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물감-3. 작은악마

始偶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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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은 악마




 더 이상 시킬 것이 없는 것 같아 막 돌아서려는데


“승아…….”


“!!!”

 

놀라서 그대로 멈춰 섰다. 뒤돌아 돌아볼 엄두도 못 내고 마른침만 꼴깍 삼킨다. 제가 삼킨 침소리가 동굴 속처럼 거실 안을 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쉽게 뒤돌아  보거나 그렇다고 뛰쳐나가지도 못하고 제 발끝만 내려 보고 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뛰어온다. 아무래도 눈치 챈 것 같다. 눈을 찔끔 감고 다음에 들려 올 말을 조마조마 숨죽이고 기다린다.


“승아… 연락 없어요?”

 

"!!”


엥? 연락 왔었냐고? 그럼 뭐야? 눈치 챈 것이 아니네? 괜히 마음 졸였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품었다. 가슴 졸였던 심장이 이내 평정심을 돼 찾고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더니 지완이 지랄 맞은 성격을 생각하고 괜히 겁부터 먹었다.


“승아 왔었죠? 부모님 계신 미국으로 간다던데… 아마 인사하러 한번쯤은 들렸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하도 오래 되서 울보 얼굴도 기억이 안 나네.”


“…….”

 

그 울보가 지금 네 앞에 있다고 하면 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아직도 울음 달고 살 거야. 풉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네. 그때도 울었는데… 좀 맹해 보이고 맨 날 울기만 했었는데 그렇지 않아요? 아줌마?”

 

내가 맹해 보여? 내가 맨 날 운다고? 정말 기가 막히는군. 이래 뵈도 어릴 적 별명이 왈가닥 깡패였는데, 괴롭히고 울린 게 누군데 이제 와서 내가 울보인양, 내가 멍청인 양 얘기를 하는지 저도 모르게 반박의 말이 튀어 나오려 했다.


어린 왕자를 만나고 밤새 어린왕자가 잡았던 왼손만 바라보며 혹 꿈은 아니었나를 몇 번이나 생각했다. 하지만 어린왕자에게서 품어져 나오던 향기가, 다음에 꼭 같이 보러 가자던 말이 계속해서 귓가를 울리며 꿈이 아니라 말해주고 있었다.


내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별장에 가리라 다짐했다. 그곳에서 어린 왕자를 꼭 다시 만나리라 마음먹고 학교에 갔는데 아침부터 동혁이 녀석이 머리를 잡아당기며 괴롭힌다. 것도 모자라 연신 아이스 깨끼를 외치며 치마를 들춰대기 까지 했다. 평소 같으면 몇 번을 난리가 났을 상황인데도 어린왕자로 넋이 나가 시큰둥해 상대하지 않자 이내 풀이 죽어 장난을 멈춰 버린다.


작은 시골 마을의 유일한 학교지만 그래도 그때는 꽤 많은 아이들이 다녔다. 지금은 폐교 처리되어 분교로 조차 남지 못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한 학년에 몇 반이 유지될 정도로 근방에선 꽤나 큰 초등학교였다.


수업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시는데 뒤로 웬 남학생 한명이 따라 들어온다. 떠들던 아이들은 일순 조용해지며 일제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남학생을 봤다. 누군가가 전학 온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에 모두들 놀란 눈치다. 시내로 전학을 가기 위해 인사하는 녀석들은 있었어도 우리 가족이 이사 온 후로 이곳으로 전학 온 학생은 몇 년 동안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러기에 말끔하게 차려 입고 도시 티가 팍팍 나는 남학생에게 온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그 남학생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랑은 달라보였다. 피부색도 지나치게 하얗고 거기에 웨이브 진 곱슬머리나 쌍 커플에 커다란 눈까지 언뜻 보면 여자 아이 같아 보였다. 머리도 남자가 파마를 했는지 곱슬 거리고 머리 색깔도 검은 색이 아니라  밝은 갈색 톤에 말로 표현은 안 되지만 분명 검은 색은 아니었다.


교탁 옆에 서서 반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받으면서도 좀처럼 주눅들 긴커녕 한명, 한명 훑어보며 기분 나쁘게 쏘아보고 있었다. 누가 말이라도 걸라치면 금방이라도 싸울 기세로 잔뜩 부어 있다. 선생님께서 칠판에 윤지완이라고 쓴다.


“서울에서 전학 온 친구니까 친하게 지내라. 알겠냐?”


“네-.”


