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난지도 이제 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 우리가 만나온 계절은 이제 三秋를 훨씬 지나 다시 또 하나의 계절인 봄의 절정에 와닿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그동안 우리에게는 참 많은 슬픔과 갈등이 있었죠.
힘겨웠던 연인. 우리 두 사람. 우리는 헤어지자는 말을 참 많이 했었죠. 실제로 우린 한번 헤어지기도 했었고 또 한번은 당신의 부모님으로 인해 반년의 세월을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목소리 한번조차 듣지 못하고 살아가야 했었죠. 하지만 그 모든 걸 잘 이겨내고 견디어준 당신.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
바람내음에서 마저 봄의 훈풍이 느껴지는 이런 날에. 문득 당신이 떠오르면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만이 가득합니다.
사랑하는 당신........
우리 처음 만날 때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통신 상으로 알게 된 사람들의 모임. 예기치 않은 곳에서 우린 서로를 처음 보았었죠. 많은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 자신의 소개를 하다 서로 동향에 같은 학번임을 알게된 순간, 서로의 눈에 들었던 우리. 당신은 동향의 공감대를 찾아 내 옆자리로 옮겨 왔었죠.
그래서 우린 만난 그 날. 바로 말을 놓게 되었고 또 친숙하게 장난도 치게 되었죠. 그 날. 우리 첫 모습을 생각하면 잔뜩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붙임성 많은 당신이 내 입에 과자 하나를 장난스레 넣어주고는 두 눈이 반달이 되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생각나요. 그리 당신의 첫 느낌은 참 따스하고 정감 있는 여자였었답니다.
우리 만났던 그 겨울엔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면서 情을 키웠죠. 당신의 가슴에도 아직 우리 처음 만나던 그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는지요. 난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설레여 오는데......
당신은 어떤지요....
우리 처음 가졌던 이벤트를 떠올려봅니다. 우리의 첫 발렌타인데이... 당신은 내게 커다란 초코렛 바구니를 선물해주었고 난 당신에게 오늘이 우리가 열번 만나는 날이라며 빨간 튜울립 열송이를 선물 했었죠. 수줍게 던지다시피한 꽃다발에 당신은 참 맑게 웃었습니다. 그리 내 마음을 구름처럼 두둥실 떠오르게 했던 당신.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도 역시 당신과의 그날이 생각이 짙게 나더군요.
당신... 당신이 나로 인해 처음 울던 날을 가끔씩 생각하곤 하는지요. 난 당신을 볼 때마다 생각합니다. 당신이 택시 안에서 나로 인해 서러워하며 눈물을 흘리다 못해 콧물까지 흘렸던 사건.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 날 밤을...
우린 그날 자정이 가까와진 시간에 만났었죠. 우리는 늦게 만나 갈 곳이 없어 당신 친구가 하는 비디오가게에 갔었죠. 당신 친구의 반가움을 바라면서... 하지만 당신의 친구는 냉담했습니다. 자정이 넘어 가게에 함께 온 남자가 몸이 불편한 장애자여서 그랬는지. 친구의 기분 탓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그 냉담한 분위기로 인해 당신과 당신 친구는 말다툼을 했고 급기야 당신 친구는 가게 문을 닫고. 차가 끊어져서 없을테고, 몸이 불편한 내가 택시를 잡기가 어려울테니 자신의 차로 집에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했었죠.
하지만 당신은 막무가내였습니다......
"현이가 어때서. 현이는 내가 데려가." 그러고선 당신은 내 팔을 끌어당겨 걷다 택시를 잡아 탔었죠. 우리집까지 오는 차안에서 서러워 내내 눈물과 콧물을 함께 흘리던 당신. 당신에게도 이야기 했지만 난 그 순간에 결심을 했었답니다.
당신이라는 여자. 내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무척 사랑하겠노라고...
하지만 당신은 그해 봄날. 나를 만나기 이전에 미처 정리하지 못한 남자친구가 화를 입어 구속이 되고 더불어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죠. 그 사실에 상처를 받은 당신. 나와의 관계도 끝내고 싶어했던 당신........
그 후로 여름까지는 우리의 참 힘든 시기였습니다. 당신은 내게서 달아나려 하고. 나는 당신을 놓지 않으려 했던 날의 연속. 싸우기도 참 많이 했고 서로의 마음도 참 많이 상하게 했었지요. 당신. 그 때 나와 이별하기 위해 참 차갑기도 했었죠.
"니가 몸만 성했으면 내가 이러겠어?" 내 마음은 이제 절대 바뀌지 않아."
그 말. 내게 참으로 비수 같았습니다. 또 아이러니하게 의지를 주었구요. 뇌성마비 장애자인 나. 그래요. 사랑은 어려운 것이란 것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참 마음이 아팠었죠. 그리고 당신 때문에 기적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도 했었지요.
