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로 멀쩡히 걸어다닌다는게 너무 부끄러웠어

지하철2007.03.16
조회185

지하철을 탔어

장애인이 있더라

휠체어에 타있는 모습이 되게 힘들어 보엿지

한정거장이 지낫을까

나는 자리가 생겨서 자리에 앉앗고

시간은 거의 12시를 임박햇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피곤에 쩌들어 있었지

그 장애인이 갑자기 휠체어 방향을 바꾸더니

내리는 문쪽을 바라보더라

그래서 나는 아 내리려나보나 하고

쳐다봣지

문이 열리는데

그 장애인이 모라고 무슨 말을 하는거야

알아들을수가 없엇지

어린애고, 노인네고, 회사원이고

장애인이 고개를 돌려가면서 사람들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무슨 말을 하는데 너나할것 없이

아래한번 힐끗안하고 앞만 보고 걷더군

두발멀쩡한 사람들의 그 표정이란..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는 장애인의 표정이란..

와 정말 난 그자리에서 죽고싶더라

뭔가가 내가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고 하더라

나는 앉아잇다가

도와드리고 싶어서 발뒤꿈치를 뗏어

그런데 막상 용기가 안나는거야

무슨말을해야되지

도와드릴까요?

라고 물어볼까

갑자기 헛된동정에 기분이 나빠지셔서 나한테 화라도 내시면 어떡하지

만약 도와드린다면 난 어떻게해야되지

머리속에서 1분도 채 안되는 그 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

결국 난 일어나지 못했어

그렇게 종점역에 도착햇을때

장애인이 무슨 체인같은것을 탁 빼더니 내릴 준비를 하시는거야

그래서 나는 아,아까 내가 괜히 나섯다가 안내리는건데 민망할뻔햇네

라고 다행이라는 생각을했지

어떻게 그 순간에 안도와준걸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는 내가 그런생각을 했었다는것이 너무 부끄러워

누군가가 벌이라도 내려준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야

그렇게 종점역에서 장애인분이 내리시는데

옆에 사람들 한명 도와주지도 않고

휠체어 피해서 그 조그만문틈사이로 재빨리 나가더라

그런순간에는 어찌나 민첩하던지

나는 내가 민망할까봐 사람들 나 나간후에 내려서 도와드리려고 마음을 먹었어

맨 마지막에 내렸는데

그때 장애인이 손이 아팠나봐

휠체어 바퀴를 돌리는데 꽤나 힘에 겨워보엿어

도와드리고 싶었어

정말 도와드릴까요 그말이 입술까지 나와있었어

입술만 떼면 되는거였어

근데 난 입술을 못떼더라

결국 나도 앞만 보고 걸었던,재빨리 문틈사이로 나갔던 그 사람들과 다를바 없던거였어

결국 나는 겁쟁이에 부끄러운 인간이었어

너무 챙피했어

사람들은 휠체어를 피해서 에스컬레이터로 향하고

그 장애인분은 묵묵히 삐뚤삐뚤 가셨어

나는 그 분을 도와드리고 싶었어

정말이야

정말로, 도와드리고 싶었어

나는 저런 어른들이 되고 싶지 않았어

근데,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들던지

얼마나 목이 메이던지, 용기가 안나던지

그냥 묵묵히 그 분 휠체어 뒤를 졸졸 따라가는 샘이 됬지

좀 큰길로 나가서야 경찰분이 계단에서 그 장애인분들 모하는거 도와드리더라

근데 말이야

그 경찰표정 , 난 정말 왜 그렇게 보였을까

조금이라도 웃었으면 안되는거였나

조금이라도 밝은 표정은 안되는거였나

진짜 사이트에 들어가서 따지고 싶었지만

난 못도와드렸잖아

난 결국엔 못도와드렸잖아

그 경찰분은 그게 직업이지만 결국 도와드린거잖아

할말이 없더라

창피하더라

창피해,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너무 창피해,

부끄러워,

인간이 인간으로써의 근본을 잃고 살고 있는것같애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

너무 죄송스러워 너무 미안해

이렇게 멀쩡한 몸으로 이렇게 밖에 살지 못하는 내가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러워,

미안해

모두들 정말 미안해

별일 아닌것 같겟지만 오늘따라 마음이 너무 심난하다

고마워 글 읽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