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이란것이...

세째딸과세째며늘2007.04.06
조회1,975

네이트 톡에 빠져서 매일 톡을 보면 웃다가 화내다 눈물도 글썽이고..

 

그러다가 첫글을 올리게 되네요..

 

어제 지방에 사는 친정부모님께서 외갓댁에 들렀다 저 김치 주신다고 올라오셨어요..

 

우리딸 고기 먹인다고 고깃집에 자리 잡으시고 퇴근하고 얼른 오라고 전화가 왔죠.

 

매일 부모님 올라오시면 얻어먹기만 해서(우리가 요즘 경제사정이 너무 안좋거든요.)마침 제 월급날

 

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저녁을 사드리려고 했는데 회사가 수금이 안되서 월급이 안나왔어요..

 

그래도 식당으로 향했는데..아빠가 저는 꼭 소고기 먹어야 된다면서 그 비싼 소갈비를 잔뜩 시켜놓으

 

셨더라구요..속으로 눈물도 났는데 그냥 웃으면서 맛있게 먹었어요..

 

"나 오늘 월급 안나왔으니까 오늘은 아부지가 쏴~~" 하면서.. 아빠는 그런 걱정 말고 먹기나 많이

 

먹으라고 반찬만 자꾸 저와 신랑한테 밀어 주기만 하고 엄마는 계속 샐러드만 드시고..

 

그러던 중 얼마전 이모 생신때 우리가 저녁 사드린걸 아신 엄마가 그날 쓴 저녁값이라면서 돈을

 

주시더라구요..됐다고 그건 내가 자라면서 이모한테 받은게 많아서 지금부터 차차 값는거라고 해도

 

한사코 주시더라구요..

 

종가집 장손이었던 아부지랑 결혼해서 평생을 일만 한 울 엄마..딸 넷을 다 시집보내고 지방에서 장사

 

하는 큰언니와 형부가 한사코 같이 살자고 해서 고향인 서울 떠나 그곳에서 살고 계십니다.

 

계속 장사만 하던 엄마가 막상 벌이가 없으니 돈도 별로 없고 용돈 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소일거리로

 

이산 저산 다니면서 냉이캐고,달래캐고,고사리 캐고..머 그런걸 모아서 가끔 시장에서 팔고 그러시죠

 

그런 돈을 저한테 주시는거란걸 잘 알기에 정말 받기 싫었습니다. 그래도 웃으면서 울엄마는..

 

"야..그거 어제 달래 팔아서 3만원 생긴거다~~~" 합니다..

 

시댁에선 정말 단 한끼도 얻어먹어본 적이 없어요..아무리 시엄마가 내가 산다고 외식하자고 해도

 

(시댁은 식구가 넘 많아서 외식한번 하면 항상 20만원 훌쩍 넘는ㅠ)

 

신랑이나 제가 은근슬쩍 계산을 하고 오죠..그러면 "에이...내가 낼건데.."하고 마십니다.

 

그러실거면 단돈 만원이라도 살짝 주시던가..그런 말은 한마디 없이..그냥 이번엔 병원비가 얼마

 

들었다...이런 말씀만.....

 

집에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보니...너무 슬프더라구요..

 

우리딸 소고기 좋아한다고 무조건 먹여야 한다는 아빠..힘든 몸으로 나물 캐서 판 돈 딸 주는 엄마..

 

왜 항상 친정에는 돈을 덜 쓰게 될까요..왜 항상 돈 쓸일 중에 친정은 맨 마지막이 되는 건지..

 

언제쯤이면..시댁에 퍼주는 돈의 반이라도 친정에 맘 편히 쓸 수 있는 날이 올까요..

 

그나마...시댁과 친정의 그런 불균형을 잘 알고 항상 미안해 하는 신랑한테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번에도 엄마가 해준 김치는...세상에서 젤로 맛있네요...^^;

 

처음인데도 긴글..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