그렇듯 당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난 불가능에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십 몇년의 세월. 혼자서는 보행을 해 본 일이 없던 내가 그저 무작정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콘크리트에 머리를 부딪혀 가면서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를 드렸지요. 내 터무니 없던 오기와 집착에 가까운 사랑에 당신은 흔들리면서도 결심은 꺾지 않았었지요. 내 정성과 사랑을 외면하는 당신에 대한 미움과 서로의 감정의 골은 더 깊이만 패이고... 끝내 우리는 큰 다툼 후에 헤어졌었지요.
그해 여름은 낙망의 세월이었죠. 난 당신을 잃고 혼자 집앞에 나가 앉아서 찻길로 기어가 트럭에 뛰어들 생각도 했었답니다. 당신은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를테지만...........
당신을 잃어. 모든 것을 다 잃었기에......
하지만 우린 그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그해 초가을... 당신 친구의 전화를 받았죠. 당신이 신장결석으로 인해 병원에 있다고. 난 그 전화를 받자마자 워커를 꺼내어 끌며 택시를 타고 당신이 있는 병원으로 갔었죠. 그리고 당신을 만날 수 있었죠.
그 때 왜 그처럼 많은 눈물이 쏟아지던지......
당신이 누운 침대 앞에 털썩 주저앉아 참 많이 울었더랬죠..... 당신도 역시 나를 보고 눈물을 보였죠. 그리고 재회의 포옹을 했지요. 환자복을 입은 파리한 당신. 그 날. 난 당신을 처음으로 안아 보았죠. 당신. 병원 응급차에 실려가면서 내 생각이 나서 울었다고 했었죠...
많은 비온 뒤라 땅이 굳었습니다....
당신은 그때서야 비로소 내 연인이 되었고 나 또한 세상모두를 가진 듯한 기쁨 속에 살았습니다. 당신의 친구들에게도 이젠 애인으로 소개 되었고, 당신의 언니에게도, 동생들에게도 난 당신의 남자친구일 수 있었던거죠. 허나 당신의 부모님들은 아니었습니다. 냉담하신 목소리와 무시하는 태도.
이듬해 봄. 급기야 당신의 부모님이 내게 전화를 하셨지요. '우리 딸. 만나지 마라.'라는 단호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우리를 끊어 놓았습니다.
또 그 이후로 한참을 당신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너무나 나약한 나였기에 당신의 부모님에게 당신을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도, 큰 소리도 할 수 없었고 당신에게 짧은 메세지 하나조차 남길 수 없었습니다. 혹시 당신이 더 아파할까봐...
야속한 당신은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서야 거짓말처럼 그리 내 앞에 나타났지요. 여느 날과 다를바 없었던 어느 날 밤. 당신은 거짓말처럼 내 집 앞에 왔었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다는 말... 그리고 또 한번의 가을의 재회... 그 때의 당신의 한마디는 지금도 내 가슴에 강이 되어 흐릅니다.
................
하지만 당신과 나. 우리 오래된 연인. 우리 요즈음엔 참 정겹지요. 만날때 바깥에 함께 손을 잡고 나가면 많이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 오누이예요? 부부예요? ....... 부부...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인 부부...
우린 그저 그들에게 웃을 뿐이지만요. 이제 우리의 남은 길이 있다면 아마도 결혼이겠지요.
당신은 그리 늘 이야기합니다.
나보다...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生을 살고 싶노라고...
하지만 그래요. 결혼... 우리에겐 참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올 가을이 될지 올 겨울이 될지... 아직은 날짜조차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면 좋으련만 참 쉽지 않네요. 나는 왜 이런 모습으로 태어나서 당신에게 힘겨움만 주는지...
하지만 늘 참으로 맑게 웃는 당신.......
우리 모든 걸 다 이겨내고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면 당신을 꼭 닮은 딸 하나만 가져요. 아들이라도 난 기쁘고 상관 없을테지만... 당신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의 딸을. 그래서 예쁜 가족을 이루어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리 함께 늙어서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온다해도.... 당신은 나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난 이제 결코 당신을 가슴에 묻을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 결혼하게 되면 더 많이 힘들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 잘할께요.
이제 절정에 와닿은 봄처럼 우리에게도 역시 희망은 샘솟아 오를겁니다. 보잘 것 없는 나 자신이지만... 늘 그래준 것 처럼 굳게 믿어줘요.
사랑하는 당신. 참 많이 사랑하고 또 바라보면 눈물겨운 당신.... 눈물겨운 사랑.... 이 세상에 당신이 있어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나의 사랑... 나의 결혼...
