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피곤에 쩔어 자기 전, 문득 예전에 썼던 일기를 봤습니다. 그건 졸업하기 전후에 한창 썼던 제 일기들이었습니다. 문득, 그 때가 생각나서 그 시절 일기를 일부 옮겨봤습니다. 글이 기니까, 이런 긴 글 싫어하시는 분들은 보지 마시구요..^^ ======================================= 2004년 10월 11일 AM 12:19 ...맥주를 홀짝이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많이 안 마셨다. 지금 막 1병 마시는 중이다... 자려고 누웠는데... 기분이 왠지 심란하고... 꾸리꾸리해서 맥주 사왔다. 좋은게 절대 아닌데.. ..논문을 쓰고.. 찬 바람이 불고.. 12월이 오면 방 빼고.. 이제 그 뒤엔 뭘까? 무척이나 막막한 느낌이 든다. 난.. 솔직히..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막상 이렇게 이 위치가 되니까 겁도 난다. 그냥, 불안감이라고 해야할까? 마치 맨몸뚱이로 수 많은 사람들이 떠도는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 2005년 2월 11일 PM 12:53 햇살이 무척이나 눈부시다. 날씨는 앙칼지게 차가운데... 그래도 답답해서 창문 좀 열어놓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이 글을 쓴다. 이 짓거리도 되게 오랜만이군... 잠시나마 맘이 풀어지는거 같아서 기분은 좋다. 아침 먹는데 막내 외삼촌에게 전화가 왔다. 무척 뜻밖이고 오랜만이었다. 대략 3년만... 취업 문제로 전화 주셨더군.. 청소년 지도사? 전화를 끊고나니 몰려드는 그 기분... 엄마는 또 뭐라 하신다. 모든게 다 짜증스럽다.......... ....이런 집에서 숨 죽이며 조용히 지내는 것. 맘에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 일상의 편린들. 도망가고 싶다. 탈출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멀리 와버렸다. ======================================= 2005년 2월 17일. PM 4시 42분. 지금 4시 넘었던가? 모르겠다. 시계 보기도 귀찮다... ...귀찮아하면서도 이 글을 끄적이는건 신기하구만... 날씨가 참 좋다. 아까 슈퍼 가려고 나갔다가 놀랬다. 마치.. 봄날씨 같다. 어제의 눅눅한 기분이 다 날라가는 기분이다. 아침엔 창문 열고 청소를 했다. 그래.... 좋다... 하루종일 컴터만 하다가... 끄고 이 글을 끄적인다. 낼이 졸업식이다. 가기 싫다....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 ....졸업.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지... 먹고 살 길을 찾아야지...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가는 삶의 무게... 싫다... ======================================= 2005년 3월 3일 AM 1시 12분 ....컴터만 무지하게 했다. 짜증만 나고.. 뭐 하나 손에 잡히진 않고... 이렇게 지내는게 정말 한심하게 느껴진다. 2월도 끝이 나고 3월이다. 정말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도 아니고... 뭐부터 해야할까... 이렇게 지내는 것도 지쳐다. 혼자서 미쳐가는 기분이다. 우울증이 내 몸을 서서히 뒤덮어가는 기분. 점점 감각이 무뎌져 가는 기분이다. 너무 싫다. 이런 생활... 아무 것도 안 하는 생활.. 3~4달 되었지? 뭘 한 걸까.. 뭐부터 해야할까... 가야할 길이 너무나 아득하다... 슬슬 구렛나루에 흰머리가 보이는 아빠... 한 해 한 해 몸이 다르다고 한숨 쉬시는 아빠... 몸도 맘도 다 약하신 엄마... 그리고 조그만 이 곳에서 대책없이 시간을 보내는 나. 아침에 일어나는게 싫어지고 흐르는 시간이 무기력하다. 운동을 해도 영어를 들어도 딱히 별다른 감흥이 오지 않는다. 바깥에 나갈 일이 없고 혼자서만 있어서 그런거겠지... 나 혼자 방구석에서 생쑈하는 거지... 세상 밖으로 나가자.... 몇 번이고 다짐해도................. 터널은 끝도 없어 보인다. 지쳤다. 혼자서 술 마시는 것도 모니터와 대화하는 것도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도................. ======================================= 2005년 3월의 어느 날. .........어느새 이렇게.. 하루하루 가는게 애석하게 느껴진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분 일초가 빠르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거 같다. 지금의 나는 절박하고 초조하다. ...할건 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게 힘들다. 혼자라서 그렇지? 나만 바보같이 뭘 제대로 모르고 지내는 거 같다. 한없이 고독하고 우울하다. 비참하다 진짜.. 나도 일하고 싶다.. 마냥 부모님께만 기댈수도 없는 일. 잘 해드리고 싶은데.......... ................꿈을 잃어버렸다. 이제 살아가는 일만 남았다. 마저 못해 살아가는 일. 지금 내게 밝은 햇살은 없다. ======================================= 이 일기들은, 2년여전 졸업을 하기 전과 한 후 백수시절에 답답하던 심정을 일기로 썼던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상세한 내용은 생략했지만, 그게 아니면 마침표 하나도 빼먹지 않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지금 보니, 제 자신이 참 웃기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그 땐 정말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 전 취업이 늦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했으니깐요.... 그 중간과정동안 저렇게 백수도 해보고 알바도 하고, 국비지원 학원도 다니며 자격증도 따고 하며 나름대로 노력을 했고 결국엔 작은 회사지만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당장은 돈 보다는, 경력을 쌓기 위해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도 다시 저런 말을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때까진 열심히 살아보려구요. 저 때를 생각하면서요.
