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주방장이다. 횟집 주방장 매일 칼춤추고 손가락이 무사히 귀환하는 것에 감사하며 지낸다. 주방장은 요리만 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회만 썬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한참 칼춤을 추다가 잠시 짬이 생기면 그때 주방장의 진정한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일명 싸아비이쓰! 영어로 service 라 쓰고 읽을때 그렇게 읽는다고 한다. 아마 님들도 기억이 있을 것이다. 횟집에 가서 한참 회먹다가 회가 거의 떨어져 갈 때쯤 공짜로 나오는 요리..... 바로 그것을 서비스라 한다. 서비스는 무조건 남발하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 소요되는 재료비를 감안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바로 나 주방장의 진정한 실력인 것이다. 물론 약간의 액션도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이런거 말이다. "안녕하십니까. 저희집 회가 맛이 어떠십니까? 앞으로 자주 들러주십시요. 이건 별거 아닙니다만 서비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요." 주방장의 의무사항은 바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손님으로 하여금 장기적으로 우리가게를 자주 찾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은 투자로 굉장히 비싸고 맛있는 것을 공짜로 제공받았다는 작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싼 재료를 비싸보이게 하기 위한 나만의 특별 노하우가 전개된다. 후후~~ 근데 그 서비스라는 것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보장이 없다. 때로는 그저 공짜음식을 준 것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그 제공받은 손님이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한다면 사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결과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를 제공할 상대를 잘 고르는 것. 그것이 주방장의 의무사항인 것이다. 상대를 자알 골라야 한다. 작은 감동으로 인하여 다른 가게보다 우리가게를 찾는 것이 더 좋다는 확신을 주고 월 2회 이상 볼 수 있는 경제력 또한 보유한 상대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난 잠시 칼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내려놓고 홀을 자세히 관찰한다. 약 3초만에 50여명의 손님들을 일일이 스캔한다. 서비스를 제공해도 별 효과가 없을 듯한 사람부터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서 적중확률을 높인다. 로또하고 똑같다. 우선 가족끼리 온 사람들을 제외한다. 절대 자주 안온다. 이 부분은 좀 슬픈 부분이다. 왜 한국의 아저씨들은 가족들 좋은거 먹이는 데는 그리도 인색할까......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분들도 제외 언제나 비싸다고 투덜거린다. 네명이 들어와도 2인분 시킨다. 그리고 계신할때 담배값 하신다며 꼭 천원씩 깍는다. 사장이 싫어한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손님들도 제외 어디 회라는게 자주 먹기 쉬운가? 하지만 이들은 서비스 주는 보람이 아주 알차다 굉장히 고마워하면서 인사도 깍듯하게 한다. 그 다음으로 아주 중요한 건데 너무 자주 오는 손님 또한 제외시킨다. 왜냐고? 올때마다 줘야 한다. 한번이라도 안주면 오늘은 왜 안주냐며 지랄한다. 아주 피곤해진다. 이런 부류는 아예 소주 한병 공짜로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여러차례의 스캔작업 끝에 세개의 테이블이 타겟이로 지정되었다. 3번테이블, 6번테이블, 9번테이블..... "좋아, 오늘은 369군. 맘에 들어......" 오늘 사용할 서비스 재료는 우럭머리다. 서비스가 매운탕이냐고? 천만의 말씀. 일명 '우럭아다마야끼' 난 평범한 서비스는 제공하지도 만들지도 않는다. 돈 안들어가고 비싸보이는 스끼다시 수십가지가 내 머릿속에 있다. 