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

나 아줌마200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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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2시쯤이었습니다.

 

바람도 넘 차갑게 불고 있었더랬죠.

 

강남의 차병원 사거리를 조금 못 미쳤는데 골목 안쪽에서 한 아가씨가 보였습니다.

 

잠시 손님을 기다렸더니,  저를 발견하고는 뛰어와서 얼른 타 주었습니다.

 

"많이 추우시죠? 어디까지 모실까요?"

 

"예, 왕십리  00앞이요"

 

그쪽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아가씨가 제게 이럽니다.

 

"10만원짜리 수표 거슬러 주실 수 있으시죠?"

 

"예, 물론 입니다."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

 

업무종료를 2시간 정도 앞 둔 시점이라 가능한 주문이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차는 응봉동 사거리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손님이 요구했던 목적지로 가려면 왕십리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했지만

 

아가씨는 행당동쪽으로 좌회전해서 골목길로 들어가 달라고 했습니다.

 

골목길에서 몇 대의 차와 만나 어렵살이 교행을 해나간 끝에

 

2층에  피씨방이 있는 건물 앞에 멈춰 섰습니다.

 

그때 나온 요금이 6,600원.

 

저는 볼펜을 주며 수표 뒷면에 이서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서할때는 주민증을 대조해야 하는 게 운전기사의 기본적인 업무수칙인데...

 

그런데 이 아가씨는 주민증과 신분증을 잃어버렸다면서...그냥 이름과 전번만 쓰려고 했습니다.

 

이럴땐 참 많이 곤란해지지만 그래도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섣부리 무모해질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가씨의 안타까운 심정이야 이해하지만...그래도 만일의 사고에는 대비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안타까웠는지 아가씨도 제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거, 믿을수 있는 수표에요...어쩌나,, 제가 가진 현금은 천원짜리 5장 밖에 없어서요."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

 

"그러시다면..괜찮으니까요..5천원만 주세요..."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

 

그랬더니, 아가씨 손님이 제게 이럽니다.

 

"아휴, 안돼요. 골목까지 힘들게 들어와 주셨는데, 돈 적게 드리면 더 안돼죠....저기요. 죄송하지만 잠

 

깐만 기다려주세요.  피씨방에 친구가 있거든요..잠깐만 계세요."

 

이러더니. 그 아가씨는 10만원짜리 수표가 든 지갑과 함께 손가방을 통째로 택시에 놔둔채

 

2층 건물로 올라가는 겁니다.

 

제가 도망이라도 가면 어쩌려구 그렇게 했을까요..

 

순간  아가씨의  그 무모함(?)을 보면서 제 마음이 참 많이도 미안해졌습니다.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

 

잠시후, 아가씨는 5천원에 2천원을 더 보태어 차비를 주었습니다.

 

저는 그때, 백원자리 동전 4개를 거스름돈으로 아가씨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가씨는 활작 웃으며 손을 내저었습니다.

 

"골목까지 들어와 주신것도 감사한데요...잔돈 안 주셔도 돼요. 고맙습니다."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

 

돌아오는 길..그 아가씨 손님을 못 믿어준 게 참 많이도 미안했습니다.

 

그러나, 택시 손님이 내민 수표앞에서..본인 확인차 주민증 확인만큼은 피해갈수 없는  일이었기에

 

어쩔수가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 아가씨가 이 글을 읽게 되길 바라며... 안타까웠고 미안했던 제마음을 이렇게나마 전해봅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구요..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게요."택시 손님에겐  참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