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일은 바보같은 짓??

가만안두겠어2003.04.19
조회993

비가옵니다.. 휴우..........

친구 만나러 나갔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습니다..

다행히 친구가 우산이 있어서.. 그거 같이 쓰고 다녔어요..

집에 올때.. 버스에서 내려 쬐끔 뛰어야했지만.. ^^;;

친구를 만나.. 주절주절 하소연을 했는데..

친구의 잔소리조차 듣기싫어.. 다 얘기하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내 남친이라고.. 남이 욕하는건 싫더라구요..

 

그리고 집에들어와.. 문자를 날렸습니다..

"오빤죽어도내생각은안하나보다..정말이지자신이없다..내가어떻게해야할지..모르겠어"

"기다려야하는건지포기해야하는건지기다리는일이왠지바보처럼느껴지는건..왜일까.."

 

저는 슴여섯살이구요.. 제 남친은 서른둘입니다..

(이상하게 나이먹은넘이 좋습디다! 쩝쩝 +_+)

만난지.. 벌써 7개월쯤 되었습니다.. 8개월째 접어들었지요..

정말 한것도 없이.. 기억할 추억도 없이..

많은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쭈욱..

 

제 남친은.. 무척.. 무심한 사람입니다..

여친인 내게도..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도.. (아마.. 그럴거라는.. -_-;;)

처음부터 그러더군요..

내게 사귀자 말할때도.. 그사람은 그랬어요..

자기는 누구 챙겨주고 그런거 잘 못한다고..

훗.. 그런사람이 있겠지.. 하고 이해하고 걍 사는데..

며칠전에.. 어떤분이 남기신 글을 보고..(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이건 안되겠다.. 싶기도 합니다..

 

남친은 꽤나 능력이 있습니다..

괜찮은 회사에 다니고.. 자기일을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실은 그런모습이 더 끌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일.. 뿐이라는것을..

점점.. 알아가고 있습니다..

 

몇가지 일들을 적어보죠..

 

지난 크리스마스였어요..

24일 낮에 시간을 낼 수가 있대요.. 낮에 점심 같이먹고.. 그는 다시 회사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녁까지 전화한통 없었구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그는 출근을 했습니다..

저는 친구를 만났고.. 저녁때까지 전화한통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인가? 저녁에 만났는데.. 도저히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저는..

진심이 뭐냐고 물었고.. 이렇게 무심한 사람이라면 자신없다고.. 그만두는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속상한거.. 서러운거.. 다 얘기하기도전에.. 눈물부터 나더군요.. (원래 눈물이 좀 많거든요..)

얼렁뚱땅 그의 다독임에 그의 어깨를 빌렸고.. 그렇게.. 그렇게.. 그냥 울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왜 그렇게 넘어가고 그를 이해했었는지..

제 자신이 한없이 한심스럽습니다..

사실.. 조금.. 후회도 됩니다..

 

그렇게 저를 다독여놓고.. 그는 연말을 서울에서 보냈습니다.. 제 앞에 나타난건 1월3일 이었나? 4일이었나? 그 후였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1월중순경?? 다른지방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야할것 같다고.. (워낙에 경기가 안좋다보니.. 회사 구조조정이 심한 모양이었습니다..)

몇날며칠을 울기만 했습니다.. 그게 끝인것 같아서.. 훗.. -_-;;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 다시 되돌려지지는 않는것이지요..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오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건 잘 지켜졌습니다.. (적어도 지난주까지는..)

 

설날때즈음.. 체리북을 선물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해서.. 2월에 체리북을 완성했구요.. 작은상자에 책을넣고 사탕을채워 그에게 선물했습니다..

써본사람은 압니다.. 그놈의 체리북이.. 선물하는 사람마저 감동시키는지..

선물해본 사람은 압니다..

그런데.. 그는.. 아마도.. (제 추측이기는 합니다만..) 지금껏 다 읽지 않았을겁니다..

그리고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을테지요..

 

올해 발렌타인데이였어요..

저는 정성들여 케잌을 만들었습니다..

초콜렛을 녹여넣어서.. 초코케잌이 되었구요.. 겉에도.. 초코생크림(?) 비스무레 한 크림을 만들어.. 덮고.. 장식하고..

누가보아도.. 너무멋지고 근사한 케잌이었습니다..

