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여자..

어리석은..2007.03.02
조회2,876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이곳에 털어놓고 싶지만 불보듯 뻔할, 헤어지라는 리플들이 전 더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아무리 생각해도 해결방법이 없는걸 알기에..그냥 주저려 보렵니다.

이혼하고싶어요 방이지만 저는 현재 미혼입니다...동거를 하고있고 뱃속에는 5개월을지나 6개월

에 접어드는 천사를 품고 있습니다.

 

제가 힘든 이유와 그사람과 제가 싸우는 이유는 어찌보면 한가지 입니다..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생각해주지 않는다는 저의 불평 때문이지요..

 

작년8월 저와 동거를 하고 있는중 다른여자를 꼬시고, 좋아하고, 같이 잠까지 잔걸 알게됐습니다

결혼전이지만 그사람에게 최선을 다했고, 시댁식구에게도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일찍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았습니다..

타지에서 자취생활 하다가 이사람 만나게 되었고 사랑하고, 정주게되고, 같이살게되었지요..

 

그사람이 절 사랑하는지는..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사랑이..아닐겁니다..

 

바람을 들키고 나서, 미안해..내가 미쳤었나봐..이제 평생 너만보며 너에게 잘할게..라고 말했던사람.

그후로도 저와 싸우기만 하면 그여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그여자가 받아주지 않았었지요..

내앞에선 웃고 사랑한다 말하고 뒤돌아서 그여자에게 애타게 전화하고, 목소리듣고 전화좀받아달라

문자 보냈던 사실까지 저에게 들키고 나선...잠잠한 듯 했습니다...

아마도 마음을 잡고 저에게 잘하려 했었나 봅니다...그랬을겁니다..

 

하지만 저라는 여자는, 왜이리 어리석을까요..

처음부터 나에게 거짓말을 밥먹듯 했던사람...굳이 거짓말 할 필요가 없는데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

뻔뻔하게 바람핀 걸 걸리고도. 그래 . 나 바람폈다. 이래도 나랑 살래?? 니가 계속 나랑 산다고만 하면

앞으로 이런일 없이 잘할거다. 하고 당당하게 말했던 사람...

같이 살면서도 얼마를 버는지, 얼마를 쓰는지 물어보면 여자가 왜이리 나대냐고. 자기랑 살고싶으면

쥐죽은듯이 찍소리 말고 살으라고. 없는 듯 살으라고 했던 사람...

화가 날때마다 신발년, 개같은년, 병신같은 년 하고 욕을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저는 왜 버리지 못할까요...

버리지 못하면서..왜 믿지도 못할까요...지나간 일들을 붙잡고 괴로워하며, 그사람을 괴롭힐까요..

참 힘이 듭니다...이미 깨져버린 믿음, 다시 되살리기 정말 어렵더군요....

 

그러던 중, 작년 12월에 임신 사실을 알았습니다..

참 기뻤었네요..로또 1등에 당첨되도 그보다 더 기쁘진 않았을것같습니다.

그사람도 많이 기뻐했지요...장손인 그사람, 무엇보다 아이를 좋아하고 자기 가족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행복했습니다. 작년 여름 그 바람 이후로 마음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마음 잡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이남자에게 더 잘하고 싶다고...

 

그렇지만 임신을 해도 폭언과 막말은 여전하더군요...저에게는 어떻게 해도 상관없지만 아이에게 그러는건 정말 참기 힘들더군요...그때부터 저는 감정 조절이 잘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사람이 바람을 폈을때도 화가나서 저에게 욕을 할때도, 저는 그사람만 나쁜사람이다. 그사람만 잘못한거다 하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내가 오죽 변변치 못했으면 바람이 났을까 싶었고 내가 얼마나 못했으면 저사람이 저럴까 했습니다..하지만 임신을 하고 나서 그렇게 억눌러 오고 참아왔던 것들이 하나둘씩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임신사실을 알게된지 4일만에 복통과 하혈, 유산끼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6일을 입원해있는동안, 그사람 병실에 와서 5분 이상 있었던 적 없습니다...그 또한 참 서럽더군요.

