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물감-7. 깔일까? 에프킬라 일까?

始偶200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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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깔일까? 에프 킬라 일까?




고등학교 이후의 나의 회상은 길지가 않다. 또 길게 할 만큼 지완과 나의 추억이 많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다만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지완으로 인해 파란 만장했었다는 것뿐.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고등학교 시절이고 또 그때의 친구들이 나를 만나면 나보다 지완에 대해 먼저 묻는 정도… 그리고 너무 아파 지우고 싶은 첫사랑이란 것뿐이다.


졸지에 유명인사가 됐다. 나를 모르던 아이들까지도 잘 생긴 놈의 출현으로 나를 알게 됐고 학교 소문엔 내가 꽤나 부자로 지완이 우리 집에 얹혀살고 있고 그로 인해 원치 않지만 내 보디가드를 해주고 있다고 정말 소설 같은 스토리가 나돌았다. 나를 잘 아는 인혜까지 소문을 믿을 정도로 들려오는 소문은 내가 듣기에도 사실처럼 그럴싸했다.


암튼 지완이 놈은 시간 장소가리지 않고 나타났고 그리곤 오토바이 뒤에 태워 날 얼빠지게 했다. 그렇다고 정말 지완의 말대로 ‘깔?’ 정도의 대우도 받지 못하면서 난 지완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있었다.


어쩌다 지완이 아는 친구들을 만나기라도 하면 깔이라는 지완의 소리에 나를 위아래로 훑어댔고 그리곤 반드시 다시 묻는다.


“정말?”


웃긴 것은 그럴 때마다 지완은 두 번 대답하지 않고 나에게 넘긴다.


“울보 니가 말해.”


“…….”

무슨 말을 해? 나도 내가 너에게 뭔지 모르겠는데 뭐라고 말을 해줘?


“정말 여자 친구예요?”

말 못하는 나를 보며 제차 묻는다. 녀석들 그렇다면 그런 줄 알지 꼭 확인 절차 들어가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찌 됐던 뭐… 친구 맞으니까 그리고 나 여자 맞잖아. 즉 내가 여자니까 여자친구 맞다고 고개 끄덕여 주면 내 고개 짓 하나에 물어보던 놈들 얼굴이 사색이 된다.


지완이 나를 끌고 가는 곳이라곤 처음에 갔던 클럽이나 이완오빠를 만났던 커피 전문점이 전부다. 어쩌다 전문점에서 이완오빠를 만나거나 아님 연우를 만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이완 오빤 무척 살갑게 대해줘서 지완이 놈에 끌려 다니며 상처받은 마음에 그래도 위안이 됐다. 오빠와의 만남은 건빵 속 별 사탕처럼 지완을 만나면서 또 다른 행복이었다.


나에 대해선 시골 아주머니에게 들었단다. 그리고 우리 고등학교를 며칠 지켜봤고 인혜와 나오던 그날이 벌써 3일째 잠복이었단다. 굳이 나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말 하지도 않았고 또 내가 여자친구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나도 웃긴 것이 왜 그런 지완에게 끌려가고 있는지, 그런 내가 한심하면서도 끊어내지 못했다. 인혜는 그 이유를 잘생긴 남자 친구를 뒀다 의시대고 싶은 마음에서라 했다.


여튼 놈은 나를 좋다고 말했고 늦은 밤 두근거리게 다가서기도 했다. 그때 여학생들이 그러하듯 나도 바보처럼 두근거렸고 은근히 눈감고 더 진한 것도 기대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지완은 여지없이 무안을 준다.


“울보 눈 좀 뜨지? 뭐 바라고 눈을 감고 있냐?”


“!!!”


“키스는 아무하고 나는 게 아니거든!”


하여간 사람 무안하게 하는 데는 뭐가 있는 놈이다. 그냥 모른 척 그냥 넘어가주면 어때서 굳이 끄집어 내 사람 무안하고 기분 상하게 한다.


그 외 우리가 향하는 곳은 믿기지 않겠지만 도서관이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이나 시간이 허락할 땐 지완은 도서관으로 날 이끌었다. 처음엔 놀랐지만 그 이유를 금방 알았다. 거기만큼 잠자기 좋은 장소는 없기에 지완은 내가 옆에서 무엇을 하던 안중에 없이 깊은 잠에 빠져 참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잠만 자댔다.


