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 대학병원 정신과 전문의의 태도

G200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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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앓고 있었던 우울증을 고치기 위하여 작년 4월 경부터 현재까지

강북 J구 P동에 있는 모 대학병원 정신과 S모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 실제 어디인지 대놓고 말하고 싶지만 대놓고 말했다 나중에 고소라도 당할까봐,

대충 인터넷 검색하면 어딘지 알 정도로만 단서를 남깁니다.

 

3분 상담하고 3만 7천원 이상을 받아먹는 정신과.

무슨 시덥지 않은 검사를 한다고 30만원씩 받아먹고...

별 도움도 안되는 '인지요법'이라는 치료와 잘 듣지도 않는 약 처방.

- '인지요법'이라는게 종이에 자기 기분이 나쁘거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사건이

있으면 그 사건을 적고 그 생각과 감정을 적어 자기 스스로가 문제의 해답을 찾는

요법인데, 사실 혼자 해결을 못하기 때문에 정신과에 간건데 거의 1년 가까이를

소용도 없는 그 치료를 계속해왔습니다. 안듣는 치료법이면 몇 개월 하다가

바꿔줄 법도 했는데, 그 의사분은 많이 귀찮았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한가닥 희망이라 생각하고 그 병원을 지난 해 4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저 인지요법이라는 것도 아직은 소용없다 느끼지만 언젠가는 익숙해져서 나 스스로 문제점의

해결법을 찾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돈 낭비, 시간 낭비라 생각하면서도 계속 해왔습니다.

언젠가는 낫겠지... 언젠가는 나도 보통 사람들 처럼 괜찮아 지겠지... 설마 의사가...

설마 대학병원에, 교수까지 겸하고 있는 의사가 환자에게 허튼 짓은 안시키겠지 하는 생각에

잠자코 의사가 시키는대로, 매번 똑같은 방식의 진료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월요일... 2월 5일에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평소 때와 같이 저는 인지요법용지를 들고 말이죠.

진료실에 들어서자 의사분이 평소 때처럼 인지요법용지를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진료실에 들어가서 '안녕하세요.'라는 말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 말 없이 종이 건네주고, 종이 훑어보고 있을 동안 평소 때와 같이 멍하게 앉아있었고...

근데 그 의사분이 종이를 내려놓더니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이 정도로 군대 면제는 안되요.'

 

갑자기 의사분이 군대 얘기를 꺼내서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당황이랄지 황당이랄지...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군대 얘기라니... 거기다 남자 의사도 아니고 여자 의사가..

 

 '솔직히 톡 까놓고 얘기합시다. 군대 가기 싫어서 오는거죠? 제가 이런 케이스를 몇 번 봤는데...'

 

이런 케이스... 그 의사가 말한 '이런 케이스'란 흔히들 '나일론 환자'라고 불리우는 가짜 환자...?
그럼 나는 지금 이 의사한테 가짜 환자로 의심받고, 아니 오해받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대 가기 싫어서 여기 다닌다해도 결국에 신검 받을 때 군의관들이 7급 판정을 줘버려요. 정말 흔히

들 사람들이 미친 사람이라고 하는, 그니까 헛소리 해대고, 멍하게 앉아만 있는 정신 분열증이나 치매

같은 질환이 아니면 면제가 되지 않아요.'

 

저는 여전히 '안녕하세요.'라는 말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 의사는 제가 묻지도 않은

군대와 정신질환 관련 등급 판정 관련된 이야기를 해댔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마디 했습니다.

 

 '그럼 저는 무슨 병이죠?'

 

사실 묻지 않은 저도 그렇지만, 그 병원에 다니는 1년 동안 그 의사는 제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한 마디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우울증인걸 안 것도 전에 다니던 병원에서 알려준 것이구요.

그 여자 의사의 대답은....

 

 '겨우 기껏해야 불안장애 같은 것들 정도에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겪어왔던 수 많은 고통들이 한 마디로 '겨우 기껏해야'라는

말로 표현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의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더군요. 고로 저는 '기껏해야 불안장애 + 같은 것들'이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의사의 말에 따르면 말이죠.... 전에 다니던 병원 의사가 내린 우울증을 포함해서...

그래서 저는 다시 그 의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저는 여기 처음 왔을 때랑 비교해서 전혀 차도가 없는건가요?'

 

그러자...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본인이 더 잘알겠죠.'

 

정신질환이라는 것이 사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뭐라 잘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차도가 있는지 아니면 더 나빠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가, '전문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이 나몰라라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정말 절망적이었습니다. 과연 나을까 하는 의구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1년을 가까이 이 선생 한 사람을

믿고 인지요법인지 뭔지를 계속 해왔던건데...

 

더 상처받았던 것은...

 

 '혹시 5급(면제) 못받았다고 어디 가서 죽지나 마세요.'