그의 한마디.. "고마워.. 고마운데.. 부담스럽다.."

기껏 정성들여 선물하고는.. 부담스럽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서럽고 눈물도 나더이다.. (눈물 진짜 많습니다.. 쩝쩝..)

케잌을 전해주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고.. 그는 다시 지방출장을 갔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미국출장을 갔습니다..

제가선물한 케잌은 다 먹지 못했다고 했고.. 차속에 그대로두고 3주정도의 미국출장을 떠났습니다..

그 후의 일은 잘 모릅니다..

 

화이트데이.. 사탕은 커녕.. 싸우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화해하고 넘어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4월 14일.. 지난 월요일이군요..

친구와함께 짜장면을 먹고 그에게 전활 걸었습니다

그는 전화받기 곤란하다며 나중에 전화한다고 전화를 끊었고..

두시간쯤지나 걸려온 전화에..

"난데.. 당분간 못볼것 같애.. 연락하기도 힘들것 같구.. 내가 전화할께.."

하고.. 자기 할말만 하고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일주일을.. 이렇게 완전히 엉망으로 보냈습니다..

수요일밤에 전화가 왔었는데.. 조금만 참고 기다려달라고.. 정말 미안하다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껏 아무런 연락도 없습니다..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더군요..

이젠 마냥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꼭 안좋은일만 있었던것은 아닙니다..

어찌보면.. 무심한 남자이니 무뚝뚝하기도 하겠다 생각도 들지만..

닭털멘트도 곧잘 날려주고..

정말 사랑받고있다 느끼도록.. 말한마디 따뜻하게 건넬때도 있습니다..

애교도 곧잘 떨구요.. 정말 닭살스럽게 굴때도 많습니다..

 

저.. 바람둥이 선수하고 무심한 남자하고 구분못할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사람도 많이 만나봤고.. 딱보면 어느정도 판단이 섭니다..

뻐꾸기인지 사랑의속삭임인지 구분못할정도로 바보는 아니구요..

바람을 피워도 제가피웠지.. 그늠이 바람을 피울거라는 생각은 잘 안듭니다..

(물론.. 사람일을 어찌 알게습니까만.. 그늠은 귀찮아서라도 누구 둘씩 만나고 그러지는 않을거라는 계산하에 내린 결론입니다..)

 

문제는.. 그늠은.. 여자를 너무너무 모릅니다..

여성학 책이라도 낭독해주고 싶을정도로..

그늠.. 여자를 너무나도 모릅니다.. 화가 날 정도로..

 

그는 회사일때문에.. 2~3주정도 연락을 못할거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회사일이 바빠도 그렇지요..

아무리 바빠도 밥도먹고 화장실도 가고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잠도 자고..

자기도 할거 다 할거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전화한통이 없는지..

그의 무심함에.. 이젠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이런얘기 친구들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지만..

"그래도좋아?" "그사람이 그렇게 좋아?" "나같으면 못살아.." "헤어져라헤어져.."

이런소리.. 듣기싫어.. 그냥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가 몰라서 그런답니까?

제 자신도 남의일에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제 자신의 일만에는 냉정해지지 못하는게..

그런 제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울 뿐이랍니다..

(이렇게 거의다 써놓고나니.. 너무 그사람을 무심한 사람으로 매도한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되기도 하는.. 무진장 바보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길! +_+)

 

그렇다고 그늠 없으면 못살정도로.. 그늠을 사랑하는것도 아닙니다..

누군가와 이별을 하고 아파해야 할 그 시간들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기도하구요..

혼자되는게 무엇보다 싫어서.. 그냥 이렇게 버티고 있는겁니다..

 

밀고당기는거요?

저도 웬만큼 할줄 압니다..

그런데.. 그런것조차 먹혀들지 않는 남친이라면.. 훗.. 소용도 없습디다!

 

아아.......... 대체 내가 무슨말을 하고있는지..

무슨얘길 하려고했는지.. 이 글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너무너무 답답해서..

미치도록 답답해서.. 무슨얘기든 좀 하고싶어서 끄적였습니다..

 

지루했다면 죄송해요..

 

단지.. 지금 이렇게 그의 연락을 기다리는일이..

너무 바보같은 짓은 아닌지..

포기해야하는건지.. 그냥 그를 기다려야하는건지..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좋은.. 행복한.. 주말저녁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