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회

허골200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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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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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출산으로 아이 많이 낳기를 권유하지만

70년대 말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소백산 줄기 첩첩산중 오지 고향면사무소에서 일 하였는데

면장님이 계장님들은 1인당 주민 5명이상 정관수술 하도록 유도

일반직원들은 콘돔 5통 판매를 목표치로 주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가족계획 추진실적을 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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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총각이라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기가 난감했는데

그래서 면보건지소 가족계획담당 아가씨를 꼬디겨서

반상회 때 제 담당마을로 콘돔판매 홍보를 갔습니다

동네 아줌마들을 마을회관에 모아 놓고

가족계획 담당아가씨가 콘돔 하나를 꺼내어

왼쪽 검지손가락을 쭉 뻗어 이렇게 씌우면 됩니다 하며 설명을 하는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얼마나 진땀이 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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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열심히 설명했건만

그중 어떤 아줌마는 잘 모른 다는 듯 거참 신기하네 하며

콘돔 한통을 사가지고 돌아갔습니다

밤늦게 집에 돌아오니 애들은 다 잠들어 조용하지요

뻐꾸기는 울지요 잠은 오지 않지요

그래서 잠자는 신랑을 흔들어 깨워서 참 신기한 물건 사왔는데

실험 한번 해 보자며 조금 전에 본대로 신랑 왼쪽 검지손가락에 콘돔을 씌우고

열나게 일 벌이다 보면 빠질까봐 실로 단단히 묶고 작업을 치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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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일을 치를 때 마다 그렇게 했는데 6달쯤 지나자 배가 불러오자

쓰다 남은 콘돔을 면보건지소에 들고와서 이 콘돔은 불량품이라며 난리를 치는데

보건지소장님이 바로 설명 해주느라 진땀을 뺏습니다

그제서야 그 담당 아가씨를 홀겨 보며 하는 말 “그러면 진작 그렇게 설명할 것이지”

“왠 손가락에 끼워가지고 난리여” 하면서

득담인지 악담인지 한마디 더 날려셨는데

"아가씨 시집가면 신랑 손가락에도 그렇게 씌어봐요"하였습니다

그 아가씨 결혼하여서는 남들보고 둘만 낳으라고 이야기 했지만

정작 자기는 아기만 순풍 순풍 잘 낳아 지금은 4명이랍니다

그리고 밤에 손가락에 콘돔 씌우는 일도 없고

제자리 찾아 잘만 씌워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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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때 그 아가씨는 50대 아줌마가 되었고

그때 태어난 아이는 엄마 아빠가 되었을 텐데

우리 부모세대들은 급변하는 현대문명 따라 가기가 이렇게 힘듭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20여년 사무실 다니며 등넘으로 직원들 컴퓨터 하는 것 보고

대충 이런 말이라도 옮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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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컴퓨터에 들어오니 소스니 태그니 하는데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국 끓일 때 들어가는 소스가 왠 컴퓨터에 들어간다는 건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때 그 아줌마나 지금 저나 50보 100보 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