누워 있는 지완을 보고 있으면 그 조각 같은 외모에 숨이 막힐 정도다. 가끔 여학생들이 와서 음료수나 쪽지를 남기고 가곤했고 지완이 옆에 있는 내가 절대 여자 친구라 생각이 되지 않는지 어떤 여학생은 나에게 전해달라며 선물을 안기고 가기도 했다.


얼떨결에 받아든 선물을 어찌 못하고 있는데 지완이 언제 깼는지 엎드린 채 그런 나를 빤히 응시 하고 있다.


“저기… 아까 그 여자 얘가 너 주라고…….”


우물우물 말하는 나를 일으켜 복도로 끌고 간다. 끌려가는 내 손에 아직도 그 여학생이 건넨 작은 선물이 들려 있다.


“너 뭐냐?”


“어?”

지완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묻는다.


“너 내 여자 친구 아냐? 그럼 저 딴 기집애들이 지랄 떨면 네가 말해야 하는 거 아냐? 내가 저놈 여자친구라고 딱 부러지게 말을 해야 똥파리들이 달라붙지 않잖아?!”


답답한 듯 소리치고 있다. 복도 안이 지완의 목소리로 쩌렁 쩌렁 울려 댄다. 그런대도 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지완의 말이 맞는 것 같으면서도 또 그 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내가 지완에게 뭔가? 지완의 말대로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여자친구인가?


“내가 뭐 에프 킬라냐?”

어색한 분위기에 툭 튀어 나온 말이다. 조금이라도 껄끄러운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던진 말인데 크게 웃어야 할 놈이 웃지 않고 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본다. 매일 엎드려 자는 놈이 뭐가 피곤한지 온 얼굴이 피곤에 쌓여 그 커다랗고 긴 속눈썹을 껌벅이며 날 응시하고 있다.


“울보 민승아… 내 어릴 적 짝꿍 그리고…….”


갑자기 분위기 조성하며 서서히 얼굴이 내려왔다. 점점 좁혀지는 지완을 느끼며 눈을 감아야 하나? 입술을 오므려야 하나? 정말 키스를 하려는 건가? 그 짧은 순간에 수만 가지 생각이 오고 간다. 다가오는 지완을 보다 저도 모르게 스르르 눈을 감는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 살며시 한쪽 눈을 떴다. 그런 나를 지완이 웃으며 보고 있다.


“울보 너무 밝히는 거 아냐? 하하하. 암튼 넌 에프 킬라가 아니라 내 깔이야! 알겠지? 저런 기집애들이 찾아오면 윤지완은 내거라고 당당하게 말해. 바보처럼 전해 달라는 이딴 거나 받고 있지 말고…….”


그러더니 내 손안에 달려 있는 선물을 낙꿔 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


그 후 며칠이 지났다. 그렇다고 내가 지완의 말대로 깔로써의 에프킬라 노릇을 충분하게 해내지도 못하면서 난 지완의 옆에 계속해 붙어 있었다. 고가 상품에 떨어지지 않는 가격표처럼 어울리지 않게 난 잘생긴 지완이 놈 옆에 붙어 있었다. 솔직히 지완이 점점 다르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매일 매일 만나면서 정이든 건지 아님 초등학교 때의 정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완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 날은 한 뭉큼의 숙제를 가져와 나를 괴롭힌다. 아무래도 지완이 놈이 날 찾아 낸 이유는 숙제 때문인 듯싶을 정도로 공부에 별관심도 없어 보이는 놈이 허구헌날 많은 공부거리를 가져와 날 책속에 파묻히게 했다.


 초여름에 만나 겨울 방학, 또 새 학기가 시작되고도 많은 숙제를 가져와 날 도서관에서 나올 틈을 만들지 않았다. 뭐 공부도 할 수 있고 별 나쁜 것 없기에 나도 불만은 없었다. 더욱이 지완에게 실없이 끌려 다니는 것보단 도서관에서 공부나 하고 있는 것이 나로서도 편했다. 옆에서 지완이 자던 말 던 내 공부만 했고 그러다 숙제나 공부가 다 끝나면 졸고 있는 지완을 흔들어 깨워 집에 오곤 했다.


