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행복한놈입니다

편의점그녀2007.04.04
조회228

저에겐 가끔 들리는 편의점이 있습니다

 

어느 날

 

그날도 그 편의점엘 갔습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르바 : 어서오세요...



새하얀 피부에 어색한웃음..커다란 눈 밑에 깔린 암울한 다크써클 ...

가끔씩 들리는 편의점에 이미 낮이 익어버린 그녀와


이야기도 나눌정도의 사이가 됐습니다...

 

 


나: 안녕하세요....요즘 어때요 할만해요??


그녀 : 이게 무슨일이라구요 괜찮아요...근데 이동네 사시나봐요... 


나 : 네 쪼오기 위에 살아요....


그녀 : 네에... 


나 : 나중에 시간나면 맥주라도 한잔하시죠...


(성기도 안될꺼 알면서 항상 이런식..)


그녀 : 네 근데 제가 좀 바쁘게 살아서요...

 

 

(차인건가...하긴..)


나 : 에이 아무리 바빠도 맥주한잔 할 시간이 없어요??


그녀 : 네 시간되면 그렇게 하죠... ^^

 


 

 



며칠후 토요일...



어둠이 깔릴무렵 우리는 김군과 술한잔하기로 약속하고 박군과 함께


가고 있었습니다...가는길에 편의점에 들렸습니다...



그녀 : 어머 어서오세요.. 


나 : 안녕하세요....씨~익... 레종요^^


그녀말고 계산대엔 한남자가 더있더군요...


그녀 : 지금 교대 시간이라서요 퇴근하려는 참인데... 


나 : 아 그래요...잘됐네 친구들하고 맥주 마실건데 같이가실래요... ?


녀 : 아...근데 집안일도 해야 되고.... 


나 : 뭐 밤새는것도 아닌데 한두시간 시간인데..못빼시나요...


그녀 : ....음......그러죠 뭐... ^^



그리곤 김군과 박군을 만나 그녀를 소개 시키고

 

레이디 퍼스트라고 뭐 먹고 싶냐고 물어 봤습니다.... 


나 : 뭐가 제일 먹고 싶으세요.... <살것도아니면서..허세부리는중>


그녀 : 음.....통닭이요...


박군 : 에게..... 겨우 더비싼거 먹는다고 해요... <허세부리지마..>

 

 

돈이 많은 친구입니다^^


그녀 : 아니에요 그냥 통닭이 먹고 싶어서 그래요...



잠시후 치킨집....



박군 : 아줌마 여기 오백 네잔하고 치킨 한마리 반이요...


김군 : 이색히는 시켜도 꼭 찌질이처럼 시키단 말야... 


나 : 내말이.....


그녀 : 풉...


박군 : 내가 뭘... -_-


김군 : 아줌마 후라이드 한마리하고요 숯불바베큐 한마리요.... 


나 : 박군아 봤지 안주시키는 센스는 저 정도는 되야지...


박군 : 개색히들 나만갖구 그래..


그녀 : 세분이 무척 친하신가봐요??? 


나 : 그럼요....특히 박군은 어릴때부터 친구죠 제가 형뻘됩니다..낄낄...


그녀 : 피식... ㅋㅋㅋㅋㅋㅋㅋㅋ아그렇군요


박군 : 내가  너보다 생일 빠른데 니가 어떻케 형이야?? 내가 형이지... 


나 : 정신연령 얘기하는거지^^ 근데 (편의점아르바)씨는 뭐하시는 분이세요... 


그녀 : 네......걍 이것저것..............


박군 : 하핫...이것저것이라 능력 좋으신가봐요....


그녀 :그게 아니구....집안 사정으로 대학엘 못갔어요.... 

 

<결론적으로 나보다 연상이었다..>



나 : 아니 왜요..?? 


그녀 :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그나마 얼마 없던 재산도 거의 바닥나고...

그나마 제 남동생은 대학도 포기하고 직장엘 다녔는데 얼마전에

군입대를 해서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워요....



김군 : 아버님이 어디가 편찮으신데요?? 


그녀 : 위암 말기에요 길어봐야 6개월 이라네요...