훗~ 그래서 내가 주방장인 것이다. 우선 내 손에 의해 처참하지만 너무도 깔끔하게 살과 분리된 우럭의 뼈들을 조사한다. 난 다른 주방장과는 다르게 회를 뜬다. 머리를 자르지 않고 생선의 척추를 흐르는 중추신경과 가장 굵은 혈관을 절단함으로서 일단 전신을 마비시키고 체내에 흐르는 혈액을 제거한다. 그 상태에서 바로 살만 남김없이 떠낸다. 한마리 처리하는데 약 15초 정도..... 훗~~~ 그렇게 다이어트를 당한 우럭들이 머리에 붙은 지느러미를 미세하게 흔들며 날 원망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놈들 중에서 뜯어먹을 것이 그래도 좀 남아있는 통통한 놈을 6마리 고른다. 그리고 나의 칼춤이 다시 광채를 뿜는다. 쉬이이익~~~탁! 쐐애애엑~~~~~탁! 탁!탁!탁! 우럭의 머리를 정확하게 세로로 쪼개고 몸통의 뼈는 화투장 절반 크리고 자른다. 그리고 힘차게 부른다. "야! 간떼기!" 일식집에서는 안주방에서 사용하는 업소용 대형 불판을 간떼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간떼기를 사용하는 안주방 책임자를 간떼기라 부르기도 한다. "네, 실장님." "이거 튀겨라. 찹살가루 잘 발라서 튀겨야 한다. 그리구 뼈까지 바삭거릴 정도로 불 세게 잡아라." "어디 주시게요?" "그거 네가 알아서 뭐 햄 마." "지금 매운탕 끓일 것만 7개란 말예요." "그거는 조금 늦게 가도 되니까 우선 이거 먼저 튀겨." "알았어요. " 녀석. 뭐 시키면 한번에 하는 적이 없다. 꼭 한마디씩 토를 단다. 그래도 일은 정말 잘한다. 난 곧 다른 보조를 불렀다. "야 보조!" "넵!" "나 지금 양념장 만들거니까 재료 준비해라. 뭔지 잘 알지?" "네!" "야, 근데 네가 웬일이냐? 이렇게 말을 잘 듣고." "아 잘 해도 뭐라 그러네....." "......" 난 순간 초밥통의 뚜껑을 들었지만 녀석 한번 당해서 그런지 벌써 안주방으로 사라졌다. 무슨 재료를 넣었는지는 비밀이고 어쨌든 열두가지의 재료를 잘 섞어서 매콤하고 달콤한 소스를 만들었다. 잠시 후, 간떼기가 노릇하게 자알 튀겨진 우럭머리를 가져왔다. 둥근 접시에 상추를 몇 장 깔고 그 위헤 잘 튀겨진 우럭머리와 뼈들을 가지런히 놓는다. 그리고 재료가 식기 전에 준비한 소스를 충분히 얹는다. 매콤한 소스가 기름으로 뜨거워진 재료들 사이사이로 스며들면 그 위에 깨를 조금 뿌린다. 미리 준비해 놓은 당근으로 만든 꽃을 잘 보이게 올리면 완성. 특별 서비스는 서빙하는 여직원을 시키지 않는다. 까운을 입은 주방장이 직접 가지고 가서 인사를 하면서 줘야 하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 리스트에 오른 세군데의 테이블을 관찰한다. 3번 테이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 두명 옆자리의 의자에 자신들의 가방을 올려 놓고 있다. 안정된 회사원들로 보인다. 회사원들이라면 회식때 말 그대로 회식을 할 것이다. 6번 테이블 돈 많아 보이는 아저씨와 내숭떠는 아줌마 두명 내 기억이 맞다면 저번주에도 다른 아줌마 데리고 왔었다. 아마 계속 다른 손님들을 데리고 올 것이다. 홍보대사로 임명합니다~~~~ 9번 테이블 진정한 식욕이 뭔지 보여주는 영양상태가 최사인 아줌마 네명 네명이서 9인분의 회를 먹어치우고 있다. 양으로 승부를 보는 손님 매상 올리는 데 더 없이 굿이다. 우리 사장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냥 가까운 순서대로 갖다주기로 했다. 먼저 3번 테이블로 갔다. "저희 가게에 첨이시군요. 앞으로 자주 들러 주십시요." "아이구~ 뭐 이런걸 다." "우럭은 머리가 젤 맛있슴다. 맛있게 드십시요." 분위기로 보아 둘은 회사와 관련된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음식도 술도 거의 그대로니까. 이럴땐 빨리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6번 테이블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자주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이거 뭔가? 서비슨가?" "네. 사장님. 술안주로 드실 만 할겁니다." 사장님 소리를 많이 해 줘야 한다. 노인네가 허리도 아플텐데 아까부터 아줌마들 앞에서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손가지 휘휘 저어가며 멋진 미소와 함께 노가리를 풀고 있다. 분위기를 맞춰 줘야지.. 이때 예상하지 않은 반응이 나왔다. "이봐, 주방장. 내 술 한 잔 받고 가지?" "아 저.... 술은 잘 못합니다." 물론 거짓말이다. 