그날도 독후감 숙제에 진땀 빼고 있는데 누가 음료수를 내려놓는다. 올려보니 연우다. 옆에서 자고 있던 지완의 이마에도 차가운 음료수를 가져다 댄다.


“앗!!! 씨 뭐……야”

큰 소리로 소리치던 지완이 연우를 보고 멈칫한다.


“공부하러 왔으면 공부해야지. 잠자면 돼?”


“지금 온 거야?”

연우를 바라보는 지완의 표정이 따스하다. 싸가지 없는 놈에게서 나오는 눈빛이라곤 상상할 수 없는 눈길로 연우를 보고 있다.


“아니 그만 가려고… 사실은 오전부터 와있었어.”

지완에게 웃어 보인다. 웃는 얼굴도 참 이쁘다. 곱게 자라고 바르게 자라 보인다. 나처럼 오빠들 틈에서 극성스럽게 큰 것 같지도 않고 또 시골 같은 곳엔 절대 가본적도 없고 오염이나 고생은 전혀 상관없이 보인다.


“그래? 나도 갈 건데 같이 가자.”
지완이 서둘러 일어선다. 그기론 책도 없는 가방을 들쳐 메곤 나를 향해


“울보 너는 그거 숙제 다해서 낼 까지 가져와.”

달랑 그 한마디 하곤 연우의 손을 잡아끈다. 연우는 끌려가면서도 어이없게 쳐다보는 나를 뒤돌아 보며 난처하게 바라본다. 어째 이상하다. 굳이 오는 장소라곤 커피전문점 아니면 도서관 그 외곳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연우를 만나기라도 하면 나는 항상 뒷전이다.  


도서관 의자에 앉아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바보처럼 보고만 있다. 뭔지 모르게 한쪽 가슴이 아파온다. 뭐 심각하게 지완을 생각해 본적 없고 또 지완이 웃기지도 않게 나를 여자친구라 해도 굳이 반박할 이유 없어 생각없이 넘겼는데 어찌됐건 나를 뒤로 하고 연우만 챙기는 것 같은 모습에 뭔지 모르게 초라해진다. 벌써 이것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처음 몇 번이야 그럴 수 있다 생각하고 흘렸는데 반복되는 행동에 속상하고 아프다.


그런 내 마음도 모르고 다음날 학원으로 찾아와 아무렇지 않게 독후감을 내놓으라 한다.

 

“뭐야? 너 나한테 이러는 게 숙제 때문이야? 아님 연우 때문이야?”

연우란 말을 내뱉지 말걸……. 유치함에 혀를 깨문다. 아차 싶지만 벌써 뱉어진 말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아랫입술만 깨물고 있다. 헌데 물음에 당황할 줄 알았던 지완은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인다.


“뭐가 좋은데? 넌 뭐였으면 좋겠는데?”


오토바이 옆에 삐닥하게 서서 묻는다. 연신 뚫어지게 쳐다보며 재미있다는 듯 입 꼬리를 올리고 있다. 그 모습에 더 화가 난다. 씩씩거리며 쏘아 붙였다. 하지만 나오는 말이란 곤 어찌 이리 정리가 안 되는지 하심하기 그지없다.


“넌, 너는 아니 내가 남자 친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또 그러기에 네가 어찌 하든 관심도 없었는데 하지만 네가 날 가지고 장난 한다면…….”


“장난 아니야. 너한테 장난할 마음 없어. 그리고…….”

내 말을 자른다. 그리곤 전혀 거리낌 없이 다음 말을 잇는다.


“그리고 너 좋아해!!!”


“!!”

결국 따져 물으려 했던 나는 좋아한다는 말에 얼굴 벌게지며 아무 말을 못한다.


“왜? 못 믿겠어?”


지완이 당황해 뒷걸음치는 내게 다가왔다. 더 이상 뒤로 갈 곳도 없는데 입술 끝으로 올림 점점 다가오고 있다.