아마도 대답하고 있는 반 아이 모두들의 눈은 호기심과 기대로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을 것이다.


“너도 인사 하고 저기 빈 의자에 가서 앉아라.”


선생님 말씀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빈자리에 털썩 앉았다. 반 아이들 중에서 월등히 키가 컸던 나는 동혁이 다음으로 키가 컸는데 짝꿍이 없던 내 옆에 그녀석이 앉게 됐다. 졸지에 서울 놈이랑 짝이 되어 난 반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얼떨결에 받게 됐다.


우린 선생님 말씀을 무시하고 그냥 앉아버린 녀석의 행동에 놀라기도 했지만 주섬주섬 책가방에서 나오던 빛깔 좋은 학용품에 더 놀라고 있었다. 전학생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들의 눈동자도 따라 움직였다. 선생님이 나가시고 아이들은 호떡집 불구경하듯 몰려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말을 못 붙이고 힐끔힐끔 구경만 해댔다.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다들 바보처럼 히~ 하고 웃어 준다. 그때의 우린 그랬다. 경계나 가식, 편견을 몰랐던 우리들이다.


녀석은 눈에 잔뜩 힘주고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보고 있는 반 아이들을 기분 나쁘게 쏘아 봤다. 그때 까부는 반 녀석 하나가 자동필통을 보고 신기해하며 만졌는데 거칠게 잡아 채가며 소리친다.


“만지지 마. 더러워!”


녀석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우린 모두 눈이 커졌다. 자동필동이 더러우니 만지지 말라는 건지 아님 까불이 녀석이 더럽다는 건지, 말뜻을 몰라 멍하니 서있는 우리에게 녀석은 보기 좋게 한방 날린다.


“더러워! 꺼져!!”


“!!!”


“더러우니까 다 꺼지라고!!”


“뭐?”


역시 동혁이 녀석이 참지 못하고 욕을 해댔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쌈꾼에 의협심까지 아주 온 동네, 아니 지구의 평화 수호신을 자처 하는 놈이니 전학생의 말은 동혁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전학생 녀석도 만만치 않았다. 그놈이 그럴 놈인 건 인사 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동혁의 큰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고 노려보며 되받아 친다.


“니네들 더럽다고! 그리고 냄새 난다고!”


“이 새끼를 정말…….”


말릴 틈도 없이 우당탕 거리며 두 녀석이 교실 바닥으로 쓰러 졌고 서로 뒹굴며 주먹이 오갔다. 동혁이 만큼이나 녀석도 꽤나 싸움을 했다. 동혁이 한 대치면 녀석도 받아 치며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누가 일렀는지 선생님이 오셨고 싸움이 멈췄을 땐 한 녀석은 코에서 피가 나고 또 한 녀석은 입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선생님께서 두 녀석 귀를 잡아당기며 끌고 가셨고 두 놈 모두 복도에 꿇어 앉혀져 손을 들고 있어야 했다.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자 아이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혁이에게만 종이를 건넸다. 깐에는 동혁이 우리를 대변해서 싸워 줬다 생각하는지 건네는 휴지를 꽤나 대단하게들 생각했다. 동혁이 또한 우쭐하며 코피를 닦았고 일부러 으스대며 휴지 쪼가리를 흔들어댔다.


문제는 오지랖 넓은 나였다. 가만이나 있으면 중간이나 갈 것을 낄 때 안 낄 때 분간 못하고 싸가지 없는 녀석이 그래도 짝이랍시고 안 돼 보며 종이를 건넸다. 아마 그 마음에는 나도 서울에서 왔다는 뭐… 은근히 그런 뜻도 있었다. 헌데 녀석,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내밀어진 손을 매정하게 쳐 댄다. 그리곤 입가를 손등으로 쓰윽 문질러 닦으며 또 한 번 기가 막힌 말을 날린다.


“지저분해.” 

 

“!!!”


아이들 시선이 나와 전학생을 오고 가고 있었다. 그냥 있으면 바보 되는 느낌에 어린 마음에도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 겨우 더듬거리며 물었다.


“뭐, 뭐…가 지저분해?”


그때서 녀석이 나를 올려 봤다. 왜 졸았을까? 분명 노려보던 녀석 눈빛이 어린 아이 눈빛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날카로와 순간 겁먹고 바보처럼 뒤로 움찔 물러섰다. 그런 내게 녀석은 왈가닥 깡패란 별명이 무색하게 한마디 말로 나를 울려 버렸다. 