첨부터 넙죽 받아먹으면 몇잔을 내리 주기 때문에 두번 정도 빼다가 받아야 한다. 소주를 한잔 얻어 마시고 인사를 깍듯하게 하며 돌아서는데 부른다. "어이 주방장." "네, 사장님." "이거 담배값이나 하게." "아이구..... 이거 ..... 감사합니다." 저 멀리서 나의 보조가 이 순간을 목격했다. 쉐이~~~ 눈치가 백단이다. 그래도 주방장 체면이 있지...... 놈에게 반을 떼어 줬다. 9번 테이블 접시를 들고 그 앞까지 갔는데 저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상추에 열심히 이것 저것 올려놓고 있던 아줌마들..... 전부 동작을 멈추고 날 본다. 한 아줌마는 입가에 초장이 흐르고 있었다. 내얼굴 한번 보고 내가 든 접시 한번 보고 ...... "........" "뭐에요 아저씨. 그거 우리 주시는 거예요?" "아... 네. 서비습니다." "어머~~~ 맛있겠네~~~~" 손에 들고 있던 상추쌈을 그 큰 쌈을 너무도 가볍게 입에 골인시키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순간, 갑자기 나의 중추신경이 미세한 느낌을 감지하고 경고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빨리 이동 바람!' 하지만 늦었다. 나랑 제일 가까이 있던 아줌마가 내 팔목을 잡으며 이렇게 말하고 만 것이다. "어머~ 어쩜....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벌써 주방장이야?" "......." 다른 아줌마들도 갑자기 턱운동을 중단하고 날 본다. "우리 주방장님 올해 몇이우? 아무리 봐도 서른 조금 넘었겠는데....." "내 큰아들하고 비슷하겠네 그래.... 결혼은 했나?" "보니까 시간 있는 것 같은데 한잔 하고 가요~~~" 이럴때 무조건 빼면 안된다. 여기서 또 다시 주방장의 진정한 의무가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슨 주방장이 그리 뻣뻣해! 어유~~~~> 나가면서 이런 말이라도 하면 사장이 째려본다. 그리고 손님 비위 하나 못 맞추냐면서 난리를 떨 것이 분명하다. 하는 수 없다. 더군다나 이 아줌마들이 이제까지 먹은 회가 자그맣지 20만원이 넘지 않는가? 술도 매취순으로만 6병째다 ..... 사장이 좋아한다. "네 그럼 따악 한잔만 주십시요." 그냥 선 채로 한잔 마시고 인사하면서 돌아 설 작정인데 무슨 역시 대한민국의 아줌마는 고추보다 맵던가. "에이 여기 좀 앉아봐요~~" 말은 부드러운데 힘은 장사다. 난 개 끌려가듯 팔목을 잡혀 의자의 털썩 앉혀졌다. 내 앞의 아줌마가 자신의 잔을 한숨에 쭈욱 들이키더니 내 앞에 그 잔을 탁 내려놓았다. 루즈가 묻어 있다. 두꺼운 입술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 잔에 옆의 아줌마가 술을 따른다. 양 볼이 불그레 한 것이 날 더욱 걱정되게 한다. 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루즈가 묻은 부분을 뒤로 돌리고 잔을 들이켰다. 분명 맛있는 술인데 이런 맛이 나오다니........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난 내가 마신 잔을 원래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고 술을 따르기 위해 일어섰다. 술을 따르고는 바로 주방으로 날라야 한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요." 막 그리운 내 자리 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또 다시 그 엄청난 괴력의 손아귀가 내 팔목을 잡았다. "에이.... 한가해 보이는데 어딜 가시나...... 세 잔은 받고 가야지...." "......" 저 멀리서 보조가 날 바라보며 웃고 있다. 내가 인상을 쓰니까 초밥뚜껑을 들더니 안주방으로 사라져 버린다. 이럴 때 손님이라도 들어와야 하는데 우씨........... 가장 얄미운 것은 우리 사장님. 일부러 지나가며 한마디 던진다. "어이, 정실장. 지금 바쁜 거 없으니까 여기 손님들한테 신경 좀 쓰그라." "......" "서비스도 팍팍 드리고...... 니 지금 퇴근 시켜줄까?" "......................." 그렇게 말하더니 카운터로 다시 돌아간다. 내가 얼마 전에 초밥에 와사비 왕창 넣어서 골탕 먹인 것에 대한 복수같다. 그러지 말걸....... 한참 바쁜데 배고프다며 초밥 달라고 하길레 골탕을 좀 먹였더니 아무래도 복수 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가 보다. 쩝... 