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이나 쓰고 지웠던 글...

...2007.04.06
조회366

제가 항상 생각하는건 "남  아프게 하지 말자"입니다.

 

그러면서도 그애를 너무 아프게 했네요.

 

 

 

2005년 9월...더위가 슬금슬금 도망갈 무렵...

 

"우리 어디가서 얘기하자"

 

흠...약간의 닭살이 돋을 만큼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내 느낌 들키지 않도록 재잘재잘 떠들며 그애를 쫓았습니다.

 

"저기 앉자"

 

"응"

 

"오빠..있잖아.."

 

"^^말해..뭔데?"

 

"이제..이제...이제....가..가도 돼.."

 

머리속이 모두 비워져 버리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오빠..이제 가...너무 많이 힘들었겠다. 나 오빠 잊을테니까 이제 가..."

 

사귀면서 이런저런 다툼으로 헤어지잔 얘기를 몇번이나 들어봤지만

 

몇번을 들어도 참기 힘든 말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1달간의 병간호...그리고 1달후 다시 입원...그리고 다시 1달 병간호 ...

 

하루근무 하루 비번 특성상 매일 같이 있진 못했지만..비번날은 어김없이 병원으로

 

달려가 하루에 두끼니를 병원에서 해결하고 자고 다음날 아침 병원에서 바로 출근하고 그랬습니다.

 

아마..저..많이 힘들었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애가 가라고 한말에 아무말도 못한거 같습니다. 지쳤었나 봅니다.

 

 

 

아냐..안가...이말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머리속엔 온통 그 말뿐인데..소리는 나질 않았습니다.

 

"행복하고..좋은 여자 만나서 잘 살아야 해 알았지?"

 

"..."

 

그렇게 뚜벅뚜벅 병실로 돌아가 그애 어머님께 내일 또 오겠다는 듯이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오빠 잠깐만 이거 가져가야지"

 

제가 집에서 갖다준 베개와 이불 책 휴대폰 충전기 모두 가방에 담아 쥐어줍니다.

 

전 그걸 또 고대로 받아옵니다.

 

엘리베이터에 타고도 전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병원 현관에 그애가 링거병을 카에 걸고 서 있습니다.

 

"잘가..."

 

"..."

 

한발...한발....뒤를 돌아봤는데 눈처럼 하얀 그애가 점점 보이질 않습니다.

 

눈에서 눈물이 나와 그런가 봅니다.

 

가방에서 모자를 꺼내 꾹 눌러쓰고 하염없이 웁니다.

 

앞이 하나도 보이질 않지만 전 앞으로 잘도 걸어갑니다.

 

잠깐 또 뒤를 돌아봤는데...그애는 그 자리에서 미동도 않고 서 있습니다.

 

천사 같이 하얀 그애...

 

저는 암만 못고치는지 알았습니다.

 

그냥 치료받으면 되는지 알았습니다.

 

근데..그게 아니랍니다.

 

살다가 몇번이고 급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병원 특진 해주는 의사선생님이 그랬습니다.

 

수술? 암은 수술해도 이건 수술하면 안된답니다.

 

평생을 함께 할 여자가 어느날 갑자기 아프고 또 아프고 또 아프고

 

저 솔직히 감당 안됐습니다.

 

그런저런 마음들이 가득 담겨 있다가 그애가 가란소리에 얼씨구나하고

 

대답도 않고 떠나왔나 봅니다.

 

 

차에 들어와 얼마나 울었던지...핸들이 눈물에 다 젖어 미끌미끌 해졌습니다.

 

그애 이름을 계속 부릅니다. 울면서 부릅니다.

 

그냥 이름만 부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제 자신이 참 불상합니다.

 

한 30분간 그렇게 엉엉 소리내어 울었더니 목이 다 쉬어버렸습니다.

 

점점 정신을 돌아오게 한건 가방에 넣어준 그애가 덮고 베고 있던 침구류에서 나는

 

그애의 향기였습니다.

 

뒤집어 쓰고 또 한없이 울었습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그애 너무 아프게해서 너무 무서워서 지금 그냥 이렇게 있습니다.

 

솔직히 다른 여자 만나는것도 무섭습니다.

 

이 여자...어디 아픈건 아닐까...

 

피부가 하얀 여자만 보면 저 여자 어디 아픈거 아닐까..종종 이렇게 바보 같이 굽니다

 

예전에 제가 그애한테 한 말이 있습니다.

 

"있잖아..만약에..만약에 말야.."

 

"응"

 

"우리가 헤어져서 결혼을 못하고 앞으로 더 못보게 되면 말야 다음생에

 꼭 다시 이대로 태어나서 그때는 꼭 결혼하자..지금보다 더 일찍 만나고"

 

"ㅋㅋㅋ 그래"

 

"음...난 피부 하얗고 눈크고 입술 잘 트는 네 특징을 기억해 둘께

 너는 음...좀 쌍커플 수술한거 같은 남자 그 남자의 특징을 기억해 알았지?"

 

"ㅋㅋㅋㅋ응 알았어..오빠 근데 우리 결혼할거라서 기억안해도 돼^^"

 

"맞아.하하하"

 

 

그 시절 제가 했던말이 다음생에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봄인데도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그애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곰탕과 백숙이 너무 생각납니다.

 

그애 어머님도 절 참 많이 좋아하셨는데...

 

 

30대방 여러분...저는 많이 나쁘지만...

 

그애 앞으로 좋은 남자만나서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고 알콩달콩 잘 살 수 있겠죠?

 

꼭 그렇게 되길 저는 빕니다.

 

 

여러분..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