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보셨죠? 제가 전화 드리면 제 이름이 화면에 뜰 거예요. 제 핸드폰에는 물론 윤 지희님의 이름이 뜨고요.” 내 이름은 저장 번호가 몇 번일까? 갑자기 우리 둘 사이에 아무 말이 없어진다. 나보다 아이가 먼저 손을 올려 흔들어 보인다. “자, 이제 그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나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저기.........어떻게 돌아갈거죠?” “학교 쪽으로 가야해요. 거기 아르바이트하는 직장이 있거든요.” “무얼 타고 갈 거예요?” “아., 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갈거예요. 윤 지희님께서는 어떻게 가실거죠?“ “나는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이예요.” “그럼 가시는 것 보고 갈께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현민 군 먼저 가세요. 나는 현민 군이 가고 나면 갈테니까.” 내 입에서 단호한 음성이 흘러나오자 아이는 더 말하지 않는다. “그럼 저 먼저 가볼께요. 안녕히 가세요.” 아이는 고개를 꾸벅한다. 나도 그에 대한 답례로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나는 제자리에 서서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본다. 문득 아이가 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내가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손을 한 번 흔든다. 나는 계속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이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아이가 아주 작은 점이 되어갔다. 나는 가만히 응시한다. 주위의 바람이 낮게 날면서 내 발목을 스쳐갔다.
페이퍼 챠일드 #32
#32.
“보셨죠? 제가 전화 드리면 제 이름이 화면에 뜰 거예요.
제 핸드폰에는 물론 윤 지희님의 이름이 뜨고요.”
내 이름은 저장 번호가 몇 번일까?
갑자기 우리 둘 사이에 아무 말이 없어진다.
나보다 아이가 먼저 손을 올려 흔들어 보인다.
“자, 이제 그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나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저기.........어떻게 돌아갈거죠?”
“학교 쪽으로 가야해요. 거기 아르바이트하는 직장이
있거든요.”
“무얼 타고 갈 거예요?”
“아., 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갈거예요.
윤 지희님께서는 어떻게 가실거죠?“
“나는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이예요.”
“그럼 가시는 것 보고 갈께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현민 군 먼저 가세요. 나는 현민 군이 가고
나면 갈테니까.”
내 입에서 단호한 음성이 흘러나오자 아이는 더
말하지 않는다.
“그럼 저 먼저 가볼께요. 안녕히 가세요.”
아이는 고개를 꾸벅한다.
나도 그에 대한 답례로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나는 제자리에 서서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본다.
문득 아이가 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내가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손을 한 번 흔든다.
나는 계속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이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아이가 아주 작은 점이 되어갔다.
나는 가만히 응시한다.
주위의 바람이 낮게 날면서 내 발목을 스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