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셋인 집 둘째 사위로 장가든지 2년 됐네요. 아들 하나 없이 평생 좀 심심하셨겠다 싶어서 특히 장인어른께 아들처럼 잘 대해드리곤 했습니다. 뭐 그렇게 많이 잘 해드리진 못하지만, 아들이 또 뭐 그렇잖아요; ㅎ; 올 설에도 아침 일찍 본가 찍고 처가에 갔는데 시집 안 간 늦둥이 처제하고 장모님하고 멍하니 TV 보고 계시고 역시 시집 안 간 노처녀; 처형은 애인 만나러 나갔다길래 섣달 그믐에 형하고 아부지하고 같이 사우나 갔다 왔지만, 아들 노릇 한 번 하자 하고 산책이나 하러 나가시죠 하고는 집을 나와서 장인어른 모시고 사우나를 갔습니다. 등 한번 션하게 밀어드리고 나니 장인어른이 굳이 등을 밀어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틀전에 밀은 등이 뭐 밀리겠습니까. 환갑넘은 장인어른 낑낑대며 미시는데 때가 안 나오니 있는 힘껏 미시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가슴이 좀 짠했습니다. 좀 자주 사우나도 같이 가고 놀러도 가고 뭐 양쪽 부모님 다 챙기려면 힘이야 들겠지만 젊은 내가 희생하리 생각하면서 둘이 같이 인삼드링크 한 병씩 쪽쪽 빨면서 집으로 돌아왔었죠. 처가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문을 열어 주면서 어디 갔다 왔냐고 묻더군요. 좀 멋적고 그래서 '남자들에겐 남자들만의 세계가 있는 법이지 후후' 하고 대답해 줬습니다. 들어와서 거실을 보니 못보던 남자가 있더군요. 사전에 이야기 하지도 않았는데, 처형이 애인을 데리고 온 것이었습니다. 제가 올해 서른 하나 되고 아내하고 동갑인데, 올해 서른 넷 되는 처형의 애인은 서른 여섯입니다. 말로만 듣고 처음 보는 거라서 인사를 나누고 식사는 밖에서 했다고 해서 간단히 차와 과일을 먹은 뒤에 처형하고 처형 애인은 밖으로 나갔습니다. 뭐, 나이가 아무리 먹어도 처녀 총각은 처녀 총각들만의 이야기가 있는 거니까요. 설이라고 성묘도 양쪽 집 두탕이나 뛰고 뭐 집에서 명절 준비 한 사람들만큼 힘들었겠냐만서도 일요일낀 연휴라서 정말 하나도 못 쉬고 강행군을 한 덕에 완전히 녹초가 되어서 처제방 바닥에 잠시 널부러져 잠들었다가 바깥이 좀 소란스러워서 잠이 깼죠. 처형하고 아내하고 좀 말다툼을 하고 있더라구요. 요는, 장인어른하고 나하고 둘만 사우나 갔다 오면서 '남자들에겐 남자들만의 세계가 있는 법이다'라고 말한게 예비 손윗동서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는 군요. 그 양반이 온줄 몰랐던데다가,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게 심기가 거슬릴 일이랍니까? 게다가 제가 굳이 심하게 조아릴 필요가 있는 관계도 아니고 하니 하하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리 처형이 참 멋있지요 몇마디 한걸 가지고 윗어른한테 싸가지 없이 군다라고 했다더군요. 제가 좀 수구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며느리들도 아니고 사위들 간에 그렇게 뭐 그렇게 깍듯한 상하가 있다는 느낌은 없는데요. 아니 우리 형수님하고 제 아내 사이에도 그런 깍듯함은 없습니다. 이건 무슨 완전히 신임 소대장이 병장 군기 잡으려는거 같아서 어이가 없더군요. 계속 방안에서 듣고 있자니 또 자기는 결혼해도 장인 장모한테 나처럼 '살살거리'지도 못하겠다고 했다더군요. 괜히 비교당하고 그런거 싫으니까 저 장인어른하고 사우나같은거 같이 못가게 하라고 처형이 제 처한테 말하는거 듣고 확 폭발하려고 하는 걸 참고 있으니 설날 당일 오후부터 처가집와서 장인하고 목욕이나 가고 자기 부모는 안 챙기는거 보니 처가집 재산 미리 찜해놓으려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장인어른이 평생동안 전국 방방곡곡 작은 사업하러 다니셨지만 남은 재산이라곤 지방에 월세 100만원 나오는 작은 상가 하나하고 의정부에 32평 아파트 한채가 전붑니다. 