속...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