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닥쳐온 결혼, 그리고 준비.

백오영2007.03.14
조회1,612

요즘 신혼집 구하러 다니는 중입니다.

형편이 둘다 많이 힘들고 어른들께 한푼도 기댈 집안 형편도 아니고 기댈 생각도 없어서  월세 좀 끼고 들어갈려구요.

2월부터 듬성듬성 알아봤는데 그때는 전, 월세 넉넉하고 그런데로 돈에 맞추어 몇개 들어갈만한 집도 있더군요.

이사 날짜가 안 맞아서 알아만 보고 시세만 알고 있다가 얼마전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남친은 일 때문에 전적으로 집 구하는건 일임시켰구요.

근데 물량이 아예 없네요.

한달 사이에 말입니다.

부산이거든요.

물론 돈만 넉넉하면야 걱정 없지요.

골라잡으면 되니까요.

없는 돈에 거기에 딱 맞춰야 하니까 너무 구하기 힘들었어요.

슬슬 짜증도 나고 스트레스 때문에 하루 종일 두통을 달고 살고 있습니다.

부동산 돌아 다녀, 집보러 다녀.

생전 집 구하는 일이 처음인데 진짜 힘든 일이었네요.

어제 밤에 본 집이 마음에 들어서 오늘 가계약 할려구요.

별다른 태클만 없다면 이 집으로 되었으면 정말 좋겠거든요.

구하러 다니기도 너무 힘들고, 신경 쓰는 것도 힘들고, 어쨋든 집만 구해지면 한시름 놓게 될거 같긴 한데.

이 다음부터 또 신경 쓸일이 많겠지요.

저번달까지도 결혼 이런거 솔직히 실감도 안났고 대충 준비하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현실적으로 제가 제발로 뛰면서 알아보러 다니는데 장난 아닙니다.

다들 이런 과정 거치면서 결혼 하시는 거겠지요.

엄마한테 두통을 호소했더니 이만한 일로  머리 아프면 앞으로 살다가 별일이 다 있을텐데 어찌 견딜래 하시며 그러면 벌써 엄마는 죽었겠다 그러십니다.

네, 그냥 부모님께 얹혀서 걱정 없이 살다가 결혼으로 독립이란걸 막상 하게 되니 겁도 나고, 새삼 몰랐던 어른들의 고충이란것도 서서히 현실로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한번더 부모님이 대단하시다 싶어요.

그 힘든 세월 헤쳐 오면서 이혼 안하시고 살아오신걸 보면요.

 

25일 일요일 상견례를 앞두고 있습니다.

둘다 암것도 없는 집안이라 진짜 예단, 예물 안주고 안받기로 했는데 당사자들이랑 저희 부모님은 예전부터도 그것에 대해 자주 얘기했었고 100프로 납득했는데 시댁 어른들이 어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아들한테 진짜 암것도 해줄 능력도 없고, 남친도 18살때부터 혼자 힘으로 살아온터라 어른들께 기대도 안하구요.

예식비랑 식대도 남친이 부담해야 할겁니다.

저희 부모님 검소한 분들이라 엄마는 한복 대여하시고 아버지는 기존 양복 괜찮은거 있어서 입으실거고.

상견례도 보통 남자들이 부담하니까 힘들게 번 돈 쓰게 하고 싶지 않다고 그냥 저희가 가지고 있는 부페식사권으로 하자고 하시는 분들이지요.

자식들 못난 사정 이해하시고 하나라도 도움 줄려고 하시는 분들이라 너무 고마운데 시댁 어른들도 과연 이런 저희 생각을 알고 이해해줄지는 미지숩니다.

현실로 닥쳐온 결혼이란건 그리 즐겁지만은 않네요.

특히나 돈이 없는 자들에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