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를 앞둔 어느날....

잘살래200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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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귀고 1년이 될무렾  빚이 몇천 있다고 하더군요....

가슴이 덜컥.... ㅠ_ㅠ (이때 모질게 그만 뒀어야 했는데....)

하지만 갚아 나갈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믿었습니다. 월급이 많진 않지만 튼실한 직장이기에 뭐 때문에 빚을 졌는지 과거는 중요치 않다 생각하고 조금 더 아껴쓰고 살아가자 다독였지요.

 

연애한지 3년반...

보증선게 잘못됐다며 빚이 천만원이 더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네가 떠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이때야말로 정말 그만뒀어야 했었지요....

그런데 그넘의 사랑이 뭔지... 정이 뭔지....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더군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밥을 먹었습니다.

총빚이 2천5백정도라더군요.

많긴 하지만, 못갚을 빚은 아니더군요.

제 적금통장을 깨고 빚을 모조리 갚았습니다.

은행이 아니라 이제 나에게 빚을 진거니 나에게 원금과 이자를 꼬박 꼬박 내라고 했습니다.

급여통장과 인터넷뱅킹까지 만들어서 그때부터 제가 급여관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애한지 5년반....

저에게 빌려갔던 빚을 다갚았습니다.

서로 집안에 인사도 드렸습니다.

애인이 자기집 못산다고 말은 했지만, 정말 보고 놀랄정도로 못살더군요.

산꼭대기 마당한켠, 부엌하나 방하나 마루하나.... 태풍불면 날라갈까 걱정되더군요.

저희부모님 애인집 이렇게 못사는거 보면 놀라실까봐 인사 다녀온후 집안이 어떻냐는 말에 그럭저럭

살더라고만 하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습니다.

다행히 아버님이 트럭운전하며 장사라도 하시길래 결혼후 용돈만 드려도 되겠지... 하며 나름의

위안을 삼았습니다.

 

연애한지 6년반...

결혼을 그동안 많이 미뤄왔습니다.

빚문제도 있었고, 저나 애인이나 결혼에 대한 집착이 없었던터라 연애만 하고 있었지요.

애인이 살고 있는 전세집 하나... 그 전세집 마련하느라 빚이 3천이지만, 애인보다 제능력을

믿었습니다. 짠순이 소리 들어가며 통장에 돈 쌓아서 흐뭇해하는게 제 취미라 그런 저를 믿었습니다.

상견례도 없이 둘이서 예식장도 돌아다녔습니다.

어차피 오랜연애를 하느라 나이가 많았기에 상견례만 하면 결혼은 금방이었으니까요.

제가 원하는 달과 날짜를 말하며 토요일이 좋을까... 일요일이 좋을까.. 하는 고민에 쌓이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제 드디어 상견례를 며칠쯤으로 잡을까 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애인이 변합니다.

갑자기 전화가 뜸합니다. 애교도 부려보고, 화도 냈는데도 통 연락을 안합니다.

불길함이 제 마음을 휩쓸더군요.

만났습니다.

사랑하냐고 물으니 모르겠다더군요.

결혼하고 싶냐 물으니 모르겠다더군요.

담담한 목소리로 생각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주는 전화도 끊고 잠적을 하더군요.

친구를 만나 헤어지게 될거 같다고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든다고 술을 마셨습니다.

당체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더군요.

 

그 다음주...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만났습니다.

결론은.... 불길한 예감대로 헤어지자더군요.

그사람과 나는 성격이 안맞다고 하더군요.

우린 대화도 별로 없고, 추억할만한 일도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말도 할수 없었습니다.

알겠다고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말씀드렸습니다. 헤어졌다고....

저보다 더 충격 받으신 엄마..... 울먹이시더군요.

전 엄마가 이렇게 충격을 받을줄 몰랐는데.... 그제야 실감이 나더군요.

눈물은 나지 않고... 세상은 꺼진 느낌... 그날밤은 정말 잠이 안오더군요.

잠탱이인 내가 정말 뜬눈으로 밤을 샌다는게 뭔지 알았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그 사람에게 갔습니다.

충격받으신 엄마 얼굴을 생각하니... 이대로 그 결론을 안고 갈수 없겠더라구요.

