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매미가 남긴 것

R4200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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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여름이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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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가 우리나라에 상륙해서 엄청난 비와 바람을 쏟아 붓던 당시의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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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날씨도 꾸리꾸리해서  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뒹그르~놀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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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잃어버리셨다며 저보고 열쇠하나 복사해 오라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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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있는 열쇠집을 찾아갔는데 그곳엔 60대 초반의 아줌마? 할머니? 두분이 앉아서 뉴스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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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셨고 저는 열쇠를 복사해 달라하고 아주머니께서 열쇠를 복사하는 동안 저도 같이 뉴스를 봤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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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뉴스에서는 태풍 매미의 위성사진을  (왜 한반도 그려져있고 그위에 하얀 구름덩이가 움직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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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 말입니다)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일하시는 할머니 말고 놀러온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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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왜 태풍이름이 매미야? 매미랑 무슨 상관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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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일하시던 할머니 하던 일을 멈추고 뉴스를 빤히 보시면서 하시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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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진 잘 봐봐 매미 눈깔처럼 생겼자나~~"

      "저 사진 잘 봐봐 매미 눈깔처럼 생겼자나~~"

 

 

각 나라별로 돌아가며 한번씩 이름 짓는 다는걸 알고 있었던 저는 그 말을 듣고 순간 "푸핫" 하며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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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헛기침으로 넘겼습니다. 그때 질문하신 할머니께서 "아..그러고 보니 그렇게 생겼구만~" 하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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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요. 날씨 뉴스가 끝나고 다음 뉴스는 효순이 미선이 사망 1주년 기념집회에 관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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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이 한참 열심히 보더니 두분께서는 애가 죽어서 안타깝다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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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할머니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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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놈들은 대체 먼 장갑을 그렇게 많이 싣고 다니길래 애를 치여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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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엽기적인 말씀을 하시더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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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께서 무식하다고 욕하는 글이 아니고 단지 상황을 단순히 받아들이시는 그분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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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이 재밌어서 톡을 읽다가 생각나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