어쩔 수 없이 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여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여직원이 내 잔을 추가로 갖다 주고 내 보조녀석은 겁대가리 없이 내가 사용하는 칼로 회를 썰어서 갖다주고 간다. "실장님, 일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 마십시요."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는 녀석의 뒤를 보니 꼬리가 아홉개 보인다. 난 이 세상에서 뚱뚱한 여자가 젤 싫다. 무조건 살찐 여자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누가 보아도 부담스러워 보이는 그런 몸집의 여자를 보면 난 도망간다. 어렸을 때 안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담스러운 몸집의 아줌마 네명... 넓은 메취순 잔이 너무도 작아 보이는 아줌마들의 푸짐한 입술 한 아줌마는 아직도 입가의 초장을 닦지 않고 있다. 입 언저리에서 굳기 시작하는 초장 때문인지 계속 혀를 옆으로 낼름거린다. 내 옆의 아줌마는 회 한조각에 마늘을 다섯 조각은 먹는 것 같다. 숨결 자체가 마늘이다. 눈이 시큰할 정도의 강한 마늘향과 함께 내 귀에 숨결을 뿜어댄다. "주방장 오빠, 애인 있어?" 매취순이 열한병째 날라왔다. "엄스믄 내가 하나 소개시킬까?" 이런 상황에도 희망은 있는가? "하하, 제가 뭐 사람 만날 시간이 있어야죠~" 그 아줌마의 잔에 술을 따르며 난 표정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올래 스물일곱인데 아주 예쁘고 착해." "아이구~ 그런 여자가 저같은 놈 만나겠습니까?" "왜? 어때서? 내가 보기엔 잘생기고 돈도 많이 벌게 생겼구만....." "뭐 하시는 분인데요?" "근처 새마을 금고에서 일하는데 아주 착실해." "아~ 그래요?" "내가 내일 한번 데리고 와서 회먹을까?" "네. 그러시죠. 뭐." "그럼 주방장오빠가 쏠꺼야?" "당연히 그래야죠. 하하." "근데 말이야.~" "......" "애가 있어~" "................................................." 항상 이렇다. 굳어지는 표정 억지로 푸는데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우럭을 열마리 잡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순간! 갑자기 허벅지에 미지근한 느낌이 왔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마늘가스를 품는 아줌마의 두꺼운 반지를 세개나 낀 우람한 손이 내 허벅지 위에서 대기중이 아닌가. 하마터면 그때 난 그 아줌마를 쳐다 볼 뻔했다. 이럴 때 절대 눈이 마주쳐서는 안된다. 그냥 무시하느 것이 젤 좋은 방법이다. 근데 그 마늘향 아줌마의 한마디에 난 공포를 느꼈다. "일 언제 끝나?" "네?" "아 퇴근 언제 하냐고?" "왜 그러시는지...." "우리 이차 갈껀데 같이 가자아~" "제가 오늘 약속이 있어서....." "아니 손님이 가자는데 싫어?" "......" 갑자기 가게 안이 어두워지는 것 같다. 아줌마의 힘 좋은 손바닥이 내 허벅지를 세게 움켜 잡았다. "갈꺼지?" 이럴때는 어찌 해야 하는가? 그냥 거절하면 안된다. 그랬다가는 이 손님들 다신 안온다. 기분나빠서..... 아.....우리 사장이 보고 있다. 보조는 저 멀리서 초밥뚜껑 돌리고 논다. 홀의 여직원들은 비실비실 웃으면서 힐끔힐끔 보고 있고 사장은 간판 불을 끄러 간다. 헉! 벌써 시간이..... 직원들이 퇴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장이 다가와서 결정타를 날린다. "니, 오늘 여기 누님들하고 쪼매 놀아라." "............" "노래방비 줄까?" 가게 안이 누렇게 보인다. 결국 난 그날 노래방까지 끌려갔다. 새벽 한시가 넘어서 화장실 간다며 튀었다. 집에 와서 소주를 한병 마셨다. 물론 정중히 거절해도 되는 경우였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어차피 속 다 들어내고 사는게 우리 일이니까. 손님의 기분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가게의 영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주방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거다. 그 아줌마들 또 올텐데..... 무슨 방법을 만들어야 할텐데...... 내일은 새마을금고에 가서 27살로 보이는 여자 있나 봐야겠다. 다시는 매취순 안먹는다.
주방장일기 <이것도 서비스?>
난 주방장이다. 횟집 주방장
매일 칼춤추고 손가락이 무사히 귀환하는 것에 감사하며 지낸다.
