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겪었던 일입니다..

상훈2007.02.20
조회1,795

안녕하세요.

전 전철이 다니는 곳에 역무원으로 일 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통 전이구요...열차만 시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몇일전 아침근무라 오후 3시가 퇴근시간이라 시간만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후2시쯤 관제실에서 무전기로 **역 나오라고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찾더군요..

**역 에서 **역 방면으로 개 한마리가 열차에 치어 선로 사이에 있다고 빨리 치우라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떨리고 어찌 할 바를 몰랐습니다.

 

일단 역장님하고 개가 치인 곳 선로 위로 향했습니다.

저기 멀리서 먼가 꿈틀꿈틀 거리더군요..

그 개가 맞는거 같아 달려갔습니다. 달려가는 도중에 열차가 저기 앞에서 달려오더군요...

 

제 눈앞에서 그 열차가 확~지나가버렸습니다...

속으로...죽었겠구나 생각했는데 열차의 지상고가 높아서 인지 다행히 개는 살아있더군요..

상황을 보기 위해서 가까이 가보니 왼쪽 다리가 선로와 기차바퀴에 깔려 잘려있더군요..

 

주위엔 피와 잘린 다리...가 있었습니다.

저하고 역장님하고 가니..자기를 죽이러 온것으로 아는지 열심히 ...세 발로 도망가더군요..참 눈물을 참았습니다.

열차는 계속 운행으로 해야 하기땜에 막대기를 가져와 선로 옆으로...유인했습니다..

 

반항이 얼마나 사납고 무섭던지 막대기를 무는데...더이상 가까이 못가겠더군요.

겨우겨우 해서 선로 경사진 아래쪽으로 유인해 진정시킬라고 쭈그려 앉아 계속 말을 걸었습니다.

그 동안 역장님은 올가미..같은걸 구해올려고 가셨구요.. 참..너무 안스럽고 안타깝고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선로 바로 옆에서 그 개랑 저랑 쪼그려 앉아서...40분을 넘게 있었습니다. 열차는 계속 다니고...기관사는 개하고 사람이 앉아있으니 먼일인가 싶어 빵빵 ..하구요..-.-

 

저도 솔직히 무서웠습니다...열차가 꽤 빠른속도로 쉭쉭 지나가서요....춥고...다리 저리고..

제가 일어서면 그 개가 도망갈까봐 옆에서 있었습니다...한동안 반항하고 짖더니...힘이 없는지 가만히 있더군요..

 

관제실에선 이렇게 말하더군요...때려 죽이라고...

이 말 무전기로 듣고 열이 받는데로 받아 정말 이 일 해결되고 그 새*찾아가서 삽으로 주둥이를 한대 쳐주고 싶었습니다.

 

평소 형 아우로 지내는....그 수의사 형님한테 다급히 전화를 걸어서 여쭈어보니...

유기견 보호센타에 전화를 걸면 해결 볼 수 있다해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더니..."야 이따 전화해!"하고 뚝 끊어버리네요..

하도 어이가 없어 바로 또 전화 했습니다. "야 이**야 전화 이따하라고 했잖아!" 화를 내면서 소리지르더니 확 끊더군요.

 

하도 열받아 끊긴 전화에 이 **새**야 머라고?...소리 질렀습니다...

역장님이 올가미 비슷한거를 가지고 오셔서...그 개를...어쩔수 없이...옆에 배수로..에 던졌습니다.

전 차마 할 수 가 없어 역장님이 하셨습니다.

 

저기 빠지면 일단 열차가 지나가는데 지장은 없지만 그 개는 거기서 빠져나올수없어 그대로 죽는건데...

전 그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는 13년 키운 꼬맹이는 따뜻한 방에서 맛나는 밥과 간식과..사랑을 먹으면서 있을텐데..

 

눈물이 눈에 가득차고 가슴이 너무 아파서...쪼그려 앉아 같이 있었습니다.

역장님도 너무 안타까운 표정으로...그냥 가자고 하더군요. 계속 보고 있음 가슴이 더 아프다고요..

선로에 오랜시간을 있을 수도 없고....다시 그곳에 갈려해도 관제실에 정당한 이유를 밝혀야 겨우 내려갈수 있거든요..

 

참..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역무실 와서..힘없이 옷 갈아입구 퇴근하는데...계속 미치겠더라구요..

급한 일이 지나고 ...길도 엄청 막히고...가만히 있어보니 아까 그 유기견 보호센타...일이 생각 나더군요..

 

인천시청에 전화해 유기견 보호센타 관리하는 담당자나 책임자 바꾸라고 하니깐...3번에 걸쳐 겨우 연락이 됐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깐 정말 죄송하다고 하더군요..자기가 그 보호소에 전화해서 사실확인 하겠다고..

 

다시 전화 와서 그 보호센타 병원....원장이 인정 했다고 하더군요. 자기 동생인지 알았다고..착각했다고..

속으로 참 어이가 없어 했습니다. 저딴 자세로 일을 하다니..

그 원장 한테 전화가 오는데...욕나올거 같아 전화 안받았습니다. 그 형의 선배이기도 해서..막말하기 싫어서요..

 

7시쯤 술을 마시러 나갈려고 하고 있는데 역장님 한테 전화가 오더군요...그 원장넘이 와서 그 개 구해갔다고...살아있었더랍니다.

기분이 조금 좋아졌습니다. 죽더라도....편안하게 사람옆에서 죽어야지...혼자 중상을 입고 어두운곳에서...기차만 다니는 길에서...

 

외로히 죽는건...정말...안되는 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맘이 너무 울적해...첨으로 혼자 술마시러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때려 죽여 옆으로 치워버리라는 관제실 그넘이나...자기 일에 프로정신이 없이 일하는 그 원장놈이나..

똑같은 넘이라 생각이 드네요..

 

물질만능주의...에 살아가지만 최소한의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 참...싫습니다.

주인 없는 개이고..팔도 하나 없는 개라서...보호센타 가도 한달뒤면 안락사 시키겠지만..그래도 배수로에서 죽지 않은게 너무 다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 개랑 한참 마주치며 혼자 얘기하고..그개는 짖고..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저 개의 입장이라면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아플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07년 올 한해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