“니가 지저분하다고!”


동혁이 괴롭힘에 반 여자 아이들 한 번씩은 다 울도록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던 나를 녀석은 한마디 말로 울게 만든 것이다. 말도 못하고 찔찔 짜고 있는데 그래도 싸우면서 정이 들었었는지 동혁이 녀석이 고맙게도 편을 들어 줬다.


“이 새끼가! 넌 얼마나 깨끗하다고!”


“왜? 니 여자 친구냐?”


뜻밖의 말에 이번엔 동혁이 놀랐다. 우린 한 번도 그런 말을 써보지도 않았는데 녀석은 여자 친구란 말을 서슴없이 해댔다. 그 말에 지기 싫어서였을까 동혁이도 바로 되받아 친다.


“그래!”


“헉!!”


동혁의 대답에 어찌나 놀랬는지 난 울음을 뚝 그쳤다. 그렇게 졸지에 동혁이 여자 친구가 됐다. 그 뒤로 졸업할 때가지 화장실이며 학교 벽에 동혁이와 내 이름은 하트 모양과 더불어 온통 도배가 되었었다. 그렇게 녀석은 전학 온 첫날부터 반을 발칵 뒤집어 놨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수업이 시작되고 교실에 앉아서 그녀석이 제일 먼저 한 행동은 책상을 반으로 나눈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칼로 책상에 줄을 그어 댔다. 그리고 유치찬란한 말을 한다.


“넘어오지 마. 넘어오면 다 내꺼야!”


“!!!”


기가 막힌 얼굴로 쳐다보는 내게 녀석은 요즘 말하는 썩소를 지어 보였다. 헌데 더 기가 막혔던 것은 그 뒤 반 아이들 모두가 무슨 유행처럼 책상에 줄을 그어 댔다는 것이다. 그리고 녀석이 한 말과 똑 같은 말을 읊어 대며 다들 서울에선 그렇게 하는구나하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암튼 왕자님과의 만남으로 온통 들떴던 나를 전학 하루 만에 녀석이 완전히 뭉개 버렸다. 그럼에도 난 학교가 끝나자마자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 무조건 뛰었다. 혹시 마법의 성에 왔을까 기대하며 나만의 왕자를 보기 위해 종이 치자마자 뛰어 댔다. 초여름이라 꽤나 더웠지만 설렘으로 흐르는 땀도 알지 못했다.


헉헉 거리며 별장 오솔길을 뛰고 있는데 뒤에서 자동차 경적이 들렸다. 화들짝 놀라 보니 검은색 자가용이 좁은 길을 비켜주길 기다리고 있다. 한쪽으로 비켜서자 날렵하게 지나쳐간다. 멀어지는 자가용을 보면 그 안에 왕자가 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매연이 품어져 나오는 그 뒤를 쉬지 않고 달렸다.


별장에 도착했을 땐 땀이 비 오듯 했다. 늘어난 티셔츠로 대충 땀을 닦으며 유리 문안을 기웃거렸다. 매연과 땀으로 얼굴에 검은색 줄이 그어진 것도 모르고 연신 안을 훔쳐보지만 아무리 봐도 사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매번 반기던 아줌마도 어디에 계신지 보이지 않았고 인기척조차 없다. 실망하며 돌아 서는데 갑자기 통문이 열리며 전학생 놈 얼굴이 툭 튀어 나온다.


“너 뭐야?”


어찌나 놀랬는지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주저앉아서도 왜 저놈이 마법의 성에서 나오는지 의아했다.


“???”


난 또 바보처럼 말도 못하고 왕자를 만났을 때처럼 별장을 향해 손가락질만 해댔다. 녀석이 나의 손가락질에 뒤를 돌아 봤다. 하지만 뒤엔 아무것도 없고 계속해서 손가락이 자신과 별장을 가리키자 묻는다.


“뭐? 내가 저기 사냐고?”

 

아직도 주저앉은 채 고개만 끄덕인다. 


“그래 저기가 우리 집이다. 어쩔래?”

 

어쩌긴? 단지 그곳은 나의 왕자님의 성인데 왜 네 놈이 거기서 나오느냐고? 내가 묻고 싶은건 그거라고 나쁜 놈아!


“어, 저긴, 왕자님… 왕자님… 인데?”


“뭐?”


묻고 있는 말투가 어이없다는 투다.


“나의 왕자님…….”


“웃기고 있네. 왕자님 좋아하네. 왕자가 어디 있냐? 너 바보지?”