주방장은 요리만 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회만 썬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한참 칼춤을 추다가 잠시 짬이 생기면 그때 주방장의 진정한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일명 싸아비이쓰!
영어로 service 라 쓰고 읽을때 그렇게 읽는다고 한다.
아마 님들도 기억이 있을 것이다.
횟집에 가서 한참 회먹다가 회가 거의 떨어져 갈 때쯤 공짜로 나오는 요리.....
바로 그것을 서비스라 한다.
서비스는 무조건 남발하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
소요되는 재료비를 감안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바로 나 주방장의 진정한 실력인 것이다.
물론 약간의 액션도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이런거 말이다.
"안녕하십니까. 저희집 회가 맛이 어떠십니까? 앞으로 자주 들러주십시요.
이건 별거 아닙니다만 서비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요."
주방장의 의무사항은 바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손님으로 하여금 장기적으로 우리가게를 자주 찾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은 투자로 굉장히 비싸고 맛있는 것을 공짜로 제공받았다는 작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싼 재료를 비싸보이게 하기 위한 나만의 특별 노하우가 전개된다. 후후~~
근데 그 서비스라는 것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보장이 없다.
때로는 그저 공짜음식을 준 것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그 제공받은 손님이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한다면 사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결과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를 제공할 상대를 잘 고르는 것. 그것이 주방장의 의무사항인 것이다.
상대를 자알 골라야 한다.
작은 감동으로 인하여 다른 가게보다 우리가게를 찾는 것이 더 좋다는 확신을 주고 월 2회 이상 볼 수 있는 경제력 또한 보유한 상대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난 잠시 칼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내려놓고 홀을 자세히 관찰한다.
약 3초만에 50여명의 손님들을 일일이 스캔한다.
서비스를 제공해도 별 효과가 없을 듯한 사람부터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서 적중확률을 높인다.
로또하고 똑같다.
우선 가족끼리 온 사람들을 제외한다.
절대 자주 안온다.
이 부분은 좀 슬픈 부분이다.
왜 한국의 아저씨들은 가족들 좋은거 먹이는 데는 그리도 인색할까......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분들도 제외
언제나 비싸다고 투덜거린다.
네명이 들어와도 2인분 시킨다.
그리고 계신할때 담배값 하신다며 꼭 천원씩 깍는다.
사장이 싫어한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손님들도 제외
어디 회라는게 자주 먹기 쉬운가?
하지만 이들은 서비스 주는 보람이 아주 알차다
굉장히 고마워하면서 인사도 깍듯하게 한다.
그 다음으로 아주 중요한 건데 너무 자주 오는 손님 또한 제외시킨다.
왜냐고? 올때마다 줘야 한다.
한번이라도 안주면 오늘은 왜 안주냐며 지랄한다.
아주 피곤해진다.
이런 부류는 아예 소주 한병 공짜로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여러차례의 스캔작업 끝에 세개의 테이블이 타겟이로 지정되었다.
3번테이블, 6번테이블, 9번테이블.....
"좋아, 오늘은 369군. 맘에 들어......"
오늘 사용할 서비스 재료는 우럭머리다.
서비스가 매운탕이냐고? 천만의 말씀.
일명 '우럭아다마야끼'
난 평범한 서비스는 제공하지도 만들지도 않는다.
돈 안들어가고 비싸보이는 스끼다시 수십가지가 내 머릿속에 있다.
훗~ 그래서 내가 주방장인 것이다.
우선 내 손에 의해 처참하지만 너무도 깔끔하게 살과 분리된 우럭의 뼈들을 조사한다.
난 다른 주방장과는 다르게 회를 뜬다.
머리를 자르지 않고 생선의 척추를 흐르는 중추신경과 가장 굵은 혈관을 절단함으로서 일단 전신을 마비시키고 체내에 흐르는 혈액을 제거한다.
그 상태에서 바로 살만 남김없이 떠낸다.
한마리 처리하는데 약 15초 정도..... 훗~~~
그렇게 다이어트를 당한 우럭들이 머리에 붙은 지느러미를 미세하게 흔들며 날 원망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놈들 중에서 뜯어먹을 것이 그래도 좀 남아있는 통통한 놈을 6마리 고른다.
그리고 나의 칼춤이 다시 광채를 뿜는다.
쉬이이익~~~탁!
쐐애애엑~~~~~탁!