그리고 아직 제사랑은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찾아온 절 놀란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앉아서 얘기하고 싶다는 절 억지로 차에 태우더니 저희집쪽으로 차를 돌리더군요.

가면서 말했습니다.

더 잘하겠다고... 그리고 내사랑은 끝나지 않았다고...

제 문제점을 말하면 고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추억이 왜 없냐고... 함께 했던 여행들... 웃음들... 다 잊었냐고...

대화는 하면 된다고... 오빠가 회사 얘기를 별로 안해서 내가 못물어보고, 그저 지나가는 일상만 얘기

한거니 이제라도 서로 진지하게 이것저것 대화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건 제 대답이 부정적이라 회사얘길 하기 싫었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말을 하면 항상 제대답이 부정적이라 무슨말을 꺼내기가 싫었다고 하더군요.

너랑 살면 경제적으로 괜찮을진 모르겠지만, 재미없는 삶이 될거랍니다.

순간 멍해졌습니다. 내가 정말 그랬는지... 내가 이사람에게 그렇게 부정적인 사람으로 비쳐졌었는지..

전 제가 이제껏 낙천적이고 명랑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았는데...

나름 엉터리 유머로 주변을 썰렁하게 만들지만, 재미없는 사람은 아닌데...

갑자기 그동안 살아온 제삶이 부정당한 느낌이 들더군요.

내가 정말 그런사람인가? 내주변 사람들에게 그런말 들어본적 없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라는 제 부탁에도 더 이상 생각할게 없다더군요.

자기는 두달전부터 우리에 관계에 대해 생각해왔다고 말하더군요.

이게 자기의 결론이랍니다. 나에게도 시간을 달라는 말은 철저히 무시해진체 집근처에 차를

대주더군요.

 

집에 돌아와 엄마 얼굴을 보니 내가 내감정에 빠져 허우적댈순 없다고 느껴지더군요.

저보다 더 중심을 잡지 못하는 엄마를 보니 내가 굳건히 버티어야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날부터 좀더 엄마에게 다가갔습니다. 절대 약한 모습 보이지 않고, 더 좋은 사람 만나겠다고

큰소리 탕탕 쳤습니다.

왜 헤어졌다고 며칠을 계속 묻는 엄마에게 차마 그 이유는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엄마딸이 너무 부정적이고,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헤어진다는 대답은... 차마 할수 없어..

성격차이라고만 얘기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씩씩한 내모습탓인지 모르겠지만, 엄마의 모습은 예전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신 잔소리는 두배로 늘었지만요.

 

헤어진후 술 사준다는 말들을 마다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실수 할까봐 술을 마실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실수로라도 번호를 누를까봐 전화번호, 메일... 다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헤어진지 2주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들이지만 모두 멀리 시집을 가서 1년에 1~2번정도밖에 볼수 없는 사이들이지요.

너무 멀쩡한 얼굴로 애인과의 헤어짐을 말하고, 술을 마시고 즐겨서일까요...

그 친구중 한명이 제가 부럽다고 하더군요.

제가 혼자 당차게 회사생활하며 여행 즐기며 사는 삶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답니다.

자기는 얘들에게 치이고, 남편의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기 벅차다는 하소연을 하며

술을 엄청 마셔대더군요.

술취한 친구를 집에 바래다주며 오는 길에 왜그리 가슴 한켠이 서늘한지...

 

제나이 오랜연애로 인해 서른중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회사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가 대우받으며 오래다닐수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이제껏 제나이까지 다닌 여직원이 없었습니다.

기껏 1~2년을 더 버틸수 있는 회사라 퇴직후 뭘해야 할지 요즘 머리를 잔뜩 쥐어짜고 있습니다.

 

친한사람들을 저의 헤어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저의 헤어짐의 이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말을 내뱉는 순간 정말 제가 그런 사람이 되버릴거 같아서요.

그러나 모르는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내뱉을땐 가슴이 시려오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노처녀 히스테리인지... 헤어지고 난후의 히스테리인지.. 조금씩 짜증이 늘어난 제자신을 느낍니다.

 

저번달까지 결혼을 생각하며 시친결 왕골수팬이였습니다.

그래~ 그래~ 난 저럴땐 이렇게 해야지...

저런 문제점이 있을수가 있네...

미리 조심해야지... 등등...

 

오늘따라 가슴한켠이 너무  서늘해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떠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