참고로 여동생이 임신 했을때, 집에 혼자 둘수 없다고 매일매일 여동생 있는 집에 가서 미역국 끓여서 밥해먹이고 한여름에 귤 사다주고 같이 있어 줬던 사람이였습니다..그정도로 다정 다감한 사람이

유독 왜 저에게만 그랬을까요...

 

다행히 우리 아가가 버텨주었고, 저는 아가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안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뭐 먹고 싶냐 한번을 물어 본 적 없는 사람...임신전과 똑같이 화가 나면 욕설을 해 대는 사람...유산끼로 불안해하고 있을때 밤중에 배가 아파 병원에 가자고 1시간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사람..혼자 응급실에 다녀온 나에게 병원 가면 뭐가 해결 되냐고, 유산될 애가 유산 안되냐며 혼자 응급실 간 것에 더 화를 냈던 사람....

 

제가 어리석은 걸까요....저는, 이렇게 사랑 못 받으며 무시 당하며 살기 싫습니다...

뱃속에 아이를 품고도, 그사람 사랑하면서도. 그렇게 살기는 싫었나봅니다...

아빠노릇만 제대로 해준다면 나 자신은 그냥 버리자..날사랑하지않아도 나에게 못해도 아빠노릇만 잘 해주면 고맙게 생각하고 살자 여러차례 다짐을 했지만, 그거 참 힘들더군요..

 

이번 명절때 시댁에 가서 제가 큰 잘못을 했습니다..

형편상 임신을 하고도 바로 결혼식을 하기 어렵기 떄문에 올 8월에 아가 낳고 결혼식은 내년 봄쯤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저희 부모님께는 결혼도 하기 전 임신한 사실이 죄송스럽기도 했고 또 괜히 속상하게 해드리는것같아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이번 짧은 연휴이기에, 친정에 좀 일찍 가자 했습니다.

일찍 가는것도...그냥 가서 밥한끼 먹고 오는 것이였죠...

그사람 장손이고, 대가족이다 보니..

연휴첫날 시댁에 가서, 친정에는 연휴 마지막날 아침에 출발하여 가서 점심 먹고 오자 했습니다.

작년추석때는 연휴가 길었지요...내내 시댁에 있었습니다. 연휴마지막날 아침먹고 친정으로 출발하니 차가 너무 많이 밀려 많이 늦었던 기억이 나서 서두르자 했습니다...낮2시가 넘도록 온식구가 밥도 못먹고 기다렸더랬죠...저희는 아침먹고 10시쯤 출발했는데 4시가 다되어서 도착을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침 7=8시쯤 나서자고 했습니다. 그래야 점심먹을수있을것같아서..

참고로 시댁 10번 갈동안 우리집 가잔 소리 한번 한적 없습니다..

저희 친정, 다 재혼하셔서 겨우 명절때나 밥한끼 먹지, 시댁처럼 무슨날마다 모이고, 모여서 같이자고 그런거 없습니다...혼전에 임신한 저, 가슴아파하고 불안해하는 엄마와 오빠 내외에게, 그사람과 같이 다정하게 가서 오붓하게 식구들 둘러 앉아 식사 한끼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연휴며칠전부터, 친정갈때 아침 7-8시쯤 나서자고 했었네요. 그리고 시댁에서 명절당일날도 말했는데, 그사람...아침도 안먹고 가냐며 화를 냅니다...우리집에 가자고 우리 엄마 보러 가자고 하는건데..참 눈치가 보였고 많이 화가 났습니다...이런사람과 살아 뭐하나 싶었습니다.

인상쓰는 저에게 신발년 개같은년 욕설을 퍼붓는 그사람과 정말 안살아야겠다 싶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들고 문을 나섰습니다. 어른들께 인사도 안드리고 말이지요...