“저기… 지완아…나는 그게…….”

왜 항상 말을 못할까? 난 왜 이놈한테 똑똑하지 못할까? 이 녀석은 왜 내 앞에서 항상 당당할까? 별 웃기지도 않은 말만 해대는데 난 왜 항상 버벅거리고 딱 부러지게 반박 하지 못할까? 그 옛날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네가… 항상… 연우를 쫓아가고 나는…….”

하지만 다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지완이 입술을 눌러 왔고 얼떨결에 난 입술을 받고 있었다. 너무 놀라 그것이 나의 첫 키스인 것도 잊고 겁먹고 떨었다. 키스는 달콤하고 구름 위를 붕 떠 있는 느낌이라고 뭐 소설책에선 그랬는데 막상 첫 키스는 캄캄해지며 무서웠다.

 

“처음이지?”

키스 후에 녀석이 내게 던진 말이다.


“울보 다음엔 입을 벌리는 거야. 그렇게 어금니 꽉 깨무는 게 아니라 알겠지?”


아직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두 눈만 껌벅이는 나를 오토바이에 태운다. 그리곤 도서관이 아닌 처음 만났던 커피 전문점으로 데려갔다. 봄이다. 봄이라서 울렁거리는 건지 아님 지완의 키스로 울렁거리는 건지 난 아직도 얼굴 벌건 채 가슴이 쿵쾅 쿵쾅 뛰고 있다.


하지만 지완이 녀석은 좀 전에 우리가 무슨 일이 있었냐 행동한다. 나만 두근거리고 있고 나만 얼굴 빨게 있다.


“내려. 그리고 다음부터 의심하지마. 의심할 때마다 키스 할지 모르니까.”


주빗주빗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나를 지완이 유심히 본다. 도대체 눈동자를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막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데 이완오빠가 나오고 있었다.


“어? 승아야! 또 만나네?”


“아! 오빠?”

몇 번의 만남으로 자연스럽게 오빠란 말이 나온다. 더욱이 승서 오빠와 같은 학년이고 내 상상속의 왕자를 현실로 볼 수 있기에 이완오빠를 만나면 저절로 입이 귀에 걸려 졌다. 이완오빠는 이제 대학생이 되어 교복을 입지도 않았고 머리도 제법 길러 꽤 근사해 보였다. 하긴 원래 근사한 왕자님이었다.


“연우는?”

옆에서 지완이 묻는다. 그럼 그렇지 네 녀석이 묻지 않을 리가 없지.


“글쎄… 약속 잡고 온 거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


 “뻔하지. 네 놈이 갈 만한 곳 하나 하나 뒤져보며 오고 있겠지? 안 그래?”

주머니에 손 찔러 넣고 못 마땅한 표정으로 묻고 있다. 어찌 형한테 저따구의 말을 하는지 들으며 난 지완을 흘겨봤다. 이완오빠는 성격이 좋은 건지 아님 저렇게나 큰 동생이 귀여운 건지 지완의 말에 말 없이 웃기만 한다.


“걱정되면 네가 가봐. 그럼 되잖아?”

헌데 오늘은 웬일인지 한마디 한다.


“관심도 없다는데 줄곧 관심 보이니… 왜? 연우가 하찮아 보이냐?”


무슨 말인지 의자에 앉지도 않고 문가에서 가시 박힌 말들이 오고 간다. 그 옆에 혹처럼 붙어 있는 나는 어찌 할 줄 모르고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고만 있다.


“그런 게 싫으면 관심 보이지 않으면 돼. 난 연우 관심 없어. 네…….”

나를 한번 쳐다보는 이완 오빠다. 그리곤 지완에게 고개 돌리고 나머지 말을 뱉어 낸다.


“네가 좋으면 사겨.”


‘헉!!’

난 눈이 똥그레 졌다. 왜 그랬을까? 이완 오빠 같지 않은 말에 놀란 것일까 아님 지완이 연우와 사귄다 생각해서 놀란 것 일까?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나는 숨죽이고 지완을 바라본다.

“뭐? 그게 지금 할 소리냐? 네 놈이 연우 좋다고, 연우 사랑한다고, 연우에게 사귀자고!”


