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잡아요 [47]

솔솔랄라2003.05.01
조회321

부장님은 그냥 희미하게 웃으시며 발걸음을 회사로 돌렸다

 

 

조금은 민망해진 나..

 

병구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나 이제 들어갈게..."

 

 

 

오래간만에 보는 병구의 인사

 

다섯손가락을 쫘악 펴서 어린애 같이 흔드는 사람..

 

 

남들이 보면 그 나이에 이런 행동한다고 닭살이 돋아나다 터져버리겠다고 손꾸락질 하겠지만

 

아무래도 좋다

 

 

너무너무 멋있다

 

하얀 피부..

 

오똑한 코..

 

초롱초롱 빛나는 눈..

 

그리고..

 

훤칠하진 않지만.. 뭐... 나보다 큰 키..

 

 

참고로 내키는 158이다.. 좀 작다         병구는.. 짐작컨데.. 165?

 

 

사랑하는데 키가 문제리?

 

 

비웃지 마시길..

 

 

에이씨..그래서 키 얘기 안할라그랬는데 해버렸네... ㅜㅜ

 

 

 

아무튼..

 

 

뭐..

 

 

아무튼 왕자다..

 

 

- -;;;

 

 

 

 

 

택시에 올라타려는 병구

 

 

 

"저기 병구야.."

 

 

 

"응?"

 

 

 

 

"오늘 저녁에 시간있니?"

 

 

 

"데이트 신청이냐?"

 

 

- -;;;

 

 

"저녁에 6시 반쯤  저기 산타페에서 보자.."

 

 

"갑자기 왜?"

 

 

"와보면 알아..."

 

 

"나 돈없다..

 

 

 

 - - ;;;

 

 

 

"이씨...그놈의 돈타령.. 알았어.. 내가 살테니 나오기나 해..."

 

 

 

"우웅...^^"

 

 

 

부르릉  떠나는 택시

 

 

 

 

 

병구야~  나 잘하는건지 모르겠다

 

 

 

 

 

#사무실

 

 

혜민언니가 안보인다

 

그다지 보고싶은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쓰인다..

 

 

"저기 혜민언니 오늘 안나왔어요?"

 

 

옆에 있는 수진씨에게 은근 슬쩍 물어본다

 

 

 

"혜민씨 사표냈어요.."

 

 

"네에?"

 

 

 

"결혼한다던데... 의사라나봐.. 돈도 많고.. 아니, 제일 친하게 지내더니.. 그것도 몰랐어요?"

 

 

 

 

 

사표..

 

 

그리고... 결혼..

 

 

 

놀라운 충격이다

 

 

사실.. 난.... 혜민언니가 미안하다고 유빈오빠한테 돌아오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절대 올수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올거라고 난 생각했었나보다

 

 

적잖은 충격..

 

 

 

 

오빠가 알면...

 

 

 

내가 아는 오빠라면.... 정말 사고치고도 남을 사람인데..

 

 

 

긴 시간동안 가슴속으로 얼마나 혜민언니를 사랑했던 사람인가?

 

 

 

표현하지 않아서 모른다며 툴툴되는 언니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언니 없는 자리에선 재잘재잘 언니 자랑만 늘어놓던 오빠였는데..

 

 

 

이 바보...

 

 

남자가 멋대가리 없게 구니까 여자가 떠나지...

 

 

 

 

어쩐담....

 

 

오빠의 아픔이 내게도 전해져와... 난 정말이지 그 둘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결혼이라니...

 

 

 

 

.

 

.

.

.

.

.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국번이오니.....'

 

 

혜민언니는 전화도 바꾼건지... 나는 서둘러 핸드폰에 남아있는 준석의 번호를 찾아냈다

 

 

 

 

 

 

 

 

 

 

 

 

"여보세요?"

 

 

"잘지냈냐?"

 

 

"어?  유.....미야..."

 

 

"야~ 결혼 축하한다~"

 

 

 

 

비아냥 거리는 내 말투... 난 뭣하러 그놈한테 전화를 걸고 있는거니...

 

 

 

 

"잠깐.. 만날래?"

 

 

"뒤지고 싶냐? 너 나랑 마주치면 너 죽어...."

 

 

 

"................."

 

 

 

 

"혜민언니 바꿔...."

 

 

 

"없어...."