탁!탁!탁!
우럭의 머리를 정확하게 세로로 쪼개고 몸통의 뼈는 화투장 절반 크리고 자른다.
그리고 힘차게 부른다.
"야! 간떼기!"
일식집에서는 안주방에서 사용하는 업소용 대형 불판을 간떼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간떼기를 사용하는 안주방 책임자를 간떼기라 부르기도 한다.
"네, 실장님."
"이거 튀겨라. 찹살가루 잘 발라서 튀겨야 한다. 그리구 뼈까지 바삭거릴 정도로 불 세게 잡아라."
"어디 주시게요?"
"그거 네가 알아서 뭐 햄 마."
"지금 매운탕 끓일 것만 7개란 말예요."
"그거는 조금 늦게 가도 되니까 우선 이거 먼저 튀겨."
"알았어요. "
녀석.
뭐 시키면 한번에 하는 적이 없다.
꼭 한마디씩 토를 단다.
그래도 일은 정말 잘한다.
난 곧 다른 보조를 불렀다.
"야 보조!"
"넵!"
"나 지금 양념장 만들거니까 재료 준비해라. 뭔지 잘 알지?"
"네!"
"야, 근데 네가 웬일이냐? 이렇게 말을 잘 듣고."
"아 잘 해도 뭐라 그러네....."
"......"
난 순간 초밥통의 뚜껑을 들었지만 녀석 한번 당해서 그런지 벌써 안주방으로 사라졌다.
무슨 재료를 넣었는지는 비밀이고 어쨌든 열두가지의 재료를 잘 섞어서 매콤하고 달콤한 소스를 만들었다.
잠시 후, 간떼기가 노릇하게 자알 튀겨진 우럭머리를 가져왔다.
둥근 접시에 상추를 몇 장 깔고 그 위헤 잘 튀겨진 우럭머리와 뼈들을 가지런히 놓는다.
그리고 재료가 식기 전에 준비한 소스를 충분히 얹는다.
매콤한 소스가 기름으로 뜨거워진 재료들 사이사이로 스며들면 그 위에 깨를 조금 뿌린다.
미리 준비해 놓은 당근으로 만든 꽃을 잘 보이게 올리면 완성.
특별 서비스는 서빙하는 여직원을 시키지 않는다.
까운을 입은 주방장이 직접 가지고 가서 인사를 하면서 줘야 하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 리스트에 오른 세군데의 테이블을 관찰한다.
3번 테이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 두명
옆자리의 의자에 자신들의 가방을 올려 놓고 있다.
안정된 회사원들로 보인다.
회사원들이라면 회식때 말 그대로 회식을 할 것이다.
6번 테이블
돈 많아 보이는 아저씨와 내숭떠는 아줌마 두명
내 기억이 맞다면 저번주에도 다른 아줌마 데리고 왔었다.
아마 계속 다른 손님들을 데리고 올 것이다.
홍보대사로 임명합니다~~~~
9번 테이블
진정한 식욕이 뭔지 보여주는 영양상태가 최사인 아줌마 네명
네명이서 9인분의 회를 먹어치우고 있다.
양으로 승부를 보는 손님
매상 올리는 데 더 없이 굿이다.
우리 사장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냥 가까운 순서대로 갖다주기로 했다.
먼저 3번 테이블로 갔다.
"저희 가게에 첨이시군요. 앞으로 자주 들러 주십시요."
"아이구~ 뭐 이런걸 다."
"우럭은 머리가 젤 맛있슴다. 맛있게 드십시요."
분위기로 보아 둘은 회사와 관련된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음식도 술도 거의 그대로니까.
이럴땐 빨리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6번 테이블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자주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이거 뭔가? 서비슨가?"
"네. 사장님. 술안주로 드실 만 할겁니다."
사장님 소리를 많이 해 줘야 한다.
노인네가 허리도 아플텐데 아까부터 아줌마들 앞에서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손가지 휘휘 저어가며 멋진 미소와 함께 노가리를 풀고 있다.
분위기를 맞춰 줘야지..
이때 예상하지 않은 반응이 나왔다.
"이봐, 주방장. 내 술 한 잔 받고 가지?"
"아 저.... 술은 잘 못합니다."
물론 거짓말이다.
첨부터 넙죽 받아먹으면 몇잔을 내리 주기 때문에 두번 정도 빼다가 받아야 한다.
소주를 한잔 얻어 마시고 인사를 깍듯하게 하며 돌아서는데 부른다.