 

정신과에 치료하러 갔다가 화병만 얻어가지고 왔습니다.

자기 혼자 '이럴거다...'하고 판단해서 멋대로 지껄이고.... 그리고...

 

 '다음에 올 때, (군사용)진단서 끊어줄테니까 그때 봅시다.'

 

진단서... 저는 진단서의 'ㅈ'자 조차 꺼내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게 니가 원하던거지?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평소에 3~4분의 짧은 상담이 끝나면 인지요법용지를 3장 정도 줬었는데

그날은 아예 주지도 않고, 울먹거리면서도 '안녕히계세요.'라고 인사까지 했는데

눈 조차 마주치지 않고 대꾸도 없이 그냥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더군요.

 

제가 알고 있기론 우울증 가지고는 군대 면제 되기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정말로 군면제를 노리고 정신과에 치료를 받으러 다녔었다면

저 의사 말 따라 정말... 완전 미친 척 하고 헛소리 해대며 정신분열 연기를 했겠죠.

저는 '진단서를 끊어줄 사람'이 아니라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월요일...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울컥한 것을 참고, 지하철 역내 화장실에 가서

찬 물로 세수를 하며 울었습니다... 그때 뿐만이 아니라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방 안에서 울고...

밤새 잠도 못자고 계속 울고.. 너무 억울해서, 오해를 받았다는 것이 너무 속상해서 울고 또 울고...

새벽 5시가 넘어서 '장농에 철사로 된 옷걸이로 목을 매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전부터 알고 있던 자살상담 하는 곳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그 새벽에 울면서 이야기 했습니다.

 

 '세상 사람들 다 나를 안믿어준다. 심지어 정신과 의사조차 날 믿지 못하고 있다. 내가 기댈 수 있고,

속 시원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더 이상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

 

그러면서 울다 지쳐서 잠에 들었습니다. 정말 월요일부터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목을 매고 손목을 그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안되겠다 싶어서 어제 7일, 제가 다니는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 의사와 전화를 하고 싶어서... 전화를 하니까 간호사가 받더군요. 그래서 저는

 

 '저 XXX라고 그 병원 환자인데, S모 선생님하고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오늘 S모 선생님이 휴진일이셔서요. 내일 오전 진료 있으신데 전화왔었다고 메모 남겨둘게요.'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오늘 하루 종일 기다렸습니다. 그 의사의 전화가 오기를 말이죠.

현재 오후 9시를 넘긴 이 시각까지 그 여자의 전화는 오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전화해서 '저 제발 군대 면제 될 수 있게 힘 좀 써주세요.'라고 붙들고 늘어질거라고

또 혼자 판단해버린건지 아니면 내 얘기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생각에 무시해버린건지...

아마 그 간호사가 남겼다는 메모는 지금 진료실 쓰레기통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아예 그 간호사가 메모 조차 남기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정말 인간적으로 봐도 그 의사 선생은 최하입니다.

 

너무 화가 나서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물론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해서 그 선생이 볼 것도 아니고, 본다고 해도 가지고 있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겠죠. 오히려 저에 대한 분노만 높아지던지 혹은 '뭐야, 이거...'하면서

웃고 넘겨버릴 수도 있고... 아니면 발끈해서 허위 사실 유포 어쩌고 해서 고소 할 수도 있겠네요...

이 글이 사실이고 아니고를 떠나 평범한 학생이 돈 많은 의사 선생을 이길 수 없으니까...

 

오늘 전화가 왔으면 저는 그 선생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혹시 지난 1년간 나를 진료하면서 계속 가짜 환자일거라는 생각을 해왔던건지...

가짜 환자라고 생각했는데도 지금에 와서야 이야기 하는건 병원비를 벌기 위해서였는지...

진심으로 내 슬픔이나 고통이 전해지지 않았던건지, 그저 연기로 보였는지...

 

물론 그 의사 선생이 저를 가짜로 생각하든 말든 진료 내용을 기록한 것에는 변함이 없겠지요.

하지만 진료 내용 보다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생각되어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불쾌합니다.

뭐, 사실 괜찮은데 안괜찮은 척 해서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의사 입장에서도

한번씩 의심은 해보겠죠... 하지만 노골적으로 표현한 그 의사에게 너무 나도 실망감을 느꼈고,

믿고 있던 것에 배신을 당한 느낌입니다. 몸 한 구석에 큰 구멍이 뚫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지금도 '정신과 의사에게 조차 의심을 받았다'는 생각에 너무 상실감이 큽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위에서 말한대로 '화가 나서'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정말 힘이 듭니다. 특히 한국 같이 군대가 있는 나라에서는 더...

대학 병원 전문의에게 까지 그런 소리를 듣고.. 병원 보다는 아까 말한 전화 상담이 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내가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있으니까. 어느 의사와는 다르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