 

 

 

"어딨어..."

 

 

 

 

"그냥 놔주면 안되니? 나 누나 다시 되찾을려고 그동안 미친듯이 다녔어...

 

겨우 찾아왔는데... 용서해줘....유미야..."

 

 

 

뭐? 용서.... 이 새끼 생각이 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엉?

 

 

"그럼 우리 오빠는? 왜 들쑤셔놓고 다시 거둬가는데에? 엉?"

 

 

 

 

"지금 회사앞으로 갈게.. 만나서 얘기하자.. 미안해.."

 

 

 

 

전화는 그렇게 끊어졌고... 정확히 25분 후 준석에게 전화가 왔다..

 

 

 

 

"회사앞 까페야..."

 

 

 

 

 

 

 

 

 

# 회사앞 까페

 

 

 

"뭐야.... 뭐가 그렇게 대단해서 그 면상을 감히 내 앞에 드러내?  내가 그렇게 우습니?"

 

 

"미안해 유미야... 나... 너 만나는 사람 있는거 알고 소개팅해달라고 그런거야.."

 

 

"뭐?"

 

 

"혜민누나.... 내 옆으로 데려올 수  있을만큼 누나 흔들리고 있었어... 그래서 놓치기 싫었고..

 

너 남자친구 있는거 알고... 그러면 밥한끼 먹는데 설마 나한테 쉽게 빠지지는 않겠지 싶어서 접근한거야...

 

다행이도 넌 나한테 문 열지 않았고..."

 

 

앞에 있던 뜨거운 커피를 냅따 그놈의 면상에 부었다

 

내가 해놓고도 당황스러웠지만...

 

 

놈은 그정도의 댓가를 받아도 싼놈이다

 

 

 

" 너 사람맘을 그렇게 가지고 노니? 재밌어?  내가 장난감이야?"

 

 

아직 식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놈의 이마에서부터 주루룩 흘러 내리고 있었다..

 

 

뜨겁겠다 ...-- ;;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묵묵히 닦는 준석..

 

 

뭐냐... 아무말도 안하는 이 녀석..

 

 

괜히 내가 미안해진다..

 

 

뜨겁지.. - -;;; 휴... 이놈의 성격..

 

 

 

갑자기 일어서는 준석

 

 

그리고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놈의 눈에는 내가 쏟은 커피보다 더 뜨거운 눈물이 살짝 흐르고 있었다

 

 

 

"뭐..야... 뭐하는거니 너?"

 

 

"나.. 혜민누나 사랑해... 그렇게 헤어지고... 잊으려고 노력했는데도  잘 되지 않았어..

 

혜민누나가 그 형만나면서도.. 계속 따라다녔어... 공부도 할 수 없었고... 아주 미칠것 같았어..

 

아직 내 사람 같은데.. 왜 그형이 누나 옆에 있는건지... 내 여잔데... 왜 ... 그 형이...."

 

 

 

첫 이미지의 멋지고 세련된 의대생이었던 이 녀석은 지금 내 앞에 꿇어 앉아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유빈오빠도 유빈오빠지만...

 

 

이 녀석도 ... 장난 아니구나..

 

 

" 난. .그래도 너 용서 못해.."

 

 

"형한테 미안한거 지금 너한테 다 비는거야... "

 

 

눈물을 닦으며 그놈이 말했다

 

 

 

 

 

 

 

 

 

"너라면..... 용서가 되니?"

 

 

"............................"

 

 

 

어쩌면 이 녀석은 똑똑한 의대생에 걸맞게  아주 현명한 방법으로 자신의 여자를  도로 데려간건지 모르겠다

 

바보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갖지 못해 미쳐버린 소윤을 보면...

 

 

 

 

그 자리에 오래 앉아있어봤자... 문제가 해결될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넘의 무릎꿇고 앉아있는 모습을

 

계속 보고싶지도 않기에 일어섰다...

 

 

"오빤 아직 몰라... 나한테 사기친건 그냥 미친개한테 물렸다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어.. 어차피 너란 녀석한테 깊이 빠지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오빠한테..... 오빠한테는 걸리지 마라... 그러면 나 정말 용서 못해.."

 

 

 

곧바로 까페 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준석이 부른다

 

 

 

 

"유미야.. 저 .. 너 만나는 그 사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