“그런 말 한적 없어.”

지완의 말을 이완 오빠가 잘랐다. 오빠 같지 않은 모습에 낯설다. 어딘지 모르게 차갑게 느껴진다.


“또 철없을 땐 무슨 소리든 할 수 있고, 네가 연우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난 연우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어. 오래전에 연우에게 알아듣게 얘기했고 또 너한테도 몇 번째인 거 같다. 다시 말하지만 연우 관심 없어.”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차갑게 읊고 있다. 그에 비해 지완의 표정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옆에 내존재는 보이지도 않는지 씩씩대며 연우 얘기만 해대고 있다.


“그래서 그따위로 말해줬냐? 내가 연우 좋아한다고? 동생 놈이 좋아해서 너와 사귈 수 없다고 그 딴 식으로 연우에게 말했냐?”

“!!”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 자리를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왜 자꾸 난 꿔다 놓은 보릿자루 행세를 하면서도 그 한자리 서 있는 게 이리 힘든지. 나와 연관된 일이 나와 상관 없이 얘기하는 두 사람에게 마음이 아파온다.


“사실이니까. 관심도 없었지만 지완이 네가 좋다니까…….”

이완 오빠까지 왜 이러는지. 제발 그만 하길 바랐다. 앞으로 나올 말이 뭔지 겁이 났다.


“그럼 네 놈이 관심 있는 게 뭐야!! 뭐 때문에 연우를 비참하게 만드느냐고!!”

입구에서 큰소리가 오고 가자 사람들 시선이 박혀 온다. 뭐 사실 두 사람 외모  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끌고 있었지만 지완이 흥분해서 소리치는 통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바고 있다.


“네 깐 놈이 뭐라고 연우를…….”


“너 윤지완!!”


‘???’

이완오빠의 말에 나도 모르게 오빠를 바라본다. 나와 지완의 시선이 오빠에게 박혔다.


“너 윤지완에게 관심 있어. 됐냐?”

난 놀라 입이 벌어진다.

“미친놈! 싸이코!”

지완이 이완 오빠에게 던진 말이다.


“하하하하. 윤지완 그러니까 내 일에 관심 갖지 마. 넌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난 나 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하는 거야. 왜 내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거야? 어?”


“네 놈이 내가 가진 모든 걸 가져갔으니까!”


도대체 이 가시방석 같은 대화가 언제 끝날지 난 살짝 뒤로 빠졌다. 슬며시 자리를 뜰 생각이다. 더욱이 사람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형제만큼 난 대범하지 못하다.


“내가? 이상하네… 난 네 것 아무것도 가져간 게 없는데?”


“웃기지마. 네 놈은 나의 모든 것을 가져갔어. 아빠 그리고 엄마 이젠 연우까지!”


“그래? 그럼 지금 네가 말한 것 모두 난 포기할게. 첫사랑에 빠져서 본부인 알기를 뭣 같이 아는 아버지나 본부인에게 미안해서 그의 자식을 지나치게 받쳐주는 어머니나 또 무조건 내가 좋다는 연우나 그 모두 관심 없어. 다 너 가져. 다 너 줄 테니까 내일에 상관 마! 그리고 그 대신…….”


오빠가 말을 끊고 나를 본다. 빠져나가려 뒷걸음치던 난 이완오빠의 눈길에 뭔지도 모르고 멈칫 멈춰 선다.


“대신… 승아 가져갈게”

엥? 이것은 뭔 소리래? 날 가져가? 여직 두 사람의 알 수 없는 얘기에 쭈빗거리며 서있던 나는 이완 오빠에게서 불려 지는 이름에 놀라 지완을 바라 봤다.


“뭐어?! 푸하하 너 승아한테 관심, 아니 욕심, 아니다 뺏고 싶었냐?”

지완이도 어이없는지 물으면서도 제대로 말을 못 한다. 너무 기가막혀서 인지 전혀 웃긴 얘기 아닌데 웃으면서 얘기 하고 있다.


“그래. 관심 있고 욕심가고 뺏고 싶었다면 줄래?”


“!!!”