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고등학교 졸업식.

kcy2007.02.13
조회1,399

얼마전에 엄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셨습니다.

어머니가 무슨 고등학생도아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냐 이러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희 엄만 어렸을때 배우고 싶으셔도 집안형편때문에 배우질 못하셨어요.

그래서 "전라북도 도립 여성중고등학교"라는 곳을 제가 중2때 엄마는 중1로 입학을 하셨어요.

저는 그때부터 엄마의 입학이 마음에 내키질 안았어요.

이제와서 배워서 어디에 쓰려고..비싸지도 않은 등록금이지만 그돈이 아깝고. 하루도 안되서 까먹는데 어떻게 그어려운것들을 배우려고..맨날 귀찮게 나한테 물어보고..

언젠가 엄마한테 저런말들을 했어요.

그날 저녁 엄마는 안방에서 혼자 술을 드시며 아주어린 동생한테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못배운게 죄냐고..배우고 싶어도 못배웠는데..너희는 지금 이렇게 풍요롭게 살면서 하고싶은거 다하고 학교도 다다니고 대학교도 가는데..행복한줄 알으라고..나도 꿈이 있었고 하고싶은게 있었다고 이제와서라도 그꿈 이뤄보고 싶은데 왜 그렇게 힘들게 하냐고.."

전 제방에서 엄마의 그말을 듣고 정말..미친듯이 울었습니다...

제가 너무 한심해서..죽고싶을정도로 밉고..정말이지 제가 싫었습니다..너무죄송해서..

그날이후 저는 엄마의 개인과외 선생님이되서 열심히 알려드렸습니다. 

그렇게 제가 중2부터 대학갈때까지 어머니랑 저랑 같이 공부를했죠.

어머닌 성적도 참좋으셨어요. 오늘배운거 내일까먹어도 다시 저한테 물어보시고. 오히려 저보다 공부를 더열심히 하셨었죠.

그렇게 힘들게 공부하신 어머니가 얼마전에 졸업식을 하셨어요.

졸업식 전날 아빠는 일가셔서 못오시고 동생은 학교가고. 방학중인 저밖에 시간이 없는데.

엄마가 오지말라는거에요.

이모랑 할머니한테도 오지말라고했다고.

너도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자라고 하시는거에요.

이유를 물어보니 그냥 빨리 끝내고 엄마친구들끼리 밥먹으로 가기로했다고 귀찮은데 왜오냐는거에요.

그래서 별 신경안쓰고 알았다고했죠.

다음날 아침 엄마는 한복을 챙기시고 나가셨어요.

오후에 일어나는 제가 그날은 유난히 아침에 잠이깻어요.

곰곰히 생각했죠..그렇게 힘들게 공부하셔서 이제 졸업하는데 졸업식날 혼자 있으시면 얼마나 쓸쓸하실까..

전바로 옷을 챙겨입고 부랴부랴 준비하고 디카도 챙겨서 꽃을사고 엄마학교를 갔어요.

다행이도 아직 시작은 안했더라구요.

엄마가 저를 딱보시더니 "오지말라니까 왜왔어." 이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가 언제 엄마말 듣는거 봤어?" 이랬더니 엄마가 가슴이 찡하셨나봐요.

그렇게 엄마는 하나뿐인 아들과 함께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으셨어요.

엄마는 이제 대학교도 가신답니다.

비록 지방 전문대지만. 입학할때 성적 장학금도 받으셨어요.ㅎ

오히려 제가 엄마가 부럽더라구요.

그런데 지금 너무 걱정이 되요..

일주일있으면 전 입대를 하는데..

엄마 대학교 가면 고등학교때보다 더어렵고 하나도 모를텐데..

동생도 어려서 내가 꼭 옆에 있어야는데..

아직 과외 안끝났는데..

어떻게하죠?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