물론 그게 작은 돈이라거나, 우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솔직히 물려받을 돈, 물려받은 돈 생각하면 본가가 수십배는 많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고생하셨는데도 많이 이루지 못하신게 안쓰럽기도 하고 딸이 못났다는게 아니라, 솔직히 아버지들은 또 아들한테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지도 못하신 것도 가슴 아프기도 하고, 제가 그렇게 아들처럼 장인어른 생각해 드리는 만큼 딸 없는 저희 어머니를 제 아내가 딸처럼 챙겨드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해서 결혼 전부터 장인어른께 살갑게 대했던 건데 남도 아니고 그 아버지의 장녀라는 사람과 맏사위가 될 사람이 그런 식으로 대하니 참 화가 나더군요. 대충 정리되는거 같아서 거실로 나갔더니 역시 집안 분위기가 말이 아닙니다. 아내가 자꾸 보채고 저도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짧게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계속 울고 있는 마누라 달래다 보니 집에 다 와서 갑자기 억울하고 분해서 차 세우고 담배 한 대 피면서 좀 울었습니다. 하룻밤 자고 생각해 보니 손윗동서 될 양반이 저한테 좀 라이벌 의식 같은게 있나 봅니다. 솔직히 집안이나 학벌이나 직장이나 수입이나 제가 좀 더 많이 좋으니까 기분이 나빠서 그러는 것같기도 하고 결혼도 하기 전에 벌써 처갓집 길들이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군요. 아니면 자기가 surprise 방문씩이나 했는데 주인공이 자기가 안 된거 같아서 그런건지 원.. 우리 결혼할 때 처형이 120만원 보탰다고 하니까 연리 10% 계산해서 딱 150만 보태주려구요. 주택 대출도 끝났고 적금 타는 것도 있고 장인어른 사정 안 좋은거 뻔히 아니까 한 500 보태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서른 여섯살 서른 네살이면 남이 안 도와 줘도 알아서 결혼 정도는 해야겠죠.
손윗동서 손아래동서
딸만 셋인 집 둘째 사위로 장가든지 2년 됐네요.
아들 하나 없이 평생 좀 심심하셨겠다 싶어서 특히 장인어른께 아들처럼 잘 대해드리곤 했습니다.
뭐 그렇게 많이 잘 해드리진 못하지만, 아들이 또 뭐 그렇잖아요; ㅎ;
올 설에도 아침 일찍 본가 찍고 처가에 갔는데
시집 안 간 늦둥이 처제하고 장모님하고 멍하니 TV 보고 계시고
역시 시집 안 간 노처녀; 처형은 애인 만나러 나갔다길래
섣달 그믐에 형하고 아부지하고 같이 사우나 갔다 왔지만,
아들 노릇 한 번 하자 하고
산책이나 하러 나가시죠 하고는 집을 나와서 장인어른 모시고 사우나를 갔습니다.
등 한번 션하게 밀어드리고 나니 장인어른이 굳이 등을 밀어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틀전에 밀은 등이 뭐 밀리겠습니까.
환갑넘은 장인어른 낑낑대며 미시는데
때가 안 나오니 있는 힘껏 미시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가슴이 좀 짠했습니다.
좀 자주 사우나도 같이 가고 놀러도 가고
뭐 양쪽 부모님 다 챙기려면 힘이야 들겠지만 젊은 내가 희생하리 생각하면서
둘이 같이 인삼드링크 한 병씩 쪽쪽 빨면서 집으로 돌아왔었죠.
처가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문을 열어 주면서 어디 갔다 왔냐고 묻더군요.
좀 멋적고 그래서
'남자들에겐 남자들만의 세계가 있는 법이지 후후'
하고 대답해 줬습니다.
들어와서 거실을 보니 못보던 남자가 있더군요.
사전에 이야기 하지도 않았는데, 처형이 애인을 데리고 온 것이었습니다.
제가 올해 서른 하나 되고 아내하고 동갑인데, 올해 서른 넷 되는 처형의 애인은 서른 여섯입니다.
말로만 듣고 처음 보는 거라서 인사를 나누고 식사는 밖에서 했다고 해서
간단히 차와 과일을 먹은 뒤에 처형하고 처형 애인은 밖으로 나갔습니다.
