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리 찢기를 하고 있는 이유..

왈패아지매2003.04.29
조회27,043

비도 오는데 궁상맞게 집에 혼자 앉아 있자니, 뭔가 혼자 우울한건 다 짊어지고 있는 사람같다..-.-;;

활기도 불어넣을 겸...스트레칭을 하며 다리 벌리기 앞으로 숙여 가슴닿기...이런거를 했다.

 

흔히들 남자들이 나를 보고 많이 잘못 생각하는 점이..

내가 매우 여성스러우며(일부는 사실) 몸도 유연하고 싹싹하며 애교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실제로는 일부는 맞지만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나...여성스럽기도 하지만, 뱀 나온다고 어른들이 뭐라해도..밤 길에 휘파람 불고 다니고..

가끔 치한이다 싶은 사람이 내게 접근하면...길 가다가 주위에서 제일 실하게 생긴 돌탱이를 들고

조용히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고 준비를 하기도 한다.

한 번은 학교 늦어서 급히 가는데 외투가 묵직해서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경악한 적도 있다

거기엔 흙이 미처 채 털리지 않은 채 아주 묵직하고 실한 돌이 들어있었다.

그 이후 난 석녀라 불린다.

 

또 어쩌다 초범 치한이 버스에서 물오른 내 허벅지(지금은 허덜허덜한)를 더듬기라도 하면...

"우씨~손버릇 나빠...당장 내려 (새꺄)~~!!!"라고 외치며 버릇없는 그 손을 낚아채어 남들 다 보게하고..

결국 치한이 창피해서 버스에서 뛰어내리게 만들기도 했다.

소시적, 한창 곱고 이뻤던 스무살 나이엔, 치한이 엉덩이에 손을 대며 목발 짚고 따라다니며

그 세수도 안해 더러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사랑해...밥 먹었어? 자자~(톤을 내리며 느끼하게)"하여

울고 불고 지하철에서 뛰어내려 친구하게 SOS를 요청하기도 헀지만..

 

이젠 여전사가 따로 없다.

무서운게 없다.

밤길 걷다가도 이상한 놈이 나타나면...'근처만 와서 헛짓 해봐라...사타구니를 확 비틀어버릴테니..'

이러며 목표점을 노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내가 세파에 시달려 이렇게 거칠어지고 어느덧 아줌마의 모습에 근접하고 있다.

하긴...이젠 눈치없는 파스트뢰 우유 영업사원이...자기 출근 몇일 안되어 실적 쌓아야된다며

    그 넘 : 어머니....자녀들을 위해 우유를 .....쨍알쩅알..

    나 : 저 지금 바빠욧 (흥..어머니라니!)

    그 넘 : 어머니~~이

    나 : 못본척 하며 마을 버스를 탄다. 더 이상 말 못걸겠지 싶어 내심 흐뭇하다.

    그 넘 : 내가 앉은 쪽 버스 창문을 지가 뭔데 바깥에 서서 휙 열더니..(손바닥과 유리 마찰력 이용)

              "어머니 그럼 자녀들을 위해 요구르트라도...저희 요구르는....주절주절"

    나 ; 흐미....아저씨...저희 집 자녀들은..저랑 제 동생이걸랑요. 딴데 가보세요. 흥!

 

-.-;; 정말 이제 나이를 목속이는지 아줌마라고 부르는건 예삿일이다. 어머니란다 어머니.

 

실제 암것도 없으면서 혼자 콧대만 높이고 살아온 지난날을 푸념하며

나도 이제는 좀 몸도 유연하게 하고 마사지란 것도 좀 하고...머리 모양도 신경써야겠다 싶어

최근엔 머리도 지저분한 긴 파마머리에서 다소 짧은 어깨너머 길이로 머리를 잘랐다.

또! 각종 미용정보를 습득하여 팩이니 마사지 정보도 출력해놨다.

그리고 또 뻣뻣하여...다리가 90도도 채 벌어지지 않던 나....이제 미용체조도 한다.

얼마전까지는 90도도 안되더니...그래도 몇일 한다고 바둥거렸더니...90도를 넘어섰다.

 

나보다 더 다리 벌리기도 잘 하고 어릴 때부터 유연한 내 남동생은...

복학생이라는 구질구질한 아저씨(새내기들 입장에서) 대열에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120도는 넘게 다리를 쫙쫙 벌린다.

울 엄마...거의 180도다.

울 아빠도 나보다는 더 잘 벌리신다.

 

나만 미용체조하며 다리 벌리기를 하면 온 식구 다 모인다.

그리고 웃음을 흘리며 "정말..뻣뻣해...누가 데려가겠어..저 뻣뻣이를..."이런다...

나는 애를 쓰며 다리 벌리기를 하며 미용체조를 하면.

무심한 동생 와서 무릎으로 내 등을 찍어누른다.

억지로 다리 가랭이를 찢어서라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나......

이 때...반사신경 빠른 나는 민첩하게 다리를 개구리처럼 오무린다. ㅋㅋㅋ 니가 눌러봤자지!

 

내가 지금 선보라고 독촉과 성화가 심한 이 때에

외롭게 혼자 다리 긁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뻣뻣하고....

휘파람으로 콰일강의 다리를 흥얼거리고...

팔씨름을 하면 웬만한 여자들은 다 이겨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조금은 외모를 가꾸고 해봐야겠다는 다짐이 샘솟는 날이다..

 

다음엔..치한을 만나면...주변에 듬직한 남자들이 있나 둘러보고..그들을 향해

가녀리고 애닯은 눈으로 도움 요청을 해야겠다

"어머...어머..." 엄청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내가 모든걸 맞서서 다 해결하니

혼자 심술부리고 다니는 상황밖에 안된다. 다리찢기 100일 작전에 돌입!!

 

REINVENTING MYSELF! That's the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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