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앞에서 처음으로 울어봤습니다.

일년을겨울에살아200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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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라도에 사는 평범한 21살의 남자입니다.

톡은 자주, 아니 거의 매일 보는편인 제가 입대를 몇일 남기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서

꼭,,,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처음으로 톡을 씁니다.

글이 다소 길어 지루하시더라도...양해부탁드립니다,,^ㅡ^

 

곧 군입대를 하기 때문에 동생과 함께 서울에 아는 지인들을 만나러 잠깐 오게됐습니다.

일정을 끝내고 다시 전라도로 내려가기 위해 수원역에서 열차를 타게 됐죠.

수원 올때와는 달리...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정말 많이 타더군요..

결국 동생과 전 집으로 가는 5시간동안 열차문앞에서 쭈구려 앉아서 가야했죠.

 

늦잠을 자는바람에 차시간에 쫓겨 점심 대충 때우고 아무것도 못먹고 열차를 탔던지라

둘 다 배가 아주 많이 고팠습니다...하지만 돈을 다쓰고 내려가던 길이라 수중에는

단돈 만원.....열차에서 파는 도시락의 가격이 싸면 사서 먹을 계획을 하고

계속 쭈구려 앉아서 가고 있었죠...춥기도 춥고 꾸벅꾸벅 조는 동생이 정말 안쓰럽더군요

졸던 동생은 결국 쭈구린채로 잠이 들었죠.

전 안돼겠다 싶어서, 역에 도착할때마다 빈자리가 생기나 확인 하던 차에 다다음역에

드디어 한자리가 생기더군요. 곧바로 동생을 깨워서 앉으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이놈이 혼자 앉아서 가면 미안한지 그냥 같이 있겠다는거 억지로 앉혔습니다.

앉자마자 자더군요..얼마나 피곤했으면...=_ =

 

전 다시 홀로 쭈구려 앉아 한참을 가던중...드디어 도시락을 파시는 아저씨께서 보이시더군요

반가운마음에 일어났지만 순간, 동생은 자고 있고...도착하면 술약속도 있겠다...전 그만

욕심이 생겨서 돈 아끼자는 생각으로...배고파서 도시락파는 아저씨만 기달리다 지쳐 잠든

동생을 뒤로 한채...도시락파는 아저씨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아저씨가 지나가자 마자 언제 깼는지 동생이 밖으로 나오더군요...

도시락아저씨에 대해선 아무말안하고 왜나왔냐고만 물어봤습니다.

그냥 같이 앉아서 갈라고 나왔다는 대답에 정말..쓰리도록 미안했습니다..

 

얼마 후 끝차칸까지 갔다 다시 되돌아오는 도시락아저씨를 본 동생은 황급히 일어나서

아저씨께 하나에 얼마냐고 물어보는겁니다..

 

"5천원이요"

 

"....."

 

2개사면 집에 도착해서 버스 탈 차비도 없게 되는 금액이였습니다.

배는 정말 고팠지만...좀 참고 집에가서 밥먹자는 말을 할려 했지만,

동생이랑 눈을 마주치는 순간,관뒀습니다...

 

"하나만 사라"

 

결국 우린 도시락 하나를 샀고,하나뿐인 도시락을 감싸안고 쭈구려 앉아 있는 동생을 보았습니다.

도시락은 딱 봐도 혼자 먹어도 배부르다 할 정도의 양이 안됐는데 그걸 둘이 나눠먹으면

괜히 입가심만 하고 아쉬움만 더 커질것 같았습니다.

전 좀 참고 집에 가서 밥먹자는 생각에,거짓말을 했습니다.

기차를 오래 탔더니 입맛도 없고 난 원래 버스나 기차탈때 멀 먹으면 멀미나서 잘안먹으니까

너나 많이 먹으라고....

진짜냐고 묻는 동생에게 그렇다고 하니까.. 허겁지겁 먹더군요.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동생 그렇게 먹고 있는 모습 보니까 행복으로 배가 불렀습니다..

 

저요......

저는요......평소때 동생에게 물가져와라, 라면 끓여라,잔신부름 다 시키고,

다른곳에서 열받으면 괜히 동생한테 화풀이하고 그러는...그런 형이란 놈이였습니다.

맛있는거 나눠 먹자고 먼저 말해본적 한번도 없구요.

좋은옷도 제가 먼저 입었구요.

좋은곳도 친구들하고만 갔습니다.

정말 머하나 동생을 위해 해준게 없던 그런 한심한 형이였습니다.

근데,,,,입대를 앞두고 이제와서 겨우 도시락 하나 양보한걸로....

다른형들은 흔하게 하는 그런 작은 양보 하나 한걸로 형노릇하는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동생이 절반정도 먹었을때쯤,갑자기 우리 형제 사이로 불쑥 도시락 하나가 들어오는겁니다.

깜짝 놀라 동시에 뒤를 처다보니 한 아저씨 한분이 계셨습니다.

 

자기 아들 줄려고 샀는데 아들이 잠드는바람에 안먹었다고

정말 손도 안된거라며 웃으시면서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아..감사합니다라고 말할려는 순간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혼자 밥을 먹기 얼마나 미안했으면 정말 배고팠던 저보다 더 아저씨를 보고

고개를 계속 숙이면서 고맙습니다를 말하는 동생...

정말 목이 메여서 아저씨께 감사하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고개를 숙여버렸습니다.

 

목구멍이 꽉 메이고 눈이 따가워서 눈물이 날것같은거 꾹꾹 참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그런 제모습을 보고 동생은 창피해서 그런줄 알고 저보고 정말

손도 안된거라고...진짜 새것같다고...말하는거 보고 정말 미칠것 같았습니다...

 

도시락을 받아든 저는 그 도시락을 먹지 못하고 집에 올때까지 들고 있어야했습니다

혹시나 내가 도시락을 먹으면 사실은 나도 배고팠는데 자기 혼자 먹게 한 저에게

미안함을 느낄 동생때문에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집에 도착해서도 못먹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면서 들고 나와 겨우 먹을 수 있었던 그 도시락...

정말 눈물 뚝뚝 흘리면서 식어버린 찬밥에 멸치에 김치...어느 하나 맛있는 반찬이

없는데 너무나 뜨겁고 맛있었습니다...눈물에 밥을 말아먹었습니다.

 

그날 수원에서 여수로 가는 무궁화호 2호차에서 한 형제에게 도시락을 주신

그아저씨께 정말 감사합니다..정말 목이 메여서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조차

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스럽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

 

 

 

 

 

p.s : 그리고...이제 컴퓨터도 할시간에 없기에...개인적인 글도 하나쓰겠습니다.

지금은 헤어진 그사람...톡을 가끔 보기에 할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당신이 입대 한달여를 남겨두고 헤어지자고 했을때도 전 정말 괜찮았습니다.

당신이 입대 십일여를 남겨두고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때도

저는 정말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때 당신에게 정말로,,,축하한다고...꼭 행복하라고..말할려고 전화한거였습니다..

이말만큼은 꼭 해주고 싶었는데...혹시라도 이글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정말....사랑했었고...사랑하고...사랑할껍니다...

행복하세요...^ㅡ^

 

 

 

동생 앞에서 처음으로 울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