당신을 만난지도 이제 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 우리가 만나온 계절은 이제 三秋를 훨씬 지나 다시
또 하나의 계절인 봄의 절정에 와닿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그동안 우리에게는 참 많은 슬픔과 갈등이 있었죠.
힘겨웠던 연인. 우리 두 사람. 우리는 헤어지자는 말을 참 많이 했었죠.
실제로 우린 한번 헤어지기도 했었고 또 한번은 당신의 부모님으로 인해
반년의 세월을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목소리 한번조차 듣지 못하고
살아가야 했었죠. 하지만 그 모든 걸 잘 이겨내고 견디어준 당신.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
바람내음에서 마저 봄의 훈풍이 느껴지는 이런 날에.
문득 당신이 떠오르면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만이 가득합니다.
사랑하는 당신........
우리 처음 만날 때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통신 상으로 알게 된 사람들의 모임. 예기치 않은 곳에서 우린
서로를 처음 보았었죠. 많은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 자신의 소개를
하다 서로 동향에 같은 학번임을 알게된 순간, 서로의 눈에 들었던 우리.
당신은 동향의 공감대를 찾아 내 옆자리로 옮겨 왔었죠.
그래서 우린 만난 그 날. 바로 말을 놓게 되었고 또 친숙하게
장난도 치게 되었죠. 그 날. 우리 첫 모습을 생각하면
잔뜩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붙임성 많은 당신이 내 입에 과자 하나를
장난스레 넣어주고는 두 눈이 반달이 되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생각나요.
그리 당신의 첫 느낌은 참 따스하고 정감 있는 여자였었답니다.
우리 만났던 그 겨울엔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면서 情을 키웠죠.
당신의 가슴에도 아직 우리 처음 만나던 그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는지요.
난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설레여 오는데......
당신은 어떤지요....
우리 처음 가졌던 이벤트를 떠올려봅니다.
우리의 첫 발렌타인데이... 당신은 내게 커다란 초코렛 바구니를 선물해주었고
난 당신에게 오늘이 우리가 열번 만나는 날이라며 빨간 튜울립 열송이를
선물 했었죠. 수줍게 던지다시피한 꽃다발에 당신은 참 맑게 웃었습니다.
그리 내 마음을 구름처럼 두둥실 떠오르게 했던 당신.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도 역시 당신과의 그날이 생각이 짙게 나더군요.
당신... 당신이 나로 인해 처음 울던 날을 가끔씩 생각하곤 하는지요.
난 당신을 볼 때마다 생각합니다. 당신이 택시 안에서 나로 인해
서러워하며 눈물을 흘리다 못해 콧물까지 흘렸던 사건.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 날 밤을...
우린 그날 자정이 가까와진 시간에 만났었죠.
우리는 늦게 만나 갈 곳이 없어 당신 친구가 하는 비디오가게에 갔었죠.
당신 친구의 반가움을 바라면서... 하지만 당신의 친구는 냉담했습니다.
자정이 넘어 가게에 함께 온 남자가 몸이 불편한 장애자여서 그랬는지.
친구의 기분 탓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그 냉담한 분위기로 인해 당신과 당신 친구는 말다툼을 했고
급기야 당신 친구는 가게 문을 닫고. 차가 끊어져서 없을테고,
몸이 불편한 내가 택시를 잡기가 어려울테니 자신의 차로
집에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했었죠.
하지만 당신은 막무가내였습니다......
"현이가 어때서. 현이는 내가 데려가."
그러고선 당신은 내 팔을 끌어당겨 걷다 택시를 잡아 탔었죠.
우리집까지 오는 차안에서 서러워 내내 눈물과 콧물을 함께 흘리던 당신.
당신에게도 이야기 했지만 난 그 순간에 결심을 했었답니다.
당신이라는 여자. 내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무척 사랑하겠노라고...
하지만 당신은 그해 봄날. 나를 만나기 이전에 미처 정리하지 못한
남자친구가 화를 입어 구속이 되고 더불어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죠. 그 사실에 상처를 받은 당신.
나와의 관계도 끝내고 싶어했던 당신........
그 후로 여름까지는 우리의 참 힘든 시기였습니다.
당신은 내게서 달아나려 하고. 나는 당신을 놓지 않으려 했던 날의 연속.
싸우기도 참 많이 했고 서로의 마음도 참 많이 상하게 했었지요.
당신. 그 때 나와 이별하기 위해 참 차갑기도 했었죠.
"니가 몸만 성했으면 내가 이러겠어?" 내 마음은 이제 절대 바뀌지 않아."
그 말. 내게 참으로 비수 같았습니다. 또 아이러니하게 의지를 주었구요.