우연히 백수 시절 일기를 봤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피곤에 쩔어 자기 전, 문득 예전에 썼던 일기를 봤습니다.
그건 졸업하기 전후에 한창 썼던 제 일기들이었습니다.
문득, 그 때가 생각나서 그 시절 일기를 일부 옮겨봤습니다.
글이 기니까, 이런 긴 글 싫어하시는 분들은 보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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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11일 AM 12:19
...맥주를 홀짝이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많이 안 마셨다. 지금 막 1병 마시는 중이다...
자려고 누웠는데... 기분이 왠지 심란하고... 꾸리꾸리해서 맥주 사왔다.
좋은게 절대 아닌데..
..논문을 쓰고.. 찬 바람이 불고.. 12월이 오면 방 빼고.. 이제 그 뒤엔 뭘까?
무척이나 막막한 느낌이 든다.
난.. 솔직히..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막상 이렇게 이 위치가 되니까 겁도 난다.
그냥, 불안감이라고 해야할까?
마치 맨몸뚱이로 수 많은 사람들이 떠도는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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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1일 PM 12:53
햇살이 무척이나 눈부시다.
날씨는 앙칼지게 차가운데...
그래도 답답해서 창문 좀 열어놓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이 글을 쓴다.
이 짓거리도 되게 오랜만이군...
잠시나마 맘이 풀어지는거 같아서 기분은 좋다.
아침 먹는데 막내 외삼촌에게 전화가 왔다.
무척 뜻밖이고 오랜만이었다. 대략 3년만...
취업 문제로 전화 주셨더군..
청소년 지도사?
전화를 끊고나니 몰려드는 그 기분...
엄마는 또 뭐라 하신다.
모든게 다 짜증스럽다..........
....이런 집에서 숨 죽이며 조용히 지내는 것.
맘에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 일상의 편린들.
도망가고 싶다.
탈출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멀리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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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7일. PM 4시 42분.
지금 4시 넘었던가?
모르겠다. 시계 보기도 귀찮다...
...귀찮아하면서도 이 글을 끄적이는건 신기하구만...
날씨가 참 좋다.
아까 슈퍼 가려고 나갔다가 놀랬다.
마치.. 봄날씨 같다.
어제의 눅눅한 기분이 다 날라가는 기분이다.
아침엔 창문 열고 청소를 했다.
그래.... 좋다...
하루종일 컴터만 하다가... 끄고 이 글을 끄적인다.
낼이 졸업식이다.
가기 싫다....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
....졸업.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지...
먹고 살 길을 찾아야지...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가는 삶의 무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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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3일 AM 1시 12분
....컴터만 무지하게 했다.
짜증만 나고.. 뭐 하나 손에 잡히진 않고...
이렇게 지내는게 정말 한심하게 느껴진다.
2월도 끝이 나고 3월이다.
정말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도 아니고...
뭐부터 해야할까...
이렇게 지내는 것도 지쳐다.
혼자서 미쳐가는 기분이다.
우울증이 내 몸을 서서히 뒤덮어가는 기분.
점점 감각이 무뎌져 가는 기분이다.
너무 싫다.
이런 생활... 아무 것도 안 하는 생활.. 3~4달 되었지?
뭘 한 걸까..
뭐부터 해야할까...
가야할 길이 너무나 아득하다...
슬슬 구렛나루에 흰머리가 보이는 아빠...
한 해 한 해 몸이 다르다고 한숨 쉬시는 아빠...
몸도 맘도 다 약하신 엄마...
그리고 조그만 이 곳에서 대책없이 시간을 보내는 나.
아침에 일어나는게 싫어지고 흐르는 시간이 무기력하다.
운동을 해도 영어를 들어도 딱히 별다른 감흥이 오지 않는다.
바깥에 나갈 일이 없고 혼자서만 있어서 그런거겠지... 나 혼자 방구석에서 생쑈하는 거지...
세상 밖으로 나가자.... 몇 번이고 다짐해도.................
터널은 끝도 없어 보인다.
지쳤다.
혼자서 술 마시는 것도
모니터와 대화하는 것도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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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의 어느 날.
.........어느새 이렇게..
하루하루 가는게 애석하게 느껴진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분 일초가 빠르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거 같다.
지금의 나는 절박하고 초조하다.
...할건 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게 힘들다.
혼자라서 그렇지?
나만 바보같이 뭘 제대로 모르고 지내는 거 같다.
한없이 고독하고 우울하다.
비참하다 진짜..
나도 일하고 싶다..
마냥 부모님께만 기댈수도 없는 일.
잘 해드리고 싶은데..........
................꿈을 잃어버렸다.
이제 살아가는 일만 남았다.
마저 못해 살아가는 일.
지금 내게 밝은 햇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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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들은, 2년여전 졸업을 하기 전과 한 후 백수시절에 답답하던 심정을 일기로 썼던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상세한 내용은 생략했지만, 그게 아니면 마침표 하나도 빼먹지 않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지금 보니, 제 자신이 참 웃기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그 땐 정말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
전 취업이 늦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했으니깐요....
그 중간과정동안 저렇게 백수도 해보고 알바도 하고, 국비지원 학원도 다니며 자격증도 따고 하며 나름대로 노력을 했고 결국엔 작은 회사지만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당장은 돈 보다는, 경력을 쌓기 위해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도 다시 저런 말을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때까진 열심히 살아보려구요. 저 때를 생각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