처음으로 녀석 얼굴을 제대로 본 것 같다. 확실히 지나치게 이쁘게 생겼다. 거기에 교실에선 몰랐는데 햇빛을 받으니 머리 색깔이 금발처럼 보였다. 분명 검은 색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외국 영화에서처럼 금발은 아니었는데 빛에 비춰지니 머리색이 달리 보였다.


“땀 좀 봐. 더러워서 정말…….”


미처 정신 못 차리고 있는데 또 다시 더럽단 소리를 한다. 정말 얼굴이라도 확 할 켜 줄 심사로 손톱을 세우는데 누가 부른다.


“어머, 승아야?”


돌아보니 아주머니시다. 놀라시며 내 손목을 잡아 옆으로 끌어당기신다. 무슨 더러운 이물질에 오염되는 걸 막으려는 것처럼 당황하시며 지완이 옆에 있는 날 아주머니 품 쪽으로 당기셔 뒤에 감추신다.


“언제 왔어?”


“지금… 저기…….”


악마 놈이 아줌마와 나를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


“아… 저기 애는 승아라고… 그러니까 초등학교 선생님 딸인데 종종 놀러… 아! 그러고 보니 지완이랑 승아 나이가 같네?”

 

연신 쩔쩔 매며 설명하던 아주머니가 뭐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기뻐하시며 동갑임을 강조 하셨다.


“봤어요. 내 짝이에요.”

 

시큰둥하니 대답하는 폼새 하곤 영하기 싫은 짝을 하고 있다는 투다.


“뭐?! 둘이 짝이야?”


이번엔 아주머니가 나와 그 악마를 번갈아 쳐다본다. 얼굴이 낙담한 표정이다. 왜 그래셨는지는 그 후 그놈과의 일들에서 충분히 이해됐다. 아주머닌 그놈을 너무 잘 알고 계셨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난 묻지도 않은 말을 대답하고 있었다.


“우리 반에 전학 왔어요. 오늘 그런데 오자마자 싸움하고…….”


“야!!”

 

소리 지름과 동시에 머리채를 잡아 당겼다. 졸지에 머리채가 잡혀 끌려가고 있었다. 단 한번도 누군가에게 머리채를 잡혀 본적이 없다. 아니 극성스런 오빠들 틈에서 맞으며 자랐어도 머리가 끄잡아 진적은 결코 없었다. 아픔보다 놀라고 겁이나 눈물이 났다. 울면서 머리를 잡은 지완의 손을 붙들고 아줌마만 불러 댔다.


“아… 아줌마! 아줌마! 아, 아!!”

 

“지완아 너! 그 손 놔! 어서 손 안 놔!”


아줌마도 놀라셔서 허둥지둥 어찌 할 줄 몰라 하셨다. 아줌마가 서둘러 떼어 놓기 전까지 지완이 손에 질질 끌려 다녔다. 지완의 손아귀에서 벗어 났을땐 엄마가 양 갈래로 땋아주신 머리가 산발이 된 후였다. 겁먹은 나를 아주머닌 품에 안아 주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나쁜 놈 씩씩거리며 쏘아붙인다.


“여기 우리 집이야 오지 마!!!”


난 아줌마 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악마 놈한테 잡힌 머리채 때문인지 아님 다신 오지 말라는 말에 왕자를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인지 아무튼 그날 지쳐 소리가나지 않을 때까지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한번쯤 우연이라도 마주치길 바랐는데…….”


또 다시 들려오는 지완의 말에 흐린 기억이 끊긴다.

 

“이완 형은 우연이 잘도 본다는데 난 왜 한 번도 마주치질 않는지, 어디를 그렇게 짱 박혀 있는지 하도 꼭꼭 숨어서 기집애 한번을 볼 수 없네. 뭐 이쁜 얼굴도 아니면서 엄청 비싸게 군다고요 그것이.”

 

발끝만 내려 보고 있던 나는 몸을 돌려 지완을 바라봤다. 무슨 심보로 저런 말들을 하는지 보고 싶었다. 소파 깊숙이 편하게 앉아 있으면서도 입술이 뒤틀려 있다. 지완에게도 분명 좋지 않은 기억들인가보다. 어찌됐건 지완은 나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줬다. 그것이 아무리 되먹지 못한 지완이라도 썩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몇 번 직장 근처도 갔었는데… 우연을 가장해서 마주치려고 했었는데… 한번은 윤중로에서 승아 비슷한 애를 봤어요. 잡지사 취재 나온 것 같았는데 내가 다가서기도 전에 도망쳐 버려 아직도 그때 그것이 승아인지 아님 제가 잘못본건지 확신할 수가 없어요. 많은 사람들 틈에서 스친거라…….”