"어이 주방장."
"네, 사장님."
"이거 담배값이나 하게."
"아이구..... 이거 ..... 감사합니다."
저 멀리서 나의 보조가 이 순간을 목격했다.
쉐이~~~ 눈치가 백단이다.
그래도 주방장 체면이 있지...... 놈에게 반을 떼어 줬다.
9번 테이블
접시를 들고 그 앞까지 갔는데 저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상추에 열심히 이것 저것 올려놓고 있던 아줌마들.....
전부 동작을 멈추고 날 본다.
한 아줌마는 입가에 초장이 흐르고 있었다.
내얼굴 한번 보고 내가 든 접시 한번 보고 ......
"........"
"뭐에요 아저씨. 그거 우리 주시는 거예요?"
"아... 네. 서비습니다."
"어머~~~ 맛있겠네~~~~"
손에 들고 있던 상추쌈을 그 큰 쌈을 너무도 가볍게 입에 골인시키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순간, 갑자기 나의 중추신경이 미세한 느낌을 감지하고 경고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빨리 이동 바람!'
하지만 늦었다.
나랑 제일 가까이 있던 아줌마가 내 팔목을 잡으며 이렇게 말하고 만 것이다.
"어머~ 어쩜....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벌써 주방장이야?"
"......."
다른 아줌마들도 갑자기 턱운동을 중단하고 날 본다.
"우리 주방장님 올해 몇이우? 아무리 봐도 서른 조금 넘었겠는데....."
"내 큰아들하고 비슷하겠네 그래.... 결혼은 했나?"
"보니까 시간 있는 것 같은데 한잔 하고 가요~~~"
이럴때 무조건 빼면 안된다.
여기서 또 다시 주방장의 진정한 의무가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슨 주방장이 그리 뻣뻣해! 어유~~~~>
나가면서 이런 말이라도 하면 사장이 째려본다.
그리고 손님 비위 하나 못 맞추냐면서 난리를 떨 것이 분명하다.
하는 수 없다.
더군다나 이 아줌마들이 이제까지 먹은 회가 자그맣지 20만원이 넘지 않는가?
술도 매취순으로만 6병째다 ..... 사장이 좋아한다.
"네 그럼 따악 한잔만 주십시요."
그냥 선 채로 한잔 마시고 인사하면서 돌아 설 작정인데 무슨 역시 대한민국의 아줌마는 고추보다 맵던가.
"에이 여기 좀 앉아봐요~~"
말은 부드러운데 힘은 장사다.
난 개 끌려가듯 팔목을 잡혀 의자의 털썩 앉혀졌다.
내 앞의 아줌마가 자신의 잔을 한숨에 쭈욱 들이키더니 내 앞에 그 잔을 탁 내려놓았다.
루즈가 묻어 있다.
두꺼운 입술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 잔에 옆의 아줌마가 술을 따른다.
양 볼이 불그레 한 것이 날 더욱 걱정되게 한다.
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루즈가 묻은 부분을 뒤로 돌리고 잔을 들이켰다.
분명 맛있는 술인데 이런 맛이 나오다니........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난 내가 마신 잔을 원래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고 술을 따르기 위해 일어섰다.
술을 따르고는 바로 주방으로 날라야 한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요."
막 그리운 내 자리 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또 다시 그 엄청난 괴력의 손아귀가 내 팔목을 잡았다.
"에이.... 한가해 보이는데 어딜 가시나...... 세 잔은 받고 가야지...."
"......"
저 멀리서 보조가 날 바라보며 웃고 있다.
내가 인상을 쓰니까 초밥뚜껑을 들더니 안주방으로 사라져 버린다.
이럴 때 손님이라도 들어와야 하는데 우씨...........
가장 얄미운 것은 우리 사장님.
일부러 지나가며 한마디 던진다.
"어이, 정실장. 지금 바쁜 거 없으니까 여기 손님들한테 신경 좀 쓰그라."
"......"
"서비스도 팍팍 드리고...... 니 지금 퇴근 시켜줄까?"
"......................."
그렇게 말하더니 카운터로 다시 돌아간다.
내가 얼마 전에 초밥에 와사비 왕창 넣어서 골탕 먹인 것에 대한 복수같다.
그러지 말걸.......
한참 바쁜데 배고프다며 초밥 달라고 하길레 골탕을 좀 먹였더니 아무래도 복수 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가 보다. 쩝...