이렇게 저질르지 않으면 제가 이사람 놓을 수 없을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냥 올라와 버렸습니다...그날밤 그사람도 인사 없이 혼자 올라 왔다네요..

 

다음날 큰 가방을 들고 들어 오더군요. 저와 안살겠다고. 돈 줄테니 애기 지우라고..

물건 챙기는 그사람에게 양말 한짝까지 챙겨주었습니다...사랑하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기 싫었습니다...그때 뱃속에서 우리 아가가 요동을 치더군요...아빠가 왔다고 좋아하는건지, 아빠를 잡으라는건지. 배가 뻐근하도록 요동을 치더군요...말없이 그사람 바지가랑이를 잡았습니다...

 

왜 잡냐고 묻는데도 대답할 말이 없었네요....뭐라 할말이 없었습니다..

온갖 듣지도 못한 욕설을 퍼붓는 그사람 바지가랑이 잡고 울며...무슨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보내기 싫다고 했습니다. 미혼모시설도 알아보고 모자가정지원혜택도 알아보고 별짓을 다했지만 내가 무슨자격으로 내 아이에게 아빠를 없게 만드나 싶었습니다...

보내기 싫단 말에 주먹질을 해대는 사람...그렇게 세시간을 맞았던 것 같습니다...

 

배를 발로 차며 아이를 죽이겠다던 사람..배를 감싸쥐며 제발 그러지말라고 차라리 딴데때리라고 애원하던 저...머리채를 잡고 집안 여기저기 저를 끌고다니던 사람...자빠져있는 제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던 사람....저에게, 쓰레기라고 했던 사람....

그리고는, 미안하다고 했던 사람.....

 

그렇게 맞아도, 그사람 놓을수가 없습니다....

아이때문이라 하지만 아이가 없었어도, 저는 그랬을 것 같습니다..

이젠 제 자신이 무섭습니다...

이런게 사랑이라면...저는 사랑이 참 무섭습니다...

 

평생을 또 이 기억으로 살아야 하지만...제가 죽어야 그사람 놓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너무 힘이 듭니다..

너무 서럽습니다...

남들에게는 천사같은 사람...저에게만 왜 그럴까요.

얼마나 더 짓밟혀야..그사람 놓아버릴수 있을까요.

그러면서도...절 사랑해주길 바라는 저는....미친년인가 봅니다.

 

그 주먹질과 발길질에도 뱃속에서 잘 견디고 버텨주는 우리 아가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합니다...

아가를 위해서 제 자신은 버리고, 포기하고 그사람에 맞춰 살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밖에 못 사는 제 모습이 친정 엄마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너무..많이 힘이 듭니다....

그냥 아가랑 같이 죽고 싶습니다...

엄마없는자식도, 아빠없는 자식도 만들기 싫습니다...

뱃속에서 발길질 하는 천사같은 우리 아가를..

지울수도 없습니다....

 

제가. 그냥 참으면...내가 나를 버리면.

그냥 끝까지 살아질 인연이란 걸 압니다...

 

하지만..저는 그냥 평범하게. 남편을 믿고, 남편에게 의지하고, 남편에게 사랑받으며 살고싶은

한 여자입니다...

 

멋들어진 이벤트도,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도, 공주대접도 바란 적 없습니다...

그냥 자기 가족에게 하는것처럼, 남들에게 하는 것처럼 그사람이 저에게도 그래주길 바랄 뿐입니다..

 

왜 제가 항상 뒷전이어야 하는지...왜 항상 저는 마지막이여야 하는지...

왜 난...그사람 발 아래에 짓밟혀야만 하는지...그게 힘이 듭니다.

 

임신하고 단 하루도 눈물 안흘린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가에게 너무 미안 합니다...

 

그리고, 뱃속의 아이와 그사람을 아직도...많이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