뭐, 나이가 아무리 먹어도 처녀 총각은 처녀 총각들만의 이야기가 있는 거니까요.
설이라고 성묘도 양쪽 집 두탕이나 뛰고
뭐 집에서 명절 준비 한 사람들만큼 힘들었겠냐만서도
일요일낀 연휴라서 정말 하나도 못 쉬고 강행군을 한 덕에 완전히 녹초가 되어서
처제방 바닥에 잠시 널부러져 잠들었다가
바깥이 좀 소란스러워서 잠이 깼죠.
처형하고 아내하고 좀 말다툼을 하고 있더라구요.
요는,
장인어른하고 나하고 둘만 사우나 갔다 오면서
'남자들에겐 남자들만의 세계가 있는 법이다'라고 말한게
예비 손윗동서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는 군요.
그 양반이 온줄 몰랐던데다가,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게 심기가 거슬릴 일이랍니까?
게다가 제가 굳이 심하게 조아릴 필요가 있는 관계도 아니고 하니
하하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리 처형이 참 멋있지요 몇마디 한걸 가지고
윗어른한테 싸가지 없이 군다라고 했다더군요.
제가 좀 수구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며느리들도 아니고 사위들 간에 그렇게 뭐 그렇게 깍듯한 상하가 있다는 느낌은 없는데요.
아니 우리 형수님하고 제 아내 사이에도 그런 깍듯함은 없습니다.
이건 무슨 완전히 신임 소대장이 병장 군기 잡으려는거 같아서 어이가 없더군요.
계속 방안에서 듣고 있자니 또
자기는 결혼해도 장인 장모한테 나처럼 '살살거리'지도 못하겠다고 했다더군요.
괜히 비교당하고 그런거 싫으니까 저 장인어른하고 사우나같은거 같이 못가게 하라고
처형이 제 처한테 말하는거 듣고 확 폭발하려고 하는 걸 참고 있으니
설날 당일 오후부터 처가집와서 장인하고 목욕이나 가고 자기 부모는 안 챙기는거 보니
처가집 재산 미리 찜해놓으려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장인어른이 평생동안 전국 방방곡곡 작은 사업하러 다니셨지만
남은 재산이라곤 지방에 월세 100만원 나오는 작은 상가 하나하고
의정부에 32평 아파트 한채가 전붑니다.
물론 그게 작은 돈이라거나, 우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솔직히 물려받을 돈, 물려받은 돈 생각하면 본가가 수십배는 많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고생하셨는데도 많이 이루지 못하신게 안쓰럽기도 하고
딸이 못났다는게 아니라, 솔직히 아버지들은 또 아들한테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지도 못하신 것도 가슴 아프기도 하고,
제가 그렇게 아들처럼 장인어른 생각해 드리는 만큼
딸 없는 저희 어머니를 제 아내가 딸처럼 챙겨드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해서
결혼 전부터 장인어른께 살갑게 대했던 건데
남도 아니고 그 아버지의 장녀라는 사람과 맏사위가 될 사람이 그런 식으로 대하니
참 화가 나더군요.
대충 정리되는거 같아서 거실로 나갔더니 역시 집안 분위기가 말이 아닙니다.
아내가 자꾸 보채고 저도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짧게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계속 울고 있는 마누라 달래다 보니 집에 다 와서 갑자기 억울하고 분해서
차 세우고 담배 한 대 피면서 좀 울었습니다.
하룻밤 자고 생각해 보니
손윗동서 될 양반이 저한테 좀 라이벌 의식 같은게 있나 봅니다.
솔직히 집안이나 학벌이나 직장이나 수입이나 제가 좀 더 많이 좋으니까
기분이 나빠서 그러는 것같기도 하고
결혼도 하기 전에 벌써 처갓집 길들이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군요.
아니면 자기가 surprise 방문씩이나 했는데 주인공이 자기가 안 된거 같아서 그런건지 원..
우리 결혼할 때 처형이 120만원 보탰다고 하니까
연리 10% 계산해서 딱 150만 보태주려구요.
주택 대출도 끝났고 적금 타는 것도 있고 장인어른 사정 안 좋은거 뻔히 아니까
한 500 보태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서른 여섯살 서른 네살이면
남이 안 도와 줘도 알아서 결혼 정도는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