어쩔 수 없이 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여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여직원이 내 잔을 추가로 갖다 주고 내 보조녀석은 겁대가리 없이 내가 사용하는 칼로 회를 썰어서 갖다주고 간다.
"실장님, 일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 마십시요."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는 녀석의 뒤를 보니 꼬리가 아홉개 보인다.
난 이 세상에서 뚱뚱한 여자가 젤 싫다.
무조건 살찐 여자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누가 보아도 부담스러워 보이는 그런 몸집의 여자를 보면 난 도망간다. 어렸을 때 안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담스러운 몸집의 아줌마 네명...
넓은 메취순 잔이 너무도 작아 보이는 아줌마들의 푸짐한 입술
한 아줌마는 아직도 입가의 초장을 닦지 않고 있다.
입 언저리에서 굳기 시작하는 초장 때문인지 계속 혀를 옆으로 낼름거린다.
내 옆의 아줌마는 회 한조각에 마늘을 다섯 조각은 먹는 것 같다.
숨결 자체가 마늘이다.
눈이 시큰할 정도의 강한 마늘향과 함께 내 귀에 숨결을 뿜어댄다.
"주방장 오빠, 애인 있어?"
매취순이 열한병째 날라왔다.
"엄스믄 내가 하나 소개시킬까?"
이런 상황에도 희망은 있는가?
"하하, 제가 뭐 사람 만날 시간이 있어야죠~"
그 아줌마의 잔에 술을 따르며 난 표정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올래 스물일곱인데 아주 예쁘고 착해."
"아이구~ 그런 여자가 저같은 놈 만나겠습니까?"
"왜? 어때서? 내가 보기엔 잘생기고 돈도 많이 벌게 생겼구만....."
"뭐 하시는 분인데요?"
"근처 새마을 금고에서 일하는데 아주 착실해."
"아~ 그래요?"
"내가 내일 한번 데리고 와서 회먹을까?"
"네. 그러시죠. 뭐."
"그럼 주방장오빠가 쏠꺼야?"
"당연히 그래야죠. 하하."
"근데 말이야.~"
"......"
"애가 있어~"
"................................................."
항상 이렇다.
굳어지는 표정 억지로 푸는데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우럭을 열마리 잡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순간!
갑자기 허벅지에 미지근한 느낌이 왔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마늘가스를 품는 아줌마의 두꺼운 반지를 세개나 낀 우람한 손이 내 허벅지 위에서 대기중이 아닌가.
하마터면 그때 난 그 아줌마를 쳐다 볼 뻔했다.
이럴 때 절대 눈이 마주쳐서는 안된다.
그냥 무시하느 것이 젤 좋은 방법이다.
근데 그 마늘향 아줌마의 한마디에 난 공포를 느꼈다.
"일 언제 끝나?"
"네?"
"아 퇴근 언제 하냐고?"
"왜 그러시는지...."
"우리 이차 갈껀데 같이 가자아~"
"제가 오늘 약속이 있어서....."
"아니 손님이 가자는데 싫어?"
"......"
갑자기 가게 안이 어두워지는 것 같다.
아줌마의 힘 좋은 손바닥이 내 허벅지를 세게 움켜 잡았다.
"갈꺼지?"
이럴때는 어찌 해야 하는가?
그냥 거절하면 안된다.
그랬다가는 이 손님들 다신 안온다. 기분나빠서..... 아.....우리 사장이 보고 있다.
보조는 저 멀리서 초밥뚜껑 돌리고 논다.
홀의 여직원들은 비실비실 웃으면서 힐끔힐끔 보고 있고 사장은 간판 불을 끄러 간다.
헉! 벌써 시간이.....
직원들이 퇴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장이 다가와서 결정타를 날린다.
"니, 오늘 여기 누님들하고 쪼매 놀아라."
"............"
"노래방비 줄까?"
가게 안이 누렇게 보인다.
결국 난 그날 노래방까지 끌려갔다.
새벽 한시가 넘어서 화장실 간다며 튀었다.
집에 와서 소주를 한병 마셨다.
물론 정중히 거절해도 되는 경우였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어차피 속 다 들어내고 사는게 우리 일이니까.
손님의 기분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가게의 영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주방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거다.
그 아줌마들 또 올텐데.....
무슨 방법을 만들어야 할텐데......
내일은 새마을금고에 가서 27살로 보이는 여자 있나 봐야겠다.
다시는 매취순 안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