“!!!”


언젠가 윤중로 취재를 갔다 지완이와 비슷한 사람을 봤었다. 언뜻 지나치던 차안에서 분명 지완이랑 비슷했지만 외국에 있어야 할 지완이기에 바로 고개 저으며 떨쳐냈었는데 만약 지완이 하는 말이 사실이라면 분명 우린 서로를 봤던 것이다.


“왜 말씀이 없으세요? 울보 기집애 어땠어요? 아줌마, 정말 저랑 말하기도 싫은 가 보다……?”


“…….”


결국 지완을 보다 그냥 뒤돌아섰다. 얘기를 할 수 없기에 아니 하면 안 되기에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성큼 성큼 걸어 문고릴 잡는데 다급하게 소리친다.


“아줌마!!”


놀라서 뒤 돌아 봤다. 눈에 붕대를 감고 있으면서도 행동은 보통사람처럼 하나하나 눈 여겨 보고 있다. 둘이 서로를 보고 있다. 난 지완을 지완은 붕대감은 눈으로 나를 향해 있다.


“이상하죠?”


소리치던 목소리와는 달리 부드럽게 묻는다.


“???”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아직도 문고리를 잡고 지완을 바라보고만 있다.


“정말 이상해…….”


“……?”

 

계속해서 알 수 없는 말만 한다. 그러더니 손을 뒤로 돌려 붕대를 끄른다. 천천히 붕대가 풀려져 나갔다. 그러는 그 짧은 순간이 정지된 양 나는 숨도 쉴 수 없었다. 감겨 있던 붕대가 풀려져 나갔고 몇 번 눈을 껌벅 껌벅인다. 분명 눈이 나으려면 몇 주는 있어야 하는 걸로 아는데 미간사이를 찌뿌리며 눈에 힘을 주고 있다. 그렇게 문 쪽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심장이 콩탕, 콩탕 뛰었다. 혹 보이는 건 아닐까 흐리게라도 보일까 싶어 겁먹고 졸아 있었다. 지은 죄도 없으면서 괜 시리 떨고 있는데 지완의 욕설이 튀어 나온다.


“젠장!! 보이지 않잖아!!! 이 돌팔이 의사 놈!!”


“휴우~”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러다 정말 간 떨어져 죽겠다. 어서 자리를 피해야지 이후로 지완이 놈이 불러도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채 발을 떼기도 전에 지완의 말에 멈춰선다.


“정말 이상해… 왜 아줌마한테서 승아 향이 날까……?”


“!!!!”


눈이 똥그래진다. 놀란 눈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지완을 보고 있다. 붕대를 끄른 지완은 여전히 깊숙한 눈매며 긴 속눈썹을 자랑하며 더 멋진 모습으로 지그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머리카락을 귀찮은 듯 쓸어 올리며 문고리를 잡고 있는 날 응시 하고 있다.


 혹 눈치 챈 건 아닌가 싶어 문고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온 몸이 굳어져서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데 그런 행동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렇지 않게 계속 말을 한다.


“그만 나가 보세요.”


“…….”


어떤 말도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다 유리문을 열었다. 그 순간,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듯 지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 참! 아줌마 손치곤 무척 부드러웠어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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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엄청난 추천 ㅋㅋㅋ 정말 감사합니다.

날씨가 정말 죽입니다. 밖에 나가 점심 먹다 봄 햇살에 취해 미적거리다 들어왔습니다.

혹여 기다리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적습니다. 수채물감은 오후 3시이후에 띄워 집니다. 초반이라서 이번주는 매일 올렸지만  다음주 부터는 월, 수, 금만 띄웁니다.

 

리플과 추천에 힘이 납니다. 리플달아주시는 몇분 또 말없이 추천을 엄청 주시는 우리님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점점 재미있어 질거라 말하고 싶은데 그랬다 재미없다 하실까 ㅋㅋㅋ 살며시 꼬리 내립니다.

 

기대된다, 궁금하다 하시는데 그 모든 것이 점점 중독으로 바뀌길 바랍니다.

자~ 다음주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우리 지완이랑 승아 얘기!!!

참! 추천과 리플이 많아야 제가 힘나는거 아시죠? ㅋㅋㅋ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