 


분위기는 침체되었고..우리들은 숙연해졌다

 


 

나 :병원비 만만치 않을텐데요... 


그녀 : 그래서 엄마가 파출부나가시고 그나마 일없으실땐 김밥행상도 하시고

 

친척분들도 조금씩 도와줘서 그럭 저럭 생활은 합니다...


박군 : 쩝 굉장히 힘들게 사시네요...용기를 가지세요....


그러자 갑자기 그녀가 눈물 흘렸다...


그녀 : 그래도 엄마 한테 감사한건요...집안 에 드는돈은 엄마가 벌테니까...

저 대학갈돈은 저더러 마련하라고 하시는거에요...그빡빡한 살림에

저도 돈을 보태야 하는데 말이죠...


박군 : 어머니도 훌륭하시네요...공부 잘했나봐요 어머니가 그러시는거 보면... 


그녀 : 그다지 썩 잘한편은 못되요...그래도 인서울대는 갈 수 있었는데...

 

그성적으론

4년내내 장학금 주는 학교는 없더라구요.... 


나 : 그래서 어떡 하실거에요?? 


그녀 : 좀 있으면 동생도 제대하고....슬픈일이긴하지만 흑흑흑...아버지가 흑흑흑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경제적인 사정은 많이 나아지겠죠....흑흑흑...


박군 : 아흐흑...울지마세요...저가 다 눈 물이 나네요....


김군 : 참 아름다운 분이시네요 어머님도 훌륭하시고 동생도 착하고.....

진짜 이렇게 착한 사람들에게 시련을 주는 신은

 

과연 양심이 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날따라 말 잘하더라..



그녀 : 아...죄송해서 친구분들끼리 재밋게 노시는데 제가 방해를 했나봐요... 


나 : 무슨 그런 말씀을 학교에서 못배울걸  지금  배우고 있는걸요..


박군,김군 : 저도요.... 


그녀 : 고맙습니다....


박군 : 그래 대학 가실돈은 많이 모으셨어요??? 


그녀 : 아뇨 입학금 정도만요....그래서 전문대 장학금 주는대로 들어 가려구요

그리고 집안 사정이 좀 나아지면 편입 할생각이에요.... 


나 : 네 꼭 그렇게 되시길 빕니다...저도 수도권쪽은 갈 능력이 어설프게

 

되긴 하지만 집안이 여의치가 않아서 사회생활좀 하다가 가려구요..^^


박군 : 늦었다 !!!이제 그만 보내드리자... 


김군 : 그래...그러자... 


나 : 아줌마 얼마에요??


아줌마 : 삼만육천원이네요.... <헉..씨바 내 삼주일용돈하고도+6000원..>


박군 : 뭐해 이색햐 돈안주고....

(참고로 저희는 친구들끼리 술마실땐 뿜빠이(유식하게 더치페이)를 합니다...) 


나 : 미안하다 오늘 누가 대신좀 내줘라...돈이 없다...

 

<지갑에 이번주용돈으로 받은 만원이 고스란히 있었지만 없는척..미안하다..>


박군 : 알았다 담에 또 그럼 면상에 야구방망이질이다..


나 : 사랑해 전 행복한놈입니다


그녀 : 쩌기 근데요 안주가 많이 남았는데 싸 달라고 했으면 하는데....


박군 :(놀라며)네???? 아뇨...뭘 먹던걸 제가 한마리 새로 사드릴께요... 


그녀 : 아녜요....이거면 충분해요 사람이 먹던건데 어때요 ...헤헤 <놀라웠다>

결국..

새로 사주겠다는걸 마다하고 먹다남은 통닭을 포장해 들더군요...

 


 

그녀 : 우리 어머니가 닭을 좋아하시거든요....


그 모습을 본 전 마치 송곳으로 심장을 찌르는듯한 아픔 을 느꼈습니다...

그 와중에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그마음 정말 아름답더군요...

 

참 반성 많이 했습니다  누구는 엄마한테 랩좀 하지말라고 소리지르는데..

 

(랩=잔소리)



그렇게 계산을 하고 나왔습니다....


전 그녀에게 집이 어디냐고 물어 보니 도봉동이라 하더군요....