뇌성마비 장애자인 나. 그래요. 사랑은 어려운 것이란 것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참 마음이 아팠었죠. 그리고 당신 때문에 기적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도 했었지요.
그렇듯 당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난 불가능에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십 몇년의 세월. 혼자서는 보행을 해 본 일이 없던 내가
그저 무작정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콘크리트에 머리를 부딪혀 가면서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를 드렸지요.
내 터무니 없던 오기와 집착에 가까운 사랑에 당신은 흔들리면서도
결심은 꺾지 않았었지요. 내 정성과 사랑을 외면하는 당신에 대한
미움과 서로의 감정의 골은 더 깊이만 패이고...
끝내 우리는 큰 다툼 후에 헤어졌었지요.
그해 여름은 낙망의 세월이었죠. 난 당신을 잃고 혼자
집앞에 나가 앉아서 찻길로 기어가 트럭에 뛰어들 생각도 했었답니다.
당신은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를테지만...........
당신을 잃어. 모든 것을 다 잃었기에......
하지만 우린 그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그해 초가을...
당신 친구의 전화를 받았죠. 당신이 신장결석으로 인해 병원에 있다고.
난 그 전화를 받자마자 워커를 꺼내어 끌며 택시를 타고
당신이 있는 병원으로 갔었죠. 그리고 당신을 만날 수 있었죠.
그 때 왜 그처럼 많은 눈물이 쏟아지던지......
당신이 누운 침대 앞에 털썩 주저앉아 참 많이 울었더랬죠.....
당신도 역시 나를 보고 눈물을 보였죠. 그리고 재회의 포옹을 했지요.
환자복을 입은 파리한 당신. 그 날. 난 당신을 처음으로 안아 보았죠.
당신. 병원 응급차에 실려가면서 내 생각이 나서 울었다고 했었죠...
많은 비온 뒤라 땅이 굳었습니다....
당신은 그때서야 비로소 내 연인이 되었고 나 또한 세상모두를 가진 듯한
기쁨 속에 살았습니다. 당신의 친구들에게도 이젠 애인으로 소개 되었고,
당신의 언니에게도, 동생들에게도 난 당신의 남자친구일 수 있었던거죠.
허나 당신의 부모님들은 아니었습니다. 냉담하신 목소리와 무시하는 태도.
이듬해 봄. 급기야 당신의 부모님이 내게 전화를 하셨지요.
'우리 딸. 만나지 마라.'라는 단호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우리를 끊어 놓았습니다.
또 그 이후로 한참을 당신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너무나 나약한 나였기에 당신의 부모님에게 당신을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도, 큰 소리도 할 수 없었고 당신에게 짧은 메세지
하나조차 남길 수 없었습니다. 혹시 당신이 더 아파할까봐...
야속한 당신은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서야 거짓말처럼
그리 내 앞에 나타났지요. 여느 날과 다를바 없었던 어느 날 밤.
당신은 거짓말처럼 내 집 앞에 왔었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다는 말...
그리고 또 한번의 가을의 재회...
그 때의 당신의 한마디는 지금도 내 가슴에 강이 되어 흐릅니다.
................
하지만 당신과 나. 우리 오래된 연인. 우리 요즈음엔 참 정겹지요.
만날때 바깥에 함께 손을 잡고 나가면 많이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
오누이예요? 부부예요? ....... 부부...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인 부부...
우린 그저 그들에게 웃을 뿐이지만요.
이제 우리의 남은 길이 있다면 아마도 결혼이겠지요.
당신은 그리 늘 이야기합니다.
나보다...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生을 살고 싶노라고...
하지만 그래요. 결혼... 우리에겐 참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올 가을이 될지 올 겨울이 될지... 아직은 날짜조차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면 좋으련만 참 쉽지 않네요.
나는 왜 이런 모습으로 태어나서 당신에게 힘겨움만 주는지...
하지만 늘 참으로 맑게 웃는 당신.......
우리 모든 걸 다 이겨내고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면 당신을
꼭 닮은 딸 하나만 가져요. 아들이라도 난 기쁘고 상관 없을테지만...
당신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의 딸을. 그래서 예쁜 가족을 이루어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리 함께 늙어서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온다해도....
당신은 나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난 이제 결코 당신을 가슴에 묻을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 결혼하게 되면 더 많이 힘들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 잘할께요.
이제 절정에 와닿은 봄처럼 우리에게도 역시 희망은 샘솟아 오를겁니다.
보잘 것 없는 나 자신이지만... 늘 그래준 것 처럼 굳게 믿어줘요.
사랑하는 당신. 참 많이 사랑하고 또 바라보면 눈물겨운 당신....
눈물겨운 사랑.... 이 세상에 당신이 있어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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