걸어가면 꽤먼거리인데 굳이 걸어 가겠다고 우기는 겁니다...


전 그래도 우리가 여기 까지 데려온거니까 집에까지 편하게 가셔야 한다고


그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줬습니다...안받으려 하더군요...당연히 안받으려


했겠지요....주는 저 역시도 동정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웠던건 사실입니다...


그녀가 두리번 거리는 사이 들고 있던 통닭봉투에 슬그머니


그 만원짜리 한장을 살며시 들이 밀어 넣었습니다....



김군 : <박군> 이색히 진짜 어디 간거야???

나 : 아놔 이색히가 지혼자 2차간것도 아니고 어디간거여..

 

 


그때

 

 

 

 

 

저쪽에서  소리가 나더군요.....

 

 




박군 :  잠깐만 기다려요!!!


비닐봉투같은걸 들고 존내 뛰어 오더군요....

 


박군 : (헥헥)과일가게 찾는라 죽는줄 알았다..... 


나 : 그거 뭔데... ?


박군 : 이거 딸긴데요 아버님 병문안 가실때 아버님 드리세요...

좀 넉넉히 샀으니까 어머니랑도 같이 드시구요.... ^^


그녀 : 어머 이러시면 제가 너무 부담스러운데....


박군 : 그냥 동네 아는 동생이 선물로 사준거라 생각하시면 되요 딴뜻없어요... 


그녀 : 고맙습니다....꾸뻑...담에 또 뵐께요


 

하며 등을 돌리고는 터벅터벅 걸어가더군요....

전 생각 했습니다....

저 무거워보이는 발걸음이 언젠가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변하리라고

그렇게 그녀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우리셋은 그자리에서 멍청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 : 박군아.....


박군 : 응??


김군 : 박군아...


박군 : 종간나 색히들아 말을 쳐 해 말을.... 



김군이 조용히 박군을 끌어 안았고 이어 저도 박군을 끌어 안았습니다....


그렇게 박군을 안고 있으니 따뜻하더군요 박군의 마음처럼말이죠...


한참을 그렇게 있다보니 박군이 한마디 하더군요...


 

 

 

 

 

 

 


박군 : 십알놈들아 암내나 얼릉 떨어져..... 

 

 

 

 

 

 

 


나 : 개색히....


김군 : 시발년....


박군 : 이것들이 돌았나 한때까리 하까??? 



김군 : 형이 오늘 이닭살 맞은 우정을 기념해서 2차 쏜다 가자...


박군 : 진짜....????.....단란주점 가자....



"꺼져" ........라는 외마디 와 함께

 

오른발 미들킥이 박군의 허벅지에 정확히 명중....

 



 

우린 그렇게 헤어졌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았습니다...


눈앞이 뿌애지더니 불연듯 눈물이 흐르더군요....



"난 존내 행복한 색히다.....

근데 왜 이모양 이꼬라지일까???"


여전히 그 편의점엘 가면 그녀가 반갑게 반겨 주길 몇달후....


그러던 어느날..

 

간만에 편의점엘 들렸는데 계산대엔 낮선 남자가 서있는겁니다... 



나 : 어...여기 아르바 하던 분은 어디가셨나요??


아르바 : 네 어제 아버님 상 을 당하셔서 당분간 못나옵니다.... 



편의점을 나오면서 그녀 아버님의 명복을 빌어 드리고

이제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 하였습니다...

그 이후론 몇달이 지나도록 그 편의점엔 그녀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자기가 원하던 삶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기를 빌면서....


 

 

 

 

 

 



반성합니다....

그리 어려운 여건도 아니면서 매사에 불평불만을 일삼고

맘에 안들면 당장에 짜증내는 그런 배부른 행동을 자제하겠습니다....



부모님께 불만 많으시죠??

용돈도 적게 주시고 간섭만 하시고...

 

공부만 강요하고(저는 강요안하십니다 포기하셨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셔서 그러는겁니다.....그리고

그런 부모님이 계시다는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하세요...


부모님께 투정부리기 전에 당신보다 훨씬 어려운사람도 있다는걸 명심하세요

그들을 봐서라도 전 열심히 살려고 노력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